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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셔스 미국와인 7탄] 조금은 낯설지만 찬란한 잠재력의 미국 와인들


캘리포니아는 미국 와인의 약 90%를 생산하는 곳이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해안선의 길이가 1,350km에 이르고 총 면적이 423,970㎢나 되는 이곳은 기후와 토질이 무척 다양해 와인도 다양한 스타일이 생산된다. 그런데 우리가 주로 마시는 캘리포니아 와인은 어떤가? 혹시 레이블에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 소노마 등이 적힌, 소위 '메이저리거'만 마시고 있지는 않은가? 캘리포니아를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흥미진진한 '마이너리거'들이 얼마든지 있다. 아니 어쩌면 그들을 마이너리거라고 부르는 것이 미안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잠재력이 메이저리거를 뛰어넘고도 남으니 말이다. 그래서 딜리셔스 미국 와인 7탄에서는 우리에게 조금은 낯설지만 찬란한 개성을 뽐내는 캘리포니아 와인산지 다섯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곳의 와인들을 접하는 순간 당신은 캘리포니아 와인의 다양성에 눈을 뜨게 될 것이다.


❖ 로스 카네로스(Los Carneros)


[로스 카네로스 위치, 사진 출처: discovercaliforniawines.com]


로스 카네로스는 나파 밸리와 소노마 카운티 남단에 딱 절반씩 걸쳐 있는 와인산지다. 진하고 묵직한 와인을 생산하는 나파 밸리나 섬세하고 우아한 풍미를 자랑하는 소노마와 달리 로스 카네로스 와인은 신선하고 상큼하다. 이유는 산지 바로 아래 남쪽에 위치한 산 파블로 만 때문. 만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과 늦은 오후만 되면 밀려드는 차가운 안개가 밤을 지나 다음 날 아침까지 포도밭을 뒤덮는다. 그래서 이곳의 한여름 최고 기온은 섭씨 27도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로스 카네로스를 서늘하게 만드는 데에는 토질도 한 몫 한다. 이곳 땅에는 진흙 성분이 많다. 마치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진흙층이다. 진흙의 특징은 수분을 적당히 머금는다는 점. 이렇게 촉촉한 땅은 한여름에도 서늘한 온도를 유지한다. 이런 이유로 로스 카네로스는 캘리포니아에서도 가장 평균 기온이 낮은 AVA(American Viticultural Area, 와인산지) 가운데 하나다. 기후가 선선한 곳에서 재배하기 좋은 품종이라면 단연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 아니겠는가? 소노마와 나파 중심부에 비해 로스 카네로스의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는 알코올 도수가 낮고 풍미가 신선하다. 그래서 스파클링 와인용 포도 산지로도 유명하고, 최근에는 이 두 품종 외에 다른 품종도 재배하며 다양성을 꾀하고 있다. 그럼 로스 카네로스의 맛을 대표할 만한 와인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로스 카네로스의 추천 와인들]


램스 게이트, 허드슨 빈야드 샤르도네 (Ram's Gate, Hudson Vineyard Chardonnay)

램스 게이트는 2011년에 설립된 젊은 와이너리로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들은 로스 카네로스에서도 가장 우수한 지역에서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이 만든 허드슨 빈야드 샤르도네도 로스 카네로스 샤르도네의 모범답안 같은 와인이다. 화사한 꽃향과 함께 자몽처럼 신선하고 멜론처럼 달콤한 과일향이 주를 이룬다. 상큼한 신맛, 풍부한 과일향, 탄탄한 바디감의 조화가 입맛을 돋운다. 지속가능 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로 만들었으며, 11개월간 오크 숙성(33% 프랑스산 새 오크)을 거쳤다. 해산물보다는 닭고기나 돼지고기에 곁들이면 신선한 풍미가 개운한 기분을 선사한다.

