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몇 년 내추럴 와인과 오렌지 와인은 와인 시장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내추럴이나 오렌지 와인을 마시는 식탁에서 사람들은 '그게 뭐야?’부터 시작해서 아주 긴 대화를 나누게 된다. 우리는 찬반, 호불호 문제를 떠나 우선 내추럴 와인 및 오렌지 와인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지 않을까?

[내추럴 와인-약간 뿌연 상태로 보인다. 결함일까? 아닐까? 정답은 본문에 있다.]
요즘 와인 시장에서는 내추럴 혹은 오렌지 와인과 관련해 ‘내추럴 와인은 숙취가 없어요’, ‘글루글루한 와인이죠’, ‘요즘 인기 와인이에요’, ‘내추럴 와인 전문이에요’, ‘내추럴 와인이니까 그냥 쭉쭉 마시면 돼요’ 등의 이야기가 들린다.
미안하지만, 기자는 늘 이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요. 하나씩 알려주실 수 있어요?’라고 솔직하게 답하고 싶다. 과연, 기자만 이럴까?
내추럴 및 오렌지 와인을 마셔본 사람이면 누구나 ‘내추럴 와인이 뭐지?’, ‘내추럴 와인인지 어떻게 알지?’, ‘다들 내추럴 와인이 좋다는데, 나만 이상한가?’, ‘이 냄새 이상한 걸 왜 마셔야 하지?’, ‘내추럴 와인들은 왜 비싸지?’, ‘인기가 좋아서 사기가 어렵나?’, ‘왜 와인에서 치커리 차 맛이 나지?’, ‘진짜 숙취 없는 거 맞나?’ 등 왠지 물어보면 안 될 거 같아 주저했던 궁금증이 다들 하나쯤은 있으리라 생각한다.
약간 긴 글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함께 내추럴 및 오렌지 와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관련된 오해도 좀 풀어보고, 한 번쯤 시도해보면 좋은 내추럴 와인 및 오렌지 와인도 만나보자.
내추럴 와인이란?
내추럴 와인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는 아직 없다. 다만, 지금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의에 따르면, 내추럴 와인은 최소 유기농 혹은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된 포도를 손으로 수확하여 자연 효모가 발효하게 하고, 와인 양조 과정에 무언가 인위적으로 더하거나 빼지 않고 병에 담은 와인이다. 와인 보존제로 쓰이는 이산화황은 넣지 않거나 병에 담기 직전 최소한을 넣은 와인이다.
엄격한 내추럴 와인 생산자는 건조한 지역 포도원에서 물을 대지 않는 건지 농법(Dry Framing)을 쓰고, 포도 농사에 다른 동물을 부려먹지 않아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리고 와인 양조 과정에서 자연스레 일어나는 화이트 와인에서의 젖산발효를 억제해서도 안 되며, 발효 중 어떤 온도 조절도 해서는 안 되고, 새로운 오크 통 사용도 금해야 한다는 내용을 넣자는 의견도 있다.
그럼 이제부터 내추럴 와인을 왜 저렇게 정의하는지 포도원에서부터 양조장에 걸쳐 하나씩 알아보자.

[포도원 관리법 비교]
왜 최소 유기농 혹은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된 포도여야 할까
‘위대한 와인은 포도원에서 시작된다’는 말처럼 포도 재배 방식은 최종 와인에 큰 영향을 끼친다. 포도는 일반 농법, 지속가능한 농법, 유기농법 그리고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된다.
일반 농법(Conventional Viticulture)으로 포도를 키우는 농부는 화학 비료는 물론 살충제, 제초제, 살진균제를 사용한다. 일반 농법 포도원은 제초제 영향으로 포도나무 사이 풀이 자라지 않고, 반듯하게 철사에 매인 포도나무 줄기들만 볼 수 있다. 트랙터가 포도 나무 줄기를 일정 높이로 반듯이 자르며, 포도송이만 털어내는 기계 수확을 한다. 이는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인건비 포함 생산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와인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트랙터 대신 말로 농사를 짓는 포도원 모습]
지속 가능한 농법(Sustainable Viticulture)은 환경, 경제성, 포도 농부 건강을 고려하여, 포도 성장, 잡초 관리, 질병 대응, 토양 생산성에 영향을 줄 방법을 신중하게 선택해 적용하는 방법이다. 지속 가능한 농법은 유기농 및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을 택하면, 비용이 증가하고 생산성이 줄어 가격이 올라가고, 일반 농법을 적용하면, 환경 및 인체에 끼치는 악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고안됐다.
유기농법(Organic Viticulture)은 화학비료, 살충제,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포도가 자라는 동안 해충이나 다른 질병 피해가 있을 경우엔, 천적이나 다른 자연 치유 방식으로 포도를 관리한다. 곰팡이 문제가 발생하면, 매우 제한적으로 구리 등이 사용될 수 있지만, 최근엔 이 대체물질도 많이 쓰이고 있다.

[초봄에 뿌리는 바이오 다이내믹 비료 503은 국화로 만든 퇴비다. 이는 황과 칼슘이 풍부해 포도나무 생장을 돕는다.]
바이오다이내믹 농법(Biodynamic Viticulture)은 1924년 루돌프 슈타이너(Rudolph Steiner)가 제안한 방법으로 유기농에서 더 나아가 작물 자체의 힘을 길러 해충과 질병 피해를 예방하는 목적이 있다.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은 달의 주기에 따라 뿌리와 꽃, 열매를 강화하고, 수확도 달의 움직임에 따라 진행한다.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관리된 건강한 토양]
유기농 및 바이오 다이내믹을 적용하는 농부 중엔 해당 기관에 인증을 받기도 하고 안 받기도 한다. 인증을 안 받는 이유로는 인증에 필요한 까다로운 서류 작업과 갱신 비용 문제, 유기농 및 바이오 다이내믹에 사용되는 방식을 섞어 농사를 짓기도 해 어느 한쪽으로 고정하기 어려운 점, 인증 자체가 지니는 맹점과 한계에 대한 반대 등을 들 수 있다.
[푸르르며 다양한 식물들이 함께 자라는 바이오 다이내믹 포도원 모습]
이에 내추럴 와인은 이름처럼 자연 그대로 포도나무 사이에 다양한 풀과 꽃이 자라고, 동물도 함께 사는 최소한 유기농 혹은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된 포도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 효모로 발효한다는 건 뭘까
현재 일반 와인에는 배양 효모 및 400종 이상의 화학 물질이 허용된다. 포도원에서 살충제 같은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내추럴 와인은 아니다. 왜냐하면, 유기농 및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된 포도로 와인을 만들때도 와인 양조에 허용된 배양 효모나 제한적이지만 다른 화학 물질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일반 와인 양조에 쓰이는 다양한 배양 효모들]
화학 비료 및 제초제 등 화학 물질을 사용한 포도원에는 포도원, 포도나무, 포도알, 양조장 등에서 자라는 자연 효모가 적거나 거의 없다. 그리고 이 자연 효모는 어떤 결과물을 낼지 예측이 어렵고, 제멋대로 발효하며, 양이 적으면 발효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자연 효모로 발효하면 짧게는 2주 길게는 수년에 걸쳐 발효가 일어난다.
