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다이닝

건강하고 맛있다! 지중해의 햇살이 깃든 그리스 음식 (1)

그리스에 도착한 첫날. 프레스 투어를 시작하기에 앞서, 엔터프라이스 그리스(Enterprise Greece)의 와인 담당자 요르고스 파파파나요투(Yorgos Papapanayotou)가 우리에게 경고했다. “그리스 음식은 모두가 잘 알고 있듯, 건강에 좋은 지중해식이다. 하지만 영양가도 풍부 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메인 요리가 서빙되기 전, 다양한 전체요리가 제공되는데 접시를 깨끗이 비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먼저 조금씩 맛을 보고 마음에 드는 음식이 있다면 양껏 먹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투어가 끝나고 나서 ‘오! 맙소사! 일주일동안 3kg이 불어났어요!’라고 나에게 컴플레인을 하면 곤란하다.”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지 이미 3주가 지났다. 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맛 좋고 신선한 식자재가 풍부한 그리스 음식 앞에 자제력을 잃어버린 난, 아직도 체중계 위에 올라가 볼 용기를 못 내보고 있다. 다만 밤마다 그리스에서 찍은 음식 사진을 보며 서울에서는 어떻게 이 음식을 즐기면 좋을지 고민을 할 뿐. 맛좋고 영양가도 풍부한 지중해식단의 정수, 그리스 음식을 소개한다. 
 
[다양한 그리스식 애피타이저]
 
그리스식 상차림이란?
로마와 더불어 지중해 요리를 탄생시킨 고대 그리스 요리는 포도주, 곡식, 오일 3가지 재료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도 하거니와 신을 모시는 제물로 주로 동물을 바쳤기 때문에 생선을 많이 먹었다. 고대 그리스 요리는 주로 곡식으로 만든 죽과 빵에 오일, 올리브, 치즈, 다양한 콩과, 무화과, 향신료 등을 곁들였다. 물론 귀족들에게는 육식을 할 여유가 있었다. 돼지, 설치류나 새의 혀 등 그들이 즐긴 고기는 종류 또한 다양했으며 조리 방법도 발전해나갔다. 현대 그리스식 정찬은 샐러드, 애피타이저, 메인디쉬, 디저트로 이루어진다. 가정식을 제외하고 수프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샐러드는 그리스인들의 필수 식사코스. 올리브를 비롯해 토마토, 가지, 오이를 썰어 낸다. 소스로는 올리브유와 레몬즙을 사용하는데 그냥 채소만 먹기도 하지만 종종 샐러드 위에 페타 치즈를 얹어 영양 균형을 맞춘다. 전체 요리로는 한치나 문어를 튀기고 구워낸 것에서부터 그리스식 콩 요리 파바(fava)까지 다양하다. 메인요리는 스테이크, 생선 등을 그릴링한 요리가 대표적이다. 디저트는 주로 튀긴 밀가루 반죽에 견과류를 넣고 꿀에 집청을 한 형태로 제공된다. 물론 그리스식 요거트와 과일 등은 빼놓을 수 없는 단골 디저트다.  
 
[그리스식 샐러드, 호리아티키 살라타(Χωριάτικη σαλάτα)]
 
농업국가 그리스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의 남단에 있는 그리스는 131,957km2의 면적에 반도인 본토와 지중해연안의 여러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남서쪽에는 이오니아해, 남쪽은 지중해, 동쪽으로는 에게해로 둘러싸여 있다. 주변국으로는 서쪽부터 동쪽으로 알바니아, 유고슬라비아, 불가리아가 있고 동쪽에는 터키와 마주하고 있다. 지중해에는 그리스 최대의 섬인 크레타가 위치하고 서쪽에는 약 266km로 뻗어 섬과 반도 사이에 크레타해가 있다. 반도는 대부분이 산지이며, 평야는 산간분지와 주요 하천의 하류에 국한되어 있어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는 산간분지와 작은 평야 지대에서 발달했다.
 
반도의 남부 및 도서부는 여름에 아주 건조한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를 이루나, 북부에서는 여름에도 비교적 강수량이 많고, 겨울에는 대륙성 기후로 추위가 심하다. 그리스는 일 년 내내 여름일 것만 같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이다. 단지 평균 기온은 우리나라에 비하면 훨씬 웃도는 편이다. 6월 연평균 기온은 23~33℃, 1월은 6~13℃로 일 년 내내 많이 춥지 않다. 
 
그리스의 산업구조는 농업이 GNP의 1/7을 차지하며, 경작지는 전 국토의 약 1/4로 총 노동력의 28%를 차지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산물은 포도, 밀, 토마토, 올리브 등이며 모두가 잘 알고 있듯 그리스는 포도주와 올리브유 등의 생산지로 유명하다. 목초지는 2/5를 차지하는데 대부분이 바위 지형으로 양, 염소, 젖소 등을 사육해 치즈, 요거트 등의 유제품을 생산한다. 
 