*판매처: 전국 와인앤모어


아르테사, 로스 카네로스 피노 누아 (Artesa, Los Carneros Pinot Noir)

아르테사는 스페인의 유명한 카바 와이너리인 코도르뉴(Codorniu)가 1991년에 설립했다. 이들이 보유한 포도밭은 다양한 지형에 위치하고 있다. 작은 언덕에서 시작해 산 파블로만으로 이어지는 자리에 위치하다 보니 해발 고도가 각기 다르고 토질도 진흙과 자갈 등으로 여러가지다. 그래서 이곳에서 자란 피노 누아는 고도와 토양에 따라 다채로운 맛을 낸다. 이것들을 섞어 만든 아르테사의 로스 카네로스 피노 누아는 딸기, 크랜베리, 블루베리 등 과일향이 신선하고 장미향이 은은하며 상큼한 신맛이 와인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12개월간 프랑스산 오크 배럴(20% 새 오크)에서 숙성된 뒤 출시됐다. 피자, 파스타, 불고기 등 다양한 음식과 즐기기 좋은 스타일이다.

*판매처: 백화점, 샵, 호텔, 고급 업장


라임, 베르멘티노 허스 (Ryme, Vermentino Hers)

라임은 2007년 와인메이커인 라이언과 메건 글랩(Glaab) 부부가 설립한 와이너리다. 이들이 만든 베르멘티노 와인에 허스(Hers)라는 이름이 붙은 데에는 사연이 있다. 부부가 이탈리아 품종인 베르멘티노를 워낙 좋아해 로스 카네로스의 라스 브리사스(Las Brisas) 밭에 심는 것까지는 동의했지만 각자가 추구하는 와인 스타일에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남편은 포도 껍질과 함께 발효한 뒤 배럴에서 숙성시킨 스타일을, 아내는 사르데냐나 리구리아 해안에서 생산하는 깔끔한 스타일을 선호했다. 둘 다 와인메이커인데 한 쪽이 물러나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생각한 것일까? 결국 부부는 둘 다 만들기로 합의했고, 남편의 스타일에는 히스(His) 아내의 스타일에는 허스(Hers)라는 이름을 붙였다. 현재 국내에는 허스만 수입되고 있다. 허스는 껍질 없이 즙만 발효해 맛이 신선하고 깨끗하며 용기도 스테인레스 스틸과 중고 배럴을 이용해 품종 본연의 맛이 잘 살아 있다. 레몬처럼 상큼한 과일향과 카모마일의 은은한 향이 조화를 이루며 부드러운 질감과 상큼한 신맛의 밸런스도 탁월하다.

*판매처: 바틀샵 송파역점, 클론와인셀러


❖ 멘도치노(Mendocino)


[멘도치노 위치, 사진 출처: discovercaliforniawines.com]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서늘한 와인산지를 한 군데 더 알아보자. 바로 멘도치노다. 멘도치노는 캘리포니아 주 최북단에 위치한다. 1800년대 중반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이주해 와 처음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이곳은 지금도 와이너리의 대부분이 대를 이어가며 운영하는 가족경영 와이너리다. 포도밭 총 면적이 70㎢가 넘지만 워낙 넓은 지역이다 보니 포도 생산지는 카운티 전체 면적의 겨우 0.8%를 차지할 뿐이다. 이 안에 있는 AVA의 수는 12개. 이중에서 그나마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멘도치노AVA는 대부분의 하위 AVA를 모두 포괄하는 거대한 AVA다. 그 안에 포함된 하위 AVA 중에 앤더슨 밸리AVA는  강을 따라 들어오는 태평양의 서늘한 기운 때문에 신선하고 상큼한 스타일을 생산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기후가 온화해 카리냥, 진판델, 바르베라 등 지중해 부근에서 주로 자라는 품종들이 많이 재배되고, 앤더슨 밸리는 피누 누아와 샤르도네를 주로 기르며 스파클링 와인산지로도 최근 각광받고 있다.


