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다이닝

부담 없이 매일 매일 즐겨요, 타파스와 와인

지난 6월 16일은 ‘세계 타파스의 날(The World Tapas Day)’이었다.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이날을 축하했고 한국에서는 그보다 앞선 6월 14일 스페인 대사관저에서 처음으로 세계 타파스의 날을 기념했다. 타파스는 스페인에서 식사 전에 와인이나 맥주 등의 음료와 함께 간단히 먹는 음식을 말한다. 와인과 음식이 있으면 자연스러운 대화가 오가기 마련. 실제로 스페인의 타파스 문화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서 사교의 장을 열어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염건 대구 튀김, 바칼라오(bacalao) 타파스 전문점 까사 레부엘타(Casa Revuelta), 마드리드]
 
타파스(tapas)는 타파의 복수형이다. 스페인어로 ‘식사’ 또는 ‘음식’을 의미한다. 타파스의 유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가장 유력한 설은 어원과 관련이 있다. 와인 잔에 초파리가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빵이나 카드로 잔의 입구를 덮던 것이 타파스의 시작이라는 것. 타파스라는 말 또한 ‘덮다, 가리다’ 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타파르(tapar)’라는 동사에서 유래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와인 잔에 하몽과 같은 스페인식 생햄이나 초리조(chorizo) 소시지를 잔에 얹어 팔던 술집은 곧 안주를 함께 내어주는 것이 손해나는 장사가 아님을 알아챘다. 햄이나 소시지가 짜서 사람들이 술을 더 주문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후 간단하면서도 다양한 포션의 메뉴를 개발했던 것이 오늘날의 타파스로 발전했다. 일반적으로 타파스 바는 서서 먹는 곳이 많아서 와인 잔 위에 작은 접시나 음식을 얹어서 들고 다니며 먹는다. 여러 사람을 만나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인 셈이다.
 
[와인의 영원한 친구 하몽]
 
지난 6월 14일에 있었던 세계 타파스의 날 행사에서는 서울 시내 4곳의 레스토랑이 참여해 타파스를 소개했다. 이태원 스페인클럽(Spain Club)에서는 4종 타파스를 선보였다. 하몽 이베리코를 올린 마늘빵, 피망과 리코타 치즈, 푸아그라 무스에 양념을 많이 한 스페인식 소시지인 초리조(chorizo)를 곁들인 요리, 카탈란 크림(catalan cream)등으로 구성한 디쉬였다. 상수동 알마푸드(Alma Foods)는 감자와 계란 노른자에 고추장 소스를 곁들인 매콤한 타파스를 소개했으며 논현동 소브레메사(Sobremesa) 레스토랑에서는 새끼 돼지를 통째로 구운 쿠치니요(cuchinillo)를 타파스 형태로 재해석했다. 사과와 고구마를 섞어 곁들인 소스가 주는 풍미도 일품이었다. 또, 북촌의 테레노(Terreno)에서는 자몽과 펜넬, 머스타드 드레싱을 곁들인 고트 치즈 타파스를 선보였다. 
 
[왼쪽 상단에서부터 스페인 클럽의 4종 타파스, 상수동 알마푸드의 감자 타파스,
소브레메사의 새끼 돼지 요리 타파스, 떼레노의 자몽 소스를 곁들인 고트치즈 타파스]
 
멀리 스페인까지 가지 않고도 얼마든지 타파스를 즐길 수 있다. 앞서 소개한 4개의 레스토랑에서는 물론이며 집에서도 타파스를 만들 수 있다. 월드 타파스 데이를 소개하는 스페인 공식 사이트(http://www.spain.info)를 참고하자. 어디에서 타파스를 즐기건 와인 한잔을 곁들이는 건 필수. 타파스와 잘 어울릴만한 스페인 와인을 소개한다. 지갑이 얇아질까 내일 아침이면 후회할까, 쓸데없는 걱정은 넣어두자. 타파스는 부담 없이 매일 매일 즐겨도 좋은 문화니까.
 
