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저장은 필수! 키안티 클라시코 입문용 와인 추천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협회가 2023년 7월 1일자로 키안티 클라시코 DOCG의 새로운 규정을 공식 승인했다. 이를 홍보하기 위한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의 한국 시장 공략이 거세다. 국내엔 이미 상당히 많은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중 와인 애호가로서 반드시 맛봐야 할 키안티 클라시코 입문용 와인을 추천한다.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을 즐기는 이유

이탈리아 토스카나 한가운데 있는 키안티는 로마 시대 중북부 유럽에서 피렌체를 지나 로마로 연결되는 통로였다. 때문에 도시와 포도밭의 발달이 자연스레 시작됐다. 에트루리아의 어원을 살펴보면, 키안티는 '물이 자주 범람하는 곳'을 의미하는 클란(Clan)에서 나왔다고 한다. 지금 키안티 클라시코는 와인을 통해 문화적, 역사적, 정서적으로 중요한 물줄기를 형성하고 있으며, 자국을 넘어 전 세계 시장에 넘실대는 주류가 됐다.


이 유명한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은 와인 애호가로서 당연히 즐겨볼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은 주변 키안티 와인과 다르며 아주 오래전부터 그 맛이 좋아 와인 생산지를 구분하고 위조 방지 등의 조치가 이뤄진 토스카나의 유산 같은 와인이다. 둘째, 산지오베제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자라지만 키안티 클라시코는 그중에서도 다양한 표현과 풍미 스펙트럼으로 다른 차원의 만족을 준다. 셋째, 전통 이탈리아 음식 외 세계 여러 나라 음식과 두루 잘 어울리는 산도, 균형, 그리고 구조를 지녔다. 넷째, 장기 숙성력이 좋아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발전하는지 경험해볼 수 있다.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봇물 터진 요즘, 목가적인 토스카나의 키안티 클라시코 와이너리를 방문하는 것도 지루한 일상에 변화를 주는 경험이 될 수 있다. 이렇듯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은 이탈리아 와인의 풍부한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이 되어주며 와인 생활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풍부한 콘텐츠를 담고 있다.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의 맛

그렇다면,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은 과연 어떤 맛일까. 와인 맛은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일반적으로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은 이렇게 묘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출시 직후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 와인과 달리 투명도가 좋은 루비색을 띤다. 이후 숙성에 따라 가넷에서 벽돌색으로 변해간다.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은 잘 익은 체리와 산딸기와 같은 빨간색 열매 향이 뚜렷하다. 또한 제비꽃(바이올렛)이나 붓꽃, 라벤더와 같은 섬세한 꽃향기가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런 향이 나는 경우 와인이 아주 우아하게 느껴진다. 다른 향으로는 축축한 숲 바닥, 가죽 또는 담뱃잎을 연상시키는 유쾌한 흙 내음이 느껴지는데 이런 향들은 와인의 복합성을 크게 높여준다. 조금 따뜻한 해에 만든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에서는 더운 계절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놀 때 맡을 수 있는 흙먼지 향이 느껴지기도 한다. 잔을 본격적으로 흔들면 달큼한 느낌을 주는 감초, 오레가노, 타임 또는 백후추와 같은 미묘한 허브와 스파이스 향이 느껴지며 복합성이 한층 강해진다.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으로 잘 익은 체리와 감초가 주는 향이 아지랑이처럼 몽글몽글하게 피어난다.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은 체리, 라즈베리, 잘 익은 붉은 자두 풍미가 선명하고 강하게 입안에서 폭발한다. 산도가 좋아 아주 활기차고 톡 쏘는 느낌이며 생기발랄하다. 타닌은 보통 부드럽고 잘 통합된 모습으로 와인의 구조와 질감에 적절한 긴장감을 준다. 각종 열매 풍미가 과즙을 먹는 듯 신선함을 주는 동시에 육즙 같은 느낌도 들며 부드럽게 삼키고 음미할 수 있다.


와인에서 신선함과 생동감, 그리고 우아함을 찾는 사람이라면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은 반드시 경험해야 할 와인이다.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을 요약해서 만나봤으니 이제는 직접 맛보고 탐험할 차례다. 키안티 클라시코 입문용으로 어떤 와인이 좋을까?