[멘도치노의 추천 와인들]


라스 자라스, 스윗 베리 와인 (Las Jaras, Sweet Berry Wine)

라스 자라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내추럴 와이너리다. 이 와이너리는 와인메이커인 조엘 버트(Joel Butt)와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에릭 웨어하임(Eric Wareheim)이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여 와인을 만드는 것에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스윗 베리 와인 역시 그런 철학에 맞게 만들어진 와인으로, 손수확한 포도를 아무런 첨가물 없이 야생 효모로만 발효했다. 카리냥 52%에 진판델 25%, 샤르보노(Charbono, 아르헨티나의 Bonarda) 12%, 쁘띠 시라 11%를 품종 별로 제각기 발효한 뒤 품종에 따라 228리터 배럴과 500~600리터 대형 오크통에 나뉘어 숙성했다. 병입 한 달 전에 블렌드했으며, 청징이나 여과는 거치지 않았다. 검은 체리, 자두, 블랙베리 등 과일향이 정교하고 카카오, 정향, 계피, 후추 등 향신료, 축축한 흙 풍미 등이 복합미를 더한다. 탄탄한 타닌과 긴 여운이 매력적이다.

*판매처: 피아크앤뱅(T.0507-1310-2466), 쉘터(T.02-304-1205)


아이들와일드, 플로라 파우나 레드 (Idlewild, Flora Fauna Red)

아이들와일드는 멘도치노에서 피에몬테 스타일의 와인을 추구하는 와이너리다. 바르베라, 네비올로, 코르테제 등 피에몬테 품종을 재배하는 것은 물론, 피에몬테 와인이 표현하는 정교함과 밸런스를 멘도치노의 테루아에서 만들어내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단일 품종 와인으로는 품종별 개성과 에너지를 보여주고자 하며, 블렌드 와인으로는 깊이감과 조화를 담아내고자 한다. 플로라 파우나 레드는 바르베라, 돌체토, 네비올로 등을 블렌드해 만든 와인이다. 이 품종들은 이들이 소유한 폭스 힐 빈야드와 로스트 힐스 랜치에서 재배됐는데, 폭스 힐의 포도는 와인에 진한 풍미를, 로스트 힐스는 생동감을 부여한다고 한다. 검은 체리 등 풍부한 과일향과 제비꽃, 마른 허브, 향신료 등 풍미의 어울림이 탁월하다.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고 산도가 좋아 스타일이 신선하고 탄탄하다. 다양한 음식과 두루 즐기기 좋은 스타일이다.

*판매처: 클론와인셀러


레 륀, 포퓰리스 소비뇽 블랑 (Les Lunes, Populis Sauvignon Blanc)

레 륀은 UC Davis에서 포도 재배와 양조학을 공부하며 만난 네 명의 친구들이 함께 설립한 와이너리다.  빈티지마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순수하고 독특한 맛을 와인에 담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이들은 양조장보다는 주로 포도밭에서 시간을 보낸다. 제초제나 화학비료 없이 유기농으로 재배하면서 가지치기를 하고 잡초를 관리하고 다양한 미생물이 포도와 땅에 살게끔 하려면 포도 재배에 그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포도의 품질이 우수하면 맛있는 와인은 저절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이들의 신념이다. 포퓰리스 소비뇽 블랑은 70년 이상 된 고목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었다. 송이 전체를 압착해 추출한 맑은 즙을 100% 야생 효모만을 이용해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했으며 청징과 여과를 거치지 않고 병입했다. 신선하면서도 달콤한 과일향과 상큼한 신맛의 조화가 매력적이며, 풍미의 깊이감에서 고목의 저력이 느껴진다. 페타 치즈를 곁들인 신선한 샐러드와 즐기고 싶은 와인이다.