이에 대부분 양조장에서는 수확한 포도에 이산화황을 뿌려 포도에 존재하는 자연 효모를 죽이고, 배양 효모로 발효 시켜 와인 생산자가 원하는 향, 맛, 알코올 도수를 얻는다. 유기농 재배된 포도와 제한적이지만 바이오 다이내믹으로 재배된 포도도 배양 효모로 발효된다. 따라서, 내추럴 와인 생산자는 반드시 자연 효모로 발효한 와인이어야 진정한 테루아를 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내추럴 와인을 만드는 방법
내추럴 와인은 자연 효모가 만든다지만, 와인 생산자는 최소한 어떤 방법으로 발효를 시작할 건지 결정해야 한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최종 와인은 다른 스타일과 품질을 지니게 된다. 보통 내추럴 화이트 와인은 줄기를 제거해 포도를 으깨 얻은 즙을 발효한다. 내추럴 레드 와인은 포도를 으깨어 껍질과 함께 발효하며 껍질로부터 색과 타닌을 얻는다. 영어로 자연스레 기포가 있는(naturally bubbling)이란 의미인 페티앙 나튀렐(Pétillant Naturel, 줄여서 펫낫 Pét-Nat, 메토드 안세스트랄 méthod ancestrale) 와인은 발효 중인 와인을 병에 담아 병에서 발효가 완료되게 하여 발효 중 생긴 이산화탄소가 와인에 녹아 잔잔한 기포를 지닌다. 펫낫은 보통 2~3기압 정도로 일반적인 샴페인 6기압에 비해 기포 양이 적다.
일반적으로 와인 산도가 너무 높으면, 와인 생산자는 젖산 박테리아를 넣어 말산(Malic acid)을 부드러운 젖산(Lactic acid)으로 바꾸어 질감과 풍미를 좋게 한다. 이를 젖산발효(Malolactic fermentation)라 부르는데, 와인 pH가 3.3 이하면,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내추럴 와인은 인위적으로 뭔가를 더하거나 빼지 않기에 발효 상태에 따라 젖산 발효가 자연스레 일어날 수도 있고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와인에 포도 말고 또 뭐가 들어가지
배양 효모 외 와인에 허용된 가장 흔한 첨가물은 바로 설탕과 산이다. 추운 지역은 포도가 완전히 익지 않아 설탕을 추가해 알코올 도수를 올리고 신맛을 조정한다. 반대로 더운 지역은 포도의 산미가 낮아 균형을 맞추기 위해 레몬 등에서 추출한 시트르산 혹은 포도에서 추출한 타르타르산을 넣어 보정해준다. 내추럴 와인은 따로 설탕이나 산을 넣지 않는다.

[와인 항산화제 및 보존제로 쓰이는 아황산염]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첨가물은 바로 아황산염(흔히 이산화황이라고 부름)이다. 아황산염은 항산화제 및 방부제로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된 물질이다. 수확된 포도가 자연 효모에 의해 알코올 발효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수확 직후, 산화 방지를 위해 와인을 옮겨 닮을 때, 와인 운송에서 안정성과 와인 보존력을 위해 와인을 병에 담을 때 등 어느 과정에서나 쓸 수 있다.
사실 효모는 발효 중 자연스레 20ppm 정도 아황산염을 생성한다. 물론 효모 종류에 따라 아황산염 생성량은 조금씩 다르다. 미국에서는 1988년, 유럽에서는 2005년부터 10ppm 이상 아황산염이 있는 모든 와인에는 ‘아황산염 함유(Contains Sulfites)’라는 표시를 해야 한다고 정했다. 이 법에 따라 아황산염을 전혀 넣지 않은 내추럴 와인 생산자도 아황산염 함유 표시를 해야 한다.

[와인 속 이산화황 농도 기준표, 자료 출처 Nino Torres]
이산화황 농도는 일반 농법 와인은 최대 150~200ppm,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와인은 최대 100~150ppm, 바이오 다이내믹 와인은 최대 70~90ppm, 내추럴 와인은 최대 30~40ppm 이상을 넘을 수 없다. 아황산염을 전혀 넣지 않은 와인은 뱅 상 술피테 아주테(vins sans sulfites ajoutés)라고 하며 이산화황 농도는 미미하다. 따라서, 같은 ‘아황산염 함유’ 표시가 있어도 내추럴 와인에는 훨씬 적은 아황산염이 있다는 건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일반 와인은 와인색이 묽은 경우에는 색이 진한 포도 원액을 혼합하는 색 보정도 하고, 부드러운 목 넘김을 위해 아라비아고무를 첨가하기도 한다. 내추럴 와인은 그 어떤 첨가물도 추가하지 않는다.
일반 와인 생산자는 와인에 복합성을 더하려고 와인을 오크 통에서 숙성하기도 한다. 이 오크 통은 가격이 비싸 생산 단가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런 이유로 오크 칩, 구운 뒤 톱밥처럼 갈아서 쓰는 오크, 오래된 오크 통을 잘게 부숴 티백 형태로 와인 통에 담그는 방법 등이 비싼 오크 통 대체품으로 고안됐다. 네모난 모양으로 자른 오크 칩은 적은 양으로 많은 오크 풍미를 얻고, 오크 통에서 보내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하지만, 오크 결 사이로 와인이 침투되면, 오크 칩이 부셔지며 많은 침전물을 만들기도 해서 이를 제거하는 또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내추럴 와인 생산자는 복합성을 더할 목적이 아닌 숙성 목적으로 새 오크 통을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이에 일부 내추럴 와인 생산자는 새 오크 통 사용도 금하는 내용을 추가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발효 후 효모찌꺼기 등을 분해해 여과를 돕는 효소 복합제]
와인에서 일부러 뭘 뺄 수 있지
근래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와인 알코올 도수가 15% 근처로 올라가자 역삼투압 방식으로 전체 알코올의 5~10%를 줄이기도 한다. 발효가 끝난 와인은 뿌연 상태로 일반적으로는 투명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물질을 넣어 정제하고, 안정성을 위해 여과한 뒤 병에 담는다. 하지만, 내추럴 와인 생산자는 완성된 와인을 정제하거나 여과하지 않고 그대로 병에 담는 경우가 많다.
본문에 언급된 기술과 첨가물 말고도 일반 와인 양조에는 수많은 화학 물질과 기술이 쓰인다. 내추럴 와인 생산자는 인체에 괜찮다며 허용된 이 물질이 과연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경우에도 완전히 무해다고 안심할 수 있는지 반문한다. 따라서, 내추럴 와인은 오로지 건강하게 자란 포도로 와인 양조 과정에 무언가 인위적으로 더하거나 빼지 않고 병에 담은 와인이라 정의한다.
내추럴 와인은 언제, 누가 시작했을까
와인이 시작된 8천 년 전부터 1900년대 중반까지 와인 생산자는 화학 비료나 첨가물이 없이 와인을 빚었다. 1900년대 중반, 대량 생산과 유통, 경제 원리와 맞물려 집중적으로 여러 화학 물질과 기술이 쓰였다. 프랑스 효모 학자 쥴 쇼베(Jules Chauvet)가 아황산염을 쓰지 않고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아내고 1970년대 다른 와인 생산자가 이를 되새김하며 관련 내용이 프랑스 와인 생산자들에게 알려졌다. 1980년대에 이르러 프랑스를 중심으로 원래 만들던 와인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확산됐고, 장 피에르 로비노(Jean-Pierre Robinot)가 파리에서 내추럴 와인바를 열며 내추럴 와인(뱅 드 나튀르 Vin de Nature)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따라서, 내추럴 와인은 지금 생겨난 새로운 와인이 아니라 와인 생산자에 의해 자연스럽게 재탄생된 와인이라 볼 수 있다.
내추럴 와인은 자연이 만들도록 맡기는 와인이라 사실 전 세계 어디나 만들 수 있다. 실제로 내추럴 와인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조지아, 호주, 뉴질랜드, 레바논 심지어 멕시코까지 생산되고 있다. 내추럴 와인에 업계 관심이 쏠린 지난 20년간 와인 생산자에게 내추럴 와인으로 회귀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고 생계에 직결된 무거운 주제가 됐다.
내추럴 와인 과연 어떨까
우리는 앞서 와인이 탄생하는 과정을 포도원에서부터 자세히 살피며 내추럴 와인은 와인 생산자가 지닌 철학과 방식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알게 됐다. 따라서, 내추럴 와인은 항상 고품질 와인이란 의미가 아니며, 결함을 지닐 수 있고, 이상한 향과 맛을 얼마든지 낼 수 있다. 따라서, 내추럴 와인은 여러 면에서 일반적으로 만나는 와인과 다르다.
