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활용한 자재로 지은 메나데 와이너리]
나라셀라가 창립 이래 최초로 내추럴 와인 메나데(Menade)를 출시했다. 보데가 메나데는 스페인 루에다 최초 유기농 인증 와이너리로 지역 와인 생산자에게 정체성과 비전을 제시하며, 루에다와 베르데호(Verdejo) 연대기를 이어가고 있다.
보데가 메나데(Bodega Menade)연대기
보데가 메나데는 산츠 가문 자손 3명이 스페인 카스티야 이 레온(Castilla y Léon) 루에다(Rueda)에 2005년 설립한 신생 와이너리다. 하지만, 이들은 1820년부터 루에다에서 와인을 빚어온 산츠 가문 6대손으로 젊지만 누구보다 와인을 잘 안다. 특히, 이들의 아버지인 안토니오 산츠(Antonio Sanz)는 루에다 베르데호를 스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백포도 품종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널리 알렸고, 루에다에 국제 품종인 소비뇽 블랑을 도입한 개척자다. 안토니오는 메나데 설립 초기 젊은 세대가 일하는 방식에 의구심을 품었지만, 지금은 메나데 와인의 든든한 지원자가 됐다. 루에다에서 포도를 거래할 때, 적어도 한 명 산츠 가문 사람이 등장할 정도로 와인 산업에서 산츠 가문 영향력은 대단하다. 2020년 산츠 가문은 라 세카(La Seca)에 위치한 오래된 지하 양조장 세칼라(Sécala)에서 20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루에다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산츠 가문 6대손으로 메나데를 시작한 3인방]
루에다라고 하면 베르데호 와인이 저절로 떠오를 정도로 인기가 많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무분별하게 대량 생산된 베르데호 와인이 시장에 공급되어 루에다 베르데호 와인은 지금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산츠 가문 6대손인 마르코(Marco)는 포도 재배자로, 리차드(Richard)는 와인 메이커로, 알레한드라(Alejandra)는 판매와 커뮤니케이션으로 역할을 나눠 루에다 베르데호 와인의 정체성 회복을 위해 보데가 메나데를 시작하게 됐다. 마르코는 루에다 지역 최초로 유기농법으로 포도원을 관리하고 인증을 받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건강한 포도를 얻게 된 와인 메이커 리차드는 인위적인 간섭을 최소화한 내추럴 와인을 빚기 시작했다.

[메나데 포도원 토양 구성, 표면엔 자갈, 아래엔 석회질이 풍부한 모래, 점토로 신생대에 형성됐다.]
메나데 포도원
메나데는 루에다에 160헥타르, 토로(Toro)에 5헥타르 포도원에서 베르데호, 비우라(Viura), 템프라니요, 소비뇽 블랑을 재배한다. 루에다 포도원은 해발고도 800m에 있으며, 건조한 대륙성 기후를 지닌다. 일교차가 15도 이상으로 매우 커서 와인은 신선한 산미를 지닌다. 대부분 포도원 토양은 모래가 많은 점토인데, 석회질 비율이 높고, 윗면은 자갈로 뒤덮여 있다. 루에다 160헥타르 포도원 중에는 140년 수령 베르데호가 부쉬바인으로 자라는 포도원 30헥타르가 포함되어 있다. 메나데는 이곳에서 우수한 클론을 선택해 새로운 포도원을 만든다. 메나데 포도원 포도나무 수령은 40~140년 정도다. 토로 지역 5헥타르 포도원에도 필록세라 이전에 심어진 템프라니요가 자라고 있다.

[메나데 포도원 160헥타르 중 30헥타르엔 140년이 넘은 베르데호가 여전히 포도를 생산한다.]
메나데는 가지치기와 포도원 표면에 자라는 잡초와 포도나무 사이 균형을 중요하게 여긴다. 포도원에 영양이 부족하면, 콜리플라워를 키워 질소를 고정해 땅 힘을 북돋고, 곰팡이가 발생하면(루에다에서는 극히 드물지만), 치즈를 만들 때 생긴 유청을 뿌린 뒤 벤토나이트(Bentonite, 화산회)로 수분을 제거하고 계피를 우린 물을 뿌려주는 등 가장 자연적인 방법으로 포도원을 관리한다. 포도원에 해로운 곤충과 새들을 밖으로 유인하기 위해 ‘이동식 나무(mobile tree 혹은 트레이 트럭 tray truck)’를 도입했고, 수분을 돕는 이로운 곤충을 모으기 위해 ‘곤충 호텔’도 포도원 곳곳에 설치했다. 포도원 생물 다양성을 향상 시키기 위해 당나귀, 거위 같은 동물을 키우고, 심지어 와인을 밀봉하는 밀랍도 직접 양봉한 벌집에서 얻는다. 루에다는 광활한 대지에 포도원이 아니면 태양광 패널만 펼쳐지는 곳이라 다양한 동식물이 자라는 메나데 포도원은 멀리서도 눈에 잘 띈다고 한다.

