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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 밸리 와인을 가장 좋은 가격에 마시는 방법 - 카모미(Ca'Momi)

와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 중 나파 밸리(Napa Valley)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비싸고 맛있는 와인이 나오기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이다. 소위 '컬트 와인'이라고 불리는 희귀성 높은 와인들은 거의 대부분 이 나파 밸리 출신이다. '파리의 심판'이라고 프랑스 와인들과 계급장 떼고 블라인드 진검승부를 벌였을 때 승리한 와인들도 나파 밸리 출신이다.


따라서 나파 밸리는 거대한 미국 안에서도 가장 땅값이 높은 금싸라기 땅이다. 실제로 나파 밸리는 농업용 토지 중 미국 전역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면 왠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얼마나 비쌀까?


[이런 땅은 얼마나 할까? 나파 밸리 중에서도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오크빌(Oakville) 풍경]


아쉽게도 최신 정보를 구하지는 못했지만 제법 정확한 2016년 데이터가 있어서 소개한다. 대략적인 느낌을 얻는 데에는 충분하다. 나파 밸리는 커다란 와인 지역(AVA)으로 실제로 20여 개의 세부 AVA로 나뉜다. 여기에는 물론 더 유명하고 비싼 AVA가 있다. 그래서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크게 3개의 카테고리(primary, secondary, outlying)로 구분되곤 한다. 그중 가장 높은 카테고리(primary)의 경우, 예를 들어 러더포드(Rutherford)나 하웰 마운틴(Howell Mountain) 같은 경우 '포도밭' 가격이 에이커당 $400K에 이른다. 현재 환율(2022년 3월)로 4억 8천만원 정도이다. 그런데 '포도밭' 가격에는 함정이 숨어 있는데, 실제 땅의 가치(site value라고 부른다)는 이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위치, 풍경, 접근성을 비롯하여  '나파 밸리'라는 실제 땅이 갖고 있는 가치를 말하는데, 이는 에이커당 $1M ~ $5M 이상으로 평가 받는다. $5M이면 6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그런데 에이커라는 단위가 왠지 마음에 바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우리에게 편안한 '평'으로 바꾸어보자. 1에이커는 약 1224평이다. 꽤 크다는 생각이 드는가? 실제로 농업을 생계 수단으로 하려면 천 평 정도는 결코 큰 면적이 아니다. 국내법상 농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토지 소유 면적도 300평 이상이다. 즉 나파 밸리에서 좋은 땅을 갖고 있는 농민으로 최소한 인정받으려면 최소한 15억은 있어야 한다.


[실제로 나파 밸리에서는 저렇게 와이너리 및 토지를 판매하는 광고를 찾아볼 수 있다. 돈만 있으면 된다. 단지 돈이 없는 것이 문제…]


그런데 그러한 금액을 투자해서 와인을 얼마나 만들 수 있을까? 1 에이커에서 생산할 수 있는 와인은 얼마나 될지 계산해 보자. 물론 '포도를 얼마나 조밀하게 식재하는가?', '포도나무에서 몇 송이의 포도만을 남기는가?', '빈티지는 어떠한가?', '포도나무의 품종과 나이는 어떻게 되는가?'등이 모두 좌우되는 복잡한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대략적인 계산을 하면 에이커당 2~10톤 정도의 포도송이를 수확할 수 있다. 이러면 일반적인 용량의 와인(750ml)을 최소 1,440병(120케이스), 최대 7,200병(600케이스) 정도 생산할 수 있다.


