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해외뉴스

와인21추천 BEST OF BEST, 주목할만한 와이너리


와인을 잘 몰라도, 또는 와인을 잘 알아도, 와인을 고를 때면 늘 고민에 빠진다. 워낙 종류가 많아서다. 유명한 와이너리가 만든 와인 중에서 골라볼까? 난생 처음 보는 와이너리의 와인을 과감히 선택해 볼까? 선택에 앞서 망설임은 길기만 하다.


전 세계 무수히 많은 와이너리들 가운데 특히 주목할만한 와이너리 다섯 곳을 선정해 보았다. 숨은 보석 같은 와이너리, 우리나라에 첫 선을 보이는 와이너리, 익숙하지만 신념과 철학이 새삼 빛나는 와이너리 등 다양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한다는 점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모임에서 함께 나누거나 선물할 와인을 찾는다면 이 와이너리의 와인들을 선택해 보는 것은 어떨까. 봄날의 정취가 더욱 화사해질 것이다.


1. 두르뜨 Dourthe

두르뜨는 보르도의 터줏대감이다. 1840년 네고시앙(négociant, 와인 도매상)으로 와인사업을 시작했고, 1929년부터는 와이너리를 매입하며 와인 생산에도 뛰어들었다. 네고시앙을 오래했으니 보르도의 샤토에 대해서는 속속들이 잘 알고 있을 터였다. 현재 두르뜨가 보유한 샤토는 모두 9개, 포도밭 면적은 500헥타르에 이른다. 두르뜨는 보르도 와인 초보에게나 애호가에게나 모두 추천할 만한 와이너리다. 여러 샤토와 넓은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어 테루아 별 특징이 잘 살아 있는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뉘메로 엥과 샤또 벨그라브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가성비가 좋은 뉘메로 엥은 와인 전문가와 언론이 모두 동 가격대 최고의 보르도 브랜드로 인정하는 와인이다. 루즈, 블랑, 로제, 세 가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 블랑은 30년 전 보르도 최고의 와인 메이커인 뒤보르뒤유와 함께 만든 와인이다. 보르도 화이트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던 때에 보르도 화이트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 와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샤또 벨그라브는 보르도 그랑 크뤼 클라쎄 5등급 와인이다. 1979년 두르뜨가 매입한 뒤 세계적인 와인 컨설턴트 미셸 롤랑의 컨설팅을 받아 품질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두르뜨, 뉘메로 엥 블랑 & 샤또 벨그라브]


1) 두르뜨, 뉘메로 엥 블랑 Dourthe, Numero 1 Blanc

→ 100%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와인이다. 레몬과 자몽 등 신선한 과일향이 풍부하고 살짝 느껴지는 흰꽃 향이 우아하다. 은은한 미네랄 향은 복합미를 더한다. 해산물이나 채소 요리에 곁들이기 좋은 와인이지만 다양한 음식과 부딪치지 않고 두루 잘 어울린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상큼하게 즐기기에도 좋은 와인이다.


2) 샤또 벨그라브 Chateau Belgrave

→ 벨그라브는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자갈’이라는 뜻이다. 자갈 땅은 물빠짐이 좋아 카베르네 소비뇽을 기르기에 적합하다. 벨그라브는 카베르네 소비뇽 65%와 메를로 35%를 블렌드해 만든다. 손 수확한 포도로 만들며, 12~14개월간 오크 배럴(40% 새 오크)에서 숙성한다. 블랙베리와 블랙커런트 등 검은 과일향이 진하고, 오크, 민트, 다크 초콜릿 등의 다양한 향미가 복합미를 이룬다. 탄탄한 구조감과 벨벳처럼 부드러운 구조감이 무척 고급스럽다.