*판매처: 내추럴와인플레이스 전점 (T.0507-1343-7669)


❖ 몬터레이(Monterey)


[몬터레이 위치, 사진 출처: discovercaliforniawines.com]


샌프란스시코에서 남쪽으로 약 2시간 차를 달리면 몬터레이에 도착한다. 우리에게 덜 알려져 있지만 미국 전체 와인 생산량의 9%를 담당하는 이곳은 포도밭 총 면적이 188㎢에 달해 나파 밸리(186㎢)보다 크다. 태평양에 인접하면서도 남북 방향으로 흐르는 두 해안 산맥이 지나가는 자리에 위치한 몬터레이는 전반적으로 기후가 서늘한 편이지만 하위 지역마다 중기후(mesoclimate)는 제각각이다. 그래서 재배하는 포도 품종도 다양해 수가 무려 30여 종에 이를 정도다. 그중에서도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몬터레이는 미국 전체에서 샤르도네 와인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이자 캘리포니아에서 피노 누아 와인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있는 총 9개의 AVA 중에 몬터레이는 전 지역의 대부분을 아우르는 큰 AVA이고 그 안에 속한 8개의 작은 AVA에서는 각기 다른 토질과 기후에서 개성 넘치는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몬터레이의 주목할 만한 와인들]


한, 에스엘에이치 샤르도네 (Hahn, SLH Chardonnay)

한은 1970년 회사원이었던 니키와 변호사였던 가비 부부가 설립한 와이너리다. 휴가 때마다 세계 곳곳을 돌아보며 좋은 포도밭 자리를 탐색하던 이들의 눈에 들어온 곳은 몬터레이였다. 이른 저녁이면 밀려 들어와 다음 날 오전이면 사라지는 안개를 보면서 이들은 몬터레이야말로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의 최적지라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에스엘에이치 샤르도네는 안개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에서 생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에스엘에이치(SLH: Santa Lucia Highland)는 태평양이 내려다 보이는 높은 곳에 위치한다. 바다에서 들어오는 안개가 뒤덮지 못할 정도로 고도가 높기 때문에 언제나 햇빛이 찬란하다 해서 빛의 성녀 루치아의 이름을 따 지명이 산타 루치아 하이랜드가 된 것이다. 높은 고도의 서늘한 기후 속에서 풍부한 햇빛을 받고 자란 샤르도네는 달콤한 과일향과 새콤한 신맛의 조화가 일품이다. 잘 익은 열대과일과 상큼한 감귤류의 어울림이 입맛을 당기고 약간의 꽃향과 버터 캔디 풍미가 와인을 고급스럽게 장식한다. 매끈한 질감, 신선한 신맛, 풍부한 과일향의 조화가 탁월한 와인이다.

*국내 미수입와인


샬론 빈야드, 에스테이트 피노 누아 (Chalone Vineyard, Estate Pinot Noir)

샬론은 AVA 이름이자 와이너리 이름이다. 샬론 AVA에는 샬론 빈야드 하나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1919년에 설립된 이곳은 몬터레이의 내륙 쪽에 흐르는 가빌란(Gavilan) 산맥의 해발 550미터 고지에 위치한다. 지대가 높아 안개의 영향을 받지 않기에 한낮에는 열기가 뜨겁지만 밤이면 기온이 뚝 떨어져 일교차가 크다. 이곳의 포도 품질에는 일교차만이 아니라 석회암과 화강암이 섞인 독특한 토양도 한 몫 한다. 척박한 토질과 제한된 강우량 때문에 포도가 한층 더 응축된 풍미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샬론 빈야드가 만드는 에스테이트 피노 누아 와인은 이곳에서 지속가능 농법으로 키운 포도로 만들었다. 10개월간 프랑스산 오크 배럴(75% 새 오크)에서 숙성을 거쳐 질감이 묵직하고 부드럽다. 블랙베리 향이 풍부하고 다크초콜릿, 버섯, 정향 등의 풍미는 복합미를 더한다. 다양한 육류와 즐기기 좋은 스타일이다.