좋은 땅에서 일 년 동안 몇 천병 와인을 생산하기 위하여 땅값만 5-15억을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땅만 있으면 와인을 만들 수 있을까? 포도나무를 사고 심고 일 년 동안 관리해야 하고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을 짓고 장비를 구입해야 한다. 무엇보다 노동력에 엄청난 비용이 들게 된다.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컨설팅을 받거나 좋은 와인메이커를 고용하는 데에도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계산이 복잡해진다. 하지만 다행히도 최근 뉴스 중에 대략적인 나파 밸리의 값어치를 어림잡을 수 있는 뉴스가 있다. 바로 최근에 국내 모 리테일 회사에서 나파 밸리의 유명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즈(Shafer Vineyards)를 구입했다는 소식인데, 구입 비용이 $250M, 한화로 약 3천억원 정도의 규모이다. 쉐이퍼는 나파 밸리 네 지역에서 225에이커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는데, 2개는 와이너리가 위치하고 있는 스택스립 디스트릭(Stags Leap District)에, 그리고 오크놀 디스트릭(Oak Knoll District)과 카르네로스(Carneros)에 각각 한 개씩 소유하고 있다. 이 중 스택스립 디스트릭은 앞서 소개한 프리미어 등급의 AVA에 해당된다. 오크놀 디스트릭과 카르네로스는 세컨더리 등급이다. 일 년 총 생산량은 33,000케이스 정도이다.


단순히 계산해 보면 신세계에서는 쉐이퍼의 1에이커 포도밭을 13억 정도에 구입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앞서 소개한 '포도밭'의 가격이 아닌 나파 밸리의 '땅의 가치'의 가격을 지불했다는 의미이다. 개인적으로는 쉐이퍼라는 이름값을 생각해 보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닌 듯 하다. 하지만 3천억원이라는 가격은 사실 쉽사리 감이 오지 않는 현실적이지 않은 금액이긴 하다.


[쉐이퍼 빈야드가 위치하고 있는 스택스립 디스트릭 AVA. 산동네처럼 보여도 나파 밸리 중에서도 가장 좋은 땅 중에 하나이다]


그래서 나파 밸리 와인들은 비싸다. 저렇게 비싼 금액을 치르고 만드는 와인이니 값을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와인샵에서 볼 수 있는 'Napa Valley'라는 이름이 붙은 와인들은 쉽사리 구입하기 힘든 가격이 책정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정말 모든 나파 밸리 와인들이 다 비쌀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와인이 최근 국내에 수입되었다. 이름은 카모미(Ca'Momi).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이탈리아 북부 출신 와인메이커 3명이 의기투합해 2006년에 나파 밸리에 설립한 와이너리이다. 30년이 넘도록 이탈리아와 미국에서 와인을 만들어온 경험을 지닌 이들은, 처음부터 나파 밸리라는 뛰어난 땅에서도 합리적인 가격대의 와인을 만들고자 하였다.


카모미(Ca'Momi)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모미의 집(House of Momi)라는 뜻이다. 이들이 이탈리아에서 소유하고 있던 땅은 예전에 '모미'라는 농부가 소유했었는데, 그는 이 지역에서 가족과 농장을 위해서 매우 헌신적으로 일을 했던 전설적인 인물이라고 한다. 높은 품질을 추구하기 위한 그의 열정과 헌신을 기리기 위하여 저 멀리 미국 땅에 새워진 와이너리에도 그의 이름을 사용했다.


이탈리아 출신이니, 추구하는 철학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것은 와인은 항상 음식과 함께 즐기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즉 모든 와인을 음식과 함께 마시기에 좋은 스타일로 만든다는 것인데, 실제로 나파 밸리에서 이들은 동일한 이름(Ca'Momi Osteria)을 가진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운영해 오고 있기도 하다. 나파 다운타운 안 옥스바우 퍼블릿 마켓(Oxbow Public Market) 안에는 카모미 에노테카(Ca'Momi Enoteca)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피자와 와인, 그리고 이탈리안 디저트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보통 나파 밸리 와인이라고 한다면 진득하고 타닌이 높은 와인들을 떠올린다. 즉 장기 숙성용에 적합한 스타일로 숙성되기 전 어린 와인을 마시면 너무 강한 느낌을 받곤 한다. 물론 이런 스타일의 와인들이 많긴 하지만, 알고 보면 나파 밸리의 땅은 매우 다채롭다. 오래전 나파 강이 만든 이 밸리는 매우 다양한 충적토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쪽 산(Mayacamas Mountains)과 동쪽 산(Vaca Mountains), 그리고 이들 사이에 위치한 평평한 지역에서는, 같은 나파 밸리라고 하더라도 매우 다른 스타일의 와인이 만들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쪽 산은 서쪽 산보다 아침 햇볕을 더욱 많이 받기 때문에 보다 부드러운 타닌의 와인이 만들어지게 된다. 즉 자신이 원하는 지역을 신중히 선택하고 적절한 양조기법을 도입한다면 나파 밸리의 장점을 충분히 지니면서도 음식과 함께 마시기에도 좋은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 수가 있다.


