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을 제철 회에 오스트리아 화이트 와인을 즐겨보세요!

가을이 무르익어 간다는 건 맛있는 제철 음식이 넘쳐난다는 걸 의미한다. 가을은 해산물마저 살이 오르는 계절이다. 이번 가을 제철 해산물엔 입안을 깔끔하게 해줄 오스트리아 와인을 만나보면 좋겠다. 어떤 오스트리아 와인이 가을 제철 회에 어울리는지 만나보자.





여의도에서 유명하다는 횟집에 제철 모둠회를 배달시켰다. 대삼치, 광어, 방어, 노래미, 전갱이, 참도미, 한치까지 근사한 회 한 접시가 눈앞에 차려졌다. 가을에 잡힌 삼치와 광어는 살이 부드럽고 기름기를 잔뜩 머금고 있다. 방어는 더 추워지면 더욱더 맛있겠지만, 두툼하고 쫄깃한 식감에 이미 충분한 고소한 맛을 낸다. 양식이 안 된다고 알려진 노래미는 다소 도톰하게 썰어져 안 그래도 쫄깃한 식감이 배가 되며 씹을수록 담백한 맛이 입을 즐겁게 만든다. 제철 맞은 전갱이는 단맛과 감칠맛이 끝내준다. 회 종류별 한 점씩을 작은 접시에 덜어 즐기니 술 한 잔 생각이 간절하다.





보통 생선엔 화이트 와인을 마시라고 하지만, 이만큼 막연하고 무책임한 말도 없는 거 같다. 왜냐하면, 어떤 회를 선택하는지에 따라 회 자체가 지닌 맛, 질감, 찍어 먹는 혹은 곁들여 먹는 양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섬세한 풍미에 기름기가 골고루 있는 흰 살 생선회엔 깔끔한 산미를 지닌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린다. 회에 기름기가 유난히 자르르 흐른다면, 고추냉이에 좋은 소금을 찍어 먹는 게 훨씬 맛있다. 소금에 찍은 회는 화이트 와인과 페어링이 더욱더 자연스럽다. 하지만, 좀 더 복잡한 풍미를 지닌 붉은 살 생선회라면, 화이트 와인보다는 오히려 알코올 도수와 타닌이 낮은 레드 와인이 더욱더 잘 어울린다. 그러니 무조건 회엔 화이트 와인이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제철 회와 와인 페어링에서는 등푸른생선에 기름기도 많은 부위 회와 고 알코올에 타닌이 많은 레드 와인 페어링만 피하면 된다는 점만 명심하면 된다. 이렇게 조합해서 먹으면 비린맛 끝을 보게 될 테니 말이다.



[(왼쪽부터) 미하엘 긴들 부테오 그뤼너 벨트리너, 미하엘 긴들 플로라, 브룬들마이어 캄프탈 테라센 리슬링, 브룬들마이어 피노 누아]



오스트리아 와인 생산량은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의 1%가 안 된다. 오스트리아 와인은 화이트 와인이 전체 3분의 2를 차지하지만, 레드, 로제, 스파클링 와인, 디저트 와인까지 모든 스타일 와인을 조금씩 모두 생산하기에 오스트리아 와인은 음식과 페어링에 매우 유리하다. 오죽하면, 오스트리아 와인을 두고 소믈리에 비밀병기라고 할까!


흰 살 생선에서 붉은 살까지 골고루 섞인 회 한 접시를 즐긴다면,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그뤼너 벨트리너(Grüner Veltliner), 항상 드라이한 오스트리아 리슬링, 오스트리아 남부 스티리아(Styria)에서 만든 소비뇽 블랑, 서늘한 산지인 캄프탈에서 생산된 피노 누아를 갖추고 즐겨보면 좋을 거 같다.





