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누타 디 아르체노 포도원 전경]
이탈리아 키안티 클라시코는 산지오베제 중심 레드 와인 산지로 유명하다. 그런데, 테누타 디 아르체노는 이 땅에서 보르도 품종으로 만든 슈퍼 투스칸 와인으로 와인 평론가와 전문지 호평을 지속해서 받고 있다. 나라셀라가 출시한 테누타 디 아르체노(Tenuta di Arceno) 와인 3종을 만나보자.
테누타 디 아르체노(Tenuta di Arceno)
테누타 디 아르체노(Tenuta di Arceno)는 2002년 잭슨 패밀리 와인(Jackson Family Wines)이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 카스텔누오보 베라르덴가(Castelnuovo Berardenga)에 설립했다. 현대 역사는 다소 짧게 느껴지지만 포도원 자체는 기원전 500년 에트루스칸(Etruscan)시대까지 거슬러 오를 정도로 토스카나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테누타 디 아르체노 영지엔 로마 동상 아카넘(Arcanum)이 서 있고 이는 최고 와인 라벨이 됐다.

[로마 시대 아카넘 동상]
테누타 디 아르체노 포도원은 피렌체로 흐르는 암브라 강과 지중해로 빠지는 옴브론 강이 나뉘는 곳에 위치한다. 그들은 전체 영지 1000헥타르 중 89헥타르만 포도원으로 개발했다. 이곳은 13종에 달하는 다양한 토양으로 구성되며, 주요 토양은 사암과 갈레스트로(Galestro)를 포함한 점토다. 포도원은 남향으로 배치되어 사나운 북풍을 피하고, 온종일 충분한 햇빛을 받을 수 있다. 테누타 디 아르체노는 산지오베제 외 카베르네 프랑을 가장 많이 재배하며,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쁘띠 베르로를 기른다. 이를 수확해 토양 및 품종별 와인 양조를 하여 까다로운 빈티지에도 훌륭한 와인을 얻고 있다.

[테누타 디 아르체노 팀]
마이크로-크뤼 와인을 만드는 테루아리스트 피에르 세이양(Pierre Seillan)
피에르 세이양(Pierre Seillan)은 프랑스 가스코뉴 지방에서 대를 이어 포도를 재배한 집안 7대손이다. 그는 고향을 떠나 루아르 밸리와 보르도에서 경력을 쌓고, 1990년대 제시 잭슨(Jess Jackson) 간곡한 청을 받아들여 미국 캘리포니아로 넘어가 와인을 만들었다.
캘리포니아 소노마로 간 그는 보르도-스타일 블렌드 와인이자, 마이크로-크뤼를 반영하는 와인 베리테(Vérité)를 탄생시켰다. 1998년 첫 출시된 베리테는 와인 애드보킷(Wine Advocate)으로부터 무려 13번이나 100점 만점을 받았다. 피에르 세이양과 잭슨 패밀리 합작 프로젝트는 보르도와 토스카나 3개 지역으로 확장됐다. 피에르 세이양은 2017년 50번째 빈티지를 축하했을 정도로 마스터 중 마스터라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토스카나에서 빚는 와인이 바로 아카넘(Arcanum), 발라도르나(Valadorna) 그리고 일 파우노(Il Fauno)다.

[테누타 디 아르체노 포도원 모습]
이탈리아 8대 가성비 와인에 오른 메를로 중심 일 파우노(Il Fauno)
일 파우노는 보르도 스타일 블렌드 와인이다. 포도는 테누타 디 아르체노 영지 중 가장 낮고 남서향으로 배치된 디 소토(Di Sotto), 라 쿠르바(La Curva), 콜롬바이오(Colombaio), 산 죠반니(San Giovanni)에서 수확했다. 이 포도원들은 주로 점토 토양이라 물을 잘 머금기에 풍만한 와인이 된다.

