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 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카스텔로 디 아마(Castello di Ama)의 와인메이커스 디너가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레스토랑 클락16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오너이자 와인메이커인 마르코 팔란티(Marco Pallanti) 씨가 참석하여 자신의 대표적인 와인들을 직접 선보였다.

[카스텔로 디 아마의 와인메이커 마르코 팔란티 씨]
사실 마르코 팔란티 씨는 카스텔로 디 아마 와인을 넘어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을 언급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보르도에서 와인을 공부하고 프랑스와 이태리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1982년부터 카스텔로 디 아마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10년 후에는 양조장의 2세대인 로렌자 사바스티(Lorenza Sebasti)와 결혼하여 와이너리를 이끌게 된 그는 스스로를 ‘신데렐라’로 표현했다. 이후 이태리의 와인과 음식 평론지 감베로 로쏘(Gambero Rosso)로부터 올해의 와인메이커(2003년)에 선정되었으며, 2년 후에는 카스텔로 디 아마를 올해의 와이너리(Best Winery of the Year)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2006년에는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협회(Consorzio Vino Chianti Classico)의 회장을 역임하며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의 품질과 지역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데도 노력을 기울였다. 한마디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이룬 셈이다.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시작하자 마자 팔란티 씨가 가장 먼저 언급한 단어는 바로 ‘Love(사랑)’. 와이너리의 이름에 사용된 아마(Ama)는 키안티 클라시코 남쪽 가이올레 인 키안티(Gailoe in Chianti) 세부 지역에 위치한 작은 마을 이름임과 동시에 이탈리아 어로 사랑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에서도 드러나듯이 지역성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각별하다. 그는 일반적으로 괜찮은 품질이지만 특징이 없는 ‘보급형 와인’과 지역의 특징을 정확히 반영하는 ‘떼루아 와인’은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가 아마(Ama) 와인의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언급한 것은 전체 와인을 관통하는 신선한 산미와 향긋한 아로마. 4-500m를 넘나드는 높은 고도의 포도밭에서 유래하는 신선함과 석회질(Calcareous) 토양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는 아로마는 와인에 우아함과 매력적인 여운을 남긴다. 이런 카스텔로 디 아마의 와인들은 보르도의 상급 그랑 크뤼(Grand Cru)들에 필적하는 평가를 받으며 유사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팔란티 씨는 현대 미술(Contemporary arts)에도 관심이 많다. 본 디너 전에도 시간을 내어 리움 미술관을 방문했다고. 실제 그의 와이너리 내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국제적인 예술가들과도 스폰서십을 맺고 있다. 와인이든 예술이든 그 뿌리는 전통 그리고 지역과 긴밀하게 연결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일례로 카스텔로 디 아마의 와인 셀러 안에 산지오베제의 혁명을 모티브로 제작한 ‘레볼루션(REVOLUTION)’이라는 조명 설치 예술품이 있다. 레볼루션의 철자를 거꾸로 배치하여 ‘LOVE’라는 단어가 드러나게 만든 이 작품에서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에 대한 그의 애정과 혁신적인 사고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혁신의 정점을 찍은 와인이 바로 메를로(Merlot) 100%로 양조한 슈퍼 투스칸 와인인 라파리타(L’Apparita)이다. 1985년 처음 생산된 라파리타는 역시 100% 메를로 품종으로 유명한 슈퍼 투스칸 마세토(Masseto) 출시보다 1년이 앞선다. 라파리타의 탄생은 1982년부터 1985년까지 벨라비스타 빈야드(Bellavista vineyard)의 꼭대기에 위치한 작은 구획에 심어져 있던 카나이올로(Canaiolo)와 말바지아 네라(Malvasia Nera) 등의 토착 품종에 메를로를 접붙임으로써 이루어졌다. 메를로를 선택한 이유는 역시 토양, 떼루아(Terroir)의 특성이다. 해당 구획은 점토질이 풍부해 메를로 품종에 최적이며 높은 고도로 인한 신선함을 유지하면서도 완숙된 포도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그 결과 출시 첫 해부터 현재까지 평단의 높은 평가를 받으며 대표적인 슈퍼 투스칸 와인으로 군림하게 되었다. 시대를 앞서는 혁신적인 생각과 떼루아에 대한 애정의 결실, 그것이 바로 라파리타인 셈이다.