[(왼쪽부터) 반피 키안티 클라시코, 카펜넬레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카르피네토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반피, 키안티 클라시코 Banfi, Chianti Classico

반피는 1919년부터 와인 수입과 유통을 해온 이탈리아계 미국인 마리아니 가족이 1978년 설립한 와이너리다. 카스텔로 반피는 유럽에서 규모가 상당히 큰 포도밭을 갖고 있는데, 3분의 1은 포도나무, 3분의 1은 올리브 과수원과 기타 농작물, 나머지 3분의 1은 삼림으로 이뤄졌다. 마리아니 가족은 역사적인 포지오 알레 무라(Poggio alle Mura)를 복원해 레스토랑과 호텔로 운영 중이다. 반피는 산지오베제 클론 연구와 기타 양조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지역 사회와 그 결과를 공유하고 상생하는 데 힘써왔다. 반피 키안티 클라시코는 석회질 토양에서 자란 산지오베제를 8~10일 정도 발효하고 껍질 침용했다. 이후 프랑스산 오크 통에서 짧게 숙성한 뒤 병입했다. 와인은 꽃다발, 체리, 자두, 제비꽃 향이 강렬하다. 입안에서는 체리와 가죽 풍미가 좋으며 부드러운 타닌과 명쾌한 산미를 지닌다. 다양한 음식에 페어링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와인이다. 2020년산 와인은 2022년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선정 100대 와인 중 24위에 이름을 올렸고, 올여름 출시된다.


카펜넬레,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Capannelle, Chianti Classico Riserva

카펜넬레는 1974년 기업가인 라파엘레 로세티(Raffaele Rossetti)가 가이올레에 있는 10.5헥타르의 포도밭을 사들이고 이사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그는 신중한 분석 후 영지 중 3.5헥타르 규모 포도밭에 산지오베제, 카나이올로, 콜로리노, 말바지아 네라와 같은 토착 포도 품종을 심었다. 카판넬레는 스테인리스 스틸에서 발효하며, 포도나무 당 1kg의 작물만 얻고, 새 프랑스산 바리크와 오크 통에 숙성한다. 1997년 미국의 유명한 거물인 제임스 셔우드가 인수했지만 여전히 로세티가 양조 컨설팅을 하고 있다. 카펜넬레 와인은 수확량을 줄여 고품질 와인을 만들기로 유명하며 정교하고 복합적인 향, 우아함이 매력적이다. 와인은 가넷 테두리가 보이는 맑은 루비색을 띤다. 체리를 비롯한 강렬한 붉은 열매 향이 좋으며, 맛에서도 진하게 붉은 과실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잘 익은 타닌과 오래 지속하는 여운을 지닌 현대적이고 균형 잡힌 와인이다. 말린 육포, 구운 소고기, 풍미가 강한 치즈, 파스타나 미트 소스를 곁들인 뇨끼에 잘 어울린다. 카펜넬레가 아비뇨베지 와인과 협력해 1988년 출시한 50&50를 통해 세계적인 와인 생산자로 발돋움했다.


카르피네토,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Carpinetto, Chianti Classico Riserva

카르피네토는 1967년 사케트와 자케오 가문이 설립한 와이너리다. 이들 포도밭은 토스카나의 중요 산지에 고르게 분포한다. 카르피네토는 와인 생산에 필요한 포도의 90%를 자가 포도밭에서 얻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농법으로 포도밭을 관리한다. 카르피네토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와인은 퇴적암과 풍화암 토양에서 자란 산지오베제와 카나이올로 블렌딩 와인으로 슬라보니아와 프랑스산 오크 통에서 1년 이상 숙성하고 병입한 뒤 병에서 추가로 10개월 숙성 후 출시된 와인이다. 와인은 담배, 젖은 낙엽, 감초, 레드 체리, 말린 자두와 오렌지 껍질, 포푸리 향 등 전형적인 키안티 클라시코 모습을 보여준다. 맛에서도 향과 동일한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며 놀라울 정도로 좋은 균형과 소화하기 좋은 타닌을 지녔다. 와인을 다 마신 뒤 잔에 남는 향까지 맛있는 와인이다. 



[(왼쪽부터) 카스텔로 디 아마, 아마 키안티 클라시코, 디에볼레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노브첸토', 폰토디 키안티 클라시코]


카스텔로 디 아마, 아마 키안티 클라시코 Castello di Ama, Ama Chianti Classico

카스텔로 디 아마는 키안티 클라시코 심장부 가이올레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포도밭은 숲과 올리브 과수원과 어우러져 있다. 이 지역 와인은 서기 998년부터 언급되기 시작했을 정도로 오랜 역사가 있지만 1982년 마르코 팔란티가 관여하면서 현대화가 시작됐다. 그는 1982년~1987년까지 지질학과 지형, 미세 기후를 바탕으로 새로운 클론과 품종을 접목하며 약 5만 그루를 재정비했다.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협회 회장으로 활동한 마르코는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카스텔로 디 아마는 토스카나 최고 와인 생산자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와이너리로 명성이 자자하다. 와인은 선명한 루비색을 띤다. 바이올렛, 레드커런트, 체리, 딸기, 샌달우드 향을 느낄 수 있다. 신선한 산미와 아주 매끈한 타닌을 지녔고, 마무리에 개운한 시트러스 껍질 향이 스친다. 우아함과 조화로움이 훌륭한 와인이다.