*판매처: 세브도르 역삼, 와인앤상일 GEC점, 와인하우스 분당점, 와인하우스 여의도점, 와인하우스 미라클 나인원점, 에스와이마켓


로버트 몬다비, 프라이빗 셀렉션 버본 배럴 카베르네 소비뇽 (Robert Mondavi, Private Selection Bourbon Barrel Cabernet Sauvignon)

로버트 몬다비는 자타공인 미국의 국가대표 와이너리다. 그만큼 생산하는 와인의 폭도 넓은데, 나파 밸리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와인부터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수급한 포도로 저렴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우드브릿지 시리즈까지 무척 다양하다. 프라이빗 셀렉션은 우드브릿지와 나파 밸리 시리즈의 중간쯤에 위치한다고나 할까. 캘리포니아 해안의 서늘한 기후에서 자란 포도로 만들어 우아한 풍미를 자랑하는 프라이빗 셀렉션 와인들은 가격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맛을 추구한다. 그중에서도 카베르네 소비뇽은 몬터레이 남쪽 지역에서 잘 익은 포도만 골라 만든 와인이다. 버번을 숙성시켰던 배럴에 담아 복합미를 한층 높였는데, 묵직하고 부드러운 질감 속에서 피어 오르는 체리, 자두 등의 달콤한 과일향과 초콜릿, 흑설탕, 캐러멜, 바닐라 등의 풍미가 조화롭다. 스테이크는 물론 갈비찜처럼 묵직한 소스나 진한 양념으로 가미한 고기 요리와 특히 잘 어울린다.

*판매처: 신동와인 직영 한남점(T.02-797-9994), 압구정점(T.02-3445-2299) / 현대백화점 : 무역점, 압구정점, 천호점, 신촌점, 목동점, 중동점, 판교점, 킨텍스점, 부산점, 대구점, 울산점 / 롯데백화점 : 부산서면점, , 부산광복점/ 신세계백화점 :  대전엑스포점


❖ 로디(Lodi)


[로디 위치, 사진 출처: discovercaliforniawines.com]


이름은 좀 낯설지만 로디의 포도 재배 역사는 18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주령(1920~1933)으로 미국 와인산업이 멈췄을 때도 이 곳 로디에서는 가정용 와인생산을 위한 포도 재배가 허락되어 포도 재배가 끊이지 않고 이어진 곳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쪽 내륙으로 145km 들어간 곳에 위치한 로디는 강을 따라 흘러 들어오는 서늘한 바닷바람이 더위(한낮 최고 섭씨 32도)를 식혀주고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는(최저 섭씨 13도) 큰 일교차를 유지해 단맛과 신맛의 밸런스가 뛰어난 포도를 생산한다. 나파 밸리나 소노마(내륙 지역)와 유사한 지중해성 기후에 토질도 포도 재배에 유리한 모래와 진흙이 섞인 양토라서 재배되는 포도 품종이 125종에 달한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주품종은 역시 진판델이다.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생산되는 프리미엄급 진판델 와인의 30%가 로디에서 생산된다. 이렇게 뛰어난 품질은 대부분 진판델 고목에서 나온다. 1900년대 초에 식재된 이 포도나무들은 필록세라의 피해를 입지 않고 자기 뿌리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들이다. 여기에 더해 로디만의 특별한 지속가능농법(Lodi Rules)은 건강한 포도를 길러내는 또 한 가지 이유가 되고 있다. 로디의 주목할 만한 올드 바인 진판델 세 가지를 만나보자.


