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5월, 그런데 날씨는 벌써 덥다. 이럴 때 와인 애호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시원한 스파클링 와인이다. 스파클링 와인이라면, 샴페인이 우선 떠오른다. 하지만, 반짝이는 모든 게 금이 아니듯 기포를 지닌다고 모두 샴페인이 아니다. 까바는 스페인의 스파클링 와인이다. 까바는 샴페인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지만, 훨씬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이다. 과연 어떤 까바가 우리 입에 더 잘 맞을까?
까바(Cava)는 샴페인 방식을 써서 만드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이다. 까바라는 명칭은 1972년부터 공식적으로 사용됐다. 바르셀로나 근처 페네데스(Penedès)가 원산지 명칭 보호를 받는 까바(Cava Denominación de Origen)의 95%를 만든다. 이 외 8개 산지에서 원산지 명칭 보호를 받는 까바를 생산한다. 까바는 기포를 형성하는 2차 발효를 병에서 진행한 뒤 오랜 시간 효모와 숙성해 완성한다. 이런 방식을 전통적인 방식 혹은 샴페인 방식이라 부른다.
그럼 스페인 사람들은 어떻게 샴페인 방식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게 됐을까? 스페인은 아주 옛날부터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 코르크를 수출했다. 샹파뉴 지역을 왕래하던 와인생산자들은 샴페인의 발전을 지켜보며 자연스레 스파클링 와인 양조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1872년 조셉 라벤토스 파호(Josep Raventós i Fatjó)가 스페인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까바를 생산했다고 한다. 그가 시작한 까바가 바로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코도르뉴(Codorníu)다. 이후 까바 생산자들은 인건비가 많이 드는 과정에 과감히 기계 방식을 도입해 까바의 가격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현재 까바는 샴페인(연간 3억 병 생산)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이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이 됐다.
까바는 스페인 토착 품종인 빠레야다(Parellada), 마카베오(Macabeo), 자렐로(Xarel.lo)를 주로 사용해 만든다. 파레야다는 크림 같은 질감, 보디, 섬세한 향, 마카베오는 바삭하고 신선한 산미, 자렐로는 우아함을 더해준다. 이 외 국제 품종인 샤르도네가 법적으로 허용된다. 로제(Rosé) 까바에는 트레파트(Trepat), 가르나차(Garnacha), 모나스트렐(Monastrell)과 같은 토착 적포도 품종과 피노 누아(Pinot Noir) 같은 국제 품종이 허용된다.
스페인 와인 법 상 기본급 까바는 기포 형성을 위한 2차 발효 후 효모와 최소 9개월간 숙성한다. 까바 리제르바(Cava Reserva)는 최소 15개월, 까바 그란 리제르바(Gran Reserva)는 최소 30개월 이상 숙성한다. 2016년 기준, 까바는 약 2억 4천 5백만 병이 생산됐는데, 이 중 일반 까바가 88%, 까바 리제르바가 10.3%, 까바 그란 리제르바가 1.7%를 차지한다.
이와 달리 까바는 여러 수확 연도의 와인을 섞어 만든 논 빈티지(Non Vintage)와 포도 농사가 잘 된 해의 와인으로 만든 빈티지(Vintage) 까바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럼 까바는 과연 어떤 맛일까? 일반적으로 까바는 샴페인처럼 단맛이 없고 청량감이 풍부하다. 흔히 만날 수 있는 까바의 당도는 브륏(Brut, 0-12g/L)다. 그리고 요즘 인기몰이 중인 단맛이 더 적은 엑스트라 브륏(Extra Brut, 0-6g/L)과 브륏 나투르(Brut Nature, 0-3g/L)가 있다. 국내엔 단맛이 조금 느껴지는 세미 세코(Semi Seco, 엑스트라 드라이 Extra dry로 불리기도 함, 12-17g/L)도 수입됐다. 세미 세코는 까바 입문용 혹은 과일과 같은 후식과 함께 즐기기 좋다.
필자를 비롯해 와인 전문인들은 와인 병을 검은 천으로 가린 채 시음했다. 평가 기준은 기포의 크기와 지속성, 향, 맛, 균형, 여운, 그리고 예상 소비자가와 실제 소비자가를 비교한 가성비 점수를 매겨 총점을 냈다. 그 결과, 공통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정말 맛있는 까바 7종을 소개한다.

