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그리스 토착 품종과 와인 그리고 페어링 팁


[그리스 대표 품종과 풍미 특성]
 
그리스는 와인의 탄생지답게 300여종 이상의 토착 품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재배되는 건 이 중 50여종 뿐이다. 근래에 우리가 그리스 와인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리스 토착 품종들은 점차 획일화되는 와인 세계에 아주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으며, 고대 와인 양조 기술에 현대적 양조 기법이 더해지며 놀라운 품질 향상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화이트 와인 대 레드 와인을 약 7:3의 비율로 생산하는데, 대표적인 토착 품종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왼쪽부터 아시르티코, 말라구시아, 모스코필레로 품종]
 
그리스의 화이트 품종들

아시르티코 Assyrtiko- 산토리니(Santorini) 토착 품종으로 미네랄 특성이 두드러지는 드라이한 와인 혹은 매우 유혹적인 스위트 와인으로 양조된다. 드라이한 와인과 달콤한 와인 둘 다 만들 수 있는 이유는 아시르티코 품종이 익으면서 그 산도를 잃지 않기 때문이다. 아시르티코 와인은 아주 드라이하며, 시트러스 풍미에 화산 토양에서 얻은 약간의 토양 느낌과 두드러지는 미네랄 풍미를 지닌다. 신선하게 마시는 스타일과 오크 숙성을 거치는 2가지 스타일로 만들어진다. 또한 아시르티코는 아이다니(Aidani)와 앗시리(Athiri)품종과 함께 산토리니의 대표 스위트 와인 빈산토(Vinsanto, Vin Santo)를 만들기도 한다. 빈산토의 역사는 비잔틴 시대로 거슬러 오를 정도로 긴 역사를 자랑한다.
 
앗시리 Athiri- 앗시리는 그리스 고대 품종 중 하나로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산토리니 섬(티라, Thira로도 알려짐)의 토착 품종이다. 마케도니아(Macedonia), 아티카(Attica), 로도스(Rhodes)섬에서도 일부 재배된다. 앗시리 품종은 껍집이 두껍고 달콤한 과실 향을 특징으로 하며, 알코올 도수와 산미가 다소 낮은 와인이 된다. 향이 좋아 아시르티코와 섞어 빈산토 와인 양조에 쓰인다.
 
아이다니 Aidani- 아이다니는 키클라데스 제도(Cyclades Islands)에서 주로 재배되는 품종이다. 기분 좋은 향기로움에 중간 정도 알코올 도수와 산미를 지닌다. 역시 아시르티코와 블렌딩되어 빈산토를 만든다.
 
라고르티 Lagorthi- 펠로폰네소스의 칼라브리타(Kalavrita)에서 나는 품종으로 외노포로스(Oenoforos) 와이너리에 의해 부활되었다. 외노포로스 와이너리는 아이기알리아(Aegialia)산 해발고도 850m에 라고르티를 재배한다. 알코올 도수는 중간이나, 산미가 아주 높은 와인이 되며, 복숭아, 멜론, 바질, 시트러스, 그리고 미네랄 풍미를 특징으로 지닌다.
 
말라구시아 Malagousia- 말라구시아는 그리스 서부 나프팍토스(Nafpaktos)에 기원한다. 그리스의 유명 와인생산자인 게로바실리우(Gerovasiliou)는 이 품종이 최상위 품질 와인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수많은 시도를 한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대부분 마케도니아에서 재배되며, 아티카와 펠로폰네소스 일부에서도 기른다. 말라구시아는 향기롭고 우아한 와인이 되는데, 풀 바디에, 중간 정도 산미를 지니며, 열대 과실, 시트러스, 쟈스민과 민트 향을 지닌다.
 
모스코필레로 Moschofilero- 펠로폰네소스> 만티니아(Mantinia) 지역 대표 품종으로 회색을 띠는 껍질로 인해 다소 색을 띠는 화이트 와인이 된다. 장미와 바이올렛의 꽃 향이 아름다우며, 바삭한 산미, 약간의 스파이스 풍미를 지녀 식전주로 마시거나 음식과 함께 즐긴다.
 
로볼라 Robola- 케팔로니아(Cephalonia)섬 산악 포도원에서 자라는 귀족적인 품종이다. 로볼라 와인은 매우 농축되고, 집중된 와인으로 시트러스와 복숭아 풍미에 스모키함, 미네랄 힌트가 묻어 나며, 레몬 풍미가 함께 하는 긴 여운을 지닌다. 이런 특징으로 로볼라는 케팔로니아 섬에서 최고 와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로디티스 Roditis- 로디티스라는 이름은 로제 와인 색을 띤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로디티스는 그리스 전역에서 자라지만 해발 고도가 높은 포도원에서 생산량 제한을 두어 고품질로 만들 경우, 와인은 매우 우아하며, 시트러스 향과 풍미가 풍부한 뒷 맛이 아주 깔끔한 와인이 된다.
 
