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인을 즐겨 마시기 시작하면서부터 명절 스트레스가 줄었다. 산더미처럼 전을 부치고 나물을 무쳐도 전혀 고된 노동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양념이 강하지 않은 차례 음식이야말로 최고의 와인 안주이기 때문이다. 향이 강한 음식은 와인의 섬세한 향을 느끼는데 방해가 되지만,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은 고춧가루나 마늘을 쓰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담백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으니 와인과 즐기기에 딱 좋다.
한가위를 맞아 모처럼 모인 가족, 친지들과 둘러 앉아 늘 마시던 소주나 맥주 대신 와인을 식탁에 올려보면 어떨까. 남은 음식은 차곡차곡 냉동실에 보관했다 와인 마실 때 바로 해동해 즉석 안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차례 음식을 와인과 더 맛있게 즐기기 위해 와인과 음식의 페어링 원칙을 알아보자. 그리고 이를 토대로 차례 음식의 종류별로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이 무엇인지도 살펴보자.
와인과 음식을 페어링하는 여섯 가지 기본 원칙
와인과 음식의 조화를 고려할 때 최고의 궁합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식재료, 양념, 조리법 등을 모두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와인과 음식이 서로 부딪치는 조합만 피해도 절반 이상의 성공은 거둘 수 있다. 이를 위해 페어링 기본 원칙 여섯 가지를 기억해 두면 편리하다.
1) 화이트 와인은 모든 음식과 두루 잘 어울린다.
화이트 와인은 레드 와인에 비해 향이 강하지 않다. 그래서 음식과 부딪치는 경우가 별로 없고 맛이 상큼해 음식을 먹고 난 뒤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쉽게 말해 물김치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2) 레드 와인을 마실 땐 해산물은 피하자.
레드 와인에 철성분이 많다. 철성분은 해산물의 불포화 지방산과 만나면 비린내를 유발할 수 있다.
3) 달콤한 와인은 단맛이 나는 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다.
단 음식에 신맛이 강한 와인을 곁들이면 와인의 산미가 훨씬 더 부각된다. 단 음식과 즐길 와인을 고를 땐 음식과 와인의 단맛이 비슷하거나 와인이 음식보다 조금 더 단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와인이 음식보다 덜 달면 와인 이 싱겁게 느껴질 수 있다.
4) 육류, 해산물, 채소를 모두 한 상에 차려 놓았다면 스파클링 와인을 선택하자.
스파클링 와인의 기포는 입안에 남은 음식의 잔향을 깨끗이 씻어주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영국 왕실에서 결혼식이 있을 때마다 샴페인을 축하주로 선택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뷔페로 차려지는 피로연 음식과 즐기기에 스파클링 와인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5) 비린내가 강한 음식은 와인과 어울리지 않는다.
이탈리아에서도 와인과 페어링하기 가장 어려운 음식 가운데 하나로 앤초비를 꼽는다. 건어물이나 젓갈처럼 비린맛이 강한 음식은 와인의 향을 느끼는데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향미도 서로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오징어와 쥐포엔 역시 맥주다.
6) 와인의 적은 국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김치와 와인이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젓갈을 많이 넣지 않고 담근 김치라면 화이트 와인과 의외로 궁합이 잘 맞는다. 와인과 페어링하기에 가장 난해한 것은 국물음식이다. 생각해 보면 탕요리를 먹을 땐 맥주도 잘 곁들이지 않는다. 물이 많은 음식과 물이 많은 술이 만나면 'Beverage to Beverage Matching'이 되어 서로 부딪치기 때문이다. 탕을 즐길 땐 증류주를 마시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그럼 이제 와인과 음식의 페어링 원칙을 토대로 하여 차례 음식의 종류별로 어떤 와인이 가장 잘 어울릴지 알아보자.
해산물과 채소전에는 샤블리, 리슬링, 가비
생선전이나 생선구이 같은 해산물, 그리고 두부전이나 호박전처럼 채소를 주재료로 하는 부침요리에는 미네랄 향이 좋고 보디감이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린다. 와인의 미네랄 향은 조개껍데기나 자갈에서 나는 향과 비슷한데, 이 향이 해산물의 풍미와 특히 잘 어울린다. 와인의 상큼한 신맛은 마치 레몬을 뿌린 것처럼 생선의 비린맛을 제거해주고 음식의 기름진 맛을 상큼하게 씻어주는 역할을 한다.