디에볼레, 노브첸토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Dievole, Novecento Chianti Classico Riserva

디에볼레는 시에나에서 북쪽으로 1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와이너리다. 디에볼레는 '신의 뜻'을 의미하는 디오 부올레(Dio Vuole)에서 유래했다. 이 이름은 무려 1090년 로돌피노와 비니치오가 신성한 포도밭에 대한 약속으로 빵 3개와 6개 루카 데나리 은화 등을 지불한 계약서에 처음 등장한다. 여러 세대가 지나 또 다른 계약서에 디에볼레가 등장하는데 이번엔 결혼을 앞둔 백작이 아내에게 이 땅을 양도하는 서류에 언급됐다. 아주 유서 깊고 소중히 다뤄진 포도밭임을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1980년 그리고 2012년에 또 한 번 대대적인 개혁이 이뤄지며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디에볼레 키안티 클라시코는 이회토, 석회암과 돌로 구성된 남향 포도원에서 자란 포도로 양조한다. 야생 효모를 이용해 콘크리트 발효조에서 발효하고 젖산 전환을 거친 뒤 프랑스산 오크 통에서 숙성한다. 병입 후 추가로 3개월 숙성해 출시한다. 와인은 꽃, 잘 익은 붉은 과실, 담배, 가죽 향이 특징이며 입안에서는 블랙 체리, 팔각, 백후추 풍미에 미세한 타닌과 산미,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폰토디, 키안티 클라시코 Fontodi, Chianti Classico

폰토디는 1968년 마네티(Manetti) 가문 소유가 된 뒤 키안티 지역의 벤치마크 와인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 소개된 지 오래된 스테디셀러 중 하나다. 헥타르당 6천 그루의 포도를 심었고, 기요 방식으로 관리한다. 포도밭은 유기농 인증을 받았고, 산지오베제의 가장 순수한 표현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생 효모로 발효하며 스틸 탱크에서 2주 동안 침용한 뒤 트롱세와 알리에산 배럴에서 18개월 동안 숙성했다. 이 와인은 폰토디 와이너리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와인이다. 와인은 밝은 루비색에 상당히 폭넓은 향을 지니는데, 바이올렛, 스파이스, 레드 커런트, 체리 향과 풍미가 뚜렷하다. 맛을 보면 엷은 발사믹 풍미가 있어 입에 착 감기며, 산미와 미네랄 풍미가 좋고 긴 여운을 뽐낸다. 구운 돼지고기나 소고기, 뇨끼, 라구, 살라미 플레이트 등과 즐기기 좋다.



[(왼쪽부터) 레 미치네 키안티 클라시코, 로르나노 키안티 클라시코, 마르케시 안티노리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레 미치네, 키안티 클라시코 Le Miccine, Chianti Classico

레 미치네는 키안티 라다와 가이올레 사이 언덕에 자리 잡은 3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포도밭이다. 2010년 파울라 파피니 쿡이 이 포도밭을 인수했다. 캐나다에서 자랐고 농업 학위를 받은 그녀는 유년 시절 이탈리아의 외조부모님을 자주 방문했다. 그녀는 포도재배와 와인 양조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키안티와 보르도에서 인턴십을 수행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레 미치네를 인수했고, 7헥타르의 포도밭을 유기농법으로 관리하며 연간 3만 병의 와인을 생산해 토스카나의 떠오르는 슈퍼스타가 됐다. 와인은 레드 체리, 자두, 라즈베리와 함께 은은한 꽃향기가 스친다. 먼지와 비슷한 흙내음이 미묘하게 느껴지며 즙이 많고 바삭한 느낌을 주는 산미에 탁월한 균형을 뽐낸다. 토마토를 사용한 거의 모든 요리에 페어링할 수 있는 멋진 와인이다.