첫째, 내추럴 와인은 원산지 통제 명칭을 잃는 경우가 많다. 예로, 프랑스 내추럴 와인 생산자는 원산지 통제 명칭인 아펠라시옹(AOC) 등급이 요구하는 대로 와인을 만들지 않아 일반 테이블 와인인 뱅드따블(VDT) 등급으로 강등당하기 일쑤다.
둘째, 대부분 내추럴 와인 라벨은 디자인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화려하며 강렬하다. 와인도 사람처럼 겉만 봐서는 다 알기 어렵다. 다행히 와인은 향과 맛으로 스스로 자신을 전달할 수 있으니 병 안에 든 진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발효 중인 와인은 효모로 인해 뿌옇다.]
셋째, 내추럴 와인은 종류에 관계없이 뿌옇고 흐릴 수 있다. 하지만, 내추럴 와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뿌옇지 않고, 처음에 투명했던 내추럴 와인도 병 속에서 뿌옇게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발효를 마친 와인은 막걸리처럼 뿌옇다. 만약, 와인 생산자가 모든 입자들이 가라앉을 때까지 수년간을 기다렸다가 와인을 병에 담으면 깨끗하고 투명한 와인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생산자는 현금 회수를 위해 안정화가 덜 된 상태에서 와인을 병에 담는다. 믈론 이탈리아 전통적 프로세코인 콜 폰도(Col Fondo, '효모와 함께’라는 의미)처럼 일부러 찌꺼기를 남긴 상태로 병에 담는 와인도 있다. 따라서, 와인이 탁한 정도는 내추럴 와인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없다.
넷째, 내추럴 와인은 새로운 향과 맛을 낸다. (지금 내추럴 와인은 품질 차이가 커서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마셔본 사람은 공통적으로 고품질 내추럴 와인은 양념을 줄인 음식처럼 술술 잘 넘어간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내추럴 와인은 종종 프랑스어로 ‘콸콸’이라는 의미의 글루글루(glouglou)한 와인이라 불린다. 내추럴 와인은 산미와 이에 묻어나는 미네랄 표현이 좋으며, 고급 녹차가 입에 남기는 섬세한 감칠맛을 지닌 와인이 많다.
내추럴 와인에 관한 오해들
첫째, 내추럴 와인은 비과학적이다.
내추럴 와인 생산자는 포도원에서 사용되는 화학 비료와 농약, 와인 결함을 피하고자 고안된 기술과 첨가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지 비과학적인 건 아니다. 내추럴 와인 생산자는 포도원을 면밀하게 관찰하며, 포도알에 자연적으로 붙어 자라는 효모도 현미경으로 들여다본다.
둘째, 내추럴 와인은 건강에 좋다.
‘와인은 건강에 좋다’는 의견은 많지만, 사실 와인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연구 자료는 별로 없다. 그런데도 내추럴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말이 나온 이유는 아황산염과 관련이 있다. 알코올 섭취 후 나타나는 두통은 탈수가 주요 원인이다. 물을 충분히 마신다고 가정하고, 우리 몸에 들어온 알코올은 간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를 거쳐 몸 밖으로 배출되기 좋은 아세테이트(Acetate)로 바뀐다. 숙취 원인인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알코올보다 독성이 강하며, 여러 효소가 글루타티온(Glutathione)의 도움을 받아 이를 아세테이트로 전환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한 연구에 따르면, 아황산염이 글루타티온을 고갈시킨다고 한다. 따라서, 다른 와인에 비해 아황산염 농도가 아주 낮은 내추럴 와인은 우리 몸에서 글루타티온을 상대적으로 덜 고갈시키는 만큼 숙취를 일으키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더 잘 분해된다고 볼 수 있다. 다들 알다시피 알코올은 1급 발암 물질이며,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을 고안한 루돌프 슈타이너도 알코올 섭취를 금했다. 와인도 결국 많은 양의 알코올이 들어있기 때문에 ‘내추럴 와인은 숙취가 덜해요. 그러니 그냥 쭉쭉 마시면 돼요.’라는 말은 와인을 적절하게 섭취한 경우에 한해 적용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하자.
셋째, 내추럴 와인에서 나는 이상한 냄새는 결함이 아니라 당연한 거다.
지금 와인 시장엔 조악한 내추럴 와인이 섞여 있지만, 제대로 만든 고품질 내추럴 와인 중 결함이 있는 와인은 매우 드물다. 그리고 인체에는 무해하나 결함이라 여기는 냄새나 현상 일부는 문화권, 종사하는 와인 업무, 그리고 개인 취향에 따라 와인 복합성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어떤 냄새가 문제일까? 내추럴 와인에서는 간혹 ‘두엄’ 냄새가 난다. 이는 브레타노미세스(Brettanomyces, 줄여서 브렛 Brett)라는 효모가 포도원이나 양조장에서 자랄 경우 발생한다. 낮은 농도에서는 와인에 복합성을 준다고 선호하는 사람도 많고 사람에 따라 민감도가 다르다. 따라서, 낮은 농도라도 와인을 마시는 사람이 견딜 수 없으면 안 마시면 된다.
- 마우지니스(Mousiness)는 와인 결함 중에서 아주 고약한 놈이다. 와인이 산소에 노출되어 박테리아가 만든 결과물이다. 마우지니스는 와인잔을 아무리 흔들어도 냄새로는 안 느껴지다가 와인이 침과 만나 목을 넘어가는 순간 느껴진다. 상한 우유 맛과 비슷하며, 입에 오래 남고 매우 역하다. 한번 경험하면 다시는 잊을 수 없는데, 모순되게도 사람에 따라 민감도가 매우 다르다. 와인 메이커의 30%가 상당히 높은 농도에도 마우지니스를 못 느낀다는 기록도 있다.
- 휘발성 산(Volatile Acidity, 줄여서 VA)은 ‘매니큐어’ 혹은 ‘미용실 파마약 냄새’로 표현된다. 보통 마데이라 와인은 압도적으로 높은 휘발성 산을 지니지만, 이는 수치에 불과할 뿐 다른 와인 아로마와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스타일을 나타낸다. 내추럴 와인에서도 파마약 냄새를 이길 만큼 충분히 좋은 향을 지니고 있다면,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방향이 달라진다.
넷째, 내추럴 와인에서 느껴지는 이산화탄소 거품은 결함이 아니다.
내추럴 와인 생산자는 아황산염을 전혀 넣지 않거나 매우 소량 넣는다. 일부 생산자는 와인 보존력을 높이기 위해 발효 중 생긴 이산화탄소를 함께 와인 병에 담기도 한다. 혹은 당분이 완전히 발효되기 전 병입된 경우, 남은 당분이 병 속에서 발효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는 마치 겨울철 동치미 국물에서 느껴지는 잔잔한 기포 같은데 굳이 이산화탄소를 빼고 먹고 싶다면, 살짝 흔들거나 디캔팅을 하면 된다. 일반 와인도 디캔팅을 하며 디캔터에 귀를 가까이 대면 이산화탄소가 빠져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이산화탄소를 빼면 향이 더 잘 느껴진다.
다섯째, 내추럴 와인은 숙성되지 않는다.
현재 유통되는 내추럴 와인 대부분은 최근 2~3년 전에 출시된 빈티지이고, 보존제인 아황산염을 쓰지 않거나 소량 쓴다고 하니 내추럴 와인은 숙성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내추럴 와인에는 출시 직후 즐기는 뱅 드 수아프(Vin de soif)부터 최소 15년은 지나야 마실 준비가 되는 와인도 있다. 샤토 무사르 와인은 지금 1990년대 빈티지가 시음 적기에 들어간다고 평가하고 있으니 내추럴 와인은 숙성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다.