[브롤리아 '라 메이라나' 가비 디 가비, 라 샤블리지엔 샤블리 '라 피에르레', 후버 리슬링 엔젤스베르크]
1. 브롤리아, '라 메이라나' 가비 디 가비 Broglia, La Meirana Gavi di Gavi
→ 가비는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에서 생산되는 화이트 와인으로 해산물과 궁합이 잘 맞기로 유명하다. 가비 디 가비는 가비 와인 중에서도 가비 마을 안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코르테제(Cortese)라는 이탈리아 토착 품종으로 만드는데, 라임, 배 등 과일향이 상큼하고 허브와 아몬드향이 은은하다. 라 메이라나는 여타 가비 와인에 비해 구조감이좋고 질감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 국가/품종: 이탈리아 / 코르테제
* 가격(수입사)/용량: 58,000원(씨에스알 와인) / 750ml
* 판매처: 레드텅 부티크 와인하우스 압구정 본점(T.02-517-8407), 서래점(T.02-537-8407) / 신세계 백화점 본점(T.02-310-1227), 강남점(T.02-3479-1236), 센텀시티점(T.051-745-2175) /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T.02-3449-4481) / SSG 마켓 청담(T.02-6947-1274) / 롯데백화점 본점(T.02-772-3074)
2. 라 샤블리지엔, 샤블리 ‘라 피에르레’ La Chablisienne, Chablis ‘La Pierrelee’
→ 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한 샤블리 지역에서 생산한 와인이다. 샤블리는 토양에 해양퇴적물이 가득해 이곳에서 자란 샤르도네는 미네랄향을 많이 품는다. 라 피에르레는 불어로 ‘자갈밭’이라는 뜻. 이런 토양의 영향을 받아 라 피에르레는 미네랄 향이 풍부하고 신맛이 강하다. 레몬과 자몽처럼 상큼한 과일향에 아카시아, 마른 풀, 미네랄 등 다양한 향미가 어우러져 있다. 생선구이나 생선전과 특히 잘 어울린다.
* 국가/품종: 프랑스 / 샤도네이
* 가격(수입사)/용량: 56,000원(신동와인) / 750ml
* 판매처: 신동와인 직영 한남점(T.02-797-9994), 압구정점(T.02-3445-2299) / 현대백화점 무역점, 천호점, 신촌점, 목동점, 중동점, 판교점, 킨텍스점, 부산점, 대구점, 울산점 / 롯데백화점 명동점, 부산점, 타워점, 부산광복점
3. 후버, 리슬링 엔젤스베르크 Huber, Riesling Engelsberg
→ 리슬링은 독일을 대표하는 화이트 품종이지만 오스트리아도 훌륭한 리슬링 와인산지다. 오스트리아 리슬링은 독일에 비해 과일향이 풍부하고 구조감이 탄탄하다. 레몬과 감귤 등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향이 입안을 가득 채우고, 여운에서는 과일의 상큼함과 은은한 꽃향이 맴돈다. 생선과 즐겨도 좋고 전이나 볶음요리와 즐기면 개운한 뒷맛을 선사한다.
* 국가/품종: 오스트리아 / 리슬링
* 가격(수입사)/용량: 59,000원(엘비) / 750ml
* 판매처: 꺄브와인샵 역삼점(T.02-564-0723), 일산점(T.031-908-9632), 여의도점(T.02-784-3399) / 떼루아 와인아울렛 (T.031-986-0777)
채소향이 강한 요리에는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부추전, 깻잎전, 시금치 나물처럼 푸릇한 채소향이 도드라진 음식에는 신선한 허브향을 가득 품은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이 제격이다. 와인과 음식의 향미가 서로 잘 어울리는 것은 물론, 전과 나물의 기름진 맛을 소비뇽 블랑의 상큼함이 개운하게 씻어준다.

