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끈불끈한 근육을 멋지게 뽐내는 힘찬 남성의 이미지. 호주 와인을 의인화하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호주 와인을 생각할 때면 의례 떠올리는 이 이미지는 새로운 변화를 주려는 와인 생산자들과 수입사들, 와인애호가들에 의해 많이 사라진 듯하다. 뜨거운 태양 볕처럼 느껴지는 높은 알코올 도수와 초콜릿과 같은 진한 풍미의 레드 와인과 함께 '호주 와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섬세하게 표현된 와인들도 한국 와인시장에 조금씩 등장하며 사랑받고 있다.

[얄룸바 아시아 담당 매니저 팀 헤르만(Tim Hermann)]
호주 와인의 역사에서 17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터줏대감이지만 항상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와이너리, 얄룸바(Yalumba)의 아시아 담당매니저 팀 헤르만(Tim Herrmann)씨와 '오늘, 와인한잔 예당점'에서 함께 얄룸바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얄룸바 와이너리는 170여년 전인 1849년 영국인 양조가 사무엘 스미스(Samuel Smith)가 신비의 땅 남호주에서의 도전으로 시작되었다. 호주 최고의 와인 산지인 바로사 밸리(Barossa Valley) 동쪽에 위치한 앵거스톤(Angaston)에 12ha의 땅을 구입하여 그의 아들과 함께 식물들을 모두 제거한 후, 밝게 뜬 달빛 아래에서 첫 포도나무를 심고 그 땅을 '얄룸바(이 모든 땅이라는 의미의 토착어)'라 이름 지었다.
현재는 170년 동안 6세대에 걸쳐 와이너리를 경영하고 있으며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자리잡았다. 현재는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건강한 밭에서 오는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겠다는 양조철학으로 6대손인 제시카 힐 스미스(Jessica Hill Smith)를 필두로 경영을 이어 나가고 있다. 남호주 지역의 특색과 고유한 개성을 담은 얄룸바는 쉬라즈, 카베르네 소비뇽, 샤르도네 등 주요 품종뿐 아니라 그르나슈, 리슬링, 비오니에 등 특화된 품종까지 남호주 각 지역에서 최고의 품질로 재배되는 포도들을 이용해 와인을 양조하고 있으며, 그 탁월함으로 전 세계의 와인 애호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자체 종묘장의 운영으로 얻은 체계화된 올드 바인 관리 프로그램
170년의 역사 동안 얄룸바는 다양한 양조 스타일의 성공을 거뒀다. 1997년 처음 빈티지를 출시한 호주의 첫 비오니에 와인이나 쉬라즈와 카베르네 소비뇽의 블렌딩 등 얄룸바만이 알아본 가능성과 자신감은 바로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종묘장에서 왔다. 어린 포도 묘목부터 오래된 포도 묘목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포도 묘목을 키우는 종묘장(Nursery) 덕분에 다양한 품종과 클론의 실험 재배를 거쳐 우수한 묘목을 상용화하고 유럽에서도 체계화되어 있지 않은 올드 바인을 4단계로 나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얄룸바의 자체 종묘장(Nursery)]
자체 쿠퍼리지 운영
얄룸바는 종묘장뿐만 아니라 양조에 사용되는 오크 통을 직접 제작하여 사용한다. 자체적으로 쿠퍼리지(Cooperage)를 운영하여 와인메이커와 긴밀하게 소통해 함께 와인 양조에 좋은 시너지를 주고 있다. 자체 쿠퍼리지를 운영하는 와이너리는 전세계에 10곳 미만인 만큼 얄룸바 와이너리에서 가지는 자부심은 대단한데, 특히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90L의 오크통이자 최고의 빈티지에만 특별히 생산되는 옥타비우스(The Octavius)를 숙성시키는 옥테이브(octaves)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오크통으로 레드 와인을 정밀하게 숙성시키며 숙성미의 진수를 와인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얄룸바에서 자체 제작하는 오크통]
호주 최초의 비오니에 와인
얄룸바는 다양한 포도 품종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고, 프랑스 남부 포도 품종으로 알려져 있던 비오니에(Viognier)를 호주에 최초로 심음과 동시에 상용화에 성공하였다. 그 결과물로 1997년 고급 화이트 와인 버질리우스(The Virgilius)를 출시하며 세계 와인 평론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얄룸바에서 생산하는 비오니에는 에덴 밸리(Eden Valley)에서 재배되며 아직까지도 이 지역은 리슬링이 지배적인 지역이다. 하지만 얄룸바가 본 또다른 가능성으로 세계 와인 시장에 호주 비오니에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비오니에 포도]
호주 와인의 전도사
얄룸바는 새로운 도전을 하며,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닌 호주 와인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수출 전문기업 네고시앙 인터내셔널(Negociant International)을 설립해 헨쉬키(Henschke), 짐 배리(Jim Berry) 등 호주 고급 와인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호주 최초의 유기농 인증의 포도밭
얄룸바의 포도 재배와 양조의 철학은 '더 좋은 와인은 더 건강한 포도밭에서 나온다'이다. 지속가능한 농법(Sustainability)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며 건강한 포도밭을 만들어가는 게 얄룸바의 신념이다. 호주 최초의 유기농 인증을 받은 포도밭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는 밭단위로 바이오 다이나믹(Biodynamic)을 진행 중이다. 또한, 양조과정에서 사용되는 모든 동물성 원료를 배제하여 비건 프렌들리(Vegan-Friendly)를 실천하고 있다.