사바티아노 Savatiano- 사바티아노는 아티카 지역의 대표 품종으로 아티카의 매우 건조한 여름을 잘 버텨낸다. 와인은 매우 우아하고 알코올과 산미 균형이 좋으며, 시트러스와 꽃 향을 지닌다.
 
타우시 Tsaoussi- 매우 흥미로운 지중해 품종으로 꿀 향을 지닌 가벼운 와인을 만드는 품종이다. 케팔로니아에서 주로 재배되며, 로볼라와 자주 블렌딩 된다.
 
화이트 뮈스캇 White Muscat- 환상적인 디저트 와인과 드라이한 와인을 만드는 품종이다. 그리스 전역에서 재배되나 사모스(Samos), 파트라(Patra), 파트라 리오(Rio od Patra)에서 최상품이 난다. 신선하게 마시거나, 숙성하거나, 주정 강화된 와인 등 다양한 스타일을 지닌다.
 

[왼쪽부터 아기오르기티코, 시노마브로, 림니오]
 
그리스의 레드 품종들

아기오르기티코 Agiorgitiko- 아기오르기티코는 성 제오르지오(St. George)를 의미하며, 그리스의 중요한 레드 품종 중 하나다. 펠로폰네소스> 네메아(Nemea)지역에서 주로 재배된다. 진한 붉은 빛, 두드러지는 복합적인 향이 특징이며, 입에서는 부드러운 타닌과 조화로운 산미를 보여준다. 신선하게 즐기는 가벼운 와인부터 장기 숙성 잠재력을 지니는 힘찬 와인까지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로제 와인으로 만들 경우, 그 향이 아주 좋다.
 
시노마브로 Xinomavro- 마케도니아 대표 품종으로 시노는 ‘시다’ 그리고 마브로는 ‘검은’을 뜻한다. 구즈베리, 약간의 올리브와 스파이스, 말린 토마토 향 등 매우 복합적인 향을 지니며, 높은 산도와 풍부한 타닌으로 장기 숙성 잠재력을 지닌다. 어릴 때 마시기엔 좀 어렵지만, 숙성될 수록 와인은 농염하고 유혹적인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시노마브로는 그리스의 네비올로 혹은 바롤로라는 별명을 얻었다.
 
만델라리아 Mandelaria- 아모르지아노(Amorgiano)로도 불리는 품종으로 로도스 섬과 크레테에서 주로 자란다. 과실향이 좋고, 미디엄 바디에 산미로 인한 골격이 잘 잡혀 있어 그리스 음식과 탁월한 매칭을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브로다프네 Mavrodaphne- 검은 월계수(Black Laurel)라는 의미의 마브로다프네는 펠로폰네소스 아카이아(Achaia)지역과 이오니아제도(Ionian Islands) 일리아(Ilia)지역에서 주로 재배된다. 동명의 주정 강화 와인을 만들 때, 코린티아키(Korinthiaki)품종과 블렌딩된다. 레포스코(Refosco), 아기오르기티코, 카베르네 소비뇽과의 블렌딩에도 매우 좋은 결과를 내는 품종으로 알려져있다.
 
림니오 Limnio- 렘노스(Lemnos)섬에서 발견되는 레드 품종으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가 언급한 기록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오래된 품종이다. 아마 그리스에서 재배되는 품종 중 가장 오래된 품종이라 여겨지고 있다. 전세계를 통틀어 약70헥타르 포도원에서 재배될 정도로 희귀 품종이다. 림니오는 오레가노와 유사한 허브 풍미를 지니는데, 카베르네 소비뇽과 카베르네 프랑에 타닌 구조를 더해주고 풍미에 있어 약간의 산뜻함을 더해주기 위해 블렌딩된다.
 
마스터 오브 와인 야니스 카라카시스(MW Yiannis Karakasis)가 제안하는 성공적인 페어링 팁(Tip)!
 
신선한 아시르티코는 소비뇽블랑과 매우 유사해 튀긴 작은 생선, 오크 숙성을 거친 아시르티코는 생선을 넣은 파스타, 크림 소스를 곁들인 닭이나 돼지에 잘 맞는다. 신선한 시노마브로는 허브를 입혀 구운 양고기 혹은 멧돼지고기, 숙성된 시노마브로는 야생 버섯으로 만든 리조토와의 매칭이 추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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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6.03.15 09:15수정 2016.06.07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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