[킴 크로포드 말보로 소비뇽 블랑, 생 클레어 파이오니어 블락 소비뇽 블랑]
4. 생 클레어, 파이오니어 블락 소비뇽 블랑 Saint Clair, Pioneer Block Sauvignon Blanc
→ 생 클레어는 1978년부터 말보로 지역에서 포도재배를 시작한 선구자적 와이너리다. 소비뇽 블랑은 이들이 생산하는 와인의 70%를 차지하며, 세계대회에서 수많은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레몬, 자몽, 풋사과 등 과일향이 신선하고 허브향이 향긋하다. 신맛도 깔끔하고 보디감도 경쾌하다. 진한 향미와 긴 여운이 와인에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 국가/품종: 뉴질랜드 / 소비뇽 블랑
* 가격(수입사)/용량: 39,000원(신세계 엘앤비) / 750ml
* 판매처: 와인앤모어 / 이마트 / 신세계백화점
5. 킴 크로포드, 말보로 소비뇽 블랑 Kim Crawford, Marlborough Sauvignon Blanc
→ 킴 크로포드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와이너리로 특히 소비뇽 블랑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10년부터 8년 연속 뉴질랜드 와인 판매 1위를 기록했으며, 와인 스펙테이터가 매년 선정하는 Top100에도 여러 차례 뽑힌 바 있다. 구스베리, 라임, 레몬 등 잘 익은 과일향과 막 자른 풀의 싱싱한 향미가 매력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상쾌하고 질감이 부드러워 마시기 편한 스타일이다.
* 국가/품종: 뉴질랜드 / 소비뇽 블랑
* 가격(수입사)/용량: 48,000원(나라셀라) / 750ml
* 판매처: 와인타임 전점 / 현대백화점 / 신세계백화점 / 롯데백화점
닭고기와 볶음, 부침 요리엔 섬세한 레드 와인을
닭고기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육질이 부드럽다. 고기와 야채를 섞어 부치거나 볶은 요리도 고기가 주재료인 음식보다 무게감이 가볍다. 이런 음식엔 피노 누아처럼 가벼운 레드 와인이나 로제가 잘 어울리고, 샤르도네처럼 묵직한 화이트 와인도 좋다. 이탈리아산 키안티 와인은 가금류 요리와 잘 어울리기로 유명하다. 키안티 특유의 흙내음은 고사리가 들어간 빈대떡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 피노 누아, 키안티, 로제는 모두 보디감이 가볍고 신맛이 좋아 기름기가 있는 음식에 곁들이면 느끼한 뒷맛을 개운하게 해준다.

[찰스&찰스 로제, 실레니 셀라 셀렉션 피노 누아, 카스텔로 디 퀘르체토 키안티]
6. 찰스 & 찰스 로제 Charles & Charles Rose
→ 미국 워싱턴 주에서 생산되는 로제 와인이다. 시라가 블렌드의 60%를 차지하며, 그르나슈, 무르베드르, 카베르네 소비뇽 등이 섞여 있다. 연한 연어빛 색깔이 아름답고, 시라 특유의 탄탄한 구조감을 바탕으로 딸기, 체리, 수박, 키위, 자몽 등 과일향이 풍부하다. 보디감이 적당하고 신맛이 산뜻해 해산물에 곁들여도 좋고 가벼운 육류와 즐기기에도 좋은 와인이다.
* 국가/품종: 미국 / 시라, 그르나슈, 무르베드르, 까베르네 소비뇽, 쌩소, 쿠누아즈
* 가격(수입사)/용량: 64,000원(동원와인플러스) / 750ml
* 판매처: 와인하우스 청주점, 삼성웰스토리 와인셀러, 더미라클 한남점, 분당와인하우스
7. 실레니 셀라 셀렉션 피노 누아 Sileni Cellar Selection Pinot Noir
→ 실레니는 뉴질랜드에 위치한 와이너리다. 실레니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추종자이자 양아버지인 실레누스(Silenus)에서 따왔다고 한다. 뉴질랜드 북섬 혹스 베이(Hawke’s Bay)에서 생산한 이 와인은 풍부한 과일향과 부드러운 질감이 특징이다. 체리, 딸기 등 붉은 베리류의 향미가 발랄하고, 버섯, 젖은 낙엽 등이 복합미를 더한다. 신맛이 경쾌해 기름진 음식과 즐기면 뒷맛이 산뜻해진다.