오스트리아 그뤼너 벨트리너는 오스트리아를 벗어난 다른 나라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화이트 품종이다. 마시는 녹후추(Green pepper)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독특한 후추 향을 낸다. 보통 그뤼너 벨트리너는 구스베리, 금귤, 희고 노란 열대과실 풍미에 매우 생동감 있는 산도를 지녀 광어, 노래미 같은 흰살생선회에 잘 어울린다.





리슬링이라고 하면, 독일을 떠올리기 쉽고, 독일 리슬링이라고 하면, 단맛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어렵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리슬링은 언제나 드라이하고 산미가 좋으며 미네랄 풍미가 두드러진다. 음식과 와인 페어링에서 절대 실패 없는 선택이 바로 오스트리아 리슬링이다. 제철 회는 물론, 개불이나 해삼, 멍게, 새우튀김까지 거의 모든 해산물 요리에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오스트리아 리슬링은 현지에서도 희소해서 한국에서 오스트리아 리슬링을 즐긴다는 건 더욱더 의미 있는 일이다.



오스트리아 소비뇽 블랑은 대부분에게 꽤 낯설다. 소비뇽 블랑이라고 하면, 뉴질랜드나 프랑스 루아르 밸리가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그것도 스티리아 소비뇽 블랑은 전 세계 최고 소비뇽 블랑 산지로 인정받을 정도로 유명하다. 워낙 생산량이 적고 인기는 많아 순식간에 전 세계로 팔려나가는 게 문제인 와인이다. 스티리아 소비뇽 블랑은 다른 산지는 갖지 못한 독특한 스타일과 힘이 있고, 우아하며 귀태가 줄줄 흐르는 특징을 지닌다. 오스트리아 소비뇽 블랑은 소비뇽 블랑 마니아라면, 또는 다른 산지 소비뇽 블랑을 벗어나 새로운 소비뇽 블랑을 맛보고 싶은 와인 애호가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는 있다고 확신한다. 오스트리아 소비뇽 블랑은 높은 산도를 지녀 와인을 잔에 따르면 유난히 광채가 풍부하고 피망, 제철 맞은 대파(대한민국 진도 대파 말고 서양 리크 Leek)에서 느껴지는 단 내음, 회향, 노란 과실 풍미를 즐길 수 있다. 힘과 무게가 있지만, 부드러워서 기름기가 많은 회에 페어링하면 좋다.



[(왼쪽부터) 에프 엑스 피클러 리슬링 리에드 로이벤베르크 스마라그드, 바인리더 그뤼너 벨트리너, 살로몽 운트호프 쾨글 리슬링, 자틀러호프 그라낙베르크 소비뇽 블랑]



생선회에 레드 와인 페어링을 떠올리기 어렵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처럼 서늘한 곳에서 자란 피노 누아는 체리와 자두 풍미에, 높은 산도, 미네랄 풍미, 부드러운 타닌을 조금 지니기에 생선회와 훌륭한 페어링을 이룬다. 특히, 생선회가 붉은 색을 띠고 있거나 감칠맛이 대단한 경우엔, 오스트리아 피노 누아 같은 레드 와인이 훌륭한 마리아주를 이룬다. 붉은 회에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면, 오히려 비린 맛이 더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피노 누아를 곁들인다면, 붉은 살 생선이 지닌 감칠맛이 잘 살아남을 느낄 수 있다.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오스트리아 와인이 나날이 다양해진다. 가을 맞아 맛이 절정인 제철회에 좀 새로운 선택으로 오스트리아 와인을 곁들여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갖길 바라본다.


프로필이미지정수지 기자

기자 페이지 바로가기

작성 2020.10.20 15:31수정 2020.10.20 15:55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 이벤트 전체보기

최신 뉴스 전체보기

  • 비뉴베르데 와인시음회
  • 부쇼네 없는 20년, 프랑스 코르크 기업
  • OIVE 행사
  • 비뉴 베르데 산지 소개 기사 
  • 2026 감베로 로쏘
  • 와인21비즈

이전

다음

뉴스레터
신청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