카모미의 와인들이 지닌 공통점이 바로 이러한 점이다. 로버트 파커등의 평론가로부터도 '합리적인 가격대의 나파 밸리 와인'이라는 평가와 함께 꾸준히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즉 15년 넘게 대표적인 베스트 밸류(Best Value) 나파 밸리 와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왼쪽부터) 카모미 나파 밸리 소비뇽 블랑, 카모미 나파 밸리 샤도네이, 카모미 나파 밸리 로쏘, 카모미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카모미 나파 밸리 소비뇽 블랑 (Ca'Momi Napa Valley Sauvignon Blanc)


나파 밸리에서 소비뇽 블랑은 어쩌면 낯설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샤도네이 다음으로 많이 생산되는 화이트 와인이다. 대부분 화이트 와인 품종은 가장 서늘한 나파 밸리의 초입부(남쪽)에 심어져 있지만, 의외로 소비뇽 블랑은 욘트빌 위, 나파 밸리 중간 지역에서도 잘 자라고 좋은 품질의 와인을 만들어낸다. 나파 밸리에서 자라는 소비뇽 블랑은 날카로운 그린 향보다는 보다 풍성한 열대과일향을 많이 선사한다. 은은한 파인애플류의 트로피컬 향에 더해서 멜론, 살구 등 잘 익은 과일 아로마가 풍성하다. 그러면서도 소비뇽 블랑의 전매특허 매력인 약간의 풀향 및 허브향이 복잡도를 더해준다. 맛 또한 풍성하게 잘 익은 과일의 맛이 가득하다. 이 역시 나파 밸리 소비뇽 블랑의 특징이다. 하지만 원래 품종이 가지고 있는 좋은 산도로 인해, 음식과 함께 하기에 가히 이상적이다. 오크 터치를 가하지 않아 신선하고, 피자나 파스타 외에도 거의 대부분의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이다. 햇살 가득한 날에 피크닉용으로 한 병 챙기고 싶다.


카모미 나파 밸리 샤도네이 (Ca'Momi Napa Valley Chardonnay)


나파 밸리 샤도네이는 대부분 나파 밸리 남쪽에 위치한 카르네로스(Carneros) 혹은 쿰스빌(Coombsville)에서 나온다. 남북으로 길게 위치한 나파 밸리는 지리 특성상 남쪽과 북쪽의 기온의 차이가 무척 크다. 따라서 신선한 기후의 카르네로스는 좋은 밸런스를 지닌 샤도네이 와인을 만들기에 최적의 조건이며, 카모미의 주된 포도밭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10개월간 오크통 숙성(50% 프랑스산 오크, 50% 미국산 오크)을 하고 100% 유산발효를 진행한다. 이런 방식으로 양조되면 맛은 한결 부드러워지고 바닐라, 캐러멜 같은 오크숙성향이 더해지게 된다. 은연중에 기대하게 되는 미국 샤도네이의 맛을 정확하게 그리고 풍성하게 담은 와인이다. 그러면서도 서늘한 기후에서 자란 포도가 만들어내는 상쾌한 산도가 함께 한다. 이러면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치즈를 가득 넣어 만든 모든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이며,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허브를 곁들인 로스트 치킨 생각이 절로 난다.