* 국가/품종: 뉴질랜드 / 피노 누아
* 가격(수입사)/용량: 58,000원(에노테카 코리아) / 750ml
* 판매처: 에노테카코리아 압구정점 /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무역점 / IFC 올리브마켓점 / CJ제일제당점
8. 카스텔로 디 퀘르체토, 키안티 Castello di Querceto, Chianti
→ 키안티 와인은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오래 전부터 생산해온 전통적인 와인이다. 산지오베제(Sangiovese)를 주품종으로 하는 이 와인은 매혹적인 루비빛과 상큼한 과일향이 특징이다. 퀘르체토 키안티는 딸기향이 특히 도드라지는데 여기에 어우러진 은은한 꽃향 또한 매력적이다. 보디감이 적당하고 구조감이 탄탄해 다양한 음식과 두루 잘 어울리며, 특히 가금류나 빈대떡과 궁합이 잘 맞는다.
* 국가/품종: 이탈리아 / 산지오베제, 까나이올로
* 가격(수입사)/용량: 24,000원(나라셀라) / 750ml
* 판매처: 와인타임 전점 / 현대백화점 / 신세계백화점 / 롯데백화점
얇게 썬 고기 요리에는 중간 보디감의 레드 와인을
불고기, 육전, 누름적처럼 고기를 얆게 썰어 요리한 음식에는 메를로, 템프라니요, 그르나슈처럼 보디감과 타닌이 중간 정도로 적당한 레드 와인이 잘 어울린다. 고기를 가늘게 썰거나 얇게 저며 만든 음식은 고기가 두툼할 때보다 음식의 무게감이 가벼운데, 이럴 때 타닌이 많고 묵직한 와인을 곁들이면 와인이 음식을 압도할 수 있다. 따라서 과일향이 산뜻하고 신맛이 경쾌해 고기요리의 느끼함을 해소하고, 보디감이 적당해 음식과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와인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카사 로호 무쏘 템프라니오, 콜럼비아 크레스트 그랜드 에스테이트 메를로, 샤또 뻬이 라 뚜르]
9. 카사 로호, 무쏘 템프라니오 Casa Rojo, Musso Tempranillo
→ 무쏘는 스페인 와인 그룹 카사 로호가 만든 가성비 좋은 와인이다. 무쏘는 스페인어로 ‘존경’이라는 뜻. 무쏘 와인은 자연에 대한 존경을 담아 유기농으로 재배한 포로도 만든 와인이다. 템프라니요는 특유의 밝고 산뜻한 베리향이 가득하고 신맛과 보디감도 적당해 다양한 음식과 두루 잘 어울린다. 레이블에 그려진 것처럼 육질이 부드러운 돼지고기와 특히 잘 어울리며 얇게 썬 소고기 요리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 국가/품종: 스페인 / 템프라니오
* 가격(수입사)/용량: 40,000원(에노테카 코리아) / 750ml
* 판매처: 에노테카코리아 압구정점,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무역점, IFC 올리브마켓점, CJ제일제당점
10. 콜럼비아 크레스트, 그랜드 에스테이트 메를로 Columbia Crest, Grand Estates Merlot
→ 미국 워싱턴 주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콜럼비아 크레스트는 워싱턴 주 전체 생산량의 75%를 책임지는 대표적인 생산자다. 검게 익은 체리와 자두 등 달콤한 과일향 속에 커피와 다크 초콜릿 향이 은은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질감은 벨벳처럼 부드럽고 구조감이 탄탄해 다양한 고기요리와 잘 어울리고 우리 입맛에도 무난하게 잘 맞는다.
* 국가/품종: 미국 / 메를로, 기타 품종
* 가격(수입사)/용량: 35,900원(신세계 엘앤비) / 750ml
* 판매처: 와인앤모어,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11. 샤또 뻬이 라 뚜르 Chateau Pey La Tour
→ 메를로 90%에 카베르네 소비뇽과 카베르네 프랑을 소량 블랜드해 만든 보르도 와인이다. 와인을 잔에 따르면 블랙베리와 자두 등 잘 익은 베리의 신선한 과일향이 풍성하게 올라온다. 여기에 어우러진 매콤한 후추향은 와인에 경쾌함과 복합미를 더한다. 보디감, 과일향, 산미가 완벽한 밸런스를 이루며 길게 이어지는 여운이 고급스럽다.