* 판매처: 신세계백화점 본점 와인하우스(T.02-310-1227) / 현대백화점 목동점 와인샵(T.02-2163-2145), 판교점 와인샵(T.031-5170-2078), 천호점 와인샵(T.02-2225-8632) / 마릴린와인365(T.02-3478-0365), 더와인셀러(T.02-794-3737), 뱅가온(T.031-897-4959), 떼루아 와인아울렛(T.031-986-0777), 와인아울렛 라빈(T.031-979-1855)


~~~~~~~~~~~~~~~~~~~



2. 라몬 빌바오 Ramon Bilbao

라몬 빌바오는 1924년 스페인의 대표적인 와인산지 리오하(Rioja)에 설립된 와이너리다. 리오하 와인의 매력 포인트는 템프라니요의 풍부한 과일향과 은은한 오크의 조화다. 하지만 최근 몇몇 와이너리는 오크향으로 포도의 빈약한 퀄리티를 숨기려는 시도를 보여 안타깝기만 하다. 이와 달리 라몬 빌바오는 리오하 와인 본연의 맛을 추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은 리오하 알타 지역의 높은 고도에서 자란 포도의 신선함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다양한 오크통을 사용하고 오크통 내부의 그을림도 섬세하게 조율한다. 드론을 이용하는 등 포도밭 관리에도 최첨단 기술을 동원하고 있다.



그 결과 2014년에는 International Wine & Spirits Competition(IWSC)에서 스페인 최고 와이너리로 뽑혔고, 2019년에는 Drinks International이 선정한 세계 최우수 와인 브랜드 중 40위, 이듬해인 2020년에는 17위에 이름을 올려 The Highest Climber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2018년에는 스페인 최초로 ‘기후 보호에 앞장서는 와이너리’로 인정받았다. 라몬 빌바오의 와인이 100% 비건이라는 것 또한 비건 인구가 점점 늘고 있는 요즘 주목할만한 점이다.


[라몬 발바오, 크리안자 & 미르토]


1) 라몬 빌바오, 크리안자 Ramon Bilbao, Crianza

→ 템프라니요 100%로 만든 와인으로 품종 특유의 레드 베리 향이 풍부하다. 14개월 동안 아메리칸 오크에 숙성시켜 바닐라, 헤이즐넛, 커민 등 달콤한 향신료 향이 그윽하다. 감초와 마른 낙엽의 풍미는 복합미를 더한다. 다양한 육류와 편하게 즐기기 좋은 스타일이다.


2) 라몬 빌바오, 미르토 Ramon Bilbao, Mirto

→ 포도 수확이 월등히 좋은 해에만 생산되는 와인이다. 최신 빈티지는 2014다. 수확한 포도 가운데 최상의 품질만 골라 발효한 뒤 프랑스산 새 오크 바리크에서 19개월간 숙성시켰다. 강렬한 루비 빛이 매혹적이고 신선한 레드 베리, 감초, 낙엽, 로즈마리, 초콜릿, 후추, 담배 등 다양한 향미가 코를 압도한다. 매끈하고 탄탄한 질감이 무척 고급스럽다. 숙성잠재력이 좋아 병숙성을 오래 거치면 근사한 복합미를 드러낸다.


*판매처: 비노아미쿠스(T.02-574–0988) 


~~~~~~~~~~~~~~~~~~~



3. 래번 Raeburn

래번의 와인 레이블에는 왜가리 한 쌍이 그려져 있다. 깨끗한 자연에서만 사는 왜가리는 래번의 자연 존중 철학을 표현하는 아이콘이다. 자연에 대한 사랑은 설립자인 데릭 벤햄(Derek Benham)의 어린시절부터 시작됐다. 데릭의 어머니는 환경운동가이자 조류 관찰자였다. 그녀는 데릭을 데리고 자주 캠핑과 하이킹을 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다고 한다. 데릭이 래번 와이너리를 지속가능형으로 운영하는 데에는 그런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 포도를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자원 보호에도 힘쓰며 와인 포장지도 90% 이상 재활용하고 있다.



