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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켄, 그 자체로 충분한 이름

화려한 배경 덕에 정작 주인공의 진정한 가치를 제대로 알아채지 못할 때가 있다. 누군가의 남다른 스펙에 집중하다가 뒤늦게야 사람됨됨이를 알아본다거나, 무대의 눈부신 조명 탓에 눈여겨보아야 할 아티스트의 움직임을 놓치는 것처럼. 아르헨티나 와인 카이켄(Kaiken)은 그 탄생 배경만으로도 주목을 끄는 와이너리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와인의 품질이란 사실. 최근 시음해본 카이켄의 와인들은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를 증명하는 뛰어난 와인들이었다. 


[카이켄의 빈야드가 자리한 멘도사 풍경]


카이켄에 늘 따라붙는 것은 몬테스에 관한 이야기다. 너무도 유명한 칠레 와인, 몬테스의 설립자인 아우렐리오 몬테스(Aurelio Montes)가 2001년 아르헨티나 멘도사(Mendoza) 지역에 카이켄을 설립한 것이 그 출발이기 때문. 그런데 와이너리가 설립되기 전부터 100여 년 역사의 포도밭과 양조적 유산이 존재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몬테스 부자는 잠재력이 풍부한 포도밭에서 그 유산을 이어가며 카이켄의 품질을 발전시켰다. 빠르게 성장하며 세계 시장으로 나아간 카이켄은 현재 세계 60여 개 국가에 와인을 수출하고 있다. 몬테스의 열정과 도전으로 탄생했다는 정체성이 있지만, 이제는 세계 시장에서 독자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카이켄의 수출 매니저 토마스 마르코네티(Tomas Marconetti)는 “아르헨티나의 멘도사 지역은 칠레와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완전히 다른 환경을 가진 생산지”라고 소개했다. 태평양의 영향을 받는 칠레와 달리 안데스 산맥 너머에 있는 멘도사는 연강수량이 약 250mm로 거의 사막에 가까운 기후이며, 1000m 이상의 높은 해발고도에 자리한 포도밭이 많다. 굉장히 다른 환경에서 다른 개성을 가진 와인이 탄생한 것. 카이켄은 멘도사와 북쪽의 살타(Salta)에서 와인을 생산하는데 살타에서는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토론테스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한국을 찾은 카이켄의 수출 매니저 토마스 마르코네티(Tomas Marconetti)]


어디서든 장엄한 안데스 산맥이 보이는 멘도사는 이 지역의 양조적 전통이 시작된 루한 데 꾸조(Lujan de Cuyo)와 20여 년 전 개발돼 상대적으로 젊은 지역인 우꼬 밸리(Uco Valley)로 나눌 수 있다. 카이켄은 멘도사에 총 3개의 에스테이트가 있으며, 루한 데 꾸조의 비스탈바(Vistalba)와 아그렐로(Agrelo), 그리고 우꼬 밸리의 비스타 플로레스(Vista Flores)에서 다양한 레인지의 와인을 생산한다. 해발고도 1050m에 조성된 비스탈바의 포도밭에서 구조감이 뛰어난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하고, 아그렐로에서는 과실향이 풍부하고 마시기 편한 스타일의 기본급 와인인 에스테이트 시리즈를 생산한다. 한편 멘도사에서 가장 돌이 많은 지역인 우꼬 밸리는 매우 높은 해발고도에 포도밭이 조성됐다. 멘도사에서도 뛰어난 고급 와인들이 생산되는 곳으로 꼽히는데 비스타 플로레스는 해발고도 1350m에 포도밭이 자리하며 서늘한 기후가 특징이다. 신선하면서도 집중도가 뛰어난 와인을 만들고 있으며, 카이켄을 대표하는 울트라 말벡(Ultra Malbec)이 바로 이곳에서 생산된다.


아르헨티나는 국내의 와인 소비량이 매우 높은 반면 와인 수출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토마스 마르코네티는 아르헨티나 와인에 대해 “대부분을 국내에서 소비하다 약 30여 년 전부터 수출을 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전체 생산량의 약 60%가 국내에서 소비되며 수출량은 약 40% 정도”라고 설명한다. 와인 생산량이 세계 5위로, 칠레보다 생산량이 많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이유다. 국내의 높은 와인 소비량은 그들의 중요한 식문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육류와 함께 언제나 와인이 함께하는 것이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일상이다. 십수 년간 가파른 성장을 해온 카이켄의 와인은 프리미엄 와인을 개발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온 아르헨티나 와인의 현재를 확인하고 미래를 가늠해보게 한다. 


[수출 매니저 토마스 마르코네티와 함께 시음한 카이켄의 와인들]


이날 시음한 와인은 카이켄 테루아 시리즈 토론테스(Kaiken Terrior Series Torrontes) 2018과 세 가지 빈티지로 버티컬 테이스팅을 한 카이켄 울트라 말벡(Kaiken Ultra Malbec), 그리고 카이켄 마이(Kaiken Mai) 2016이었다. 토론테스는 아르헨티나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화이트 품종. 카이켄 테루아 시리즈 토론테스는 이 품종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북쪽의 살타 지역에서 생산한다. 풍부한 아로마와 균형 있는 산미를 갖춘 와인으로 생동감 넘치면서도 안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매우 ‘아르헨티나적인 와인’이라고 표현한 토마스 마르코네티는 식전주는 물론이고 매콤한 아시아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소개했다. 


이어서 시음한 카이켄 울트라 말벡은 프리미엄 와인 시리즈로 처음부터 뛰어난 음식 매칭을 고려해 탄생한 와인이다. 체리와 초콜릿, 바닐라 풍미가 풍부하고 부드러운 타닌과 적당한 바디감을 갖춰 육류 요리와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렸다. 2004년 빈티지와 2007년 빈티지를 통해 충분한 숙성 잠재력을 확인했고, 2015년 빈티지를 통해 비스타 플로레스에서 생산된 말벡의 생생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울트라 말벡은 2015년과 2017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신대륙 레드 와인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와인이기도 하다. 세 가지 다른 빈티지는 숙성 과정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2004년과 2007년 빈티지는 12개월간 100% 오크 숙성을 한 반면, 2015년 빈티지는 같은 기간 동안 90%를 오크 숙성했고, 10%를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숙성했다. 과거 아우렐리오 몬테스의 의견에 따라 전체를 오크 숙성했다면 지금은 카이켄에서 활약하고 있는 젊은 와인메이커들이 보다 신선한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그 비율이 거의 절반 정도가 됐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시음한 와인은 카이켄 마이 역시 말벡 100%로 생산한 와인이며, 18개월간 새 프렌치 오크통 숙성했다. ‘마이(Mai)’는 안데스 원주민의 언어로 ‘처음, 최초’라는 뜻이 있고, 2007년 첫 출시하며 카이켄 최초의 아이콘 와인이란 의미를 담았다. 탁월한 빈티지에만 생산하는 이 와인은 수령이 100년 이상 된 올드 바인에서 수확한 포도를 사용하며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매우 낮기 때문에 생산량이 단 1천 병 정도로 매우 적다. 복합적인 미네랄과 농축된 풍미, 완숙한 타닌이 특히 매력적이다. 와이너리 설립 후 지속적으로 떼루아를 분석하고 실험한 끝에 세상에 내놓은 프리미엄 와인으로, 카이켄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프로필이미지안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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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9.08.26 09:52수정 2019.08.2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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