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꼬냑 완전 정복하기

[라 길드 뒤 꼬냑 4종 (출처: danielohwine.com)]


프랑스 와인 명산지로 알려진 보르도 북쪽에 위치한 꼬냑 지방, 그곳에서 화이트 와인을 증류시켜 만든 브랜디를 우리는 꼬냑이라 부른다. 지난 4월 3일, 보르도에 위치한 유명한 바 ‘르 쁘앙 후즈(Le Point Rouge)’에서 꼬냑 마스터 클래스가 열렸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매니저 가엘 제프로아(Gaël Geffroy)는 2시간이 넘게 열정적으로 강의했고, 숙성 연도별 5종과 지역별 4종으로 총 9종의 꼬냑을 함께 테이스팅했다.


[꼬냑 마스터 클래스 현장 (출처: danielohwine.com)]


꼬냑, 그 유구한 역사

꼬냑의 역사는 12세기, 기옌(Gyenne)의 공작 기욤 익스(Guillaume X)와 포아티의 백작이 꼬냑 지방에 ‘포아투 와이너리’로 알려진 대규모 포도밭을 조성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3세기에 네덜란드의 무역상들이 소금을 가져와 포아투 와이너리의 와인과 교환했고 이는 샤렁뜨(Charente) 지역이 발전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 

16세기에 들어서며 네덜란드 인들은 꼬냑 지방의 와인이 운송 과정에서 변질될 것을 염려해 새로 개발한 증류기로 ‘Brandwijin(끓인 와인)’을 만들었고, 이것이 곧 브랜디(Brandy)의 탄생이 되었다. 17세기에는 꼬냑 지방에 2차 증류기가 등장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오-드-비(Eau-de-Vie)는 운송에 문제가 없었고 비용도 더 저렴했다. 그러다 화물 선박이 지연된 어느 날, 재고가 자연스럽게 오크통에 숙성되면서 풍미가 더 좋아진 것을 발견하자 그때부터 메종들은 꼬냑을 오크에 숙성하기 시작했다. 지역 내에서 재배 포도밭 면적은 갈수록 커져 28만 헥타르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1875년 필록세라의 피해를 입어 1893년에는 겨우 4만 헥타르의 포도밭만 살아남았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필록세라에 면역이 있는 미국종과 접목을 시도했고 전통적인 꼴롱바르(Colombard)와 폴 블랑슈(Folle Blanche)는 접목하기에 더 적합한 위니 블랑(Ugni Blanc) 품종으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현재 위니 블랑의 재배 면적은 90%에 달한다. 정부에 의해 처음으로 지역 경계가 설정된 것은 1909년이며 1936년에는 AOC로 편입되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동안 꼬냑 재고를 보관하기 위해 ‘와인과 오-드-비 유통국’이 설립되었는데, 이는 1948년 꼬냑 협회(BNIC; Bureau National Interprofessional du Cognac)로 발전했다. 현재 꼬냑은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미국에 이르기까지 150개국에 수출되고 있는 프랑스 대표 브랜디로 자리잡았다. 


꼬냑 아펠라씨옹 법률

프랑스 정부는 1909년 5월 1일, 꼬냑 지역에 최초로 경계를 설정했다. 이후 1936년 5월 15일에는 꼬냑, 오-드-비 드 꼬냑(Eau-de-Vie de Cognac), 오-드-비 데 샤렁트(Eau-de-Vie des Charentes) 아펠라씨옹을 추가로 설정했다. 그리고 1938년 1월 13일에는 6개의 세부 지역으로 구분했으며 이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꼬냑에 사용되는 품종으로는 꼴롱바르, 폴 블랑슈, 쥐랑송 블랑(Jurançon blanc), 믈리에 생-프랑소와(Meslier Saint-François), 몽티(Montils), 세미용(Sémillon), 위니 블랑이 있고 폴리냥(Folignan), 셀렉(Sélect) 두 품종은 최대 10%를 넘을 수 없다. 또 반드시 샤렁트 지역 전통 증류기를 사용해야 하며 1차 증류 시 최대 30헥토리터, 2차 증류 시 최대 25헥토리터만 증류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증류주의 최대 알코올은 15 °C 기준 72%를 넘지 못하고, 수확 이듬해 3월 31일까지 모든 증류과정을 마쳐야 한다. 숙성은 2003년 행정 명령을 통해 BNIC가 지정한 곳에서만 해야 하고 리무장(Limousin)과 트롱세(Tronçais) 오크를 사용해야 한다. 꼬냑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원액의 최소 숙성기간은 2년, 즉 ‘꽁뜨(Compte) 2’이다(수확 후 이듬해 3월 31일까지를 꽁뜨 0, 1년 숙성 시 꽁뜨 1, 2년 숙성 시 꽁뜨 2라고 칭한다). 1936년 법률을 통해 정해진 꼬냑의 최소 알코올 함량은 40%.