로르나노, 키안티 클라시코 Lornano, Chianti Classico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협회의 창립 구성원 중 하나인 로르나노는 1904년 설립된 이후 가족 소유 및 운영을 이어오는 부티크 와이너리다. 로르나노는 키안티 클라시코의 유명 세부 산지인 카스텔리나 남서쪽 언덕에 있다. 와이너리는 15세기에 지어졌고 현재 사용 중인 건물은 18세기 후반에 지어졌다. 4대손인 니콜로 포졸리는 2010년 대대적으로 포도밭을 재건하고 수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로르나노 포도밭은 70헥타르 규모로 평균 해발고도 350m에 위치하며 지속 가능성 인증인 SQNPI(Integrated Production National Quality System)을 받았다. 로르나노는 산지오베제 100%로 와인을 생산하며, 와인은 강렬하고 농축된 루비색을 띤다. 잘 익은 붉은 열매, 약간의 스파이스, 꽃 향이 난다. 섬세하고 우아하며 잘 익은 타닌과 균형, 신선함이 매력적이다. 여운이 긴 스타일리시한 와인으로 평소 신대륙 와인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픈 와인이다.


안티노리, 마르케제 안티노리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Antinori, Marchese Antinori Chianti Classico Riserva

안티노리 가문은 6세기 이상 이탈리아 와인 산업을 이끌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오래된 와인 가문 중 하나다. 안티노리의 사유지는 토스카나, 움브리아, 피에몬테를 비롯해 이탈리아 전역에 있으며 지역마다 그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와인을 생산한다. 안티노리 와인이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이유는 오랜 세월 쌓은 전통과 노하우에 혁신을 더해 전통주의자와 현대 와인 애호가가 모두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와인 스타일과 포트폴리오를 갖춘 데에 있다. 기본급부터 단일 포도밭 와인까지 정교함, 복합성 그리고 테루아의 표현력이 좋아 웬만한 시음 경험으로는 흠결을 찾기 어렵다. 2011년부터 이 와인은 티냐넬로 에스테이트 포도로만 양조한다. 강렬한 루비색에 바닐라, 스파이스, 잘 익은 붉은 과실 향을 느낄 수 있다. 맛은 풍부하고 부드럽고 비단 같은 타닌과 함께 균형과 여운, 활기가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왼쪽부터) 오르마니 키안티 클라시코, 리카솔리 브롤리 키안티 클라시코, 산 펠리체 키안티 클라시코]


오르마니, 키안티 클라시코 Ormanni, Chianti Classico

오르마니는 13세기부터 키안티 중심부에 있으며 단테의 신곡에도 언급됐다. 지난 200여 년간 브리니 바타치 가문이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 와이너리는 딸 파올라와 파올로 브리니 바타치가 운영하고 있다. 오르마니는 산지오베제에 전념하는 생산자로 관대하고 과일 향이 중심을 잘 잡은 와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르마니 키안티 클라시코는 연간 6만 병 정도 생산된다. 와인은 루비색을 띠고 있으며, 야생 레드 체리, 삼나무, 담배, 민트, 감초 향을 느낄 수 있다. 중간 바디에 밝은 산도와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와인으로 산지오베제의 화려하고 고전적인 모습을 즐기기 좋은 와인이다.


리카솔리, 브롤리 키안티 클라시코 Ricasoli, Brolio Chianti Classico

바론 리카솔리는 창립 이래 가족이 운영하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오래된 와이너리다. 1141년 설립된 이후 10세기 동안 브롤리오를 점유하면서 키안티 클라시코의 영토와 와인 역사를 형성해 왔다. 리카솔리는 250헥타르 포도밭을 갖고 있는데 키안티 클라시코 아펠라시옹에서는 가장 큰 사유지이며, 리카솔리 포도밭이 근원인 산지오베제 클론도 여러 종 발견되었다. 리카솔리 브롤리오 키안티 클라시코는 강렬한 루비색을 띤다. 작고 붉은 열매, 바닐라, 스파이스, 제비꽃, 붓꽃 향을 느낄 수 있다. 입안에서는 산도와 잘 어우러진 벨벳 같은 타닌이 우아하게 느껴지며 지극히 긴 여운을 보여준다.