* 국가/품종: 프랑스 / 메를로, 까베르네 소비뇽, 까베르네 프랑
* 가격(수입사)/용량: 42,000원(하이트 진로) / 750ml
* 판매처: 신세계백화점 본점 / 롯데백화점 강남점 / 보르도와인갤러리(T.02-511-1144)
두툼한 고기요리엔 타닌이 많고 묵직한 레드 와인을
소고기 산적이나 갈비찜처럼 육질이 살아있는 음식에는 카베르네 소비뇽, 시라, 말벡처럼 타닌이 많고 보디감이 묵직한 레드 와인이 잘 맞는다. 두툼한 고기를 입에 넣고 씹으면 육즙이 나오면서 지방질이 입안에 고루 퍼진다. 이때 타닌이 많은 와인을 마시면 지방질이 버퍼 역할을 해 타닌의 떫은 맛이 미각 세포를 바로 자극하지 않아 와인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타닌은 고기를 먹고 난 뒤 느끼한 입맛을 개운하게 씻어주기도 한다. 두툼한 고기로 만든 음식은 무게감도 무겁기 마련이다. 따라서 묵직한 레드 와인을 곁들이면 음식과 와인의 무게감이 균형을 이뤄 밸런스가 잘 맞는 궁합을 맛볼 수 있다.

[투핸즈 엔젤스 쉐어 쉬라즈, 카이켄 울트라 말벡, 로버트 몬다비 프라이빗 셀렉션 버본 배럴 까베르네 소비뇽]
12. 투핸즈, 엔젤스 쉐어 쉬라즈 Two Hands, Angels’ Share Shiraz
→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호주산 쉬라즈 와인이다. 체리, 블루베리, 자두 등 풍성하게 피어나는 달콤한 베리향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질감이 매끄러워 마시기가 편하고, 입안을 가득 채우는 와인의 무게감이 만족감을 선사한다. 여운에서 느껴지는 마른 허브, 후추, 다크 초콜릿 등 복합적인 향미 또한 고급스럽다.
* 국가/품종: 호주 / 쉬라즈
* 가격(수입사)/용량: 50,000원(신세계 엘앤비) / 750ml
* 판매처: 와인앤모어 / 이마트 / 신세계백화점
13. 카이켄, 울트라 말벡 Kaiken, Ultra Malbec
→ 아르헨티나 최고의 와인산지인 멘도자에서도 가장 우수한 지역으로 꼽히는 우코 밸리(Uco Valley)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진한 루비빛이 매혹적이고 블랙베리, 블루베리, 체리, 자두 등 검은 베리류의 향미가 가득하다. 마른 꽃과 허브의 은은한 풍미는 복합미를 더한다. 달콤한 과일향과 경쾌한 신맛의 균형도 탁월하다. 탄탄한 구조감과 잘 숙성된 타닌이 묵직하고 부드럽게 입안을 채운다.
* 국가/품종: 아르헨티나 / 말벡
* 가격(수입사)/용량: 47,000원(나라셀라) / 750ml
* 판매처: 와인타임 전점 / 현대백화점 / 신세계백화점 / 롯데백화점
14. 로버트 몬다비, 프라이빗 셀렉션 버본 배럴 까베르네 소비뇽 Robert Mondavi, Private Selection Bourgon Barrel Cabernet Sauvignon
→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로버트 몬다비가 버본을 담았던 배럴에 와인을 숙성시키는 참신한 양조법으로 새롭게 출시한 와인이다. 말린 과일향이 풍부하고, 흑설탕, 캐러맬, 초콜릿, 바닐라 등 복합미도 뛰어나다. 부드럽고 묵직한 질감도 매력적이다. 음식과 함께 즐기면 단순히 와인과 음식이 어울리는 차원을 넘어서서 음식의 풍미가 한층 더 깊어지는 효과를 발휘한다.
