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르도 와인 여행기 1 – 보르도(Bordeaux) 이야기
파리 챨스드골공항에서 약 1시간 20분 남서쪽으로 날라오니 아틀란티스해 옆에 위치한 보르도(Bordeaux) 시가 보인다. 공항내 짐을 찾는 곳은 이미 보르도와 와인을 위해 존재하는 듯 온통 보르도 와인에 관련한 POP 광고물과 포스터들이 보인다. 보르도는 위성도시를 포함하여 약 1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데 이중 20%가 와인산업에 종사한다. 즉, 직접적인 고용인구는 6만명 정도이며 간접고용 인구가 15만명 정도라 한다. 일하는 인구만을 이야기 한다면 거의 40-50%가 와인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보르도의 와인산업은 항공산업 다음으로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수출 부문에서는 와인산업이 항공산업보다 높은데 수출액은 약 10억 유로 정도이다. 보르도시 자체를 보았을 때 한국의 광주시 보다 약간 더 작은 면적을 가지고 있는데 남한 보다 5배나 큰 면적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에 비해 꽤 적은 규모의 도시이지만 보르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2000여년의 와인역사와 함께 보르도 와인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우수성을 물어보면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떼루아(Terrior)” 가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얘기다. 보르도 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토양, 완벽한 기후, 태양 그리고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의 절묘한 조화의 결과를 모두 통틀어 이야기하는 것이 이들만의 떼루아 인 것이다. 아틀란틱 해양의 영향을 받고 있는 보르도는 약 400만년 전에는 바다 속에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땅을 파면 한번씩 조개껍질들을 채취할 수 있다고 한다. 보르도 시내 수도원의 건축물을 살펴보면 조개껍질이 있는 토양으로 벽을 만든 것을 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총수량이 약 6억병 (600 million) 병 정도인데 그중 보르도는 프랑스 와인의 전체 생산량의 10% 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aoc 중 25%를 차지한다.
보르도의 경우 75~80%가 레드 와인을 생산한다.
레드보르도는 항상 블랜딩을 한다. 2가지 품종 에서 5가지 품종까지 블랜딩하게 되는데 주로 사용되는 품종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멜로(Merlot),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말벡(Malbec) 이다. 까베르네 소비뇽과 멜로가 주요 포도품종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며 말벡의 사용률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 이다. 사실 이 품종은 이제 아르헨티나에서 오히려 더욱 큰 활약을 하고 있다.
가론 강을 중심으로 좌측에 있는 지역을 좌안(Left Bank)이라 부르는데 주로 메독(Medoc)과 페삭 레오냥(Pessac-Leognan) 으로 블랙커런트의 향과 맛이 지배적이면서도 타닉하다. 담배, 토양, 과일등의 2차 아로마가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보르도 의 우안(Right Bank) 지역이라 불리는 생떼밀리옹(Saint-Emilion)과 포므롤(Pomerol)은 모레와 라임스톤(석회암) 이 많은데 멜로(Merlot) 품종이 우수하여 많이 재배 되고 있다. 와인 초보자들에게 훨씬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지역의 와인들은 덜 타닉하고 부드럽다.