1921년 제정된 법률을 통해서 첨가물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당분, 카라멜, 오크 인퓨전(오크 나무를 달인 물)을 마지막에 첨가하는 것은 예외로 허용된다. 또 1928년 법률이 제정되며 핀(Fine) 이라는 단어를 꼬냑에 기입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핀 꼬냑’과 같은 표기가 가능하다. 핀은 6개 아펠라씨옹에 모두 기재할 수 있지만 한 가지 예외가 존재한다. 바로 핀 샹파뉴(Fine Champagne)로, 그랑드 샹파뉴(Grande Champagne)와 쁘띠뜨 샹파뉴(Petite Champagne) 블렌딩으로 만들어지는 꼬냑이며 그랑드 샹파뉴를 최소 50% 이상 포함해야 한다.


[꼬냑 지역 지도 (출처: 꼬냑 협회http://cognac.fr)]


꼬냑은 어디에서 생산될까? 

꼬냑 생산 지역은 아키텐 지방 북부에 자리잡고 있다. 서쪽으로는 대서양과 닿아있고 남쪽으로는 지롱드, 동쪽으로는 마시프 성트랄의 끝자락과 인접한 곳. 샤렁트-마리팀(Charente-Maritime)과 샤렁트 데파르트망(우리나라의 행정구분으로는 ‘도’에 해당)을 대부분 포함한다. 꼬냑의 생산 지역은 1938년 제정 법률에 의해 6개 세부 지역으로 구분된다.


*그랑드 샹파뉴(Grande Champagne): 표토는 점토와 백악질, 하층토는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부 지역은 석회암 비율이 60%가 넘는다. 점토의 보수력이 좋아 건조한 여름에도 물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적다. 총 재배 면적은 13,159ha(2013년 기준). 일반적으로 섬세하고 부드러우면서 꽃향이 지배적인 꼬냑이다. 최적의 숙성도에 이르기 위해 오크에서 천천히 숙성된다.


*쁘띠뜨 샹파뉴(Petite Champagne): 토양은 그랑드 샹파뉴와 동일하며, 쁘띠뜨 샹파뉴의 총 재배 면적은 15,246ha이다. 꼬냑의 특성은 그랑드 샹파뉴와 동일하지만 섬세함이 덜하다.


*보르드리(Borderies): 6개의 크뤼 중 가장 작은(토양 면적) 꼬냑 생산지다. 점토와 플린트(부싯돌), 석회암 토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꼬냑 지방의 북동부에 있고 3,987ha의 면적에서 섬세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바이올렛 풍미가 주를 이루는 꼬냑을 생산한다. 그랑드 샹파뉴와 쁘띠뜨 샹파뉴보다 숙성 속도가 빠르다.


*팡 보아(Fins Bois): 이 지역의 대부분은 ‘그로아(Groies)’라고 알려진 점토와 백악질로 구성되어 있지만 쥐라기 시대의 붉고 단단한 암석이라는 것이 차이점이다. 팡 보아는 위 3개 아펠라씨옹을 둘러싸고 있다. 31,001ha의 면적에서 부드러우면서도 숙성 속도가 빠른 꼬냑을 만들며 갓 착즙한 포도향이 특징이다.


*봉 보아(Bons Bois): 대부분 마시프 성트럴에서 온 모래 성분의 토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포도 나무는 흩어져 있고 다른 작물과 같이 자라며, 솔나무와 밤나무 숲이 둘러싸고 있다. 총 9,308ha면적에서 꼬냑을 생산한다.