* 국가/품종: 미국 / 까베르네 소비뇽, 말벡, 쁘띠 시라, 쁘띠 베르도
* 가격(수입사)/용량: 52,000원(신동와인) / 750ml
* 판매처: 신동와인 직영 한남점(T.02-797-9994), 압구정점(T.02-3445-2299) / 현대백화점 무역점, 천호점, 신촌점, 목동점, 중동점, 판교점, 킨텍스점, 부산점, 대구점, 울산점 / 롯데백화점 명동점, 부산점, 타워점, 부산광복점
떡, 한과, 곶감에는 달콤한 와인을
단맛이 나는 디저트류에는 스위트 와인을 곁들이는 것이 정석이다. 음식의 단맛이 많을수록 와인의 당도도 강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단맛이 적은 와인으로는 모스카토 다스티, 단맛이 많은 와인으로는 마데이라와 마르살라를 꼽을 수 있다. 잘 만든 스위트 와인은 단맛과 신맛의 밸런스가 좋아 와인이 경쾌하고, 상큼한 신맛이 떡이나 한과를 먹은 뒤 입맛을 개운하게 만들어 준다. 스위트 와인은 냉장고에 1-2시간 넣어 차게 식힌 뒤 마시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선키스트 스위트 화이트, 스칼리올라 프리모 바치오 모스카토 다스티, 카를로 펠레그리노 마르살라 파인 세미세코, 주스티노스 마데이라 파인 미디엄 리치 3년]
15. 선키스트 스위트 화이트 Sunkissed Sweet White
→ 선키스트 스위트 화이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최대 주류회사인 DGB(Douglass Green Bellingham)가 만든 와인이다. 콜롱바르, 슈냉 블랑, 하네풋(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 소비뇽 블랑 등을 섞어 만든 이 와인은 풍부한 과일향과 은은한 단맛이 특징이다. 잘 익은 레몬과 파인애플, 달콤한 꿀향이 코를 유혹하고, 와인의 단맛이 상쾌한 신맛과 조화로운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 알코올 도수도 7.5%로 낮은 편이어서 술을 잘 못하는 사람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타일이다.
* 국가/품종: 남아공 / 콜롱바르, 슈냉 블랑, 하네풋, 소비뇽 블랑
* 가격(수입사)/용량: 26,000원(나라셀라) / 750ml
* 판매처: 와인타임 전점 / 현대백화점 / 신세계백화점 / 롯데백화점
16. 스칼리올라, 프리모 바치오 모스카토 다스티 Scagliola, Primo Bacio Moscato d’Asti
→ 스칼리올라는 1939년 이탈리아 피에몬테에 설립된 와이너리다. 생산량보다 퀄리티에 집중하는 와이너리로 독특한 와인 이름과 아름다운 레이블이 특징이다. 프리모 바치오는 이탈리아어로 ‘첫 키스’라는 뜻이다. 신선한 청포도 향과 들꽃, 사향의 은은함이 적당한 단맛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부드러운 기포와 상큼한 신맛은 단 음식을 먹고 난 뒤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 국가/품종: 이탈리아 / 모스카토
* 가격(수입사)/용량: 25,000원(신세계 엘앤비) / 750ml
* 판매처: 와인앤모어 / 이마트 / 신세계백화점
17. 카를로 펠레그리노, 마르살라 파인 세미세코 Carlo Pellegrino, Marsala Fine Semisecco
→ 마르살라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서 생산되는 스위트 와인으로 수확한 포도를 햇볕에 말려 단맛과 향을 농축시켜 만든다. 카를로 펠레그리노는 135년 역사를 지닌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로 가장 표준적인 마르살라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다. 마르살라 파인 세미세코는 진한 호백색을 띠고, 말린 포도의 달콤함과 캐러멜, 커피 등 복합미가 풍부하다. 여운에서는 달콤함과 고소함이 오래 맴돈다.
* 국가/품종: 이탈리아 / 그릴로, 카타라토, 인졸리아
* 가격(수입사)/용량: 42,000원(하이트 진로) / 750ml
* 판매처: 신세계백화점 본점 / 와인아울렛라빈(T.031-979-1855) / 분당와인하우스(T.031-711-6895)
18. 주스티노스, 마데이라 파인 미디엄 리치 3년 Justino’s Madeira Fine Medium Rich 3 Years Old
→ 마데이라는 북아프리카 서쪽 대서양에 위치한 포르투갈령 아열대 섬 마데이라에서 생산되는 주정강화 와인이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더운 열기로 숙성되는 이 와인은 진한 과일향이 주는 깊은 풍미가 매력적이다. 연한 갈색을 띠며 말린 과일, 매이플 시럽, 캐러멜의 달콤함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마시고 난 뒤 여운에서는 견과류, 커피, 다크 초콜릿 등 복합적인 향미가 오래 맴돈다. 한과나 곶감과 특히 잘 어울린다.
* 국가/품종: 포르투갈 / 틴타 네그라 몰레
* 가격(수입사)/용량: 53,000원(WS통상) / 750ml
* 판매처: 부띠끄와인샵(T.02-516-6168), 세브도르샵(T.02-552-3131), 와인365(T.031-71-0365), 분당와인하우스(T. 031-711-9593), 뮤즈와인아울렛(T.032-289-0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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