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호주 와인 톺아보기 (30)] 보석 같은 서늘한 기후 산지, 질롱(Geelong)

질롱(Geelong)은 호주 빅토리아주 포트 필립에 있는 와인 산지다. 여러 품종을 재배하는데 그중 피노 누아, 샤르도네, 쉬라즈가 유명하며, 와인 애호가가 방문하기 가장 좋은 장소 중 하나로 꼽힌다. 다양한 하위 지역으로 나뉘며 점점 더 발전 중인 질롱 와인을 톺아보자.


[질롱 지도, 이미지 제공: 호주 와인 협회]


질롱 소개

빅토리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질롱은 멜버른에서 남서쪽으로 75km에 떨어져 있다. 서핑 해안부터 화산 평원까지 경치도 좋지만, 서늘한 기후에서 유럽 스타일로 양조한 다양한 와인이 있어 점점 더 방문객들에게 인기 있는 명소가 되고 있다.


[질롱 포도밭 전경, 사진 제공: Parker Blain / Wine Australia]


질롱 와인 역사

질롱은 1845년 스위스 이민자인 포도재배자가 최초로 상업적 와인을 생산하며 와인 역사가 시작됐다. 1860년대까지 질롱은 규모 측면에서 호주에서 중요한 와인 산지가 되었고, 유럽으로 와인을 수출하며 와인 품평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급성장세를 타던 와인 산업은 1874년 필록세라 피해가 커지자 빅토리아주 정부가 모든 포도나무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갑자기 중단됐다. 1996년에 이르러 와인 애호가이자 기업가인 다릴 세프톤(Daryl Sefton)과 니니 세프톤(Nini Sefton)이 질롱이 프리미엄 와인 산지로 성장할 가능성을 깨닫고 포도밭 재건을 시작하면서 부활이 시작되었다. 오늘날 질롱에는 160개 이상 포도밭, 60개 이상 와이너리가 있으며, 호주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질롱 와인 양조장 전경, 사진 제공:Parker Blain / Wine Australia]


질롱 포도 재배

질롱은 호주를 대표하는 그레이트 로션 로드에서 가까워 차로 이동하면서 와이너리에 쉽게 들를 수 있다. 질롱의 수많은 셀러 도어와 레스토랑은 험준한 해안선부터 화산 평원까지 탁 트인 전망을 선사한다. 기후는 서늘한 해양성 기후와 지중해성 기후이며, 성장기 강우량이 298mm정도로 적어서 포도알이 작아 향, 풍미, 색이 농축된 와인이 생산된다. 포트 필립(Port Phillip)과 코리오 베이(Corio Bay)에서 바람이 자주 불어온다. 토양은 바다와 가까워서 상당 부분이 사질양토와 현무암 토양으로 구성된다. 포도 재배에 다소 어려울 수 있는 토양이지만, 와인 생산자들은 이를 극복하고 특별한 와인을 선사하기에 이곳의 와인이 더욱 값지다.


질롱은 벨라린(The Bellarine), 무라불 밸리(moorabool Valley), 서프 코스트(Surf Coast) 하위 지역으로 나뉜다. 벨라린은 석회암 위에 검은 현무암이 두껍게 깔린 토양이며, 해양성 기후에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영향으로 와인에선 독특한 바다 내음이 난다. 무라불 밸리는 2만 년 전까지 바다에 있다가 수천 년간 화산 활동으로 육지로 매립된 독특한 지질 구조를 지닌다. 전반적으로 견고한 석회암과 현무암으로 된 고대 토양에 따뜻한 대륙성 기후로 더욱 풍성한 풍미의 와인이 생산된다. 서프 코스트는 사질 양토가 많고 거친 날씨로 포도 재배에 혹독한 환경이다. 와인 생산자들은 이런 조건에 도전해 정말 특별한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질롱에 작은 생산 규모의 가족 소유 부티크 와이너리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런 미기후를 그대로 와인에 옮긴다. 제임스 할리데이는 저서 <호주 및 뉴질랜드 와인 아틀라스>에 '모든 질롱 와인에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면, 그것은 색상, 부케, 풍미 강도와 깊이'라고 표현했다.


[질롱의 한 와이너리 전경, 사진 제공: Parker Blain / Wine Australia]


주로 재배하는 품종은 피노 누아, 샤르도네, 쉬라즈다. 피노 누아는 고품질 스파클링 와인에 주로 쓰인다. 샤르도네는 질롱에서 가장 칭송받는 품종으로 맛의 깊이와 복합성으로 인정받는다. 오랜 시간 숙성할 수 있는 미묘한 뉘앙스가 좋은 와인이 된다. 질롱 쉬라즈는 향신료 향이 풍부하다. 그 외 리슬링, 소비뇽 블랑, 피노 그리, 카베르네 소비뇽 등을 재배한다.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질롱 와인


바이 파(By Farr)는 로빈과 개리가 무라불 밸리 밴녹번에 1994년 설립한 와이너리다. 현재는 아버지와 아들인 개리과 닉이 운영 중인데, 이들은 부르고뉴 모레-생-드니의 도멘 뒤작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선 파사이드 바이 파(Farrside by Farr) 피노 누아를 만날 수 있다. 이 와인은 체리, 딸기, 라즈베리, 바이올렛, 허브, 꽃, 삼나무, 수풀 바닥 향이 조화를 이루며 신선하고 섬세한 느낌을 준다.


질롱 와인은 아직 본격적인 한국 상륙 전이다. 곧 더 다양한 질롱 와인을 만나볼 수 있길 바라본다.


프로필이미지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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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3.11.10 09:00수정 2023.11.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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