[(왼쪽부터) 페데리코 파테니나 까바 브륏, 알레냐 리제르바 까바 브륏, 호메 세라 까바 브륏,
카스텔블랑 까바 브륏, 세구라 비우다스 아리아 브륏 나뚜르]
페데리코 파테니나 까바 브륏(Federico Paternina Cava Brut) 2015
대각선으로 가로지른 파란색 견장이 눈길을 끈다. 페네데스 외 원산지 명칭 보호를 받는 리오하(Rioja)지역에서 만든 까바다. 와인은 꽃, 레몬과 라임의 흰 부분, 청사과 향에 잔잔한 기포를 지니고 있다. 소비자 정가로도 1만 원 중반인 가성비가 놀라운 까바다.
*권장소비자가격: 14,800원(신세계 L&B) / 750ml / 11.5%
*판매처: 전국 이마트
알레냐 리제르바 까바 브륏(Alenya Reserva Cava Brut)
와인은 키위, 레몬, 복숭아, 청사과, 미네랄 풍미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반듯하게 잘 접은 종이의 각을 만지는 듯한 산미가 인상적이다. 알코올 도수도 11.5%로 살짝 낮아 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권장소비자가격: 30,000원(엘비) / 750ml / 11.5%
*판매처: 떼루아와인아울렛(T.031-986-0777),꺄브역삼(T.02-564-0723), SMT서울 레스토랑(T.02-6240-9300), 와인아울렛라빈(T.031-979-1855), 광교와인샵(T. 031-217-2272)
호메 세라 까바 브륏(Jaume Serra Cava Brut)
여러 국제 와인 품평회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다양한 시트러스, 특히, 매우 잘 익은 레몬 풍미가 압도적이다. 구수한 빵 냄새가 은은하며, 입에선 진한 레몬 맛을 느낄 수 있다. 균형이 좋아 와인이 술술 잘 넘어간다.
*권장소비자가격: 30,000원(동원와인플러스) / 750ml / 11.5%
*판매처: 가자주류백화점(잠실, 분당, 목동, 태능, 구로구청), 와인하우스(도곡, 역삼, 종로, 동대문, 분당, 여의도, 학동), 와인갤러리(신림, 성남), 모우모우-경리단길점(T.02-790-8862), 오레노-이태원(T.02-794-0055)
카스텔블랑 까바 브륏(Castellblanc Cava Brut)
까바를 처음 맛보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까바다. 흰 과실, 잘 익은 레몬, 멜론의 달콤한 속살, 복숭아 향이 매우 은은하고 섬세하다. 기포는 작고 지속적이며, 풍부하다. 참 상큼하고 맛이 좋다. 까바의 매력에 눈 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가격대의 까바에서 우아함도 느낄 수 있다.
*권장소비자가격: 30,000원(나라셀라) / 750ml / 11.5%
*판매처: 와인타임 압구정점(T.02-548-3720), 송파점(T.02-401-3766), 여의도점(T.02-3773-1261), 종로점(T.02-2158-7940), 삼성점(T.02-2051-5300), 판교점(T.031-628-1020), 와타플러스 해운대점(T.051-747-4272) / 전국 주요 백화점
세구라 비우다스 아리아 브륏 나뚜르(Segura Viudas Aria Brut Nature)
이 와인 역시 다수의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여러 번 상을 받았다. 풋사과, 레몬으로 만든 소르베, 무엇보다 숙성 과정에서 더해진 구수한 향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개인적으론 꿀맛이 살짝 느껴지는 끝 맛을 꼭 맛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권장소비자가격: 50,000원(하이트진로) / 750ml / 12%
*판매처: 와인아울렛 라빈(T.031-979-1855), 세브도르 코리아(T.02-556-1215), 영화와인셀러(T.02-553-7233), 떼루아 와인아울렛(T. 031-986-0777), 현대백화점 판교점(T. 031-5170-2078), 현대아울렛 송도점(T. 032-727-2233), 롯데백화점 건대 스타시티점(T. 02-2218-2500), 보르도 와인갤러리(T. 02-511-1144)

[(왼쪽부터) 클로 몽블랑 프로젝토 콰트로 까바 브륏 로제, 로저 구라트 코랄 로제]
클로 몽블랑 프로젝토 콰트로 까바 브륏 로제(Clos Montblanc Proyecto Cu4tro Cava Brut Rose)
와인은 종이 레이블 대신 병 전체가 와인 이름이 인쇄된 포일에 감싸져 있어 매우 새롭고 인상적이다. 이런 이유로 콰르토 로제 까바는 선물 혹은 이벤트용으로 주고받기에 딱 좋다. 진한 연어 빛. 기포는 작고 지속적이다. 와인은 잘 익은 라즈베리와 딸기, 약간의 견과류 향을 느낄 수 있다. 입에서는 신선하고 가벼우며, 생기 발랄하면서 동시에 크림 같은 질감을 주어 참 좋다.
