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일본 청주)가 지니는 개성은 다양하다. 향과 맛의 폭이 넓은 사케는 그 스타일의 차이를 비교하면서 마시면 더욱 즐겁게 마실 수 있을 것이다. 사케는 역시 와인을 테이스팅할때와 마찬가지로 색, 향, 맛의 세 가지 요소의 특징을 보는 것이 기본이다.
잔에 사케를 따르고 우선 색과 투명도를 본다. 사케의 색은 일반적으로 옅은 노란색을 띠며 그 색의 농도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색에 차이를 주는 요인으로는 원료는 물론, 양조방법 등을 통한 여러 가지 요인을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과를 통해 더욱 색이 엷고 투명해지거나, 나무통 같은 저장용기에 보관되는 것으로 색이 진해진다. 또 오랫동안 숙성한 고주(古酒) 같은 경우에는 색이 아주 진해져 호박색까지 띠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색의 차이는 사케의 우열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사케의 스타일을 나타내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한편, 보관방법이 적절하지 않아 햇빛이나 고온의 나쁜 영향을 받아서 갈색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색이 사케의 품질을 감별하는 중요한 요소로 적용된다.
다음, 사케의 향을 본다. 사케의 향을 표현하는데 쓰이는 대표적인 표현들을 몇 가지 들어 본다. 꽃이나 달콤한 과일 같은 화려한 향, 허브나 상큼한 과일, 채소나 나무를 연상케 하는 상쾌한 향, 광물이나 견과류 같은 온화한 향, 그리고 곡물이나 유제품으로 표현되는 부드러운 향 등. 와인처럼 공기와의 접촉을 늘리면서 느껴 보도록 하면 더욱 다양한 향기를 느낄 수 있다.
화려한 향기 |
꽃 |
매실꽃, 아카시아, 연꽃, 제비꽃, 라벤더 등 |
과실 |
메론, 사과, 배, 바나나, 복숭아, 살구, 마른 관일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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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향기 |
꽃 |
산다화, 용담, 등나무, 국화, 벚꽃 등 |
허브 |
타임, 레몬 밤, 감초, 민트, 월계잎,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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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 |
레몬, 라임, 자몽, 오렌지, 딸기, 청매실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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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
크레송, 차외, 산채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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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
대나무, 새싹, 솔잎, 삼나무 잎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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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향기 |
광물 |
미네랄, 목탄, 오일 등 |
채소 |
배추, 유채, 무, 당근, 올리브, 아스파라가스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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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
목련 잎, 단풍나무, 소나무, 풀고사리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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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류 |
땅콩, 밤, 참깨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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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향기 |
곡물 |
벼, 말린 벼, 떡, 쌀드물, 메밀, 팥, 옥수수 등 |
견과류 |
밤, 땅콩, 군밤, 아몬드, 살구씨, 코코넛, 호두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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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신료 |
시나몬, 향나무, 바닐라, 계피, 후추, 생강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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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 |
버터, 생크림, 요거트, 우유, 코티지 치즈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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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숙성유래 |
다시마, 이끼, 벌꿀, 셰리와인, 말린 새우 등 |
때로 올바른 발효와 관리를 한 사케에는 없어야 하는 향이 발견되는데, 이것이 열화에 의한 향이다. 유통, 관리 시에 발생하기 쉬운 히네카(老香), 자외선이나 태양열로 발생하는 이꼬우슈(日光臭)등이다.
마지막, 한 두 모금 입에 물고 맛을 본다. 역시 와인처럼 입안 고루 사케가 닿게 한 다음 숨을 조금 내쉬어 보면 더욱 깊이 향미를 느낄 수 있다. 사케의 맛은 단맛, 신맛, 쌉쌀한 맛, 떫은 맛에 더해, 감칠 맛(코쿠, 우마미)이 강하다는 점이 다른 주류에 비해 사케가 지니는 고유의 매력으로 들 수 있다.
다양한 사케의 개성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유용한 길잡이가 되도록 일본주류서비스협회(SSI, Sake Service Institute)에서 제시하고 있는 분류법을 소개하겠다. SSI는 2만 종류 이상의 사케 테이스팅을 통해, 향과 맛의 특성에 따라 사케를 네 가지 타입으로 분류하고 있다. 향과 맛 두 가지 요소를 조합하기 위해 향의 강도를 축으로 연한 온화함에서 진한 화려함으로, 맛의 강도를 축으로 엷은 상쾌함에서 진한 농후함으로 해서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나타낸다.
熟酒(주쿠슈)는 잘 익은 달콤한 과일과 복잡한 향 향을 가진 타입이다. 맛에 응축감이 있으며 부피감이 있는 감칠 맛, 강한 맛을 가지고 있다. 장기숙성한 고주(古酒), 준마이긴죠 나마자케(純米吟醸生酒) 등에 이 스타일에 해당하는 사케가 많으며 중국음식, 양념을 바른 닭꼬치 구이, 장어구이 등 중후한 요리가 잘 어울린다.
醇酒(준슈)는 향이 비교적 차분하고 가벼우면서 쌀로 만든 술다운 감칠맛과 깊이를 가지고 있는 타입이다. 전통적인 사케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사케다운 사케라고 할 수 있으며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준마이슈(純米酒), 준마이긴조슈(純米吟醸酒), 기모토계 등 이 타입에 해당된다.
薫酒(쿤슈)는 과일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긴조향(吟醸香)이 특징이다. 이런 과일향으로 최근 일본국내뿐 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으며 사케 붐을 이끈 술이라고 할 수 있다. 화이트 와인 같은 풍부한 향과 상쾌하고 깨끗한 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양음식과의 궁합도 폭넓은 타입이다. 시원하게 해서 전채요리와, 또는 식 전주로 단독으로 마셔도 좋다.
爽酒(소우슈)는 가볍고 온화한 향과 신선하고 매끄러운 맛으로 일본 사케 중 가장 경쾌한 타입이다. 혼죠조슈(本醸造酒), 준마이슈(純米酒) 등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상품 중 가장 많은 스타일이며, 어떤 음식에도 무난하게 맞출 수 있고 캐쥬얼하게 즐길 수 있다.
참고자료 : 일본주류서비스협회 텍스트 日本酒の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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