*보아 오디네르(Bois Ordinaires): 총 재배 면적이 1,101ha에 불과해 꼬냑에서 가장 작은 생산지다. 토양은 주로 모래 성분이며 바다에 인접한 지역과 내륙 지역 2곳으로 떨어져 있다. 숙성 속도가 매우 빠르며 주로 미네랄 풍미가 강한 꼬냑이 생산된다.


[꼬냑 양조 과정 애니메이션 (출처 : 꼬냑 협회http://cognac.fr)]


꼬냑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꼬냑을 만들 때 사용되는 품종은 위니 블랑이다. 이 품종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이유는 위니 블랑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의 특징 때문. 산도가 매우 높고 알코올은 9% 정도로 낮아 꼬냑을 만드는데 최적이다. 알맞게 숙성된 포도를 10월 초에서 말 사이에 수확하고 포도 착즙 후 바로 발효과정으로 넘어간다. 이 때 가당 작업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발효과정을 거치고 5-7일 후 와인은 9%의 알코올을 함유하며 증류과정으로 넘어간다. 증류 작업은 이듬해 3월 31일까지 반드시 마쳐야 한다.


증류 방식은 꼬냑의 탄생 이후 현재까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동으로 만들어진 샤렁트 증류기를 이용해 2번에 걸친 증류 과정을 거치는데, 먼저 꼬냑을 만들기 위한 베이스 와인을 가장 왼쪽의 팟(Pot) 혹은 보일러(Boiler)에서 끓인다. 알코올 증기가 머리(Head) 부분에 모이고 그 중 휘발성이 강한 증기가 ‘백조의 목(Swan’s neck)’을 통해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응축 코일을 타고 이동하면서 낮은 온도의 물과 간접적으로 접촉하며 ‘브루이(Brouillis)’라 불리는 액체로 바뀐다. 이렇게 1차 증류가 끝나고, 27~32%의 알코올을 함유한 이 1차 증류주는 다시 팟으로 들어가 2차 증류 과정을 거친다. 78~82% 정도의 알코올인 2차 증류의 첫 1리터를 ‘헤드(Heads)’라 하며 별도로 보관한다. 헤드 이후에는 알코올이 더 낮은 ‘허트(Hearts)’가 만들어지고 이것으로 꼬냑을 만든다. 허트 다음에 나오는 부분은 ‘두 번째 컷(Second Cut)’이라 하고 다음 와인이나 브루이에 섞어 재증류한다. 증류 작업의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부분이 ‘꼬리(Tail)’다. 보통 꼬냑 1병을 얻기 위해서는 와인 9병을 증류해야 한다.


[숙성 연도에 따른 색 변화 (출처: 꼬냑 협회http://cognac.fr)]


증류 이후 꼬냑은 숙성 과정을 거치는데 숙성 기한에 따라 다른 이름이 붙는다. 포도를 처음 수확한 뒤 증류를 마친 다음날인 첫 4월 1일을 ‘꽁뜨 0’이라 한다. 최소 2년 숙성된 ‘꽁뜨 2’에 시장에 첫 출시할 수 있으며 VS(Very Special), 3성(Trois Étoile, 트와 제뚜알)이라 한다(또한 셀렉시옹(Sélection), 드 뤽스(De Luxe), 밀레짐(Millésime)으로 불리기도 한다). 4년 숙성한 경우에는 VSOP(Very Special Old Pale)가 붙는다(이외에 레제르브(Réserve), 비유(Vieux), 하흐(Rare), 호아이얄(Royal)이라고 이름 붙이는 경우도 있다). 6년을 숙성한 꼬냑은 나폴레옹(Napoléon)이라 한다(다른 이름으로는 트레 비유 레제르브(Très Vieux Réserve), 트레 비유(Très Vieux), 에리따쥬(Héritage), 트레 하흐(Très Rare), 엑셀렁스(Excellence), 쉬프렘(Suprême)이 있다). 이보다 더 오래 숙성시킬 경우 10년간 숙성 과정을 거치는데 XO(Extra Old)가 바로 10년 숙성한 꼬냑을 가리키는 용어다(오르 다쥬(Hors’ d’Âge), 엑스트라(Extra), 앙세스트랄(Ancestral), 앙세트르(Ancêtre), 오르(Or), 골드(Gold), 앙페리알(Impérial)이라는 용어로도 불린다). XO는 원래 6년 숙성한 꼬냑에 붙였던 이름으로 나폴레옹과 동급이었으나, 2016년 4월 1일부터 10년 이상 숙성시키는 것으로 규정이 변경되었다.