와인 스파(Spa) - 샤또 스미스오라피뜨(Smith Haut Lafite) 의 꼬달리 (Caudalie)샘
다음날 아침, 보르도시에서 가론강을 따라 남쪽으로 향했다. 약 20분 정도 달리니 우아하고 섬세함이 다분히 느껴지는 와인들이 생산되는 곳으로 잘 알려진 그라브(Grave)의 페삭레오냥(Pessac-Leognan) 지역 팻말이 나온다.
눈이 부실정도로 푸른 가을 하늘아래 펼쳐진 황금 빛 포도밭은 새들을 위해 남겨둔 몇몇 포도송이들이 까맣게 익어 매달려 있고, 빨갛거나 노란 포도잎은 낙엽이 되어 땅을 덮고 있었다. 대부분의 포도수확이 막 끝나는 10월 마지막 주에 떠나는 와인 여행만큼 더 흥분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바쁜 수확이 끝난 바로 이 시점은 10개월간의 고생 끝에 막 태어난 와인을 바라보는 흐뭇함이 있기 때문이다.
페삭레오냥에서 꽤 아름다운 샤또로 알려져있는 샤또 스미스 오 라피뜨(Chateau Smith Haut Lafite)가 눈에 들어온다. 예술적인 감각을 중요시하듯 예사롭지 않은 몇몇 조각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샤또의 바로 맞으편에는 보르도에서는 유일한 와인 스파(Spa) 로 알려진 코달리샘 (Caudalie)이 보인다. 코달리샘은 포도를 이용한 다양한 미용법과 바스(Bath) 가 있는 호텔 겸 스파이다. 스미스오라피트 소유주인 까띠알씨의 딸인 알리스 까띠알 (28세) 에 의해 운영이 되고 있는 코달리는 1990년에 건물을 짓기 시작하여 99년 6월에 오픈 했다고 한다.


보기만 해도 고급스럽고 럭셔리한 이곳은 코달리에서 유일하게 특허를 획득한 비노테라피 (Vino Theraphy) 공법을 이용한다. 즉, 비결은 포도씨와 껍질을 이용한 피부관리인 것이다. 만약에 노화방지와 바디슬리밍을 원한다면 이곳의 미용 프로그램을 써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그러고 보니 미용 화장품 재료로 와인을 사용했다는 어느 화장품 회사 광고가 기억 난다. 그런데 하룻밤 호텔 룸 이용료가 260-460 유로(한화로 30-60만원정도)라 하니 가격이 만만치는 않다. 물론 피부 미용 프로그램이용료는 별도. 총 50개의 룸이 있는 이곳은 테라스가 있어서 아름다운 포도밭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주로 유럽인과 미국인 그리고 일부 아시아인들이 이곳을 이용하는데 아직 한국인이 이용한 적은 없다고 한다. 이곳 스파에 사용되는 포도 또한 스미스 오 라피뜨의 포도를 이용한다고 하는데 호텔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와이너리 투어프로그램들도 있다.
코달리는 프랑스에서는 이곳 보르도에 유일하게 있으며 이태리와 미국의 나파벨리에서도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코달리 라는 포도재료를 이용한 화장품들도 판매가 되고 있는데 스미스오 라피트의 매출 보다 더 클 정도로 성공적이다.
스미스오라피뜨의 사장인 까띠알씨가 반갑게 우리 일행을 맞이하면서 코달리에서 운영되는 식당으로 안내한다. 까띠알씨는 작년 서울에서 최초로 열렸던 보르도 그랑크뤼 갈라디너에 한번 온 적이 있다. 1990년경에 스미스오라피뜨 포도원을 사입하여 운영하던 중 우연히 땅의 지하에 미온수가 흐르는 것을 발견하고 스파를 만들었으며 비노테라피를 개발한 경우이다.

스미스오라피뜨는 18세기부터 존재해온 페삭 레오낭의 특급와인(Grand Cru Classe)이다. 주로 까베르네 소비뇽 60%와 멜로 30% 그리고 까베르네프랑 10%를 블랜딩하여 만들어지는 이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의 페삭레오냥 지역의 특성을 잘 지니고 있는 우아하면서도 부드러운 와인이다. 55헥타(레드 44헥타, 화이트 12헥타) 규모의 이 샤또는 화학비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수확하면서 좋은 포도 선별을 하여 특급 와인을 만들고 세컨드(Second) 와인은 레이오드 스미스 와인인데 주로 어린 포도를 사용한다. 보르도는 일반적으로 약 30-35년정도 된 포도나무들로 좋은 와인을 만들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15-20년 된 포도나무들도 좋은 와인을 만드는데 손색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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