[포도원에 해로운 곤충과 동물을 유인하는 트레이 트럭]
메나데는 와이너리 건물도 재활용된 재료로 지었다. 와인 양조도 자연 효모를 쓰고, 중고 500리터짜리 오크 통과 대형 오크 통, 천연 코르크, 가벼운 병 사용 등 네마데는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
메나데 와인 양조
루에다 DO(Denominacion de Origen)규정 상 베르데호를 최소 85% 이상 사용하면 와인 라벨에 품종을 표시할 수 있지만, 메나데는 베르데호 100% 와인을 빚는다. 루에다 대부분 생산자는 헥타르당 11,000kg 포도를 얻지만, 메나데는 품질을 높이기 위해 생산량을 줄여 헥타르당 7~8,000kg 포도를 얻는다. 140년 수령 포도나무가 있는 포도원은 헥타르당 1,000kg으로 지역 평균의 11분의 1에 불과한 극한의 와인이다.

[라벨 왼쪽엔 무황와인, 히스타민 프리, 비건 와인, 알러지 프리 등 다양한 인증 로고가 붙어있다.]
메나데 와인은 이산화황 미함유, 히스타민 미함유, 비건 와인(Vegan wine, 정제 과정에 동물성 물질을 쓰지 않음), 알러지 프리(Allergy free), 글루텐 프리(Gluten free), 유기농 인증 및 다양한 인증 마크를 와인 라벨에 표시하고 있다. 메나데는 포도가 건강해지자 이산화황으로 자연 효모를 죽이고 인공 효모를 접종할 필요가 없어졌다. 메나데 와인은 자연 효모로 양조되며, 병입 시에도 이산화황을 넣지 않는다. 따라서, 메나데 와인에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이산화황이 10ppm 미만 있을 뿐이다. 히스타민(Histamine)은 알코올 발효 부산물로 포도와 양조장 위생 상태가 좋지 않으면 많이 생긴다. 메나데는 포도와 양조장 상태가 완전해 히스타민이 없는 와인을 만들 수 있다. 히스타민 미함유 인증은 관련 기관의 기술 분석을 통과해야만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메나데 와인은 이산화황 혹은 히스타민에 민감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은은하고 고급스런 금색와 은색으로 완성한 라벨을 지닌 메나데 와인들]
메나데 와인들
노쏘 Nosso
노쏘(Nosso)는 ‘우리의’ 혹은 ‘무황 와인 no sulphur’을 의미한다. 와인 라벨에 슬로우 푸드(Slow Food)운동 상징인 달팽이가 그려져 있다. 달팽이는 포도원이 진짜 건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 생물이다. 인공 효모로 대량 생산된 루에다 베르데호는 열대과실 향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노쏘는 유기농법으로 자란 베르데호를 자연 효모로 만들었는데, 이 지역 사람들은 ‘인공 효모 사용 이전 원래 베르데호 맛이 나는 와인’이라고 호평한다.
노쏘는 스테인리스 스틸 발효조에서 자연 효모로 알코올 발효한 뒤 자연적으로 젖산 발효가 진행됐다. 이후 3개월간 효모와 접촉했다. 메나데에서는 2013년부터 실험을 계속했는데 노쏘는 디켄테이션(Decantation)을 위해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뿌연 상태가 지속하여 살짝 정제와 여과를 해 투명성과 안정성을 갖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와인은 볏짚 색이 스치는 금색을 띤다. 미네랄, 브로콜리 줄기, 흰색 과실, 레몬과 라임 같은 시트러스 향을 낸다. 중상 정도 농축된 미네랄, 흰 과실, 쌀 내음 풍미를 지닌다. 점성이 느껴지는 질감이 훌륭하다. 화이트 와인이지만 숙성 잠재력은 10년 정도로 길며, 숙성될수록 미네랄 풍미가 두드러진다고 한다.