[라 길드 뒤 꼬냑 4종(출처 : danielohwine.com)]


마스터 클래스에서 소개된 4종의 지역별 꼬냑


*라 길드 뒤 꼬냑, 팡 보아 '로리냑'(La Guilde du Cognac, Fin Bois 'Lorignac') 2011

팡 보아에 위치한 단일 지역에서 생산된 2011 빈티지의 꼬냑. 2011년은 뜨거웠던 해로 수확 시기가 평년보다 빨랐고 여름 과일의 풍미가 강하게 나타난다. 굉장히 작은 마을인 로리냑에서 만들어진 이 꼬냑은 2011 빈티지의 전형을 보여준다. 마을의 이름이 라틴어 ‘바쿠스의 마을’에서 기원했을 만큼 와인으로 굉장히 중요한 곳이다. 색상은 연한 볏짚색을 띠며 복숭아, 살구, 무화과 등의 여름 과일, 라임과 같은 열대 과실의 향이 느껴진다. 입에서는 버터와 꿀, 살구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질감이 굉장히 부드럽고 마시기 편한 스타일의 꼬냑이다.


*라 길드 뒤 꼬냑, 보르드리 '슈르브 리쉬몽'(La Guilde du Cognac, Borderies 'Cherves Richemont') 2010

슈르브 리쉬몽은 보르드리 단일 지역에서 생산된 2010 빈티지 꼬냑이다. 보르드리는 매우 작은 지역으로 이곳에서 생산하는 꼬냑은 뛰어난 복합미와 풍성한 깊이감으로 정평이 나있다. 2010년은 작황이 좋았던 한 해로 9월 말부터 수확할 수 있었다. 빛나는 금색을 띠며 꽃 계열의 바이올렛 향과 꿀과 자두가 삼나무 풍미와 어우러져 복합미를 자랑한다. 입에서는 말린 무화과와 꽃 계열 풍미를 강하게 느낄 수 있고 피니시에서는 상쾌한 솔잎도 느껴진다. 질감은 크리미하고 부드럽다.


*라 길드 뒤 꼬냑, 쁘띠뜨 샹파뉴 '생 제르망 드 비브락'(La Guilde du Cognac, Petite Champagne 'Saint Germain de Vibrac') 2007

생 제르망 드 비브락은 쁘띠뜨 샹파뉴의 나무가 많은 언덕에 있다. 석회암이 주된 토양인 이 마을에서 섬세하고 우아한 오-드-비가 탄생한다. 변덕이 심했던 2007년 여름을 보낸 뒤 효모와 함께 작은 증류기에서 증류되었다. 이후 조직이 넓은 오크통에서 숙성하며 이 지역의 전형적인 캐릭터를 갖췄다. 외관에서는 붉은 오렌지빛을 띠고 시나몬과 넛맥 풍미로 시작해 바닐라와 버터 향까지 느껴진다. 입에서는 정향과 머스캣 포도가 삼나무 풍미와 어우러져 우아함과 세련미를 느낄 수 있다. 피니시가 길게 이어지며 더욱 부드러운 질감을 선사한다.


*라 길드 뒤 꼬냑, 그랑드 샹파뉴 '생 프루이' 엑스트라(La Guilde du Cognac, Grande Champagne 'Saint Preuil' Extra)

생 프루이는 그랑드 샹파뉴 중에서도 명성이 높은 떼루아로 1등급 밭(1er Cru)으로 인정받을 만큼 품질이 뛰어나다. 1990과 1996, 2004 빈티지의 오-드-비가 프렌치 오크통에서 서서히 숙성해 부드러운 질감과 깊은 색을 가지게 되었다. 색은 깊은 호박색을 띠며 코에서는 커피, 너트류, 시가 박스 그리고 가죽 풍미가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삼나무, 건포도, 초콜릿, 담뱃잎 풍미가 입안에서 아주 풍성하다. 피니시가 매우 길게 이어지며, 복합적이고 힘있으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 꼬냑이다.


프로필이미지오동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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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8.05.18 12:37수정 2018.05.1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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