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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명가의 협업으로 탄생한 샴페인, 연말엔 이런 화합을

세계적인 와인 명가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이름, 로칠드(Rothschild) 가문은 금융업에서 성공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와인 분야에서도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이들은 270여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프랑스 보르도를 넘어 신대륙 와인 산업으로 확장하며 와인 분야에서 하나의 왕국을 이루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로칠드 가문이 샴페인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Champagne Barons de Rothschild)가 샴페인 하우스를 설립한 것은 2005년. 로칠드 가문에서 각 분파를 형성하고 있던 바롱 필립 드 로칠드(Baron Philippe de Rothschild)와 도멘 바롱 드 로칠드(Domaines Barons de Rothschild), 그리고 에드먼드 드 로칠드(Edmond de Rothschild)의 공동 투자로 탄생했다. 이는 가문이 처음으로 협업해 만든 와인이란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를 만들기 위해 협업한 로칠드 가문의 세 분파 (제공: 나라셀라)]


로칠드 가문의 화룡점정을 완성한 샴페인 

최근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의 프레데렉 메레스(Frédéric Mairesse) 디렉터가 방한해 로칠드 가문의 샴페인을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다. 그는 로칠드 가문의 명성에 걸맞은 샴페인을 생산하기 위해 세 분파의 협업이 성사됐다고 설명한다. 로칠드 가문은 샤토 무통 로칠드와 샤토 라피트 로칠드, 샤토 클락 외에도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 남아공 등에서 와인을 생산한다. 세계 곳곳에서 훌륭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지만 샴페인이 없다는 사실이 힘을 합치게 했고, 그렇게 만든 샴페인으로 화룡점정을 완성한 셈이다.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는 바롱 필립 드 로칠드, 도멘 바롱 드 로칠드, 그리고 에드먼드 드 로칠드가 3분의 1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사장직은 돌아가면서 맡는데 현재는 샤토 무통 로칠드를 소유한 바롱 필립 드 로칠드의 필립 세레이 드 로칠드(Philippe Sereys de Rothschild)가 사장을 맡고 있다. 프레데렉 메레스 디렉터는 “샴페인 생산에 관한 모든 의사 결정은 모두가 의견일치를 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말한다. 2대 1로 나뉘는 상황에서 한쪽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항상 세 분파가 모두 동의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들이 함께 설정한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의 세 가지 축은 피네스(Finesse)와 조화로움(Harmony), 그리고 순수함(Purity)이다. 샤르도네를 위주로 섬세하고 뛰어난 샴페인을 만들고, 산미와 구조감, 이상적인 완숙미 등이 조화를 이루며, 테루아와 포도 자체의 순수함을 그대로 표현하는 샴페인을 추구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샤르도네의 비율이다. 샹파뉴 지역에서 샤르도네 빈야드 비율은 약 30%에 불과하지만 바롱 드 로칠드에서 사용하는 포도의 70%는 샤르도네다. 나머지 30%는 피노 누아를 사용하며 피노 뫼니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대부분 꼬뜨 데 블랑(Côte des Blancs)과 몽타뉴 드 랭스(Montagne de Reims)의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에서 생산한 포도로 샴페인을 생산하며, 특히 샤르도네는 모두 그랑 크뤼 포도원에서 생산한 포도만 사용한다. 설립 20년이 되지 않은 샴페인 하우스가 이 정도로 포도 소싱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데, 이는 긴 세월 동안 로칠드 가문이 쌓아온 네트워크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을 찾은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의 프레데렉 메레스 디렉터 (제공: 나라셀라)]


바롱 드 로칠드에서 생산하는 모든 샴페인은 처음 착즙한 주스인 퀴베로만 양조하며, 리터당 5~6g의 낮은 도사주를 통해 좋은 테루아에서 생산한 포도의 순수함을 담아낸다. 1리터당 당분이 0~6g이면 엑스트라 브뤼이고 12g 이하이면 브뤼인데, 바롱 드 로칠드에서는 브뤼 샴페인도 엑스트라 브뤼에 가깝게 생산한다. 또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아주 긴 호흡을 가지고 샴페인을 생산하는 것도 특징이다. 넌빈티지(NV) 샴페인의 일관된 품질과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리저브 와인을 40% 정도까지 높은 비율로 사용하며, 규정보다 훨씬 긴 병 숙성을 통해 샴페인의 복합적인 풍미를 만들고 있다.


