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앙리오(Champagne Henriot)는 샤르도네를 주로 사용해 우아하고 클래식하며 선명한 샴페인을 생산한다. 샴페인 앙리오 블랑 드 블랑은 샴페인 앙리오 DNA를 가장 잘 드러냈고, ‘빛의 여신’ 에메라 2006은 마치 밥풀 진주를 마시는 거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샴페인 앙리오 모습]
샴페인 앙리오(Champagne Henriot)
샴페인 앙리오는 1808년 아폴린 앙리오(Apolline Henriot)가 설립했다. 그녀는 샹파뉴 지역 포도 재배와 샴페인 양조 발전에 크게 공헌한 아베 고디노(Abbé Godinot) 조카딸이다. 진취적이며 훌륭한 성품을 지닌 아폴린은 프랑스 귀족과 왕족을 대상으로 와인을 팔아 큰 성공을 거둔 뒤 네덜란드 궁정 그리고 오스트리아 및 헝가리에서 차례로 대단한 성과를 냈다. 그녀는 손자인 에르네스트(Ernest)에게 샴페인 앙리오 가업과 전통을 물려줬다. 대를 이어 샴페인 앙리오 가문 사람들은 몽타뉴 드 랭스(Montagne de Reims)와 꼬뜨 데 블랑(Côte des Blancs) 테루아에서 엄선된 포도로 가장 뛰어난 샴페인을 빚는 데 모든 열정을 쏟고 있다. 샴페인 앙리오는 그 시작이 그랬듯 지금도 최상급 호텔, 레스토랑, 리조트 등에서 소비된다.

[샴페인 앙리오 새 셰프 드 카브 알리스 테티엔,
사진 출처:https://www.terredevins.com/actualites/entretien-alice-tetienne-nouvelle-cheffe-de-cave-de-la-maison-henriot]
새 셰프 드 카브 알리스 테티엔
샴페인 앙리오는 2019년 8월, 13년간 샴페인 앙리오를 더욱 정교하고 우아하게 만든 로랑 프레즈네(Laurent Fresnet) 후임으로 알리스 테티엔(Alice Tétienne)을 새 셰프 드 카브(Chef de Cave)로 지명했다. 그녀는 샴페인 하우스 로랑 페리에(Laurent-Perrier) 마케팅 업무로 경력을 쌓다가, 2014년부터 니콜라 푸야트(Nicolas Feuillate) 와인 생산자로 일하기 시작해 최근까지 크룩(Krug)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녀는 샹파뉴 태생으로 포도 재배자들과 그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 재능 있는 와인 생산자로 샴페인 앙리오에 새로운 가치를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샴페인 앙리오 플래그십 와인 블랑 드 블랑]
샴페인 앙리오가 지닌 핵심 노하우를 담은 블랑 드 블랑
샴페인 앙리오 블랑 드 블랑(Champagne Henriot Blanc de Blancs)은 샴페인 앙리오가 지닌 노하우를 가장 잘 담고 있는 플래그십 와인이다. 이 와인에는 꼬뜨 데 블랑 프리미에와 그랑 크뤼 포도가 80%, 앙리오 최고 와인인 뀌베 38(Cuvée 38)에 들어가는 그랑 크뤼 포도가 들어있다. 100% 샤르도네 샴페인으로 리저브 와인을 최소 40% 블렌딩하여 4~5년 정도 숙성한 뒤 출시한다. 앙리오 블랑 드 블랑은 와인 애호가가 블랑 드 블랑 표준으로 삼기에 적합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
앙리오 블랑 드 블랑은 생각보다 진한 금색을 띤다. 지속해서 올라오는 기포는 크기가 작고 고르다. 중상 정도 농축된 향 속엔 잘 말린 굴 껍데기, 허브, 해조류, 미네랄, 모과 잼, 아카시아 꿀, 브리오슈, 다양한 꽃 등이 녹아있다. 복합성이 대단하다. 와인을 맛보면, 눈에서 미처 잡아내지 못한 환상적으로 작은 기포가 혀를 간질이는 느낌이 훌륭하다. 이 기포로 인해 앙리오 블랑 드 블랑 질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부드럽다. 꿀이 쏙쏙 박힌 부사를 먹는 듯 사과 맛이 진하고 이어지는 빵, 참 크래커 같은 풍미가 은은하다. 본 드라이(Bone-dry)하며, 산미는 날 세워 접은 종이처럼 반듯하고 예리하며 석회 미네랄을 잘 드러낸다. 블랑 드 블랑이 지녀야 할 가치를 정확히 담고 있는 와인이며 여운이 대단히 길다.
앙리오 블랑 드 블랑은 아페리티프로 이상적인 신선함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해산물, 생선, 조개, 가금류 및 심지어 오리 요리까지 페어링할 수 있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지닌다. 지금 마셔도 좋지만, 2023년~2024년 정도가 더욱 맛이 좋지 않을까 짐작된다. 이 와인은 디캔터 90점, 와인 애드보킷 90점, 제임스 서클링 91점, 와인 스펙테이터 93점을 받았다.