여섯째, 내추럴 와인은 장거리 운송하면 변질한다.
내추럴 와인에는 보존제인 아황산염을 쓰지 않으니 장거리 운송이 안 된다는 이야기가 많다. 와인 수입사에서는 냉장 컨테이너를 사용해 내추럴 와인을 운송한다. 수입 초기엔 냉장 운송했으나, 항구에서 통관 중 냉장관리가 안 되어 와인이 변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추럴 와인을 취급하는 수입사 대부분은 국내 운송 시에도 냉장 운송한다. 내추럴 와인 생산자 중에는 아황산염을 전혀 쓰지 않아야만 진정한 내추럴 와인이라 생각하는 무리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내추럴 와인 생산자는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은 와인을 운송시킬 때나 조금 안 좋은 빈티지일 때, 극소량 아황산염을 첨가하는 게 와인 안정성 확보에 중요함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오렌지 와인 생산에 쓰이는 다양한 형태와 크기 암포라]
이제 오렌지 와인을 샅샅이 알아보자. 오렌지 와인은 종종 내추럴 와인과 혼동되는데 일단 오렌지로 만든 와인이 아니고, 모든 오렌지 와인이 내추럴 와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시작하자.
오렌지 와인이란?
오렌지 와인은 백포도 품종을 껍질과 오랜 기간 접촉하며 발효한 와인을 의미하며, 스파클링 와인도 있을 수 있다. 백포도 품종이 쓰이지만, 이 중에는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처럼 원래 껍질이 분홍색을 띠는 경우도 포함된다. 보통 화이트 와인은 포도를 압착해 즙만 발효되지만, 오렌지 와인은 껍질 때로는 줄기까지 함께 발효된다. 껍질과 접촉하는 시간은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1~2년 정도도 있다. 발효가 끝나면, 껍질과 와인을 분리해 숙성한 뒤 병에 담는다. 오렌지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으로도 만들 수 있다. 껍질과 함께 수주에서 몇 달씩 발효한 와인을 병에 담을 때 포도즙을 소량 첨가하면 병 안에서 2차 발효가 진행되며 기포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잔잔한 기포가 있는 오렌지 와인은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일부 오렌지 와인 생산자는 진정한 오렌지 와인이란 자연 효모로 발효하고, 와인 양조 시 온도 조절하지 않은 와인이라고 말한다. 오렌지 와인은 주로 나무 재질 오픈 탑 발효조를 쓰며, 어떤 발효조를 쓸 건지는 와인 생산자가 결정할 수 있다. 오렌지 와인에 쓰이는 발효조는 콘크리트, 이미 사용된 적 있는 배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흙으로 빚은 암포라, 플라스틱 등등 다양하다.
오렌지 와인에 주로 사용되는 백포도로는 국제 품종인 샤르도네(Chardonnay), 게뷔르츠트라미너를 포함한 트라미너(Traminer), 그르나슈 블랑(Grenache Blanc),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이탈리아 품종인 말바지아 디 칸디아 아로마티카(Malvasia di Candia Aromatica), 말바지아 이스트리아나(Malvasia Istriana), 리볼라 지알라(Ribolla Gialla, 다른 말로 레불라 Rebula), 트레비아노 디 토스카나(Trebbiano di Toscana), 비토브슈카(Vitovska), 조지아 품종인 므츠바네(Mtsvane), 캇시텔리(Rkatsiteli), 쏠리코리(Tsolikouri) 등이 있다.
오렌지 와인은 뭐가 다르지
오렌지 와인은 껍질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점에서 로제 와인(Rosé)와인과 다르고, 백포도를 썼다는 점에서 껍질과 함께 발효하는 레드 와인과 다르다. 또한 껍질 침용(skin maceration)을 하는 마세라시옹-펠리퀼레르 (maceration-pelliculaire)나 발효 전 냉침용(Pre-fermentation cold soak)과도 다르다. 마세라시옹-펠리퀼레르는 수확한 포도를 섭씨 18도 이상에서 보통 8시간 정도 껍질과 접촉시킨 뒤 발효한다. 발효 전 냉침용은 수확한 포도를 섭씨 10~15도에 하룻밤에서 최대 하루 정도 접촉한 뒤 발효하는 방법이다. 와인 생산자는 이 껍질 침용 시간 동안 원치 않는 발효를 억제하기 위해 아황산염을 쓰기도 한다. 어느 방법이든 껍질과 접촉함으로써 와인은 껍질에 있는 향 성분을 더 얻을 수 있지만, 이 과정들로는 오렌지 와인처럼 진한 색이나 타닌을 얻지는 못한다. 이런 이유로 오렌지 와인을 <제4의 와인>이라 부르기도 한다.
오렌지 와인은 언제 누가 만들었지
아드리아해 북부 과거 오-헝 제국 경계에 있는 슬로베니아(Slovenia) 고르슈카 브르다(Goriška Brda)와 이탈리아 프리울리(Friuli)지역 와인 생산자가 레드 와인처럼 화이트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1844년 슬로베니아 성직자인 마티야 베르토베츠(Matija Vertovec)는 적포도 및 백포도 모두 7~30일간 접촉해 발효하라는 양조 기술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백포도를 껍질과 접촉시키는 방법은 조지아(Georgia)에서는 약 8천 년 전부터 사용하고 있다. 조지아에서는 크베브리(Qvevri)로 불리는 밑이 뾰족한 달걀 모양 암포라를 땅에 묻고, 백포도를 으깨어 즙과 껍질을 넣어 몇 달씩 접촉하며 발효한다.
따라서, 오렌지 와인도 내추럴 와인처럼 다시 관심을 받게 된 고대 방식 와인이다. 오렌지 와인은 호주, 오스트리아, 보스니아, 불가리아, 캐나다, 크로아티아, 체코, 프랑스, 조지아, 슬로베니아,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뉴질랜드, 폴란드,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스페인, 남아공,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생산된다.

[실제 오렌지 와인의 컬러]
왜 오렌지 와인이라고 부르나
오렌지 와인(Orange wine)이라는 표현은 영국 와인 상인인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가 2004년부터 사용한 용어다. 그는 당시 이탈리아 오렌지 와인 생산자인 프랑크 코르넬리센(Frank Cornelissen)과 와인 거래용으로 와인 분류를 해야 했다. 그런데 오렌지 와인은 포도 종류에 따라 백포도와 적포도 와인으로 나누기도 스파클링, 주정 강화, 껍질 발효한 와인이란 기술 용어를 쓰기도 곤란했다. 결국 가장 쓰기 편한 화이트, 로제, 레드 와인처럼 색으로 분류하려니 노란 와인(Yellow wine)은 뱅 존(Vin Jaune)에, 앰버 와인(amber wine)은 리베샅테 앙브레(Rivesaltes Ambré)에 이미 쓰이고 있었다. 황금 와인(Golden wine)이라는 표현은 잘난 체 하는 느낌을 줬다. 이에 그는 영어권과 프랑스어권에서 오렌지색 철자가 같은 걸 생각해 오렌지 와인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오렌지 과일, 오렌지 주(Orange State), 오렌지 카운티(Orange County) 등등을 연상시킬 거라는 생각은 진지하게 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오렌지 와인에 관한 오해
첫째, 오렌지 와인은 산화된 와인이다.
물론, 아니다. 상당수 와인 전문가도 오렌지 와인이 내는 주황색 때문에 와인이 산화된 거로 생각한다. 하지만, 오렌지 와인은 발효 중 생긴 이산화탄소가 와인을 보호하고, 발효가 끝난 이후엔 밀봉된 상태로 숙성되기 때문에 산화된 와인이 아니다. 따라서, 잘 만든 오렌지 와인은 복합성과 놀랍도록 생기발랄한 느낌을 준다.