얄룸바에서 생산하는 와인은 무려 40가지가 넘는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주정강화 와인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다양한 시리즈로 생산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창립자인 사무엘 스미스를 기리는 '사무엘즈 콜렉션(Samuel's Collection)' 시리즈의 대표 와인들과 얄룸바의 아이콘 와인인 옥타비우스를 소개한다.

[얄룸바의 옥타비우스와 사무엘즈 콜렉션 시리즈]
얄룸바 에덴 밸리 비오니에 2017 (Yalumba Eden Valley Viognier)
비오니에 100%로 양조된 이 와인은 잔에 따르자마자 달콤한 오렌지 껍질의 향기와 꽃 향기, 꿀과 같은 향이 뿜어져 나온다. 40%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되며 60%는 착즙 후 바로 오크 통에 들어가 발효된다. 약 10개월간 포도 찌꺼기와 함께 숙성하며 야생 효모만을 사용하여 양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찌꺼기와의 숙성을 통해 와인의 복합미와 풍미, 바디감을 높여 너무 차갑지 않은 온도에서 시음하는 것이 좋다.
얄룸바 바로사 GSM 2017(Yalumba Barossa GSM)
북부 론 지역에서 흔히 사용하는 블렌딩 방식인 그르나슈와 쉬라즈, 무르베드르의 블렌딩이다. 호주에서는 무르베드르를 마타로(Mataro)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그르나슈 50%, 쉬라즈 40%, 마타로 10%의 비율로 블렌딩되었으며, 각각의 품종은 별도로 양조된 후 블렌딩된다. 11개월간 오크 숙성을 하지만, 새 오크통의 비율은 10%정도이고 1~5년 사용된 오크 통 비율이 90%이다.
레이블에 적혀져 있는 바로사(Barossa)는 100% 바로사 밸리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 아니라 바로사 밸리와 에덴 밸리의 포도를 섞었을 때 레이블에 바로사라는 지명만 적는다고 한다. 발효시 야생효모를 사용하지만 마무리 단계에서는 야생효모를 직접 배양한 효모를 사용하여 마무리한다.
라즈베리와 크랜베리 같은 붉은색 계열의 상큼한 과일향이 인상적이며 살짝 차가운 온도에서도 즐길 수 있는 레드와인이다. 그르나슈의 경우 2~3달 정도 스킨 컨택(Skin Contact) 후 발효하는데, 그르나슈의 풍미와 쉬라즈의 단단한 구조, 마타로의 감칠맛을 잘 표현한 와인이다.
얄룸바 바로사 쉬라즈-카버네 소비뇽 2017 (Yalumba Barossa Shiraz-Cabernet Sauvignon)
얄룸바의 아이콘 와인 중 하나인 '시그니쳐(Signature)'와 동일한 블렌딩을 사용한 와인이다. 강한 포도 두 포도 품종을 조화롭게 블렌딩한 와인으로 강:강의 블렌딩이지만 쉬라즈의 풍미와 카베르네 소비뇽의 풍미,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와인이다.
처음에는 쉬라즈의 체리와 익은 자두의 향이 강렬하게 나지만 이후 카베르네 소비뇽의 블랙 베리와 블랙 커런트의 향이 뒤따라 느껴진다. 알코올 도수 14.5%로 높은 알코올이지만 입 안에서 목넘김까지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다.
얄룸바 바로사 쉬라즈 2017 (Yalumba Barossa Shiraz)
수령이 50년 이상된 포도 나무에서 자란 쉬라즈의 진한 풍미를 담았다. 진한 느낌의 쉬라즈의 검은 과일의 향과 스파이시한 느낌이 담긴 와인으로, 발효시 자연효모로 발효하였다가 마무리 단계에서 자연효모를 직접 배양시킨 효모를 사용하여 마무리한다.
얄룸바의 아이콘 와인 중 하나인 옥타비우스를 숙성시켰던 오크통인 직접 제작하는 옥테이브에서 숙성하여 옥타비우스가 가졌던 풍미와 타닌, 바디감을 고스란히 담은 와인이다.
얄룸바 옥타비우스 2015 (Yalumba The Octavius)
첫 빈티지인 1990 빈티지 이후 최고의 빈티지에만 생산하는 얄룸바의 스타 와인이다. 96년 이상된 올드바인의 포도를 사용하며, 바로사 밸리와 에덴 밸리의 쉬라즈를 섞어 사용한다. 바로사 밸리 39%, 에덴 밸리 61%의 비율로, 에덴 밸리의 비율이 높은 이유는 에덴 밸리가 바로사 밸리보다 선선한 기후를 지녀 완숙미를 유지하는 동시에 섬세한 포도를 얻음으로써 와인의 향과 풍미를 높이기 위함이다.
와인에 오크의 느낌이 너무 지배적이지 않게 하기 위해 8년간 건조해 특수제작한 목재로 만든 미국산 오크통 옥테이브(Octaves)에서 숙성한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오크통에서 숙성되는 레드와인으로, 숙성미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처음 향을 맡았을 때 다크 초콜릿, 모카와 같은 향을 느낄 수 있으며 이후에 자두와 끓인 과일, 감초 등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진한 쉬라즈의 느낌보다 섬세하고 긴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쉬라즈 와인이다. 얄룸바에서는 대부분의 와인을 스크류캡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옥타비우스를 포함한 고급 와인에는 엄격히 선별한 코르크를 사용하고 있다.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가족 경영 와이너리인 얄룸바는 'Biggest' 보다 'Best'가 되길 원한다고 한다. 170년이 지난 와이너리이지만 '아직 170년 밖에 되지 않은 와이너리'라고 스스로 말할 만큼 겸손한 태도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도 호주 'Oldest'이자 'Best'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