[로디의 주목할 만한 올드 바인 진판델 와인들]


아이언스톤, 로디 올드바인 진판델 (Ironstone, Lodi Old Vine Zinfandel)

아이언스톤은 4대째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가족경영 와이너리다. 20세기 초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하던 존 코츠(John Kautz)는 로디 지역이 포도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곳임을 알아보고 1948년 48,500㎡ 크기의 땅에 포도나무를 심었다. 이후 코츠 가문은 지역에서 가장 우수한 포도 재배자로 이름을 날렸고, 1990년부터는 직접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아이언스톤이라는 이름은 1989년 와인 숙성실을 만들기 위해 광부들이 땅을 팔 때 석회암과 편암으로 된 땅이 마치 철을 뚫는 것 같아 지어진 이름이다. 이 숙성실은 1년 내내 섭씨 16도와 습도 70%라는 최적의 와인 보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대를 이은 포도 재배 노하우와 지속가능농법 그리고 최상의 와인숙성실은 아이언스톤 품질의 든든한 기반이다. 이들이 생산한 올드바인 진판델에서도 이들의 실력이 확연히 느껴진다. 블랙베리, 자두, 라즈베리 등 과일향이 풍부하고 후추 같은 향신료 향이 와인에 매콤함을 부여한다. 실크처럼 매끄러운 질감이 고급스럽고 긴 여운은 마지막을 달콤하게 장식한다.

*판매처: 셀라윤(T.010-7765-6487), 와인365(T.031-715-0365), 라빈리커스토어(T.031-979-1855), 곳간 대전전민점(T.0507-1423-5152)


클링커 브릭, 마리사 빈야드 올드 바인 진판델 (Klinker Brick, Marisa Vineyard Old Vine Zinfandel)

클링커 브릭은 20세기 초부터 로디에서 포도를 재배해온 펠튼(Felten) 가문의 5대손인 스티브 펠튼이 2000년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대대로 계승해온 포도 재배 노하우를 바탕으로 25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실력파 와인 메이커 베리 니코(Barry Gnekow)를 영입하면서 이들은 단숨에 중견 와이너리로 도약했다. 클링커 브릭은 과거 로디에서 건물을 지을 때 많이 사용하던 벽돌인데 유난히 색이 진하고 단단한 것이 펠튼이 생산하는 뛰어난 포도 품질과 유사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마리사 빈야드는 94년 된 진판델 고목으로 이루어진 단일 포도밭이다. 이곳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마리사 빈야드 진판델 와인은 질감이 묵직하면서도 매끈하고 블루베리와 자두 등 풍부한 과일향이 상큼한 신맛, 긴 여운 등과 조화를 이루면서 최상의 밸런스를 보여준다. 매콤한 파스타, 바비큐, 갈비찜과 즐기기에 좋은 와인이다.

*판매처: 가라지와인(T.0507-1406-5431), 좋은와인(T.0507-1329-1620)


오크 릿지 와이너리, OZV 진판델 (Oak Ridge Winery, OZV Zinfandel)

오크 릿지 와이너리는 로디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다. 이탈리아계 이민자인 안젤로 마지오(Angelo Maggio)가 1928년 로디에서 포도농사를 짓기 시작한 뒤 지금까지 5대째 포도를 재배하며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다 2002년 손자인 루디(Rudy)가 지역의 협동조합 와이너리를 매입하면서 직접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루디는 고품질 와인을 생산할 수 있도록 와이너리를 최첨단 시설로 개조했고, 현재는 그의 세 딸들이 이어받아 운영 중이다. OZV 진판델은 고목(평균 수령 30년)이 많은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진판델 85%에 쁘띠 시라 10%와 카베르네 소비뇽 5%를 블렌드했고, 오크(프랑스산 80%, 미국산 20%)에서 11개월간 숙성을 거쳤다. 진한 루비 색상에 블랙베리와 자두 등 검은 과일향의 집중도가 탁월하고 바닐라 등 향신료 향이 복합미를 더한다. 매끄러운 타닌과 묵직한 바디감도 매력적이다. 고기 요리와 두루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판매처: 와인타임 압구정점(T.02-548-3720), 와인타임 송파점(T.02-401-3766), 와인타임 종로점(T.02-2158-7940), 와인타임 여의도점(T.02-3773-1261), 와인타임 광주 봉선점(T.062-674-0985), 압구정의 하루일과(T.02-547-6611), 이촌의 하루일과(T.02-798-8852), 전국 주요백화점(현대/신세계/롯데/갤러리아), 롯데마트