둘째, 모든 오렌지 와인이 내추럴 와인이다.
이것도 오해다. 오렌지 와인은 와인 양조법에 초점을 둔 표현이고, 내추럴 와인은 훨씬 개념이 넓다. 대부분 오렌지 와인이 내추럴 와인 범주에 속하지만, 일부에서는 배양 효모를 쓰고 온도가 조절되는 발효조를 쓰며, 정제와 여과하는 경우도 있다.
셋째, 모든 오렌지 와인은 암포라에서 만들어진다.
이미 본문에서 언급했듯 발효조는 오렌지 와인을 정의하지 못한다.
넷째, 오렌지 와인은 테루아를 표현하지 못한다.
오렌지 와인은 맛이 다 똑같아 테루아를 표현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있다. 틀린 말이다. 기술적으로 보면 오렌지 와인은 레드 와인처럼 만든 화이트 와인이다. 만약, 오렌지 와인이 테루아를 표현할 수 없다면, 레드 와인도 그렇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실제로 숙련된 와인 전문가는 오렌지 와인 블라인드 시음에서 품종과 지역을 정확히 구분한다.
다섯째, 오렌지 와인은 숙성이 안된다.
오렌지 와인 숙성력은 어떤 오렌지 와인이냐에 따라 다르다. 조지아 와인 생산자에 따르면, 크베브리로 만든 와인은 수확연도에서 1~3년 안에 마시는 게 추천되며, 극히 일부 와인이 5년 이상 숙성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라디콘(Radikon)이나 그라브너(Gravner)같은 와인은 이미 최소 5~6년 숙성된 후 출시되는 와인이라 오렌지 와인은 숙성이 안 된다고 단언할 수 없다.
오렌지 와인 느껴보기
오렌지 와인은 껍질과 오랜 시간을 보내며 색, 질감, 향, 그리고 맛을 얻어 일반적인 화이트 와인과 전혀 다르다. 와인색은 대부분 오렌지색이 많지만, 옅은 로제 와인부터 분홍, 대추색까지 다양하다. 입에서 느껴지는 오렌지 와인은 상당히 강렬하다. 왜냐하면, 껍질에서 얻은(때론 줄기도) 타닌이 쓴맛을 주거나 입을 조이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껍질과 접촉한 시간이 길수록 더 분명해진다. 녹차를 우린 정도에 따라 떫은 느낌이 다른 점과 비교해 짐작할 수 있다. 오렌지 와인은 레드와 화이트 와인 중간이라 향과 풍미 폭도 그만큼 넓다. 화이트 와인의 산미와 과실 풍미에 레드 와인의 구조와 질감을 지녀 음식과 함께 즐길 때 더욱더 맛있다. 어울리는 음식도 훨씬 다양한데, 상당수 와인 전문가가 오렌지 와인은 발효 음식이 많은 아시아 음식, 특히 한식과 잘 어울릴 거란 의견을 제시한다.
오렌지 와인 제대로 즐기는 법
오렌지 와인은 가볍고 부드러운 스타일부터 무겁고 타닌이 강한 스타일까지 있다. 가벼운 오렌지 와인은 10~12도로 차게 해서 온도를 살살 올리며 즐기고, 무거운 스타일은 14~16도로 레드 와인보다는 살짝 차게 해서 즐기길 추천한다. 디캔팅 하거나 몇 시간 일찍 열어두면 훨씬 와인이 잘 열린다. 무게가 더해갈수록 볼이 넓은 잔에 즐기면 좋다.
오렌지 와인도 내추럴 와인과 같은 지나친 브레타노미세스, 마우지니스, 그리고 휘발성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와인 애호가로서는 내추럴 와인처럼 똑같이 스스로 이 향들이 마시기에 괜찮은지에 집중하면 된다.
그외 궁금한 문제들
이글이 내추럴 및 오렌지 와인을 전부 설명했다고 할 수 없다.
수입된 내추럴 및 오렌지 와인 수는 약 500종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한국에서 내추럴 및 오렌지 와인을 쉽게 만날 수 없는 이유는 내추럴 와인은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의 1% 정도를 자치할 정도로 생산량이 적고 인기는 많아 할당되는 양이 적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많은 물량을 팔아 이윤을 남길 수 없으니 대기업보다는 주로 중소 규모 수입사가 이 와인들을 수입한다. 또한 수입된 내추럴 및 오렌지 와인은 대부분 레스토랑 및 호텔, 일부 와인 숍에만 납품되기에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쉽게 만날 수 없다. 내추럴 및 오렌지 와인은 생산 단가가 높고, 냉장 운송 비용도 추가되어 1~2만 원대 가격대로 사는 일은 불가능하다.
현재 와인 시장에는 한 번도 화학 비료나 제초제를 쓰지 않고 원래부터 내추럴 와인으로만 빚어온 와인, 1980년대부터 시작된 내추럴 와인 운동과 함께 회귀한 와인, 사회관계망에서 주목을 끄는 데 급급한 자격 미달 와인, 내추럴 와인 탈을 쓴 대량 생산 와인까지 품질 차이가 매우 큰 내추럴 와인이 섞여있다.
내추럴 와인 생산자 중엔 포도원 관리에 너무 몰입한 결과 미치거나 건강을 잃는 사람도 꽤 흔하다는 걸 보면 이런 와인을 생산하는 게 힘든 일임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자격 미달 와인을 내놓는 게으른 와인 생산자가 내추럴 와인이라는 표현을 내세우기 좋은 변명으로 이용해서도 안된다.
이런 이유로 내추럴 와인 생산자 혹은 수입사 중엔 ‘내추럴 와인’이라는 표현이 적합하지 않거나 남용되는 경우를 피해 꺼리는 경우도 많다. 우리가 언제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Domaine de la Romanée-Conti)가 자신이 내추럴 와인이라고 얘기하는 걸 본 적이 있던가!
따라서, 내추럴 와인을 시장에 공급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사람은 내추럴 와인 중 옥석을 가려내기 위해 엄청난 공부와 시음 경험을 쌓는 노력을 해야 한다. 내추럴 와인 정보가 궁금할 땐 르네상스 데 아펠라시옹(renaissance-des-appellations.com), 트리플 에이(www.triplea.it), 로와인(www.rawwine.com) 사이트를 참고하여 와이너리 및 와인 기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한국 시장 입맛도 점차 구체적으로 가려질 테니 이웃 나라 혹은 유럽 입맛에 많이 의존하는 일도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와인 애호가의 궁금증에 최선을 다해 답할 준비를 해야 한다.
내추럴 및 오렌지 와인을 파는 사람, 사서 마시는 사람 모두 내추럴 와인이니 당연히 뿌옇거나 이상한 냄새가 날거라고 생각하는 점, 내추럴 와인에서 이상한 냄새가 적게 난다고 해서 그 내추럴 와인이 덜 내추럴스럽다고 단정하는 점, 유행에 뒤쳐지는 사람으로 보일까 결함인 이상한 냄새와 맛에 솔직하지 못한 태도는 조심해야 한다.
와인 애호가는 스스로 한번쯤 와인 생산자가 거짓 없이 최선을 다해 빚은 와인과 유행에 편승한 내추럴 스타일 와인 중 어떤 걸 마실건지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는 내추럴 와인에 균형, 풍미 강도, 복합성, 여운 등을 똑같이 기대하고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낯선 냄새나 맛이 자신에게 괜찮은지 다음 잔을 또 마시고 싶은지에 솔직하면 된다.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를 수 있으니 그 차이를 인정하고 내추럴 와인을 놓고 상대를 서로 너무 미워하지도 너무 좋아해서 강요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국내 수입되는 와인들 중 블라인드를 통해 내추럴 스파클링 와인 3종, 내추럴 화이트 와인 2종, 내추럴 레드 와인 6종 그리고 오렌지 와인 4종을 선정하여 소개한다.