[샴페인 앙리오 뀌베 에메라 2006]
마시는 밥풀 진주 앙리오 뀌베 에메라 2006
에메라(Hemera)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빛의 여신을 의미한다. 뀌베 에메라(Cuvée Hemera)는 매우 특별한 해에만 출시되는 와인으로 에메라 2005에 이어 2006이 소개됐다. 샹파뉴 2006년은 건조한 겨울을 보내고 봄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포도 생장 기간은 전반적으로 서늘한가 싶었는데, 여름이 되면서 무더위가 찾아왔고 비도 내리지 않았다. 포도는 덥고 건조한 기후에 잔뜩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였다. 8월이 되면서 큰비가 내려 포도 재배자는 이번 농사는 망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수확을 앞두고 일조량이 풍부해져서 오히려 8월에 내린 비는 큰 축복이 됐다. 수확은 9월 13일부터 진행해 완전히 익은 포도를 얻을 수 있었다.

[샴페인 앙리오 포도원 전경]
뀌베 에메라에는 그랑 크뤼 포도원에서 자란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가 절반씩 블렌딩 된다. 효모와 12년 접촉하여 숙성한 뒤 데고주망하고 다시 2년 안정화를 거친 뒤 출시된다. 뀌베 에메라 2006은 볼이 큰 잔에 따라 즐기는 게 좋다. 잔을 타고 오르는 기포는 매우 작으며 지속적이다. 기포는 잔 바닥 중앙에서 중심을 잡고 올라와 표면에서 4~6개 작은 올가미를 그리며 흩어지고 이후 잔 밖으로 가는 선을 그리며 수를 놓는다. 기포 크기가 워낙 작고 예쁜 모양, 은은한 광채가 느껴져 보석 가게 진열장을 보는 듯 눈을 떼기 어렵다. 아주 진한 와인 향에는 금방 갈아 만든 아몬드 파우더, 마지팬, 빵, 버터, 꿀이 든 부사, 말린 버섯, 미네랄이 녹아 있다. 와인을 맛보면, 역시 진한 꿀이 든 부사와 미네랄, 쌉쌀한 자몽과 유자, 레몬 같은 시트러스 흰 껍질 부분 풍미를 즐길 수 있다. 향에서도 맛에서도 하나하나 구별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스파이스를 느낄 수 있다. 여운이 매우 오래 지속되며, 참으로 고귀하며, 귀족적인 성품을 겸비해 중요 행사에 적합하며, 수집하여 숙성하며 즐길 가치가 있다. 뀌베 에메라 2006은 지금 마셔도 충분히 맛을 내지만, 7~10년 정도 숙성해 즐긴다면 절정을 경험할 수 있을 거 같다.

[샴페인 앙리오 에메라 전용잔]
에메라 2005가 신선하고 꽃 향이 풍부한 여성적인 와인이었다면, 에메라 2006은 더 깊고 진한 맛과 풍부한 표현력, 새로운 맛의 지도를 보여주는 완숙미를 지닌 여인에 비유할 수 있다. 그래서 에메라 2006은 오랜 시간 상처를 품으며 완성된 진주를 떠올리게 하고, 기포가 작고 균일하고 예뻐서 마시는 밥풀 진주 같았다. 에메라 2006을 마시는 동안 은은하고 영롱한 진줏빛이 온몸 구석구석을 비추는 기분이 들었다.

[샴페인 앙리오 블랑 드 블랑]
212년 역사를 지닌 샴페인 앙리오는 그동안 쌓아온 시간과 경험을 비범한 와인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앙리오 샴페인을 가장 잘 대변하는 블랑 드 블랑, 고급지게 멋진 뀌베 에메라 2006을 한 번 경험해보시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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