키안티 클라시코에 대한 크나큰 애정, 그리고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낸 카스텔로 디 아마. 그 명성의 이유를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팔란티 씨와 함께 한 카스텔로 디 아마 와인을 간단히 소개한다.

Castello di Ama, Al Poggio 2011 Toscana
대단히 섬세하고 향긋한 흰 꽃 향기와 잘 익은 노란 과일 아로마의 아름다움에 눈이 번쩍 뜨일 정도다. 한 모금 머금으면 그대로 전해지는 신선한 과육의 느낌을 우아하게 감싸는 달콤한 바닐라와 꿀 뉘앙스. 생동감 넘치는 산미와 미네랄로 청량감이 살아있는 미디엄 바디 화이트. 오크 풍미가 풍성하게 드러나면서도 과일 풍미와의 밸런스를 무너트리지 않는 매력적인 와인이다. 샤르도네(Chardonnay)에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를 일부 블렌딩했으며 프렌치 오크(새 오크 50%, 1년 사용 50%)에 8개월 숙성하며 7일에 한 번씩 바토나주(Battonage)를 시행한다.
Castello di Ama, Ama Chianti Classico 2010
향긋한 붉은 꽃과 바이올렛 아로마에 가벼운 감초 힌트가 더해진다. 한 모금 입에 머금으면 붉은 베리와 자두 풍미 뒤로 가벼운 스파이스와 짓이긴 꽃잎 같은 풋풋함이 곁들여진다. 드라이한 입맛에 신선한 산미, 가볍게 코팅되는 타닌이 편안한 미디엄 바디 와인. 2010년이 첫 빈티지로 어린 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양조하며, 카스텔로 디 아마 와인 중에서는 비교적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와인이다.
Castello di Ama, Chianti Classico Riserva 2009
자두와 붉은 베리, 검은 체리 등 잘 익은 붉은 과일의 첫 향. 스월링을 후 먼지 같은 미네랄과 매력적인 감초 풍미가 더해진다. 입에 넣으면 완숙한 베리, 건무화과 풍미에 홍차, 바이올렛, 스파이스 힌트가 더해져 우아하면서도 넉넉한 인상. 풀 바디에 비교적 두툼한 질감, 담배와 동물성 힌트가 은근히 드러난다. 더운 빈티지의 특성을 드러내면서도 적절한 산미로 신선함을 유지하는 매력적인 와인이다. 키안티 클라시코 애호가라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Castello di Ama, L'Apparita 2007
살짝만 코를 댔는데도 밀도 높은 과실 아로마가 강하게 치고 올라온다. 매콤한 스파이스와 스모키 힌트, 붉은 꽃, 자두, 프룬, 블랙베리, 블루베리 아로마에 검은 토양에 심어진 침엽수 같은 상쾌한 뉘앙스가 감돈다. 메를로 100%로 양조하여 풍만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도드라지지만 중심을 관통하는 신선한 산미로 카스텔로 디 아마의 개성을 잃지 않는다. 과실 풍미와 산미, 알코올의 완벽한 균형으로 시간이 지나도 힘을 잃지 않는 우아한 와인이다. 팔란티 씨에 의하면 1985년 빈티지의 와인도 아직 생생하게 살아있다고 하니 그 숙성 잠재력 또한 엄청나다고 할 수 있겠다.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와 와인 애드버킷(Wine Advocate) 모두 이 빈티지에 94점을 주었으나 그런 스코어를 따지는 것 자체가 의미 없을 정도의 아이콘 와인이다.
Castello di Ama, VinSanto del Chianti Classico Occhio di Pernice 2010
밝은 호박색 액체에서 드러나는 캬라멜, 말린 살구, 감귤 잼, 열대과일과 벌집 꿀 향기. 입에 넣으면 땅콩, 호두 등의 고소한 견과와 구수하고 담백한 워터 크래커 풍미가 느껴진다. 과하지 않은 단 맛과 생생한 산미가 비교적 가볍고 산뜻한 인상을 선사해 산화된 풍미를 지닌 와인이 이렇게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구나 하고 놀라게 된다. 견과, 쿠키, 치즈, 샤쿠테리(charcuterie) 등과 함께 마셔도, 와인 자체만으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겠다. 화이트 말바시아 20%에 산지오베제 80%를 블렌딩하었으며 프렌치 오크에서 4년간 숙성했다.
*카스델로 디 아마 와인 셀러 사진 출처: 네이버 (<올댓와인2:명작의비밀>, 조정용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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