[가격은 와인샵 기준으로 수입사에서 제시한 가격이며, 판매처별로 가격은 다를 수 있습니다.]
[판매처 상호 앞 R이 붙은 곳은 레스토랑 / B가 붙은 곳은 와인바이며, 레스토랑에서는 서비스와 글라스 제공 등으로 와인샵 가격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추럴 스파클링 와인]

[왼쪽부터 얼바인 바로네즈 펫낫, 도멘 뒤 팍퇴르 라 뷜르 뒤 팍퇴르, 메디치 에르메테 페르멘토]
1. 얼바인, 바로네즈 펫낫 Irvine, Baroness Pét-Nat
→ 얼바인 와이너리는 1867년 피터 마일스가 남호주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바로네즈 펫낫은 에덴 밸리(Eden Valley)에서 자란 42% 샤르도네와 58% 쁘띠 메슬리에(Petit Meslier, 샴페인 양조에 허용된 백포도 품종)로 발효 중 병입해 기포를 얻은 와인이다. 와인은 살짝 뿌옇고, 은은한 빵 내음, 시트러스 껍질, 풋사과 향과 쌉쌀한 맛을 준다. 식전주로 즐기거나 회나 세비체 같은 가벼운 음식이 추천된다.
* 국가/품종: 호주/쁘띠 메슬리에 58%, 샤르도네 42%
* 가격(수입사)/용량: 60,000원(동원와인플러스)/750ml
* 판매처: 분당 와인하우스(T.031-711-9593), 여의도 와인하우스(T.02-780-9771), 더 와인하우스 미라클
2. 도멘 뒤 팍퇴르, 라 뷜르 뒤 팍퇴르 Domaine du Facteur, La Bulle du Facteur
→ 2013년 설립된 도멘 뒤 팍퇴르는 프랑스 르와르 밸리 중심부인 부브레에서 혜성처럼 떠오른 새로운 와이너리다. 마티유 코스메(Mathieu Cosme)와 파비앙 브뤼투(Fabien Brutout) 두 사람이 운영한다. 마티유는 5대에 걸친 와인 집안 출신이며, 부브레 지역 유명 생산자인 도멘 위에(Domaine Huet)에서 경력을 쌓았다. 우체부라는 의미의 ‘팍퇴르’는 1920~40년대 자전거로 우편 배달을 하던 우체부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우체부에게 와인 한 잔을 건네는 게 관례였다고 한다.
라 뷜르 뒤 팍퇴르는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된 슈냉 블랑 100%으로 만든 펫낫이다. 뷜르(Bulle)는 프랑스어로 기포를 의미한다. 와인은 신선한 배, 사과, 은은한 빵, 아몬드로 만든 마지팬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르와르 부브레이 스파클링 와인은 한국에서 만나기 어려운 와인이다. 한 번쯤 부브레이, 슈냉블랑 100%, 펫낫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에게 더욱 추천하고 싶은 와인이다.
* 국가/품종: 프랑스/슈냉 블랑 100%
* 가격(수입사)/용량: 85,000원(셀러와이)/750ml
* 판매처: 리리셀(T.070-7576-3836), 내추럴보이(T.02-2088-7452)
3. 메디치 에르메테, 페르멘토 Medici Ermete, Phermento
→ 메디치 에르메테는 세계 최고 람브루스코 생산자다. 5대손인 알렉산드로는 페르멘토 와인으로 가문의 영광을 이음과 동시에 새로운 람브루스코 시대를 열고 있다. 메토드 안세스트랄 방식으로 아황산염을 전혀 넣지 않고 6천 병 생산했다.
산미가 높고 타닌이 적어 스파클링 와인 생산에 적합한 평균 35년 수령 람부르스코 디 소르바나(Lambrusco di Sorbana)로 만든 와인이다. 당도는 브뤼 나튀르다. 와인은 탄성을 자아내는 딸기색을 낸다. 선명한 라즈베리와 각종 붉은 열매 향이 가득하다. 입에서는 생동감이 좋고 드라이하며, 섬세하고 잔잔한 기포, 깔끔한 뒷맛이 좋다. 식전주로 와인만 마셔도 좋고 거의 모든 음식과의 페어링이 추천된다. 드라이한 와인이라 람브루스코는 달아서 싫다는 와인 애호가에겐 적극적으로 추천된다.
* 국가/품종: 이탈리아/람브루스코 디 소르바나 100%
* 가격(수입사)/용량: 97,000원(하이트진로)/750ml
* 판매처: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내추럴 화이트 와인]
[왼쪽부터 리스너 볼스하임 리슬링, 도멘 마끌 꼬뜨 뒤 쥐라 '우이에']
4. 리스너, 볼스하임 리슬링 Lissner, Wolxheim Riesling
→ 리스너는 브루노 슐레겔(Bruno Schloegel)이 2001년부터 운영하는 와이너리다. 리스너는 프랑스 알자스에 있으며, 19세기 중반까지 최고 포도원으로 분류된 볼스하임 포도원을 갖고 있다. 볼스하임 리슬링은 사과, 꿀, 잘 익은 레몬, 레몬 마멀레이드 풍미를 지녔고 변화를 주는 은은한 스파이스가 매력적이다. 입에서는 산도와 미네랄이 잘 느껴지며, 서늘한 느낌도 든다. 소시지, 슈크르트 등 짭짤한 요리와의 매칭이 추천된다.
* 국가/품종:프랑스/리슬링100%
* 가격(수입사)/용량: 85,000원(와이너)/750ml
* 판매처: 마농와인샵(T.02-333-4829), 서울숲와인아울렛(T.02-403-4388), R제로콤플렉스(T.02-532-0876)
5. 도멘 마끌, 꼬뜨 뒤 쥐라 '우이에' Domaine Macle, Côtes du Jura ‘Ouillé’
→ 마끌 가문은 1850년부터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초창기엔 포도 외 다른 작물도 키웠으나 1960년대부터는 오로지 포도 재배 및 와인 생산만 하고 있다. 7대손인 로랑(Laurent)은 그의 아버지 장(Jean)과 함께 쥐라(Jura) 지역 최고 와인 생산자로 평가받고 있다.
쥐라 지역은 현재 산화적 특성을 지닌 와인으로 유명하지만, 과거에는 비산화적 와인 및 달콤한 와인도 생산되었다고 한다. 로랑은 비산화 와인(non-oxidative, 프랑스어로 우이에 Ouille)을 실험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우이에는 샤르도네 85%, 사바냉(Savagnin) 15%가 블렌딩 됐다. 자연 효모로 발효된 와인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로 옮겨져 6~8개월을 보낸 뒤 600L 배럴에서 18개월을 보낸다. 비산화 와인이라 부르는 이유는 배럴에 있는 동안 와인이 자연스레 증발해 줄어든 만큼 와인을 보충에 산화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울라쥬(Ouillage)라 부른다. 따라서, 우이에 와인은 과거 비산화적 쥐라 와인의 재탄생이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와인은 햇밤 혹은 콩 삶는 냄새, 호박고지 등 생활에서는 익숙하고 와인에선 낯선 향이 나서 매우 매력적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와인은 큐민, 정향 같은 스파이스, 말린 시트러스, 꿀, 햇호두 등 다양한 향을 낸다. 입에서는 사과 풍미가 중심을 잘 잡고 있고 향에서 느껴진 스파이스가 잘 녹아있다. 균형 잡혀 있어 마시기 참 좋다. 크림소스를 곁들인 닭고기구이 혹은 파스타, 노릇하게 구운 돼지고기, 태국 혹은 베트남 음식과의 페어링도 추천된다.
