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루 도베르뉴(Bleu d’Auvergne), 블루 드 젝스(Bleu de Gex), 푸름므 당베르(Fourme d’Ambert), 푸름므 드 몽브리종(Fourme de Montbrison), 고르곤졸라(Gorgonzola), 스틸턴(Stilton), 로크포르(Roquefort)... 어떤 이에게 블루 치즈는 가장 좋아하는 치즈이기도, 어떤 이에게는 먹기 쉽지 않은 어려운 치즈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 중 어떤 경우에 해당하더라도 블루 치즈는 수 세기에 걸쳐 수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훌륭한 치즈라는 사실, 이 한 가지는 확실하다.
페니실리움, 매우 소중한 동맹
‘블루'는 ‘푸른곰팡이 꽃이 핀' 치즈를 칭하는 단어로써, 치즈 페이스트에 푸르스름한 대리석 무늬가 있는 것을 말한다. 소젖, 양젖, 때로는 염소젖으로 만들어지는 이 치즈들은 페니실리움(Penicillium)이라는 놀라운 미생물 덕분에 고유의 푸른 빛을 띠게 되었다.
이 푸른곰팡이 치즈는 다른 종류의 치즈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지만, 딱 하나 차이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치즈를 만들 때, 우유의 응고 과정 중이나 응고 전, 의학의 역사에서 놀라운 혁명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항생제, 페니실린의 곰팡이 포자를 주입하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페니실리움 로크포르티(Penicillium Roqueforti) 또는 페니실리움 글라우쿰(Penicillium Glaucum)균을 주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균은 푸른곰팡이로부터 나오며 건강에는 위험이 되지 않는 매우 훌륭한 미생물이다.

[왼쪽부터 블루치즈 로크포르, 푸름므 당베르, 블루 도베르뉴]
푸른곰팡이가 자라기 까지
블루 치즈는 통풍이 잘되는 지하 창고에서 숙성되어야 하는데, 푸른곰팡이가 자라기 위해서는 산소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푸른곰팡이 생성에 알맞은 주입 기술을 사용하게 된다. 손으로 직접 혹은 기계를 사용해 큰 바늘로 푸름 곰팡이를 투입한다. 그 바늘은 치즈에 구멍을 만들어내고, 그 구멍을 통해 페니실리움균은 치즈 속으로 퍼져나간다. 균이 중간에서부터 가장자리를 향하여 퍼지기 때문에 블루 치즈는 숙성이 치즈 내부에서 시작하여 외부로 진행되는 유일한 치즈이다.
이처럼 블루 치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치즈에 정체성을 부여하는 푸른곰팡이이며, 따라서 푸른곰팡이 포자가 치즈 안에서 어떻게 피어나는지는 블루 치즈 제조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이다. 그러나 푸른곰팡이 주입만이 블루 치즈를 만드는 비법의 전부는 아니다. 푸른곰팡이가 치즈 안에서 잘 자리 잡기 위한 여러 가지 조건이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푸른곰팡이가 잘 생성되기 위해 꼭 필요한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있다 : 공간, 소금, 공기, 그리고 시간.
먼저, 공간이다. 곰팡이가 피어날 자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응고 과정에서 커드를 잘게 잘라주는 과정이 필수적인데, 잘게 잘린 커드는 표면에 매우 얇은 막을 갖게 되고 이 막 덕분에 커드가 완전히 붙지 않게 되어 곰팡이가 피어날 공간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소금이 필요하다. 따라서 블루 치즈 제조 과정 중 가염 작업은 필수적이다. 또한, 다른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곰팡이 또한 숨을 쉬어야 한다. 매우 얇은 바늘로 곰팡이 포자가 숨을 쉴 길을 내어주는데 치즈 하나당 평균 50개의 구멍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곰팡이가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최소 한 달여의 시간이 필요하며, 이 시간 동안 치즈의 풍미와 질감이 점차 익어간다.
사진 출처: 프랑스 국립낙농협의회(CN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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