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라는 칭호를 얻은 포도 품종이 있다.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품종이기도 한 까베르네 쇼비뇽이 그 주인공. 까베르네 쇼비뇽은 주로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서 재배하기 시작해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자라고 있으며 미국, 호주, 칠레 등 신세계에서도 장기 숙성형 와인을 만드는 품종으로 일찍이 뿌리를 내렸다. 적응력이 뛰어나고 포도나무 질병에 저항력이 강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갈 수 있었다. 두꺼운 포도 껍질에서 오는 충만한 타닌감과 높은 산도로 풀바디한 와인을 만들며 장기 숙성에 적합하다. 물론 원산지에 따라 각각 다른 특성을 보인다. 서늘한 지역에서 재배된 까베르네 쇼비뇽은 민트, 블랙커런트(까시스), 삼나무 향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호주에서 생산되는 것은 유칼립투스와 멘톨 향이 매력적이다. 또, 따뜻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까베르네 쇼비뇽 와인에서는 검은 올리브 향이 나기도 한다. 

사실 까베르네 쇼비뇽은 한국인만 좋아하는 품종은 아니다. 2010년에 시행된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교(University of Adelaide)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까베르네 쇼비뇽의 식재 면적은 290,091 ha에 달하며 전 세계 포도밭의 약 6.3%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품종이다. 까베르네 쇼비뇽은 각 재배지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고 장기 숙성형의 와인이 많아 고르기가 망설여진다. 지금 당장 까베르네 쇼비뇽 와인을 사서 마신다면 어떤 와인을 구입해야 할까? 연말 파티에는 어떤 와인을 고르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한 답을 위해 와인21닷컴 기자들이 모여 현재 국내에 유통 중인 신대륙 까베르네 쇼비뇽 와인을 테이스팅하고 지금 마시기에도 손색없는 BEST10을 선정했다. 사전 서류 심사를 거쳐 선정된 샘플 시음은 블라인드로 이루어졌으며 향, 맛, 균형감, 여운, 가성비, 접근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샘플은 모두 까베르네 쇼비뇽을 최소한 75% 이상 함유하고 있다.

*Columbia Crest, Two Vines Cabernet Sauvignon

*Catena Zapata, Catena Cabernet Sauvignon

*Yalumba, Y Series Cabernet Sauvignon

*Morande, Gran Reserva Cabernet Sauvignon

*Montes Alpha Black Label Cabernet Suavignon

*Intrinsic, Cabernet Sauvignon

*Black Stallion, Cabernet Sauvignon

*Buehler, Cabernet Sauvignon

*Cakebread,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Montgras, Intriga Maxima

 

[김상미] 딸기와 체리 같은 달콤한 과일 향이 초콜릿, 커피 향과 함께 진하고 부드럽게 피어난다. 무게감도 제법 있고 질감도 매끄러워 까베르네 쇼비뇽을 많이 마셔보지 않은 와인 초보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다. 여운에서는 잘 익은 베리와 캐러맬 향이 맴돈다. 전반적으로 달콤한 향이 좋아 단맛이 나는 야키도리처럼 양념이 곁들여진 고기요리와 함께 즐기면 좋겠다.

 

[유민준] 부드러운 연유 느낌의 오크 숙성과 잘 익은 검은 베리 과실 향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까베르네 소비뇽의 진한 베리 향에 더하여 그 외에 더해진 다양한 품종들이 내뿜는 다양한 스파이시함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와인이다. 부드러운 오크 숙성과 과실의 느낌은 향뿐만 아니라 맛에도 고스란히 스며들어 무척 잘 익은 달콤한 맛이 부드럽게 입안을 감싼다. 이 가격대라고 믿어지지 않을 훌륭한 밸류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