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오브 와인(Masters of Wine, 이하 MW)은 마스터 오브 와인 협회가 주관하는 악명높은 시험을 통과하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을 뜻한다. 실제로는 와인에 관한 폭넓고 깊은 지식, 탁월한 시음 및 분석 능력을 보유한 사람으로 와인 산업 전반에 걸쳐 명확한 소통을 이끌고 와인커뮤니티를 결집시키며, 와인 관련 지식 추구를 독려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마스터 오브 와인은 와인메이커, 양조학자, 포도재배자, 와인운송, 와인 리테일, 와인저널리스트, 와인교육가 등 와인 산업 전반에서 활동하고 있다.
마스터 오브 와인 협회(Institute of Masters of Wine)에 따르면, 1953년 이래, 남녀 통틀어 366명이 MW자격을 취득하였으며 현재 24개국, 314명의 마스터 오브 와인이 활동 중이다. MW는 남북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호주에 걸쳐 있는데 이 중 영국인은 188명에 이른다. 여성은 93명으로, 1970년 사라 모퓨 스테픈이(Sarah Morphew Stephen) 여성 최초로 마스터 오브 와인이 되었고, 1979년 최초로 남녀 동일 성비로 마스터 오브 와인이 탄생했다. 2001년 처음으로 시험 통과자 중 여성 합격자의 수가 남성 수보다 많았으며, 2011년과 2012년에도 여성의 합격률이 더 높았다.
1953년 빈트너스 컴퍼니(Vintner’s Company)가 와인 거래에서 전문인의 탁월성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하고 시행한 시험으로 당시 21명 지원자 중 6명이 통과, 마스터 오브 와인이 되었다. 그리고 2년 뒤 1955년 최초의 마스터 오브 와인들로 구성된 마스터 오브 와인 협회가 설립되었다. 지원은 WSET디플로마 취득자 혹은 이와 같은 수준의 와인 자격, 예로, 양조학 석박사 학위 취득자로 제한한다. 더불어, 와인 업계 최소 5년 경력이 필요하다. 와인 업계 고위 관계자 혹은 마스터 오브 와인의 추천을 받아 매년 7월~9월 사이 마스터 오브 와인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다. 합격 여부는 10월에 마스터 오브 와인 협회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된다.
MW 과정은 대부분 독학으로 진행되며 시험에 응시하기 전 협회가 제안하는 가이드에 따른 강의 및 세미나 수강을 포함 최소 2년이 소요된다. 협회는 학습 내용 목록을 정리 제시하고, 지원자 스스로 자신의 지식, 이해도, 경험의 강점과 약점을 분명히 하고, 이를 보완하며 시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원자는 MW와 멘티와 멘토로 관계를 맺고, 시험에 관계된 중요한 분석과 평가의 개념을 명확히 하며, 시험에 요구되는 기술과 테크닉을 배우고, 모니터링을 받으며 실력을 연마하게 된다. 이 때 멘토인 MW의 활동은 자발적이며 어떤 보수도 받을 수 없다. MW에 의한 강의, 세미나 및 블라인드 시음 그리고 몇 개의 에세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지원자들간 스터디 그룹 결성은 매우 유용하게 작용한다.
마스터 오브 와인 교육프로그램은 유럽과 그 외 지역에서 진행된다. 지원자는 매년 말 유럽, 호주 및 아시아, 북아메리카 중 자신의 학습 장소를 정할 수 있다. 유럽 프로그램은 상주를 요하는 세미나를 포함하고 있으며, 현재 대부분의 수강은 런던, 세미나는 오스트리아, 프랑스, 영국에서 이루어진다. 호주 및 아시아, 북아메리카 프로그램은 상주를 요하는 세미나 및 수강을 제공하지 않는다. 단, 미국의 경우엔 2년 차 학생들에 한해 미국 동서부 해안에서 간헐적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한다. 처음 2년 동안 매년 일주일 기간의 집중 세미나를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하며, MW에 의한 혹은 국제적으로 명성 높은 연사의 세미나는 호주와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등지에서 1월 중순에서 2월 말 사이에 진행된다.