* 국가/품종: 프랑스/샤르도네 85%, 사바냥 15%
* 가격(수입사)/용량: 135,000원(와이너)/750ml
* 판매처: R소이연남 마오(T.02-545-5130), R메종조(T.02-584-3373), R라망 시크레(T.02-317-4003), R리우디(T.055-297-6677), R라꽁띠(T.051-701-7890), R더브릭하우스(T.051-805-7749), R있을재(T.02-547-0606), R주안상(T.051-702-1642)
[오렌지 와인]

[왼쪽부터 오텔라 백 투 사일런스, 카바이 라반, 보데가 쿠에바 조이, 도멘 비레 도리아 앙브레]
6. 오텔라, 백 투 사일런스 Ottella, Back to Silence
→ 오텔라 와이너리는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루가나(Lugana)에 위치한다. 오텔라는 루가나 지역 최고 생산자로서 트레비아노 디 루가나(Trebbiano di Lugana) 품종을 20~30일 정도 껍질과 접촉시켜 발효한다. 백 투 사일런스는 한국 와인 시장에서 방탄소년단(BTS)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이름에 걸맞게 환상적인 이 오렌지 와인은 칼라만시, 감귤, 감귤 조림, 말린 감귤 껍질, 말린 파인애플, 사과 칩, 그리고 다양한 열대과실 향을 낸다. 입에서는 라임, 껍질째 먹는 금귤 풍미가 좋으며 그 맛이 오래 머문다. 회나 초밥과의 페어링이 추천된다.
* 국가/품종: 이탈리아/트레비아노 100%
* 가격(수입사)/용량: 65,000원(콜리코)/750ml
* 판매처: 와인샵친친(T.02-6348-2770), 가자주류 서울스퀘어점(T.02-6456-8902), 더바인, 캥거루데일리 청담점, 삼성점, 데일리와인 안양판교점, 에노테라,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7. 카바이, 라반 Kabaj, Ravan
→ 카바이 라반은 슬로베니아 브르다(Brda)에 위치한 와이너리다. 브르다는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와 높은 일조량으로 포도 재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오렌지 와인의 성지중 하나다. 프랑스인 와인 생산자 장 미셸 모렐(Jean Michel Morel)과 아내 카티야 카바이(Katja Kabai)가 운영하고 있다. 한 예능 방송에서 레드벨벳이 카바이 농장을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카바이 라반 와인은 소비뇽 베르트(Sauvignon Vert)라는 품종으로 만들었는데, 슬로베니아어로 이 품종을 라반이라 부른다. 이름과 달리 소비뇽 블랑과는 전혀 관련이 없고 토카이 프리울라노(Tocai Friulano)라 불리는 이탈리아 백포도 품종이다.
라반은 평균 40년 수령 포도나무 열매를 손으로 수확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껍질과 발효한 뒤 프랑스산 오크 배럴에서 24개월 숙성하고 와인을 병에 담은 뒤 다시 4개월을 숙성해 출시한 와인이다. 와인은 진한 황금색을 내며, 잘 익은 복숭아, 흰 과실, 바나나칩, 금귤, 사과 향이 난다. 입에서는 약간 짭짤하며, 미네랄과 산미가 훌륭해 참 맛있다. 시간에 따른 변화도 무척 훌륭하다. 송아지고기, 참치 회 등과의 페어링이 추천된다. 기자단 시음에서 공통으로 선호도가 높았고, 가성비도 좋아 오렌지 와인 입문용으로 참 적절하다.
* 국가/품종: 슬로베니아/라반(소비뇽 베르트) 100%
* 가격(수입사)/용량: 50,000원(신세계엘앤비)/750ml
* 판매처: 전국 와인앤모어
8. 보데가 쿠에바, 조이 Bodega Cueva, Joy Ancestral
→ 보데가 쿠에바는 스페인 발렌시아 주 우티엘 레퀘나(Utiel Requena)에 자리한다. 마리아노 타베르너(Mariano Taberner)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스타 내추럴 와인 생산자다. 그는 2006년부터 내추럴 및 오렌지 와인 생산을 시작했고, 그의 와인은 카탈루냐 시장을 넘어 다른 유럽 국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인기를 증명하듯 덴마크 노마(Noma)나 카탈루냐 엘 셀러 데 칸 로카(El Celler de Can Roca)에서도 보데가 쿠에바 와인을 만나볼 수 있다. 보데가 쿠에바 와인은 유럽의 유기농 인증 마크인 유로 리프와 CAECV(발렌시아 연합의 생태 농업 위원회)의 친환경 인증서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와인 중 오렌지 와인이 특히 인기가 많다.
보데가 쿠에바 조이 안세스트랄은 타르다나(Tardana) 50%, 마카베오(Macabeo) 50%가 블렌딩된 오렌지 와인 중 스파클링 와인이다. 껍질과 5~6일간 접촉한 뒤 발효하고 4개월간 숙성했다. 아황산염은 넣지 않았다. 조이 안세스트랄은 정말 예쁜 오렌지색에 생강 편, 시트러스 향을 내며, 균형 잡혀 있어 마시기 편하다. 알코올 도수 11%에 타닌도 거의 느껴지지 않아 매우 싱그럽기 때문에 오렌지 와인 입문용 혹은 더운 여름철 와인으로 강력 추천된다. 그냥 마셔도 좋지만, 조개류, 맛살, 게찜 등과 페어링이 추천된다.
* 국가/품종: 스페인/타르다나 50%, 마카베오 50%
* 가격(수입사)/용량: 85,000원(셀러와이)/750ml
* 판매처: 리리셀(T.070-7576-3836), 내추럴보이(T.02-2088-7452)
9. 도멘 비레, 도리아 앙브레 Domaine Viret, Dolia Ambré
→ 도멘 비레는 프랑스 론 밸리에 위치한다. 도멘 비레는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을 더욱 깊이 연구해 코스모컬쳐(Cosmoculture)라는 고품질 와인 브랜드를 탄생시킨 와이너리다. 도리아 앙브레 와인은 라벨에 암포라가 그려져 오렌지 와인임을 알 수 있다. 비오니에, 루산느, 베르멘티노, 뮈스카, 부르불랑(Bourboulenc)을 9개월간 암포라에서 껍질과 접촉하며 발효한 뒤 최소 18개월 숙성한 와인이다. 와인은 다소 드라이하며 묵직한 스타일이다. 와인은 맑고 선명한 감귤 색에 오렌지나 감귤 껍질, 꽃, 모과, 허브, 스파이스, 감초 등 복합적인 향을 낸다. 입에서는 풍미가 진하며, 드라이하고, 감칠맛을 준다. 여운이 길며 시간에 따른 변화도 아름답다. 흰 살코기, 치즈, 하몽, 샐러드와의 페어링이 추천된다.
* 국가/품종: 프랑스/비오니에, 루산느, 베르멘티노, 뮈스까, 부블랑
* 가격(수입사)/용량:136,000원(더뱅셀렉션)/750ml
* 판매처: 와인샵친친(T.02-6348-2770), 와인아울렛라빈(T.031-979-1855), 비노케이노(T.02-418-4133)
[내추럴 레드 와인]

[왼쪽부터 파니 사브르 부르고뉴 루즈, 데니스 몬타나 보르끄 도돈 메를로, 도멘 미쉘 가이에 아르부아 트루쏘 르 끌루조]
10. 파니 사브르, 부르고뉴 Fanny Sabre, Bourgogne
→ 파니 사브르는 프랑스 부르고뉴 포마르(Pommard)에 위치한다. 파니 사브르는 유명한 내추럴 와인 생산자인 필립 파칼레(Philippe Pacalet) 밑에서 경험을 쌓아 파칼레와 비슷한 방식으로 와인을 만든다. 포도는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되며 그녀는 포도원 땅 역량을 키우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부르고뉴 루즈는 그녀가 소유한 포도원 이곳저곳 피노누아를 사용했다.
와인은 중간 정도 루비색에 순수한 피노누아 향을 낸다. 포푸리, 스파이스, 붉은 열매, 어시함이 섞여 나며, 입에서도 향과 같은 풍미가 이어진다. 와인만으로 즐기기에도 좋고, 한식으로 조리한 고기 요리, 제철 맞은 버섯요리 페어링도 추천된다.