래번은 영어 고어로 ‘술을 마시러 가는 개울가’라는 뜻이다. 래번이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노마 카운티의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를 의미하는 듯하다. 이곳의 깨끗한 자연에서 자란 포도로 래번은 샤르도네, 피노 누아, 로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자연을 아끼는 만큼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정성껏 세 가지 와인만 만든다. 세 와인 중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와인은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 두 가지다. 래번의 와인에서는 청정함이 느껴진다.


[래번, 샤르도네 & 피노 누아]


1) 래번, 샤르도네 Raeburn, Chardonnay

→ 러시안 리버 밸리에서 자란 샤르도네를 프랑스와 헝가리산 오크 배럴(50% 새 오크)에서 숙성시켜 만든다. 사과와 복숭아 등 순수하고 달콤한 과일향이 풍부하며, 바닐라와 그을린 오크의 은은한 향미가 복합미를 더한다. 묵직하고 부드럽게 입안을 채우는 질감이 마치 크렘 브룰레를 한 입 떠먹은 듯한 느낌이다. 와인을 마신 뒤 길게 이어지는 여운 또한 고급스럽다.


2) 래번, 피노 누아 Raeburn, Pinot Noir

→ 이른 저녁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러시안 리버 밸리를 뒤덮는 서늘한 안개는 피노 누아를 서서히 익혀 맛과 향을 응축시킨다. 래번의 피노 누아를 맛보면 산딸기, 라즈베리, 붉은 체리 등의 향미가 아침 이슬을 머금은 듯 신선하다. 달콤한 과일향, 부드러운 질감, 상큼한 신맛의 조화도 완벽하다. 프랑스산 오크 배럴(25% 새 오크)에서 숙성되는 동안 발달한 구운 견과류의 향미도 매력적이다. 우아하고 세련된 스타일의 피노 누아 와인이다.


* 판매처: 에노테카코리아 압구정점(T.02-3442-3305), 에노테카코리아 IFC몰 CJ 더 마켓(T.02-3442-1150), 에노테카코리아 CJ 제일제당(T.02-6740-7951), 에노테카코리아 포시즌스 호텔점(T.02-6388-5450) / 현대백화점 본점 와인웍스(T.02-3449-5405), 무역센터점(T.02-3467-8870) / 롯데호텔서울 델리카 한스(T.02-317-7148)


~~~~~~~~~~~~~~~~~~~



4. 마리에따 셀라 Marietta Cellars

마리에따 셀라는 1978년 크리스 빌브로(Chris Bilbr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노마 카운티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마리에따의 와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올드 바인 레드(Old Vine Red)다. 이 와인은 소노마와 멘도시노 카운티 곳곳에 산재한 오래된 밭의 포도를 모아 필드 블렌드(field blend)로 만든 것이다. 올드 바인 레드는 1982년에 처음 출시됐다. 4년밖에 안된 와이너리가 이웃의 협조를 얻어가며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는 점이 놀랍다. 크리스의 아들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아버지는 이 모든 일을 신뢰와 우정으로 가능케 했다고 한다. 올드 바인 레드의 성공으로 소노마와 멘도시노의 오래된 포도밭은 더 오래 보존될 길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밭에 심어진 품종 그대로 와인을 만들기 때문에 올드 바인 레드의 레이블에는 품종명이 없다. 빈티지도 섞기 때문에 생산년도도 표기하지 않는다. 대신 만든 순서대로 LOT 번호를 매긴다. 올드 바인 레드 와인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정 깊은 세상이 느껴진다. 마리에따 셀라를 국내에 선보이는 곳은 신생 수입사로 대표가 소노마 카운티에서 나고 자란 교포라 한다. 소노마를 잘 알고 그곳에 대한 애정이 깊은 만큼 앞으로 보석 같은 와인을 더 많이 소개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마리에따, 올드 바인 레드 & 아르메 카베르네 소비뇽]


1) 마리에따, 올드 바인 레드 Marietta, Old Vine Red

→ 필드 블렌드로 만들었지만 이 와인의 가장 많은 비율 차지하는 품종은 진판델이다. 진한 루비빛이 매력적이고 과일향이 풍부하며 향신료와 흑연 같은 향미가 복합미를 더한다. 입안을 가득 채우는 보디감과 긴 여운이 한국인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다. 착한 가격 또한 이 와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2)마리에따, 아르메 카베르네 소비뇽 Marietta, Arme Cabernet Sauvignon

→ 자사 포도밭에서 자란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든 마리에따의 아이콘급 와인이다. 올해 열린 '대한민국 주류대상 레드와인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와인으로 유럽 와인의 우아함과 캘리포니아 와인의 세련미를 모두 갖추고 있다. 블랙커런트, 체리 등 검은 베리류의 향이 신선하고 흙, 마른 허브 등 다양한 향미가 복합미를 이룬다. 숙성잠재력도 좋다. 육류에 곁들이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 판매처: 전국 와인앤모어 및 이마트 트레이더스 / 세브도르(T.02-522-3131), 올리커365(T.02-790-3633), 해방촌리커스토어(T.02-797-4128), 브라보 캐쥬얼 펍(T.02-393-1588)