❖ 파소 로블스 (Paso Robles)


[파소 로블스 위치, 사진 출처: discovercaliforniawines.com]


이제 남쪽으로 내려가 보자.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엔젤레스 중간 지점쯤에 파소 로블스가 있다. 파소 로블스 AVA가 만들어진 것은 1983년. 당시에는 겨우 17개 와이너리 뿐이었다. 그랬던 곳이 40여 년만에 200여 개 와이너리가 있는 총 면적 162㎢의 중견 AVA가 됐다. 이렇게 빠른 성장은 이곳 환경이 포도 재배에 우호적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강, 산, 평지, 언덕 등 각기 다른 지형은 지역 별로 다채로운 기후와 토질을 만들어낸다. 토양의 종류가 30 종이 넘지만 그중에서도 석회질과 규산질이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많다는 점은 이곳의 큰 장점이다. 연평균 강우량이 400mm가 채 되지 않기 때문에 수분을 잘 머금는 석회질과 규산질 토양이 포도 재배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4월부터 10월까지 지속되는 쾌청하고 맑은 날씨는 포도에 응축미를 더하고 한여름에는 낮기온이 섭씨 37도까지 오르다 밤이 되면 4~10도까지 떨어지는 큰 일교차는 밸런스가 탁월한 포도를 생산해낸다. 파소 로블스에서는 약 60여 종의 포도 품종이 재배되는데 주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시라, 샤르도네 외에 그르나슈, 무르베드르, 마르산, 루산 등 프랑스 론 밸리(Rhone Valley) 품종도 있어 이 지역의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파소 로블스의 주목할 만한 와인들]


제이 로어, 사우스 릿지 파소 로블스 시라 (J.Lohr, South Ridge Paso Robles Syrah)

제이 로어의 설립자인 제리 로어는 파소 로블스를 미국의 와인지도에 올려 놓은 인물이다. 1960년대 말부터 와이너리 설립을 위해 캘리포니아 와인산지 곳곳을 탐색하던 그는 몬터레이와 파소 로블스를 낙점했다. 몬터레이는 화이트 와인, 파소 로블스는 레드 와인 생산지로 적합하다고 본 것이다. 그는198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카베르네 소비뇽을 비롯 다양한 레드 품종을 심기 시작했다. 1988년에는 와이너리를 오픈했고, 이후 계속 성장가도를 달려 지금은 파소 로블스에만 11㎢의 포도밭을 보유하며 보르도와 론 스타일 와인으로 세계적인 위치에 올랐다. 사우스 릿지 파소 로블스 시라는 각기 다른 밭에서 수확한 시라를 블렌드해 만든 와인으로 과일 향, 향신료 향, 상큼한 산도 등 시라의 특징을 한껏 살렸다. 체리와 자두의 달콤함과 블루베리의 신선함이 조화롭고 라일락, 베르가못, 홍차, 후추 등의 풍미가 와인에 우아함을 더한다. 두툼한 돼지고기 목살 구이와 즐기고 싶은 와인이다.

*국내 미수입와인


포 바인, 킨커 카베르네 소비뇽 (Four Vines, Kinker Cabernet Sauvignon)

포 바인은 1994년 와인메이커 크리스천 티티예(Christian Tietje)가 설립했다. 설립 당시 와이너리 규모는 차고나 창고를 방불케 할만큼 작았지만 10년도 되기 전에 연간 12만 케이스의 와인을 생산할 정도로의 규모로 급성장했다. 그런데 왜 이름을 포 바인일까? 이는 예술가(artists), 저항 세력(rebels), 탐구자(seekers), 인생을 즐기는 자(bon vivant)를 뜻한다고 한다.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지대를 풍미하던 네 가지 정신을 와인에 담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포 바인이 만드는 와인에서는 강인함이 느껴진다. 킨커 카베르네 소비뇽은 파소 로블스 안에서도 동쪽 내륙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으로, 한낮의 뜨거운 열기, 서늘한 밤기온, 자갈토양이 만들어낸 탁월한 밸런스와 매끈한 타닌이 매력적이다. 묵직한 바디감 속에는 블랙커런트, 자두, 블루베리 등 달콤한 과일향과 바닐라, 다크초콜릿 등 향신료 풍미가 가득하고 마지막에 이어지는 상큼함이 경쾌한 여운을 선사한다.

