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다이닝

슐로스 고벨스버그, 한식과의 밍글링이 좋은 와인

지난 6월 23일 청담동 밍글스(Mingles) 한식 레스토랑에서 오스트리아의 전통을 담은 와인, 슐로스 고벨스버그(Schloss Gobelsburg)와 함께하는 와인 메이커스 디너가 있었다. 이 행사에는 오너이자 와인 메이커인 미카엘 무스브루거(Michael Moosbrugger)가 내한하여 슐로스 고벨스버그의 와인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와인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설명을 해주었다. 오스트리아 와인과 한식과의 만남이라니 겉모습만으로는 잘 어울리기 힘들 것 같은 느낌이지만, 편견을 내려놓고 밍글링을 하다 보니 빨리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든다. 슐로스 고벨스버그와 한식이 펼쳐낸 디너 현장을 만나보자. 
 
[슐로스 고벨스버그의 와인메이커이자 오너인 미카엘 무스브루거]
 
음식과 잘 어울리는 오스트리아 와인, 슐로스 고벨스버그 
 
오스트리아는 전체 와인 생산량의 80% 이상이 화이트 와인인 개성 있는 와인 산지이다. 재배되는 품종도 다양한데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샤르도네(Chardonnay)나 피노 누아(Pinot Noir), 리슬링(Riesling),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등 서른 가지가 넘는 다채로운 품종을 재배하기에 이상적인 떼루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진정한 대표주자는 토착 품종인 그뤼너 벨트리너(Gruner Veltliner)다. 그뤼너 벨트리너는 복합적인 아로마와 함께 세계의 와인 평론가들로부터 화이트 와인이 지녀야 할 모든 덕목을 갖추고 있는 품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슐로스 고벨스버그의 와인 메이커인 미카엘 무스브루거는 이 품종이 어떤 음식과도 무난하게 잘 어우러질 수 있는 둥근 성격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슐로스 고벨스버그에서는 훌륭한 리슬링 와인도 생산되는데 주로 편마암으로 이뤄진 지역에서 토양의 영향을 받아 우아함과 풍부한 과실감을 지닌 드라이한 와인을 주로 생산한다. 미카엘 무스브루거는 독일 리슬링과 오스트리아 리슬링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잔당에 있다고 했다. 독일 리슬링은 대부분 달콤한 스타일의 와인이 생산되는 반면 오스트리아 리슬링은 99%가 달지 않은 스타일로 출시되는데, 이것은 와인이 지닌 순수성과 개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척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그뤼너 벨트리너가 여러 음식과 두루두루 잘 어울릴 수 있는 품종이라면 리슬링은 풍부한 아로마와 함께 궁극의 마리아주를 선사해 색다른 기쁨을 줄 수 있는 품종이라고 덧붙였다. 채소와 해산물을 주재료로 많이 사용하는 한식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우아한 느낌의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주로 생산하는 오스트리아 와인과 함께 하기에 더없이 편안하다. 
 
 
[한식과 좋은 매칭을 보여주었던 슐로스 고벨스버그 와인]
 
도마네 고벨스버그 그뤼너 벨트리너 2012 (Domane Gobelsburg Gruner Veltliner 2012)
상쾌한 시트러스 계열의 아로마와 코끝을 간지럽히는 후추와도 같은 향신료향이 매력적이다. 레몬 제스트와 같은 후미와 균형 잡힌 산미감이 인상적이다. 전형적이고 클래식한 오스트리아 그뤼너 벨트리너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와인으로 리슬링이 수확된 이후인 10월 말에 수확해, 스테인리스 통에서 숙성과정을 거쳤다. 
 
도마네 고벨스버그 리슬링 2012 (Domane Gobelsburg Riesling 2012)
레몬, 자몽을 비롯한 시트러스 계열의 아로마와 함께 살구와 복숭아를 연상시키는 잘 익은 과실의 섬세한 향기가 그윽하다. 미네널리티를 상징하는 부싯돌과 짭짤한 미감이 좋은 산도와 함께 균형감을 더해주는 와인이다. 제철 해산물을 곁들인 유기농 허브 샐러드와 함께하니 싱그러움이 더해졌으며 함께 제공된 훈제 총알 오징어의 스모키한 아로마와도 잘 어우러졌다.  
 