*권장소비자가격: 43,000원(에노테카코리아) / 750ml / 11.5%
*판매처: 에노테카 압구정점(T.02-3442-3305), 현대백화점 본점(T.02-3449-5405),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T.02-3467-8870), 여의도 IFC몰점
로저 구라트 코랄 로제(Roger Goulart Coral Rose) 2015
‘코랄’이라는 이름처럼 산호색이 감도는 분홍빛에 꽃까지 그려진 레이블이 화사하다. 이 와인은 로저 구라트가 한국, 일본, 미국에만 한정 출시한 까바다. 가르나차와 피노 누아, 2종류의 적포로 품종으로 만들어 골격, 보디와 힘이 좋다. 잘 익은 붉은 열매, 딸기와 라즈베리가 중심을 이루며, 약간의 열대 과실, 감귤 향이 난다. 기포는 작고 부드러우며, 코르크를 열고 2일 뒤에도 기포가 꽤 유지될 정도로 풍부하고 지속적이다.
*권장소비자가격: 60,000원(와이넬) / 750ml / 12%
*판매처: 와인아울렛라빈(T.031-979-1855), 와인하우스압구정(T.02-511-3009), 씨에스마트(T.02-3452-1115), 서울숲와인아울렛(T.02-403-4388), 끌리마와인 분당(T.031-8018-4999), 와인갤러리 분당(T.031-706-6226), 와인앤모어 청담/한남/판교/고양
그럼 이런 까바는 어떻게 마시는 걸까? 까바는 5~7℃로 매우 차게 즐기며, 잔은 폭이 좁은 플루트 혹은 화이트 와인 잔이 적당하다. 온도가 높은 까바는 안 마시는 게 나을 정도니 마음이 급해도 완벽하게 시원해질 때까지 기다리자.
까바는 단맛이 없고, 가벼우며, 신선한 과실 향이 풍부해 식전주로 와인만 그냥 마셔도 좋다. 까바는 산미가 좀 있어서 샐러드, 파스타, 소시지 빵, 아시아 음식 등 다양한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15개월 이상 숙성한 까바는 구운 향과 견과류 풍미, 크림 같은 질감을 지닌다. 이 경우엔 튀김, 오리 혹은 돼지 고기 요리, 치즈 등이 잘 어울린다.
스파클링 와인은 분위기를 내고, 쉽게 흥을 돋우며, 거의 모든 음식과 어울려 정말 최고다! 스파클링 와인은 퇴근 후, 불금 저녁, 주말 오후 야구를 보며, 혹은 캠핑이나 한강에서 친구들을 만날 때도 유용하다. 날이 더워지면, 시원하게 마시는 스파클링 와인은 와인 애호가들에게 일상의 필수품이 된다. 마음 같아선, 마시고 싶을 때 마다 샴페인을 따면 좋겠지만, 가격이 부담된다. 이럴 땐 맛있고 가격까지 착한 까바를 고르면 된다. 스파클링 와인 맛에 민감한 샹파뉴 지방이 까바의 손 꼽히는 중요 시장인 것만 봐도 까바의 매력을 짐작할 수 있다. 더운 요즘, 여러분도 까바 좀 까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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