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몬비닉 입구]
와인애호가들의 여행은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먹고 마시는 일로 꽉 차있다. 현지인처럼 마트에서 장을 봐다 먹기도 하고, 돌아다니다 발견한 길거리 맛집에서 간단히 먹기도 하고, 오후 잠깐의 휴식 후 근사한 차림으로 호사스런 식사를 누리기도 한다. 바르셀로나는 와인애호가들의 놀이터로 완벽했고 거기에 낭만적이기까지 했다. 와인애호가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줄 바르셀로나 와인바 2곳을 추천한다.

[몬비닉 랍스터롤]
몬비닉 monvínic
몬비닉은 와인 도서관, 와인바, 와인레스토랑 겸 와인샵이다. 여러 회사의 합작 투자로 설립된 이곳은 월스트리트 저널, 파이낸셜 타임즈, 푸드앤와인, 보스톤 글로브 등 여러 매체에 소개되었다. 매우 모던한 공간으로 높은 천장에 미니멀하고 미래적인 인테리어로 꾸며졌다. 입구 좌측은 와인 도서관으로 영어로 쓰여진 와인 관련 도서들이 빼곡히 자리하고, 우측은 삼삼오오 앉을 수 있는 와인바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안으로 쑥 들어가면 오픈 주방을 볼 수 있는 넓은 다이닝 공간과 소규모 그룹을 위한 룸이 준비되어 있다. 와인바는 별도의 예약 없이 즐길 수 있고 단품 메뉴는 20~65유로 선이다.

[아이패드로 주문할 수 있는 몬비닉 와인리스트]
모든 주문은 아이패드로 진행된다. 와인리스트는 스페인 와인뿐 아니라 다른 국가 와인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잔 혹은 병 단위로 주문 가능하다. 3,000종의 와인을 구비하고 있어 와인 메뉴를 읽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된다. 몬비닉의 총책임자인 이사벨 브루넷(Isabel Brunet)은 유명한 소믈리에이기도 하다. 그녀는 와인바에서 판콘토마테를 꼭 먹어보라고 추천한다. 와인레스토랑을 이용한다면, 이사벨의 추천을 받아 와인을 먹어볼 수 있다. 와인바에서 올리브 절임, 랍스터롤, 그리고 피쉬앤칩스를 주문했다. 피쉬앤칩스는 우리가 상상하는 맛이 아니니 주문하지 말 것! 나머지 음식은 맛있다. 와인을 주문하고 선물 포장해 사올 수 있다.

[칸 키사 바 브루탈 입구]
칸 키사 바 브루탈 Can Cisa Bar BRUTAL
칸 키사 바 브루탈? 이름이 어째 좀 이상하다. 이곳은 내츄럴 와인(Natural Wine) 전문 와인샵 칸 키사(Can Cisa)와 와인바 바 브루탈(Bar Brutal)이 서로 연결된 공간이다. 바 브루탈이 자리한 프린세사(Princesa)거리는 관광 기념품가게가 즐비하여 이 주변엔 왠지 현지인들이 찾는 와인바가 있을 거 같지 않았다. 하지만 빈 자리 없이 손님으로 북적거리니 예약은 필수. 현지인들이 덜 찾는 이른 저녁 7~9시 정도라면 당일예약이 가능할 지 모른다.

[바 브루탈 모습]
입구에 들어서면 철제 선반에 빼곡히 쌓인 와인 병들을 볼 수 있다. 어쩐지 신비한 민트빛 벽엔 물고기 오브제가 튀어 나와 있고, 뿔이 달린 사람 얼굴과 거대한 문어 그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들어서는 순간 ‘여기 오길 잘했어!’라는 느낌이 든다. 음식은 이탈리아식이 가미된 타파스로 단품 메뉴는 6~18유로선, 각종 샤퀴트리(Charcuterie)는 12~24유로 선이다. 타파스 맛집을 가르는 대표메뉴인 문어구이를 우선 주문했다. 겉은 불맛을 내며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하며 육즙이 있고 보드랍게 조리됐다. 합격! 주문하는 메뉴마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한국의 남도 음식처럼 맛이 진하고 풍부하며 자연스레 녹아난 참 맛이 있다. 일부 음식에는 한식 재료인 고춧가루도 사용됐는데, 익숙한 맛이 무척반갑다.

[바 브루탈 문어구이]
가죽 표지의 와인리스트는 1인치 정도 두께로 두꺼웠고 국가별로 나뉘어있다. 와인은 모두 내츄럴 와인. 이 집 와인리스트는 스페인을 비롯 전세계 내츄럴 와인으로 구성된다. 리스트를 보니 이 집에서 정의하는 내츄럴 와인이란 유기농법 혹은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적용한 와인과 포도 재배와 양조에 인위적인 과정을 배제하고, 극소량의 이산화황을 첨가한 와인을 의미했다. 테이블을 담당했던 바 브루탈 매니저 아눅 보이티에(Anouk Boithier)에게 바 브루탈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내츄럴 와인 중 레드 와인을 추천받았다. 그녀가 권한 스페인 프리오랏의 테루아 알 리미트 딧츠 델 테라(Terroir Al Limit Dits del Terra)는 프리오랏의 균형과 우아함의 정수를 보여줘 일행에게 놀라움과 큰 기쁨을 주었다.

[바 브루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와인]
바 브루탈을 적극 추천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서비스. 음식을 추가 주문하니 서비스 메뉴도 내주고, 와인 추천을 해달라고 하니 예산을 다르게 하여 제안을 해주니 부담 없이 기쁘게 즐길 수 있다.
여행 중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즐기는 일은 결코 놓칠 수 없다. 바르셀로나를 찾는다면, 추천된 와인 공간에서 좋은 추억 쌓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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