프로그램1년 차는 지원자가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MW시험이 정확히 요구하는 지식 수준, 시음 능력 개발, 장단점 파악 및 보완이 중요한 시기다. MW멘토링에 따른 몇 개의 에세이 과제를 제출하여야 하며, 1년 차 과정을 마친 뒤 이론 및 실기 시험을 본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지원자들을 위해 1년 차에는 모국어로 이론 시험을 볼 수 있으며, 별도의 번역비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서술형 실기 시험은 반드시 영어로 답을 작성해야 하며 사전 사용이 가능하다. 이는 Education and Examination Board (EEB)의 감독하에 MW 가 승인하여 합격자는 2년 차로, 이를 통과하지 못한 지원자는 향후 2년을 쉰 후 재도전이 가능하다. 2년 차는 보다 구체적으로 시험을 준비하는 시기로 볼 수 있다.
MW시험은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된다. 5분야에 걸친 각3시간짜리 이론 시험, 3분야에 걸친 2시간 15분짜리 실기 시험, 스스로 선정한 주제에 대한 연구 논문으로 나뉜다. 실기 시험은 블라인드, 혹은 더블 블라인드로 치러지며 4~5일간 진행된다. 이론 및 실기 시험은 매년 6월 런던, 시드니, 나파 에서 치러진다. 이론 및 실기 시험 통과 후 1년 안에 1만 자 연구 논문을 제출하고 비로소 마스터 오브 와인이 될 수 있다.
이론시험은 포도재배부터 품질관리, 브랜드의 중요성을 아우르며, 보통 6개 문항이 출제되고 최소 3개는 답을 해야 한다. 학창시절 에세이를 써보지 않았다면 연습을 많이 해야 통과가 가능하다. 훌륭한 에세이는 문제로 제시된 주제의 명확한 노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명확한 증거와 예시를 갖춘 분명한 논조 및 결론을 담고 있어야 한다. 단순히 질문을 이해하여 무엇을, 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등의 정리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와인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제시해야 한다.
실기시험은 탐정 혹은 수사관처럼, 시음과 동시에 부가적인 생각 및 추론을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포도 품종, 지역 판단, 알코올 함량, 잔당과 산도를 일정 오차 범위 내로 추측함과 더불어 현재의 시험은 와인의 품질과 성숙도 평가, 잠재적인 소비자를 염두에 둔 와인의 상업성, 와인 양조, 와인 스타일 분석, 와인의 과실 특성 등을 정확하고 빠르게 유추하여 서술할 수 있어야 통과할 수 있다.
연구논문은 와인 산업 전반에 대해 자유롭게 주제를 정할 수 있으며 1만 자로 쓰여진다. 이 때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이론과 실기를 도왔던 멘토가 아닌 다른 멘토의 도움을 받아 연구논문을 완성하게 된다고 한다.
표면적으로는 협회가 제시한 강의 및 세미나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아 직업을 유지하며 마스터 오브 와인에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무엇보다 절대적으로 지지해주는 가족들과 재정적인 뒷받침을 필요로 한다. 등록비, 숙박, 와인 시음비 등 한 해 평균 1만 달러가 소요되며, 마스터 오브 와인 취득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2007년 10월 한국을 방문했던 영국의 MW데이비르 위글리(MW David Wrigley)는 MW준비 과정에서 직업도 구해야 했고, 결혼도 해야 했기에 본인의 경우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MW가 된다고 해서 누구나 예외없이 큰 부와 명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와인 세계 비전의 문을 여는 열쇠를 갖는"는 멋진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국내에서는 국제인증 WSET프로그램이 3단계인 Advanced Level까지 제공되고 있다. 2005부터 현재까지 600명이 3단계를 수료하였고 그 중 블라인드 시음 평가 및 영문으로 치러지는 Advanced시험 합격자는 약 70명 수준이다. 3단계 시험의 합격률을 바탕으로 4단계 디플로마 및 마지막 단계인 마스터 오브 와인의 합격이 얼마나 힘든지 예측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4단계 디플로마 수료 및 취득자도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이며 마스터 오브 와인 프로그램을 밟고 있는 지원자도 국내외에서 활동 중이다. 비용, 시간, 언어 문제가 난관으로 떠오르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이 위대하고 장엄한 도전을 묵묵히 지켜줄 강력한 동기와 인내력의 존재 여부가 가장 큰 어려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36개국 280명 학생들이 마스터 오브 와인에 도전 중이다.
[참고]첨부파일은 2011년 마스터 오브 와인 일부 시험 문항 및 시음 와인 리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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