일 파우노는 메를로 비중이 높은 보르도 스타일 블렌드 와인이다. 피에르 세이양과 팀원인 로렌스 크로닌(Lawrence Cronin)이 구획별 좋은 송이만 골라 따로 양조한 뒤 블렌딩한 와인이다. 일 파우노 2017년 산은 보랏빛이 감도는 진한 루비색을 띤다. 매우 진한 향에는 수풀, 진흙, 커피 원두, 모카, 초콜릿, 검은 체리, 스파이스, 가죽이 녹아 있다. 맛을 보면, 검은 체리, 미네랄, 원두, 넛맥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굉장히 잘 익은 타닌이 풍부하며 조화로운 산미를 지닌다. 지금 마셔도 좋지만, 향후 10~15년 정도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 와인이다.
포브스(Forbes)지 2020년 9월호에 따르면, 일 파우노는 이탈리아 8대 가성비 와인에 이름을 올렸다.
감베로 로쏘 트레 비키에리를 최초로 받은 메를로 중심 발라도르나(Valadorna)
발라도르나는 메를로 중심 블렌드 와인이다. 포도는 전체 영지 중 가장 서늘해서 늦게 수확하는 발라도르나(Valadorna)와 카프라이아(Capraia)에서 재배한다. 포도원은 갈색이 나는 모래 토양에 인접한 강에서 자연적으로 물을 공급받는다. 따라서, 발라도르나 와인은 테누타 디 아르체노 와인 중 가장 복합적이며 미네랄 풍미가 두드러진다.

이탈리아 와인 전문 평가를 하고 있는 감베로 로쏘는 발라도르나 2013년 산이 테루아와 빈티지 특성을 기막히게 전달한다며, 가장 높은 점수인 트레 비키에리를 줬다. 발라도르나 와인으로서는 처음 받은 트레 비키에리다.
발라도르나 2013년 산은 보랏빛이 감도는 루비색이다. 아주 진한 향에는 삼나무, 초콜릿, 모카,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열매, 흑연, 색이 진한 꽃, 말린 꽃잎으로 만든 포푸리, 체리 페이스트가 녹아 있다. 맛을 보면, 검은 체리와 미네랄 풍미가 두드러지며, 잘 익은 타닌은 부드러우면서 그 양이 많다. 살짝 삼나무 풍미도 느낄 수 있다.
테누타 디 아르체노 대표 와인인 카베르네 프랑 중심 아카넘(Arcanum)
아카넘은 아파르티아(L’Appartia), 벨베데레(Velvedere)에서 기른 카베르네 프랑이 주로 쓰인 와인이다. 포도원은 채광이 좋고, 모래 점토로 구성된다. 2013년은 토스카나 평균 빈티지로 봄에 비가 잦았고, 6월부터 8월 날씨가 좋아 우아하고 신선한 와인이 됐다.

아카넘 2013년 산은 어두운 루비색을 띤다. 중상 정도 진하게 느껴지는 향에는 삼나무, 흑연, 커런트, 카시스, 미네랄, 말린 풀, 백후추, 민트가 녹아 있다. 맛을 보면, 중상 정도 진한 검붉은 체리, 자두, 삼나무, 미네랄 풍미가 느껴진다. 잘 익은 타닌에 적당한 산미, 숙성이 잘 되어 짠맛을 동반한 감칠맛도 서서히 느껴진다. 만생종인 카베르네 프랑에서 자칫하면 풀 내음이나 거친 타닌으로 입이 조이는 느낌을 받기 쉬운데, 아카넘 타닌은 카베르네 프랑 타닌 느낌을 잘 내면서 잘 익어 부드러워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구조와 골격이 좋아 20년은 거뜬히 숙성할 수 있다.
이탈리아 최고 와인 산지인 토스카나는 언제나 이름만 들어도 기대와 호기심이 생긴다. 테누타 디 아르체노 와인은 광대한 영지에서 토양과 품종별 테루아 특성을 잘 드러내는 와인으로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만족을 줬다. 와인 애호가가 이 흥미롭고 새로운 마이크로-크뤼 와인 세계를 탐구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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