~~~~~~~~~~~~~~~~~~~



5. 코노 수르 Cono Sur

코노 수르 와이너리를 생각하면 자전거가 떠오른다. 코노 수르의 와인 레이블 중에도 자전거가 그려진 것이 꽤 눈에 띈다. 코노 수르에서는 직원들이 포도밭과 와이너리 안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운동이나 레저용이 아니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 사용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코노 수르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와인병도 가벼운 것을 사용한다. 병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운반하는데 더 많은 화석연료를 사용해야 해서다. 농약 대신 포도밭에 꽃을 심어 해충을 방지하고 땅 속 벌레는 거위를 풀어 잡아먹게 만든다.




이렇게 애쓴 결과 코노 수르는 이미 13년 전인 2007년 세계 최초로 탄소배출 0% 인증을 받았다. 1993년에 설립된 신생 와이너리로서는 괄목할 만한 일이다. 2011년에는 ‘올해의 환경 친화 기업’으로 선정됐고, ISO, CEMARS 등 친환경 관련 각종 인증도 획득했다. 코노 수르는 스페인어로 ‘남쪽의 뿔’이라는 뜻이다. 이름 그대로 이들은 남반구 칠레에서 뛰어난 품질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코노 수르의 품질은 꾸준한 노력으로 유지해온 건강한 자연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노수르, 싱글 빈야드 카베르네 소비뇽 & 오씨오]


1) 코노 수르, 싱글 빈야드 카베르네 소비뇽 Cono Sur, Single Vineyard Cabernet Sauvignon

→ 코노 수르의 포도밭 가운데 가장 좋은 구획의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든 와인이다. 레이블을 자세히 보면 구획 번호, 이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칠레 와인은 가성비로 승부한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이 와인은 합리적인 가격에도 불구하고 테루아를 잘 표현하고 있다. 완숙한 검은 과일, 매콤한 향신료, 은은한 오크 향의 조화가 아름답다. 다양한 육류 요리와 즐기기 좋은 와인이다.


2) 코노 수르, 오씨오 Cono Sur, Ocio

→ 칠레의 서늘한 해안지역인 카사블랑카 밸리에서 생산된 피노 누아 와인이다. 1999년 부르고뉴의 유명 와인메이커인 도멘 자크 프리외르와 협업해 만든 와인으로 남미 최고의 피노 누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딸기, 라즈베리, 체리 등 붉은 과일향이 풍부하고 향신료, 담배 등의 향미가 복합미를 구성한다. 중간 정도의 보디감과 산뜻한 신맛의 밸런스도 일품이다. 오리와 닭 등 가금류 요리와 특히 잘 어울린다.


*판매처: 전국 와인앤모어,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펙테이터100
  • 크룩 광고
  • 조지아인스타그램
  • 책갈피 속 와인 아로마
  • 보졸레

이전

다음

뉴스레터
신청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