*판매처: 와인앤모어 센텀점(T.051-731-2556), 데일리와인 금천점(T.02-892-1006), 데일리와인 제주점(T.0507-1365-6244), 떼루아 김포점(T.0507-1353-0777), 뱅뱅 와인샵(T.064-746-4141)


브로드사이드, 마가리타 빈야드 파소 로블스 메를로 (Broadside, Margarita Vineyard Paso Robles Merlot)

브로드사이드는 2000년대 중반 스테파니와 브라이언 테리찌(Terizzi) 부부가 파소 로블스 최남단 산타 마가리타 랜치(Santa Margarita Ranch) AVA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와인 컨설턴트였던 스테파니의 안목이 그들을 산타 마가리타 랜치로 이끈 것이다. 이들의 목표는 우수한 테루아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것. 목표 달성을 위해 이들은 지속가능농법으로 건강하게 포도를 기르는 것과 와인 양조에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을 실천 강령으로 삼았다. 그 결과 와이너리를 오픈한지 불과 4~5년만에 평론가들의 호평과 함께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마가리타 빈야드 파소 로블스 메를로는 야생 효모로 발효했으며, 15개월간 오크 숙성을 거쳤지만 새 오크의 비율은 14%로 제한함으로써 포도가 가진 천연의 풍미를 최대한 살렸다. 잘 익은 검은 체리와 딸기등 달콤한 과일향이 풍부하고 코코아, 삼나무, 담배, 허브, 후추 등 복합미도 뛰어나다. 바디감이 묵직하고 질감이 부드러워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스타일이다.

*판매처: 베르전주점(T.0507-1349-6176), vintage2020(T.0507-1426-0164), 힐즈 앤 유로파(T.0507-1481-1130), 크리스탈 가든(T.051-749-2230)



프로필이미지김상미 칼럼니스트

작성 2022.06.28 09:00수정 2022.06.27 17:05

2005년부터 유럽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와인과 사랑에 빠졌다. 2012년 회사를 그만두고 와인에 올인, 영국 Oxford Brookes University에서 Food, Wine & Culture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석사 논문 'An Exploratory Study to Develop Korean Food and Wine Pairing Criteria (한국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2014 Global Alliance of Marketing & Management Associations(GAMMA) Conference에서 소개된 바 있으며, 학술지 'Beverages'에도 게재됐다. (http://www.mdpi.com/2306-5710/3/3/40). 2015년 영국 런던 Wine & Spirit Educational Trust(WSET)에서 Diploma를 취득했으며, 그리스, 마데이라, 스페인 등 국가별 와인 공인 강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부터 5년간 주간동아에 와인칼럼을 연재했으며, 2019년부터는 이코노미 조선에 칼럼을 연재중이다. 한림대학교에 출강 중이며 WSA와인아카데미 대표강사로 WSET 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KT&G 상상마당 아카데미와 신세계 백화점에서는 취미로 와인을 즐기는 분들께 쉽고 재미나게 와인을 강의하고 있고, 기업체, 공무원, 럭셔리 브랜드와 백화점 VIP 등을 위해서도 '인문학과 와인' 등 다양한 주제로 인기 있는 특강을 진행 중이다. 베를린 와인 트로피, 아시아 와인 트로피, 한국 주류대상 등의 심사위원 및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캘리포니아, 스페인, 그리스, 호주 등 와인 세미나의 페널과 통역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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