슐로스 고벨스버그 리슬링 가이스버그 2011 (Schloss Gobelsburg Riesling Gaisberg 2011)
오스트리아 전통 와인 생산자 협회가 인증한 특급밭에서 생산되는 와인이다. 오렌지 필과 같은 상쾌하면서도 강렬한 아로마와 함께 이내 파인애플과 같은 이국적인 과실의 아로마가 느껴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토스트한 헤이즐넛과 아몬드와 같은 견과류의 향미가 잔잔하게 느껴진다. 살집이 있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긴 여운과 우아함을 지닌 부드럽고 둥근 이미지의 와인이다. 
 
슐로스 고벨스버그 그뤼너 벨트리너 람 2011 (Schloss Gobelsburg Grüner Veltliner Lamm 2011)
하일리젠스타인(Heiligenstein) 남동부에 위치한 특급밭이다. 페름기(Permian Period)에 형성된 이곳의 토양은 화산암과 퇴적토 그리고 풍적토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런 환경은 바로 그뤼너 벨트리거 품종이 가진 가능성을 표현하는데 가장 적합한 토양으로 알려져 있다. 아몬드와 과일로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누가의 아로마와 함께 이국적인 과실의 향미가 이내 올라온다. 레몬과 자몽을 연상하게 하는 시트러스 계열의 향기가 입안에 침을 고이게 하고, 섬세하게 느껴지는 바닐라와 밀크 초콜릿 등의 복합적인 아로마가 인상적이다. 산도감이 뛰어나며 선이 얇으면서도 우아하고 섬세해, 오크통 숙성을 한 국제적인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느낌이다. 
 
도마네 고벨스버그 츠바이겔트 2010 (Domane Gobelsburg Zweigelt 2010)
체리를 필두로 한 붉은 과실의 아로마와 후추와도 같은 알싸한 향신료 뉘앙스가 느껴진다. 가볍고 산미가 좋으며 조밀하게 잘 짜인 탄닌감을 지닌 와인으로 간장 소스를 입혀 훈제해 구운 양고기 숯불구이와 잘 어우러졌다. 
 
슐로스 고벨스버그 피노누아 알테 하이드 (2011 Schloss Gobelsburg Pinot Noir Alte Haide 2011)
잘 익은 라즈베리, 체리, 토스트한 아몬드와 같은 견과류, 장미 꽃잎을 연상하게 하는 우아한 아로마를 지니고 있다. 미디엄 플러스의 바디감에 발랄하면서도 가볍지만은 않은 탄닌감이 인상적이다. 육류는 물론이며 밥상에 곁들여진 장류를 기본으로 한 반찬과도 감칠맛을 돋아주며 절묘하게 잘 어우러졌다. 
 
슐로스 고벨스버그 리슬링 T.B.A 2012 (Schloss Gobelsbrug Riesling T.B.A 2012)
살구 타르트와 같은 아로마를 필두로 리치와 멜론 등 다채로운 과일을 연상하게 하는 아로마의 향연이 황홀하다. 부드럽고 풍만한 질감에 훌륭한 당도를 지니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으며 팽팽하게 살아있는 산도감이 와인을 한층 더 가치 있게 만든다. 디저트로 제공된 타이 스타일의 망고 브륄레(Mango Brûlée)와 레몬 글라스(Lemon grass)가 들어간 아이스크림의 당도와 아로마와도 훌륭하게 어우러졌으며 토핑으로 얹어진 짭짤한 새우와도 맛의 대비 현상으로 감칠맛을 한층 북돋아 주었다. 
 
[‘서로 다른 것끼리 조화롭게 어우르다’라는 뜻을 지닌 레스토랑 ‘밍글스’의 음식들]
 
한국에 두 번째로 방문한 미카엘 무스브루거에게 한식에 대한 경험과 나아가 한식과 슐로스 고벨스버그와의 조화에 대한 질문을 하자, 그는 “모든 와인 메이커는 각국을 방문할 때마다 자신이 만든 와인이 현지 음식과 최고의 조화를 이룬다”라고 답할 것이라 했다. 하지만 그는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이 직접 경험해 보기 전에 설명만으로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없듯, 나의 목소리를 빌리기보다는 자신만의 와인과 음식을 매칭해보는 수많은 시도와 스토리를 만들어 보라”고 조언했다. 만남을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다. 여기에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우러질만한 멋진 그뤼너 벨트리너 와인 한잔이 있으니. 편안한 마음과 함께 밍글링이 필요한 여름이다. 
 

프로필이미지양진원 기자

기자 페이지 바로가기

작성 2014.07.02 09:42수정 2014.07.17 18:12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 이벤트 전체보기

최신 뉴스 전체보기

  • 2025 감베로 로쏘
  • 조지아인스타그램
  • 김수희광고지원
  • 2025 조지아 와인 시음회

이전

다음

뉴스레터
신청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