그동안 로칠드 가문이 쌓아온 네트워크와 노하우가 집약된 바롱 드 로칠드는 전 세계에 앰배서더가 있고, 다양한 미식 행사에서 만날 수 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로칠드라는 이름만으로도 주저 없이 선택하게 되는 샴페인이다. 특히 스파클링 와인을 자주 즐기게 되는 연말과 연초, 가문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샴페인으로 건배하며 화합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왼쪽부터) 콩코디아 브뤼, 블랑 드 블랑, 로제, 브뤼 밀레짐 2014, 레어 컬렉션 블랑 드 블랑 2012]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 콩코디아 브뤼 Champagne de Rothschild, Concordia Brut

가장 기본급 샴페인에서부터 바롱 드 로칠드의 명확한 기준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포도의 85%를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에서 생산했고 샤르도네 60%, 피노 누아 40%를 사용했다. 퀴베만으로 양조하며 리저브 와인은 40%를 사용했는데 기본급 샴페인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도사주는 리터당 6g로 엑스트라 브뤼에 가까운 브뤼 샴페인이며 3년 반 동안 앙금 숙성을 했다. 감귤류의 아로마와 부담스럽지 않은 산미, 적당한 바디감과 긴 병 숙성으로 인한 크리미한 질감이 굉장히 편안하게 다가온다. 식전주로 좋고, 갑각류 요리나 해산물과도 잘 어울린다. 로칠드 가문은 브리(Brie) 지역에 치즈 농장도 운영하고 있는데 다양한 치즈와 함께해도 좋다.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 블랑 드 블랑 Champagne de Rothschild, Blanc de Blanc

바롱 드 로칠드의 상징과도 같은 샴페인으로 100%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 포도밭에서 수확한 샤르도네를 사용했다. 40%의 리저브 와인을 사용하며 그 중 40%는 2017년 빈티지이고 나머지는 7년에서 10년 정도 숙성한 와인을 사용해 신선하면서도 잘 숙성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와인과 효모를 섞어주는 바토나주 작업을 통해 고소한 풍미가 느껴지고 감귤류와 브리오슈 등의 복합적이면서 우아한 아로마가 돋보인다. 특히 뚜렷한 골격과 생생한 산미가 블랑 드 블랑만의 매력을 더하고, 리터당 6g로 낮은 당도의 도사주를 통해 샤르도네의 고유한 특징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세비체나 해산물 샐러드, 갑각류, 다양한 생선요리와 함께하기 좋은 샴페인이다.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 로제 Champagne de Rothschild, Rose

바롱 드 로칠드는 로제 샴페인에서도 샤르도네를 강조했다. 처음부터 샤르도네를 중심으로 고급스러운 로제 샴페인을 만들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했고, 초반에는 샤르도네를 80~85% 정도를 사용하다가 이제는 90% 이상 사용하고 있다. 세미나에서 시음한 로제 샴페인은 94%로 거의 블랑 드 블랑에 가까울 정도다. 나머지 6%는 단위 면적당 수확량을 낮추고 엄선한 피노 누아를 저온 침용해 만든 레드 와인을 블렌딩했다. 도사주는 역시 리터당 6g이다. 옅은 핑크 컬러에 샤르도네에서 오는 감귤류의 아로마가 그대로 살아있으면서도 피노 누아에서 오는 딸기와 라즈베리 등 붉은 과일의 아로마를 느낄 수 있다. 산미가 뛰어나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는데 특히 참치 요리와의 페어링을 추천한다.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 브뤼 밀레짐 Champagne de Rothschild, Brut Millesime 2014

좋은 포도를 생산한 해에만 만드는 빈티지 샴페인이다. 2014년은 수확량이 적었지만 다른 해에 비해 뛰어난 포도를 생산한 해였기 때문에 빈티지 샴페인을 만들었다고 한다. 꼬뜨 데 블랑의 그랑 크뤼 아비즈(Avize)와 몽타뉴 드 랭스의 그랑 크뤼 앙보네(Ambonnay) 두 지역에서 생산한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를 50%씩 사용했다. 리터당 5g의 낮은 도사주를 했고 8년간 숙성한 뒤 출시했다. 섬세한 버블에 복숭아 등 핵과류의 신선한 아로마와 브리오슈, 짭짤한 미네랄 풍미가 느껴지며 입안에서 뚜렷한 구조감과 약간의 향신료 뉘앙스가 이어진다. 와이너리 측에서는 메인 요리와 함께하기 좋은 샴페인을 목표로 출시했다고 하는데, 그만큼 존재감이 뚜렷하다. 좋은 밭에서 오는 만큼 생산량이 6천 병 정도로 적다.


샴페인 바롱 드 로칠드, 레어 컬렉션 블랑 드 블랑 2012

'레어 컬렉션'이라는 이름처럼 컬렉터들을 위한 프레스티지 샴페인이다. 꼬뜨 데 블랑의 4개 그랑 크뤼 밭에서 수확한 샤르도네로 생산하며, 20개 이상의 구획에서 온 포도를 따로 양조한 뒤 시음을 통해 특별한 와인만 레어 컬렉션으로 생산한다. 9개월간 앙금 위에서 숙성하고 바토나주를 진행했으며, 8년간 셀러 숙성을 거쳤다. 도사주는 리터당 4g으로 엑스트라 브뤼에 해당한다. 레몬과 살구, 구운 아몬드 등 견과류의 향과 바닐라, 토스트 등 긴 숙성에서 오는 복합적인 풍미가 매력적이며 긴 여운을 남긴다. 앞으로 충분히 더 숙성해 즐겨도 좋을 샴페인이다. 2012년 빈티지는 1만 8천 병 정도 생산됐다.


프로필이미지안미영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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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3.12.21 10:56수정 2023.12.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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