산 펠리체, 키안티 클라시코 San Felice, Chianti Classico

산 펠리체는 키안티 클라시코 남쪽 끝에 있는 카스텔누오보 베라덴가에 자리 잡은 와이너리다. 지난 50년 동안 키안티 클라시코의 주요한 발전을 이끈 와이너리 중 하나로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협회의 창립 구성원이기도 하다. 약 140헥타르 포도밭을 갖고 있는데 과거 한때 이 지역에서 국제 품종 식재가 늘던 상황에서 토착 품종인 산지오베제의 잠재력을 믿고 과학적 연구와 고품질 와인 생산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산 펠리체는 초기에 슈퍼 투스칸 와인인 비고렐로를, 1970년대에 크뤼(Cru) 개념인 포지오 로쏘를 소개했고, 최초의 그란 셀레지오네 와인을 출시한 와이너리다. 와인은 크랜베리, 삼나무, 스파이스 향이 관대하면서도 상쾌한 느낌으로 어우러진 향을 낸다. 입안에서는 신선한 붉은 체리 풍미에 섬세하고 잘 익은 멋진 타닌, 길고 유연한 여운과 깊이를 보여준다. 페코리노 치즈와 토르텔로니, 리소토 등과 잘 어울린다.



[(왼쪽부터) 테누타 디 아르체노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테누테 로세티 포지오 치베타 키안티 클라시코, 토스콜로 키안티 클라시코]


테누타 디 아르체노,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Tenuta di Arceno, Chianti Classico Riserva

아르체노는 1000년 역사적 문서에 언급되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닌 곳으로 1994년 잭슨 패밀리가 인수했다. 사유지에 남아 있는 고대 로마 조각상을 라벨에 사용하고 있다. 사유지는 1012헥타르 정도로 넓으며 13가지 토양을 갖고 있다. 아르체노 키안티 클라시코는 산지오베제 100%로 뛰어난 수준의 깊이와 힘, 집중도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와인은 붉은 열매, 제비꽃, 사이프러스, 흙 내음을 지녔다. 맛을 보면 체리, 미네랄, 향신료 풍미가 신선하고 생생한 산도, 부드러운 타닌, 길고 부드러운 여운을 즐길 수 있다. 마르게리따 또는 페퍼로니 피자, 볼로네제 스파게티, 가지 요리에 페어링하기 좋다.

 

테누테 로세티, 포지오 치베타 키안티 클라시코 Tenute Rossetti, Poggio Civetta Chianti Classico

테누테 로세티는 가장 현대적인 와인 양조 시설을 갖추고 전통을 존중하는 와인 생산을 목표로 한다. 판티니 그룹 수석 와인 메이커인 필리포 바칼라로가 양조 컨설팅을 담당한다. 포지오 치베타는 이탈리아어로 '부엉이 언덕'을 의미하는데, 포도밭에 많은 부엉이가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엉이는 행운, 재물, 복을 상징하며 밤에 활동해 어둠으로부터 가족을 지킨다는 의미가 있어 더욱 특별하다. 와인은 산지오베제 90%를 사용하며 빈티지에 따라 다른 품종들이 다른 비율로 블렌딩 된다. 손 수확한 포도를 섬세하게 파쇄하고 2주간 껍질 침용해 색과 타닌을 얻었다. 약 9개월간 작고 큰 배럴에 숙성한 뒤 병입한다. 와인은 가넷 테두리가 있는 루비색을 띤다. 달콤한 느낌의 향신료와 열매, 체리 잼, 감초, 바닐라 향이 풍부하다. 배럴 숙성을 통해 아주 둥글어진 타닌이 조화로운 와인이다. 부엉이 로고 덕분에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다.


토스콜로, 키안티 클라시코 Toscolo, Chianti Classico

토스콜로는 '토스카나 소년'을 의미한다. 1988년 닐과 마리아 엠슨이 설립했고 그들의 친구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메이커인 프랑코 베르나베이(Franco Bernabei)가 컨설팅을 맡고 있다. 토스콜로의 포도밭은 점토, 규산, 석회질 토양인 저지대, 클래식한 석회 점토 토양인 갈레스트로로 형성된 중간 지대, 매우 미세한 석회암 토양의 고지대로 나뉜다. 포도나무의 평균 수령은 10~30년 정도다. 여러 포도밭에서 얻은 포도를 골고루 사용해 만든 와인은 가넷 테두리를 지닌 진한 루비색을 띤다. 각종 열매, 제비꽃, 붓꽃, 바닐라의 풍부하고 클래식한 향을 지니며, 입안에서는 풍부한 과실과 비단 같은 질감, 좋은 바디와 균형을 보여준다.


15종의 입문용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중 한두 개 정도는 맛보고 싶단 생각이 들 거라 짐작된다. 여름은 날이 덥고 습하기 때문에 이럴 때 즐기는 키안티 클라시코는 살짝 낮은 15도 정도에 서빙해 온도를 올리며 마시는 게 더욱 맛있다. 느리고 여유롭게 보내는 여름날, 키안티 클라시코의 시원한 산미를 즐겨보길 바란다.


프로필이미지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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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3.07.19 09:00수정 2024.07.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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