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케상식] 사케(Sake) 란 무엇인가?

세계 어디서나 인간이 문명을 구축해 온 곳에는 꼭 아름다운 술의 문화가 있다. 기독교에서의 와인이 신성한 의미를 기지고 신화에도 술의 신이 나오는 바와 같이 술은 때로 종교적인 상징으로 다루어졌다. 또 그 땅에서 얻어지는 식량을 원료로 빚은 술은 그 토지 특유의 음식과 같이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는 근원으로 존재해 오기도 했다. 힘든 생활을 위로해 주는 필수품이기도 하고, 미식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을 만족시키는 기호품이기도 한 술. 각 지역의 풍토 속에서 긴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발달해 온 술이 전통주이다. 한국에 소주와 막걸리가 있는 것과 같이, 일본에는 사케(酒)가 있다.

 

세계의 주류는 양조주, 증류주, 혼성주 3가지로 분류되는데 일본의 전통주인 사케는 와인이나 맥주처럼 원료를 효모의 작용에 의해 발효 시켜 만드는 양조주이다. 일본의 주식인 쌀을 원료로 만드는 사케의 제조방법은 다른 양조주와 비해 복잡하고 독특하다.

 

사케의 기원은 언제? 어떤 술이었는가?

 

사케 고유의 양조기술이 언제 시작되고 어떻게 발달되어 왔는가. 그 역사는 약 2000년 전에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예측되지만 그 최초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알 수 없다.


기원 500~1000년 경 대륙에서 벼농사가 전파되면서 쌀로 술을 만드는 문화가 시작되었다고 예측된다. 3세기 경에 쓰인 중국의 문헌 “삼국지 위지동이전(三国志 魏志東夷伝)”에는 “일본인이 술을 즐기다”고 기록되어 있다. 탈상을 할 때 조문객이 “음주가무”를 하는 풍습이 있다는 기술도 있으며, 여기서 말하는 술이 어떤 원료로 어떤 방법으로 만든 술인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술과 종교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712년에 헌상된 일본 최고(最古)의 역사서인 코지키(古事記)에 의하면 술 제조 기술이 중국에서 백제를 건너 전해졌다고 기술되어 있으며 양조기술이 중국으로부터 전달이 되었다는 설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중국식의 술이 어떤 술이었는지, 그것이 언제 어떤 식으로 사케 같은 독자적인 술로 변했는지 밝혀진 바는 없다.

 

사케의 기원에 대해 흥미로운 기록이 있다. 713년 이후의 문헌인 오오수미코쿠후도키(大隅国風土記)의 기록을 보면 현재 카고시마현 동부에서 마을의 남녀가 물과 쌀을 준비하여, 생쌀을 씹은 다음 용기에 뱉고 이것을 하룻밤 시간을 두어 술을 양조한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이 술을 “씹는 술(쿠치카미노 사케)”라고 했다. 타액에 포함되어 있는 전분 분해효소인 아밀라아제, 디아스타제 작용으로 쌀의 전분을 당화 시켜 공기중의 야생효모에 의해 발효시킨 것이다. 이것은 현재의 사케 양조방법과 같은 원리이기 때문에 사케의 기원으로 많이 인용되고 있다.

 

또 하나의 문헌은 716년 경의 하리마코쿠후도기(播磨国風土記)이다. 이 문헌에 의하면 말린 밥이 물에 젖어 곰팡이가 발생했고 그걸 이용해 술을 빚었다는 기술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누룩곰팡이의 당화작용을 이용한 양조방법으로서 오늘날의 사케 제조의 원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누룩곰팡이에 의한 양조는 일본이 독자적으로 만들어 낸 제조법이라고 하는 설의 근거가 되는 이야기다.

아주 먼 옛날의 문헌들로 예측할 수 밖에 없으나, 원래 일본에 존재한 고유의 문화와 술을 빚는 기술이 중국 같은 외국에서 들어온 주조기술의 양형을 받아 오늘날 사케의 독특하고 세련된 양조방법이 형성되었다고 생각하면 타당할 것이다.

 

일본주? 일본술? 사케?

 

이상과 같이 일본의 전통주를 “사케”로 통일해서 표현해 왔는데, 실은 “니혼슈(日本酒)” 라고 부를 때도 있다. 한자가 중국에서 전해졌을 때 일본은 읽는 법도 같이 받아드리고 그와 동시에 그 한자가 나타내는 뜻을 가리키는 일본말을 또 하나의 읽는 법으로 채용했다. 그래서 酒에는 중국식 발음으로 온 “슈”와 일본에서 술이라는 말에 유래한 “사케”, 두 가지의 읽는 법이 존재한다. 한국에서 “일본주” 또는 “일본술”이라고 하는 것은 이 “니혼(日本)슈(酒)”를 한국식으로 읽은 것이다.

 

酒 한자는 술 항아리를 표현한 상형문자로부터 탄생했다.


일본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명칭은 “사케”와 “니혼슈” 어느 쪽인가? 역사적으로는 “사케” 가 계속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문명개화(文明開化)이후, 특히 전후에 판매량이 늘어난 맥주, 와인, 위스키 등 양주들과 구별하기 위해 “니혼슈(=일본의 술)”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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