카모미 나파 밸리 로쏘 (Ca'Momi Napa Valley Rosso)

  

나파 밸리는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이 가장 유명하지만 그 외 적어도 27개 이상의 품종이 자라고 있다. 카모미 로쏘는 카모미가 만드는 레드 블랜드 와인으로, 카베르네 소비뇽 외에 진판델, 메를로, 쁘띠 시라 등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진다. 일단 첫 향부터 블렌딩의 미학을 보여준다. 가장 바탕에 자리 잡고 있는 향은 검은 베리의 카베르네 소비뇽이지만, 매우 다채로운 스파이시한 향들이 함께 느껴진다. 베리 자체도 블랙베리 외에도 자두, 다크 체리 같은 붉은 베리 향도 느껴져 흡사 베리 바구니 같은 느낌이다. 6개월의 오크 숙성은 은은한 토스트 향과 함께 스파이시함을 더해준다. 맛 또한 베리 바구니이다. 생각보다 부드러운 타닌에 잘 조화된 맛이 이 또한 어떤 음식과도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이 바로 든다. 카모미의 철학이 그대로 담긴 와인이 아닐까 한다.  사실 나파 밸리는 포도밭으로도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1960년대나 되어서야 비로소 전역이 포도밭으로 바뀌었다. 그때 당시에도 자두나 호두나무를 키우는 과수원이 널리 자리 잡고 있었다. 왜냐하면 이 나파 밸리는 포도뿐 아니라 여러 과일들도 전부 맛있게 잘 자라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왠지 이 와인은 그때가 연상되는 듯 하다. 다양한 베리로 잘 조화된 맛을 이루는 '맛있는' 와인이기 때문이다.


카모미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Ca'Momi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나파 밸리의 상징은 무엇보다 카베르네 소비뇽이다. 여러 포도들이 잘 자라는 곳이긴 하지만, 특히 이 햇볕을 좋아하는 품종에게 이 나파밸리는 낙원과도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보통 와이너리들은 전부 자기 포도밭에서 포도를 제배하고 와인을 만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많은 와이너리들이 포도 재배자로부터 와인을 구입해서 와인을 만든다. 나파 밸리에는 와이너리 수보다 포도 재배자의 수가 더 많다. 따라서 포도 가격 시세도 따로 존재하는데,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의 가격은 거의 압도적인 1위이다. 2위 그룹인 메를로, 진판델, 시라 등에 비해서 거의 두 배 가까운 가격을 기록하고 있으니, 그만큼 품질이 좋고 수요가 많은 품종이라고 할 수 있다. 카모미는 러더포드(Rutherford)에서부터 동쪽 아틀라스 픽(Atlas Peak)까지에서 생산되는 카베르네 소비뇽을 이용한다. 탑티어 포도를 이용하지만 보다 어린 나이에도 마시기 좋은 스타일의 와인을 만든다는 의미이다. 맛과 향에서도 이러한 점이 그대로 나타나는데, 진하고 강한 카베르네 소비뇽의 검은 베리 향이 지배적이면서도 둥글게 입안에서 넘어가는 좋은 질감을 선사한다. 조금 더 특별한 저녁, 왠지 두터운 고기를 한 덩어리 구워 칼로 고기를 썰어가면서 즐기는 저녁과도 잘 어울릴 와인이지만, 기본적으로 마시기 좋은 와인인지라 어느 종류의 육류 요리와 함께해도 좋을 와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와인은 순수한 즐거움이에요!]


카모미의 와인 레이블 뒤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쓰여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와인은 순수한 즐거움이에요… 카모미는 가식이나 겉치레 없이 나파 밸리의 훌륭한 와인을 이탈리아인의 열정을 통해 만듭니다.” 이는 카모미의 모든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공통적인 철학이자 맛의 비결이었다. 나파 밸리에서도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으로도 맛있는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카모미는 직접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음식과 함께 즐기기 좋은 와인이 가장 맛있는 와인이라는 사실 또한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오늘 저녁 퇴근 후, 맛있는 저녁 식사와 함께 맛있는 나파 밸리 와인 한 잔 어떨까?


프로필이미지유민준 기자

작성 2022.03.21 18:28수정 2022.03.25 08:46

와인클럽 '와인과 사람' 운영진 출신으로 와인 블로그 및 잡지 기고 등으로 꾸준히 와인 관련 글을 써왔다. 2013년 객원기자로 와인21에 합류했으며, 그 후 뉴욕으로 자리를 옮긴 후 해외 와인 시장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각 와인 지역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여 포도 재배 및 양조 방식을 비교 탐구하는 것과, 원래 전공을 이용하여 IT 기술을 포도 농업에 적용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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