* 국가/품종: 프랑스/피노 누아 100%
* 가격(수입사)/용량: 110,000원(와이너)/750ml
* 판매처: 마농와인샵(T.02-333-4829), R더브릭하우스(T.051-805-7749), R르방드지우(T.02-3476-7038), R더그린테이블(T.02-591-2672)
11. 데니스 몬타나 보르끄 도돈 메를로 Denis Montana Borc Dodon Merlot
→ 데니스 몬타나는 이탈리아 프리울리에 위치한 와이너리로 같은 지역 라디콘과 함께 내추럴 와인의 전설로 불린다. 이 와인은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 지역 보르끄 도돈에 1999년 심은 메를로를 100% 사용했다. 손으로 수확한 포도에서 줄기를 제거한 뒤 압착해 섬유유리로 만든 발효조에서 껍질과 접촉한 뒤 자연 효모로 발효했다. 이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로 옮겨 16개월간 효모와 함께 숙성한 뒤 약한 여과만 해서 와인을 병에 담았다.
현재 만날 수 있는 보르끄 도돈 메를로는 2015년산으로 진하고 어두운 루비색을 낸다. 아직 숙성 느낌보다는 신선함이 더 느껴진다. 향이 무척 좋은데, 작고 붉은 야생 열매, 자두, 체리, 살짝 풀 내음이 느껴진다. 입에서는 구조와 균형이 좋고 붉은 과실과 시시각각 변화를 주는 스파이스 풍미가 좋다. 미네랄 풍미를 동반한 여운은 즙이 충만하고 신선하며 길게 이어진다. 간장 양념한 맷돼지 구이 혹은 떡갈비와의 페어링이 반사적으로 떠오른 와인이다.
* 국가/품종: 이탈리아/메를로 100%
* 가격(수입사)/용량: 130,000원(모멘텀와인컴퍼니)/750ml
* 판매처: 와인샵친친(T.02-6348-2770)
12. 도멘 미쉘 가이에, 아르부아 트루쏘 르 끌루조 Domaine Michel Gahier, Trousseau Le Clousot
→ 도멘 미쉘 가이에는 프랑스 쥐라 지역 몽티니 레 아르주레(Montigny les arsures)마을에서 4대째 와인을 만들고 있는 와이너리다. 현재 와이너리를 이끌고 있는 미쉘은 1983년부터 포도원 및 양조장에서 사용되는 화학 물질과 아황산염을 거부하며 쓰지 않아 주변으로부터 이단아로 취급받았다.
트루쏘(Trousseau)는 프랑스 동부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오래된 적포도 품종이다. 트루쏘 르 끌루조 와인은 체리 향과 풍미가 매우 선명하며, 은은하고 다양한 스파이스 풍미와 높은 산미를 지니는 미식 와인이다.
* 국가/품종: 프랑스/트루쏘 100%
* 가격(수입사)/용량: 110,000원(와이너)/750ml
* 판매처: 마농와인샵(T.02-333-4829), R페페로니(T.010-9567-0629), R더브릭하우스(T.051-805-7749), R바베퐁차(T.02-599-5120), R소이연남 마오(T.02-545-5130), R주옥(T.010-4461-1193), R청담 6-3(T.010-5382-0603, R다츠(T.02-792-7445)

[왼쪽부터 데 마르티노 비에하스 티나하스 쌩소, 제이씨스 오운 페린, 칼레스케 자이트가이스트 쉬라즈]
13. 데 마르티노, 비에하스 티나하스 쌩소 De Martino, Viejas Tinajas Cinsault
→ 1935년 설립된 데 마르티노는 칠레 프리미엄 와인 선구자로 보르도 스타일 와인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칠레 카르메네르를 최초로 병입해 판매했고, 단일 포도원 및 올드 바인 와인 등 실험과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데 마르티노 비에하스 티나하스 쌩소 와인은 칠레 최신 와인 산지인 이타타(Itata)에서 자란 암포라에 쌩소를 발효한 와인이다. 비에하스 티나하스는 ‘오래된 항아리’란 의미다. 와인은 중상 정도 진한 루비색을 낸다. 코에서는 미네랄, 꽃, 체리 같은 붉은 열매, 스파이스, 허브가 매우 섬세하고 은은하게 느껴진다. 입에서는 비단처럼 부드러운 타닌을 지녀 마시기 편하고 어시함이 아주 살짝 느껴진다. 부드럽지만 힘이 느껴지는 외유내강형 와인이다. 약간 차게 해서 즐기면 좋을 아주 특별한 와인이다.
* 국가/품종: 칠레/쌩소 100%
* 가격(수입사)/용량: 120,000원(국순당)/750ml
* 판매처: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건대스타시티점, 노원점, 강남점, 영등포점, 분당점, 일산점, 청량리점, 수원점, 평촌점, 안산점, 인천터미널점
14. 제이씨스 오운, 페린 JC’s Own, Ferine
→ 제이씨스 오운은 호주 바로사 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와인 생산자인 제이슨 콜린스(Jaysen Collins)가 이끄는 와이너리다. 제이씨스 오운은 다른 와인 생산국의 유명한 내추럴 와인 생산자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서로 영감을 나누고 있다. 제이슨은 그르나슈의 다재다능함과 마시기 편안함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는 남호주 바로사 밸리 내 앵거스톤 풋힐스(Angastone Foothills)에서 재배되는 80~150년 수령 그르나슈로 페린 와인을 만들었다. 수확된 포도는 60일 동안 탄산 침용한 뒤 전송이 발효했다. 정제와 여과 없이 최소한 아황산염을 사용해 와인을 병입했다. 페린은 진한 보랏빛이 감도는 루비색을 낸다. 코에서는 향수처럼 검은 열매, 오디, 말린 자두 향이 전해지며 산미와 구조가 매우 좋다.
* 국가/품종: 호주/그르나슈 100%
* 가격(수입사)/용량: 130,000원(모멘텀와인컴퍼니)/750ml
* 판매처: 트리니티와인스토어(T.02-790-1302), R하프패스트텐(T.02-792-5416), R더브릭하우스(T.051-805-7749)
15. 칼레스케, 자이트가이스트 쉬라즈 Kalleske, Zeitgeist Shiraz
→ 1853년 프로이센 공국에서 호주로 이주한 칼레스케 가문은 바로사 밸리에서 최고의 포도를 재배하는 데 온 힘을 다한 와이너리다. 칼레스케는 100년 넘게 펜폴즈(Penfolds)에 포도를 납품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호주 바이오 다이내믹 와인 분야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시대정신’이란 의미의 자이트가이스트는 7대손인 트로이 칼레스케가 만드는 와인이다.
바이오 다이내믹 인증을 받은 포도원에서 자란 쉬라즈를 7~10일 정도 껍질과 접촉한 뒤 자연 효모로 발효한다. 숙성을 거치지 않고 바로 아황산염 없이 병에 담았다. 와인은 보랏빛을 낸다. 향수처럼 전해지는 향 속에는 자두, 바이올렛, 블랙베리, 클로브가 녹아있다. 입에서는 묵직하며 풍미가 가득한데, 크림 같은 질감, 곱지만 분명한 타닌, 짭짤함을 동반한 감칠맛이 둥글둥글하게 전해진다.
* 국가/품종: 호주/쉬라즈 100%
* 가격(수입사)/용량: 94,000원(동원와인플러스)/750ml
* 판매처: 분당와인하우스(T.031-711-9593), 여의도와인하우스(T.02-780-9771), 더와인하우스미라클
<참고문헌>
내추럴 와인(Natural Wine), 이자벨 르쥬롱MW(한스미디어)
Amber Revolution, Simon Wolf, Interlink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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