신선한 어패류, 올리브유, 풍성한 과일. 지중해 연안 요리의 기본 식자재  
흔히들 그리스 요리를 지중해 연안 요리라고 부른다. 지중해 연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자재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식자재를 사용해 음식의 종류는 많지만, 조리법은 단순하고 직설적인 맛을 표현했으며 소박하고 건강하다. 단순한 조리법의 음식이 맛있는 비결은 단 하나. 제대로 된 식자재의 역할이 크다. 그리스 음식은 다양한 기교를 부려 화려한 플레이트를 만들어내지는 않지만 신선한 재료를 풍부하게 사용했기에 충분히 호사스럽다. 특히 어패류의 선도가 좋다. 반도와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그리스에서는 갓 잡은 생선을 그릴에 구워 레몬과 올리브유를 섞은 소스를 넉넉하게 뿌려 먹는다. 그리스 음식에서 올리브유는 아주 중요하다. 얼마나 중요하냐면 올리브에 관한 신화가 있을 정도로 그 존재감이 확실하다.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는 아테나 여신에게 바쳐진 도시.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아테나와 포세이돈은 싸움을 벌였다. 결과는 아테나의 승리. 비결은 그녀가 시민들에게 열매가 달린 올리브를 선물한 것에 있었다. 그리스 시민들은 올리브 나무를 사랑한다. 물론 올리브와 함께할 레몬과 오렌지의 과일도 사랑한다. 그리스에는 질 좋은 과일이 풍부하게 자라난다. 특히 오렌지와 레몬 나무는 가로수로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당연히 가격도 저렴하다. 계절별로 겨울에는 오렌지가 많이 나고 가을에는 포도, 무화과, 땅콩, 아몬드 등이 많이 생산된다. 
 
그리스 대표 음식
1. 돌마다키(Dolmadakia): 다진 고기나 생선, 잘게 썬 야채를 찐 밥에 섞어 포도잎에 싸서 찐 요리. 쉽게 말하면 그리스식 쌈밥이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질감의 포도잎에 이국적인 풍미가 더해진 밥이 들어가 어쩐지 익숙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이 있다. 국내에서는 포도잎을 구하기가 어려워 깻잎을 이용해 만들어 먹곤 했다. 현지에서도 포도잎을 늘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리스에서도 겨울에는 양배추를 이용해 돌마다키를 만들어 먹는다. 
 
[돌마다키]
 
2. 그리스식 샐러드 호리아티키 살라타(Χωριάτικη σαλάτα): Simple is the best! 단순함이 주는 힘은 굉장하다. 그리스식 샐러드는 단순하지만 맛있고 건강하다. 준비도 간단하다. 신선한 채소와 페타치즈, 좋은 올리브유만 있으면 끝. 재료를 씻고 자르면 모든 요리가 끝난다. 레스토랑에서는 간혹 플레이팅을 하고 허브를 잘게 다져 위에 흩뿌린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스 사람들은 빵을 포크에 끼워서 샐러드 그릇 바닥에 고인 소스(자연스럽게 생긴 토마토즙과 올리브유의 혼합물)에 찍어 먹었다. 풍미가 좋은 빵에 스며든 오일과 상큼한 토마토즙의 맛이란! 상상 이상으로 훌륭하다. 좋은 소금을 살짝 뿌려서 먹으면 더 맛있다.
 
3. 칼라마키(Kalamarakia): 한치를 튀겨낸 요리. 냉동한 것은 작은 튀김 조각으로 제공하고, 신선한 것은 통째로 튀긴다. 레몬즙을 뿌려 먹는데 레몬의 역할을 산미가 짱짱한 그리스의 화이트와인이 대신할 수 있다. 상쾌한 와인과 야들야들하고 고소한 튀김을 한입 먹으면 지중해의 쪽빛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4. 수블라키(Souvlaki): 무사카와 함께 잘 알려진 그리스 음식이다. 올리브유와 향신료에 재워놓은 고기를 거대한 꼬챙이에 차곡차곡 꽂는다. 세로로 세워 천천히 돌리며 불에 구워, 익은 부위를 칼로 저며낸다. 잘 익은 고기는 양파와 토마토 등을 곁들여 밀전병에 싸 먹는다. 천천히 굽는 동안 기름기가 쪽 빠져 담백하고 건강에도 좋다.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 고기 종류도 다양하다.  
 
[수블라키]
 
5. 우조(Oujo) 
그리스식 전통주. 포도즙을 모두 짜낸 포도 껍질을 모아 압착, 증류한 그리스의 대중적인 술이다.아니스와 향신료가 많이 첨가되어 특유의 이국적인 아로마가 인상적이다. 보통 물을 타서 마시는데 투명한 술이 물과 섞이면 흰색 물감을 타 놓은 듯 흐리게 변한다. 독특한 향과 맛에 홀짝이다가는 쉽게 취할 수 있다. 우조는 알코올 도수가 40˚ 이상의 독한 술이라는 것을 잊지 말 것.  
 
[그리스식 전통주, 우조]
 
참고 문헌 : 글로벌시대의 음식과 문화 우문호, 엄원대, 김경환 외 3 학문사 
 

프로필이미지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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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6.04.25 19:18수정 2016.06.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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