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29일, 신라호텔 영빈관 에메랄드 홀에서는 MH 샴페인즈 앤드 와인즈 코리아에서 주최한 '크루그(Krug)'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크루그 사운즈(Krug Sounds)'라는 주제로, 크루그 하우스의 아시아 담당자인 줄리앙 뻬뺑 레할뢰르(Julien Pepin Lehalleur)씨가 방한하여 진행을 맡았다.
1843년 프랑스 상파뉴 지방에 설립된 크루그 하우스는 창립자 요셉 크루그(Joseph Krug)의 뜻대로 다른 샴페인과는 비교할 수 없는 독자적인 맛의 프레스티지 퀴베를 전문적으로 생산해 왔다. 요셉 크루그는 ‘좋은 원료와 좋은 떼루아가 없이는 좋은 와인이 나올 수 없다.’는 원칙 하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품질의 샴페인을 창조하는 것을 열망하였고, 프레스티지 퀴베로는 유일하게 멀티 빈지티인(논 빈티지의 크루그식 명칭) 크루그 그랑 퀴베(Krug Grand Cuvee)를 만들게 된다.

크루그 하우스의 와인 셀러(Aging)
크루그 그랑 퀴베는 블렌딩 예술을 뛰어넘어 당시까지 시도된 적이 없던 리저브 와인을 사용한다는 개념하에 탄생했다. 샴페인 제조가 시작된 후 100년 동안 샴페인 하우스들은 논 빈티지 샴페인에 주력하였고, 논 빈티지 샴페인에는 최근 생산된 와인을 주로 블렌딩해 왔다. 빈티지 샴페인의 경우는 특별히 포도 품질이 좋았던 해의 최상급 와인만을 선정하여 만들어왔다. 그러나 크루그 하우스는 멀티 빈티지와 빈티지를 모두 동급의 최상 품질로 선보이기 위해 같은 제조 방식을 적용하였다. 차이점이라면 빈티지는 매 해마다 그 해의 특징이 잘 표현된 포도를 사용하고, 멀티 빈티지는 10여 종이 넘는 빈티지의 120여 종 베이스 와인을 블렌딩하여 제조한다는 것. 이러한 와인 메이킹을 통해 크루그 그랑 퀴베는 여러 빈티지의 블렌딩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아로마와 풍미의 풍부함을 얻게 되었고, 대를 이은 경영을 통해 현재까지도 크루그 가문은 6대째, 각기 다른 독창적인 퀴베에 있어 놀라운 장인정신을 표현하며, 크루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크루그 그랑 퀴베 크루그 로제 크루그 빈티지
33만 5천 헥타르의 땅에 27만 5천 개의 포도밭이 분포되어 있는 상파뉴 지방은 세상에서 가장 조각조각 나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요셉 크루그는 포도밭마다, 더 나아가 포도밭 안에서도 구획마다 다른 특징을 가진 포도를 수확부터 발효와 숙성까지 모두 달리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 후로부터 지금까지 크루그 하우스는 포도밭을 구획(plot)별로 세밀하게 관리하고 포도 수확부터 베이스 와인 제조까지 구획별로 진행해 왔다. 이러한 세밀한 관리로 크루그 하우스의 테루아는 팔레트에 비교되기도 하며, 모자이크를 완성하듯 최종 블렌딩을 완성하는 것 역시 크루그의 샴페인 메이킹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크루그 샴페인에 있어 맛은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강렬함과 우아함이 대조와 균형을 이루며 조화로운 긴장감을 완성한다. 기포의 섬세함을 통해 드러나는 정제된 풍미, 놀라운 신선함과 차별화된 피니쉬는 글라스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크루그 하우스의 샤도네이 품종 수확
크루그 샴페인만의 강렬함과 풍부함은 엄청난 장인정신과 투자가 따르는 제작 과정의 결과물이다. 포도가 재배된 구획 별로 와인을 숙성시키기 위해 오크통 4천여 개를 사용한다. 베이스 와인이 제조되면 크루그 테이스팅 커미티가 모여 약 300종의 베이스 와인을 테이스팅 한다. 와인의 개성과 존재감, 신선함, 구조감을 확인하고 항상 블렌딩을 염두에 두면서 마치 퍼즐의 한 조각을 찾듯이 테이스팅 과정이 진행된다. 이 과정을 통해 취합된 5천여 가지의 테이스팅 노트를 토대로 이상적인 블렌딩을 만든다. 때문에 크루그의 샴페인 메이킹은 보르도 특급 레드 와인 메이킹에 비유되기도 한다.
크루그 셰프 드 까브(Chef de Cave/와인 메이킹 총 책임자) 에릭 르벨(Eric Lebel)은 “블렌딩 예술의 정수는 우리가 선보이는 샴페인과 가깝다.”라고 말했다. 크루그에게 시간은 제약이 아니라 힘이다. 블렌딩이 완성된 와인은 발효 과정을 거친 후 또 그랑 퀴베는 6년, 빈티지는 10년 이상이라는 오랜 시간의 에이징을 통해 세상에 선보인다. 포도주 양조부터 크루그만의 독특한 숙성까지 생성을 위한 각 단계는 크루그를 인도하는 근본적인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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