Bodegas Pinord, Gaudiana NV 보데가 피놀드, 가우디아나 NV
보데가 피놀드의 가우디아나 시리즈 와인은 레이블만 봐도 가우디 투어를 하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보다 더 스페인스러운 와인은 없다. 와인 레이블에 바로셀로나의 명소를 모두 담아냈다. 화이트 와인인 블랑코와 레드 와인인 틴토 두 종류가 수입된다. 마카베오, 뮈스카(Muscat), 파레야다(Parellada), 자렐로(Xarel-lo) 품종을 사용한 가우디아나 블랑코(Blanco)는 알코올 도수가 11%에 불과해 더운 여름에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다. 10ºC 정도로 차게 서빙해서 마실 것을 권장한다. 시트러스를 비롯한 신선한 과실류의 아로마가 돋보이는 와인으로 가벼운 바디감과 깔끔한 산도가 매력적이다. 신선한 해산물을 이용한 타파스나 바칼라오 등과 찰떡궁합이다. 레드 와인인 가우디아나 틴토(Tinto)는 템프라니요(Tempranillo) 100%로 만들어졌다. 잘 익은 과실의 아름다운 향과 맛을 지녔다. 하몽을 비롯한 각종 햄류, 이베리코 돼지고기 등을 이용한 타파스와 매칭이 좋다. 피놀드는 북쪽의 소나무(Pi del Nord)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수입: WS통상
 
 
 
[가우디아나]
 
마리모레나 2014 Casa Rojo, Marimorena 2014
특별한 레이블을 지닌 더 와인 그루스(The Wine Gurus)의 와인이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인 자라(Zara)와 코카콜라 레이블을 디자인한 에두아르도 델 프라일레(Eduardo del Fraile)의 감성이 담겨있는 작품이 레이블에 표현됐다. 이 와인은 ‘세비체와 함께 드세요!’라고 와인 레이블에 그려진 생선뼈가 말을 건내는 것 같다. 레이블 상단에 있는 물방울은 와인이 완벽하게 칠링이 되면 색이 변한다. 마리모레나의 포도밭은 리아 데 아로사(Ria de Arosa)해안과 우미아(Umia) 강에 둘러싸여 있다. 지중해성 기후를 보이는 대서양 지역에 속해있어 밝고 신선한 과실향과 함께 독특한 미네널러티와 구조감을 특징으로 보여준다. 옅은 노란빛에 선명한 사과, 배, 레몬, 망고와 같은 시트러스 계열의 아로마와 망고와 같은 열대과실향까지 느껴지며 허브 노트가 복합미를 더한다. 균형감이 좋은 산도와 구조감이 돋보인다. 3~4개월 동안 효모와 함께 숙성하는 과정을 거쳐 복합미가 더욱 좋다. 리아스 바이사스(DOP Rias Baixas)지방의 계단식 화강암과 상대적으로 모래 함유량이 높아 투과성이 강한 특징을 지닌 토양에서 만들어졌다. 100% 알바리뇨(Albariño) 품종으로 만들었다. 수입: 까브드뱅
 
마르케스 데 리스칼 리제르바 2011 Marques de Riscal Reserva 2011
템프라니요(Tempranillo) 90%에 스페인 토착 품종인 그라시아노(Graciano)와 마주엘로(Mazuelo)가 10% 블랜딩된 와인이다. 템프라니요는 70년대 이전에 심어진 올드 바인에서 수확한 것으로 와인에 중후한 무게감을 잡아주며 소량 블랜딩 된 그라시아노와 마주엘노는 와인에 신선함과 생기를 더해준다. 클래식한 와인이 무엇인지 잘 표현해 낸 와인이다. 동물적인 아로마로 시작하는 첫 노트, 곧이어 느껴지는 체리쉬한 과실의 상쾌한 느낌, 연달아 과일 콩포트, 시나몬을 비롯한 향신료의 노트가 복합미를 선사했다. 스페인 와인등급인 ‘리제르바’라는 명칭에 맞게 2년간 오크통에서 숙성했으며 다시 1년을 병 속에서 숙성했다. 덕분에 갓 출시된 와인도 차분히 자신의 매력을 뽐낼 줄 안다. 와인을 오픈한지 40~50여 분이 지나자 마치 티 박스를 안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풍부한 아로마가 느껴졌다. 바닐라를 비롯한 레몬껍질, 발사믹 식초, 멘톨 등의 향기가 쉴새 없이 피어올랐다. 만체고(Manchego)와 같은 경성 치즈와 함께 해보길 추천한다. 수입: 길진인터내셔날 
 

프로필이미지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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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6.06.22 10:00수정 2016.08.1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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