라 미시온 La Mision
140년 이상 된 베르데호를 오크 통과 암포라에서 11개월간 숙성하고, 2년 동안 병에서 숙성한 뒤 출시한 와인이다. 암포라는 루에다 지역 점토로 지역 장인이 만든 걸 쓴다.
와인은 금빛을 띤다. 볶지 않은 견과류, 특히 캐슈너트, 저온압착 들기름, 말린 망고, 라임 향이 대단하다. 입에서는 짭짤함을 동반한 산미가 굉장히 맛있다. 말린 다시마, 잘 익은 레몬, 새콤한 자두 풍미가 두드러지며, 살짝 스파이시함도 스친다. 적당한 무게와 탁월한 복합성, 고목의 와인이 주는 놀라운 신섬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소브레내추럴 Sobrenatural
베르데호는 산화가 잘 되어 견과류 풍미를 지닌다. 소브레내추럴은 프랑스 쥐라(Jura, 6년간 산화 숙성)와인처럼 산화 숙성을 하되 3년 정도로 숙성 기간을 줄인 와인이다. 숙성 기간 중 저어주기를 하지 않아 와인 표면에 뜬 플로르(flor)라는 얇은 막이 와인을 보호한다. 병입 후 6개월 안정화를 거쳐 출시된다.
와인은 볏짚 색이 감도는 금색을 띤다. 살짝 산화취를 지니며, 파이에 들어 있는 사과, 기름, 각종 과일청, 밤껍질, 계피, 미네랄 등 복합적인 향을 지닌다. 입에서는 쌉쌀하고 산미가 좋아 피노 셰리(Fino Sherry) 같은 느낌이며 시간을 두고 변화하는 모습이 참 좋다.
클랜데스티노 템프라니요 Clandestino Tempranillo
메나데 유일한 레드 와인 라벨엔 장총이 그려져 있다. 클랜데스티노는 스페인어로 ‘불법체류자’, 장총은 ‘분투, 투쟁’을 의미한다. 메나데 와인은 지역 주민들이 원래 이 지역 와인이 지녔던 맛을 낸다고 인정하며, 상당히 유명해졌지만, 여전히 협회는 메나데 와인에 스페인 와인 등급상 낮은 비노 드 라 티에라(Vinos de la Tierra)를 주고 있다. 메나데는 이에 대한 투쟁의 의미로 라벨에 장총을 그려 넣었다.
대부분 토로(Toro) 템프라니요는 로버트 파커 영향으로 진하고 무거우며 오크 향이 진하다. 메나데는 토로의 템프라니요가 원래 지녔던 신선한 과실 풍미를 지닌 섬세한 와인으로 회귀해야 한다고 믿는다.
와인은 루비색을 띤다. 미네랄, 자두, 꽃, 체리, 섬세한 체리 봉봉 향이 신선하며 두드러진다. 중상 정도 농축된 풍미가 초점을 잘 잡고 있으며, 검은 열매, 후추, 클로브, 흙 내음 풍미가 좋다. 적당한 타닌과 부드러운 질감이 훌륭하다.
소비뇽 돌체 Sauvignon Dulce 500mL
메나데를 설립한 3인방이 ‘해피 엔딩’을 생각하며 만든 살짝 단맛이 있는 소비뇽 블랑 와인이다. 늦수확 한 소비뇽 블랑을 알코올 발효하는 도중 온도를 낮춰 단맛이 남게 만든 와인이다.
와인은 두드러지는 미네랄, 밀랍, 레몬 향을 지녔다. 복합적인 시트러스, 마지팬 풍미에 적절한 단맛과 조화로운 산미를 지니고 있다. 독일 카비넷(Kabinett)스타일 와인으로 안주 없이 와인만 마실 수 있을 정도로 부담이 없다.

메나데 와인은 우리가 기다려온 진짜 잘 만든 고품질 내추럴 와인이다. 메나데 와인은 참고 마셔야 하나 의문이 드는 이상한 냄새와 풍미가 전혀 없다. 메나데 와인은 맛있고 순수하다. 게다가 메나데 와인은 다양한 채소, 해산물, 닭고기, 붉은 육류에 이르기까지 음식과도 자연스레 어울렸다. 메나데 와인은 내추럴 와인이지만, 가격대가 적당하고 이상한 향과 풍미가 없어 여러모로 진입 장벽이 낮다. 따라서, 평소 내추럴 와인이 궁금했던 사람, 산미와 골격이 좋은 화이트 와인 애호가, 다양한 음식과 즐길 수 있는 다재다능한 와인을 찾던 사람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메나데!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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