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수입와인 시장 2023~2024년 시장 분석 보고서 배포 이후, 해당 내용을 요약하고 추가적인 내용을 일부 보충해 소개한다.
1. 개요
2023년은 2022년에 비해 큰 폭의 시장 감소가 발생했다. 물량 기준으로는 490,269헥토리터로 2022년 대비 25.2%가 감소했다. 금액의 경우 484,871천 달러로 2022년 대비 14.3% 줄었다. 물량 기준으로 보면 감소를 주도한 것은 레드 와인인데, 전체 감소율에 비해 더 큰 폭인 28.03%가 줄어들었다. 금액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수치가 조금 다른데, 스파클링 와인에 특징적인 값이 나타난다. 스파클링은 물량이 19.67% 줄어든 반면, 금액은 105,146천 달러로 6.8% 증가했다. 즉, 2020년 이후 스파클링 와인의 수입 금액은 줄어들지 않고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장률이 크게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다른 종류가 모두 큰 폭의 감소를 보여준 것에 비해 스파클링 와인은 선전한 것으로 판단된다.

[2004~2023 물량/금액 추세(volume, value trend)]
국가별로는 여전히 칠레가 물량 기준 1위, 프랑스가 금액 기준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칠레의 경우 2023년 11월까지 물량으로 2위를 차지하다가 2023년 12월 물량이 일부 늘어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레드 와인에 있어서는 칠레의 레드가 시장에서 물량 기준 28%를 차지하여 여전히 지배적인 위치에 있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에는 특정 국가가 압도적인 우위에 있지는 않으며, 이탈리아 18.7%, 프랑스 16.3%, 뉴질랜드 16%, 칠레 15.6%로 소비자들의 성향이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뉴질랜드 화이트 와인이 3위를 차지했다는 점인데, 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에는 프랑스산이 물량의 38%로 1위, 금액은 80%로 역시 1위를 차지하며 시장을 완벽하게 압도하고 있다. 더 이상 분석이 필요 없을 정도로 시장에서 주도적이다.
2. 시장 감소의 원인과 주요 트렌드
큰 폭의 시장 감소가 발생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위스키의 약진에서 찾을 수 있다. 3대 수입주류로 볼 수 있는 와인, 위스키, 맥주 중 맥주는 상관관계가 적으나 위스키와 와인은 서로 영향을 주는 형태다. 2010년 이래 와인의 시장이 급속히 커진 반면 위스키의 비중은 줄어들었으나, 2022~2023년에는 위스키의 비중이 상당히 늘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두 시장이 함께 성장했으나 그 사이 혼술과 함께 하이볼과 같은 새로운 스타일의 위스키 소비 방법이 인기를 얻으며 위스키의 수입을 촉진했다. 특히 이는 20~30대 중반 소비자들의 소비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3대 수입 주류 유형의 시장 규모 흐름(단위: 십억 원)]
팬데믹 기간 동안 과도하게 늘었던 주류 수입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팬데믹 이후 회복되어야 하는 경기가 기대보다 성장하지 못했고, 이는 2만 원 이하의 와인 매출에 큰 영향을 주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동안 신규 유입되었던 와인 소비자의 소비는 주로 저가 와인에 집중되었는데, 이 시장의 동력이 중고가로 이어지지 않았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칠레 와인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칠레 와인의 가격은 프랑스산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시장에서 접근하는 가격도 2만 원 이하에 집중되었다. 특히 2023년 3분기는 2022년 대비 47.3%의 물량 감소가 있었으며, 금액도 상당한 수준으로 감소하여 시장 감소의 트렌드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칠레 와인 물량 증감률 추세]
3. 2024년 전망과 결론
우선 2024년도 시장 규모는 물량 관점에서 10% 가량 더 줄어들 확률이 높다. 시장 규모 역시 2022년 기준 1.9조 원을 보였다면 2024년은 1.4~1.5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시장 구조의 변화가 굉장히 클 것이다. 2022년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저가 와인, 중가 와인, 고급 와인이 적절히 배분되고 레드 와인이 주력 시장을 차지하고 있었다면 2024년의 경우 고급 와인이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레드 와인의 비중 감소, 화이트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의 약진이 변화의 핵심이 될 것이다.
레드 와인의 시장 비중 감소는 피할 수 없는 추세인데, 이는 해외에서 이미 나타났던 현상이고 한국 시장도 이를 따르게 될 것이다. 로제 와인의 경우 프랑스의 판매 비중이 매우 높으나 그 이외 국가는 로제에 대한 선호도가 낮다. 한국에서도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의 비중이 늘어나더라도 로제 와인에 대한 선호도가 늘어날 확률은 낮다.
프랑스 와인은 2024년 물량 면에서도 1위를 할 확률이 높은데, 고급화 추세, 그리고 2023년 좋은 작황의 영향으로 2024년 부르고뉴 지역의 와인 수입 증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반대급부로 보르도 저가 와인에 대한 수입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 판단된다. 어느 국가든 고급 와인 시장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매우 중요하고, 소비자들의 취향도 이에 맞추어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고급 와인의 성장세도 상당히 어려운 면이 많다. 특히 2023년 4분기, 고급 와인 주요 산지인 샹파뉴, 부르고뉴, 피에몬테, 토스카나 지역에 대한 식검 횟수가 크게 줄었다. 계절적인 원인이 있을 수도 있으나 고급 와인들의 식검 횟수가 불안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며, 수입사들도 매우 유명한 와인이 아닌 경우 시장의 시그널에 일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아차리고 있을 것이다. 고급 와인 시장은 중저가 와인에 비해서 접근 방법이 완전히 다르며, 판매 전략도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유통 관계자들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21~2023년 분기별 프랑스 주요 지역 식검 횟수 추세(단위: 건)]
2024년에 접어들고도 한 달이 지났다. 물건을 유통해야 하는 관점에서는 창고를 차지하고 있는 와인이 모두 다 잘 나가면 좋겠으나, 대부분의 소량 다품종 수입 유통업(패션이나 식음료 계통)의 경우 특정 제품은 잘 나가고 남는 일부 물건은 싸게 팔거나 아니면 재고로 떠안고 있어야 하는 일이 많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시장에서 한 달이 지난 상황은 하루하루가 고통과 자금 압박, 미수금과의 전쟁일 것이다. 하루는 짧으나 비즈니스의 하루는 길고도 고단하다. 시장 분석 결과가 그렇게 희망적이지는 않으나, 이 글로 고통의 깊이가 조금은 덜어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 상세한 수입와인 시장 분석보고서(12.0)에 대해서는 이메일 hwjeong101@naver.com으로 요청하면 된다.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