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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협곡의 바람을 담은 와인, 칸티나 트라민(Cantina Tramin)

이탈리아 북부의 롬바르디아주와 베네토주가 맞닿은 곳에는 알프스 빙하가 녹아 형성된 가르다 호수가 자리잡고 있다. 이 신비하고 거대한 호수의 형상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협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독특한 자연 환경과 전통을 자랑하는 와이너리 칸티나 트라민(Cantina Tramin)을 마주할 수 있다. 지난 5월 9일, 칸티나 트라민의 수입사 나라셀라가 칸티나 트라민의 마케팅&세일즈 디렉터인 볼프강 클로츠(Wolfgang Klotz)의 방한을 기념해 'Meet the Maker' 세미나를 진행했다.


[칸티나 트라민의 마케팅&세일즈 디렉터, 볼프강 클로츠(Wolfgang Klotz)]


이번 세미나 프로그램이 진행된 도운은 지난해 오픈한 와인 복합문화공간으로 취향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곳을 표방하고 있다. 지하부터 지상 7층까지 와인 애호가들을 위한 다양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볼프강 클로츠가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칸티나 트라민이 가지는 지형의 특수성이다. 가르다 호수는 알프스의 호수들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그 인근은 북부임에도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를 보인다. 호수와 칸티나 트라민의 빈야드 사이로 나 있는 150km의 협곡으로부터 낮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다시 밤이 되면 알프스 산맥의 차가운 기운이 내려와 큰 폭의 일교차가 생긴다. 이러한 환경은 포도를 더욱 건강하게 해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치며 칸티나 트라민 와인만의 독특한 특징을 형성한다. 또한 높고 험난한 산악 지대 한복판에 위치하지만 눈으로 덮여 있지 않게 해줘 포도 재배를 가능하게 한다. 이 지역의 사람들은 해가 뜨면 불어오는 이 감사한 바람을 시간을 의미하는 단어인 '오라(Ora)'라고 부른다.


칸티나 트라민의 역사는 자연 환경과 더불어 눈여겨 볼 부분이다. 칸티나 트라민은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접하는 이탈리아 최북단의 와인 산지인 트렌티노-알토 아디제(Trentino-Alto Adige)에 속한다. 그 중에서도 상단 지역인 알토 아디제는 알프스의 험준한 산악 지대에 걸쳐있는 곳이다. 1898년 트라민 마을의 사제이자 후에 정치인을 역임하는 크리스티안 슈롯(Christian Schrott)은 지역의 와인 생산자들이 지속 가능하게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생산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을 설립하는데 이것이 칸티나 트라민의 전신이다. 알토 아디제 최초의 협동 조합인 칸티나 트라민은 지역 내에서 높은 평판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뛰어난 품질의 화이트 와인을 통해 세계적으로도 인정 받는 와이너리로 거듭나고 있다.



칸티나 트라민이 소유한 포도밭은 약 15헥타르이지만 모든 조합원들의 재배지를 합치면 260헥타르에 달한다. 이들의 광활한 재배지는 협곡의 바닥이 아닌 산줄기의 경사면에 펼쳐져 있다. 해발고도 300~900미터에서 자라는 포도는 맑은 날이 연간 300일을 넘어가는 환경에서 강렬한 햇살과 마주하며 농익은 아로마로 무르익는다. 토양은 기본적으로 석회암과 점토질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고도에 따라 자갈로 이뤄진 재배지도 존재하는데, 이는 오래 전 이곳이 물에 잠겨있었다는 증거라고 한다.


와이너리의 이름에 담긴 의미 또한 흥미롭다. 게뷔르츠트라미너는 와인을 좋아한다면 꼭 한번 맛보았을 화이트 품종이다. 입에 익을 때까지 몇 번을 되뇌어야 하는 이 복잡한 명칭은 바로 칸티나 트라민이 시작된 작은 마을인 트라민에서 유래했다. 이는 독일어로 '트라민 마을에서 온 향신료 아로마의 포도 품종'을 의미한다. 볼프강 클로츠는 게뷔르츠트라미너가 너무 오래된 품종이라 확실하지 않지만 중동 지역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프스 산맥을 넘어 오스트리아와 독일, 프랑스의 알자스 지방까지 포도나무의 줄기를 뻗치게 된 것은 트라민 마을에서 융성하게 재배되어 이름을 드높였기 때문이다. 결국 게뷔르츠트라미너가 오늘날 이 마을을 대표하는 와이너리인 칸티나 트라민의 주력 품종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볼프강 클로츠가 전하는 와이너리에 대한 스토리텔링은 와인잔에 첫 번째 와인이 경쾌하게 담기며 시음과 함께 이어졌다.



  1. 칸티나 트라민 샤도네이 Cantina Tramin Chardonnay 2022

이곳의 샤도네이 품종은 약 200여 년 전 오스트리아 제국 시절 알토 아디제 지역에 존재했던 와인 연구 기관을 통해 도입됐다. 모든 과일을 손으로 수확하고 작은 상자를 통해 운반 및 보관해 손상을 최소화했다. 또한 오크 배럴이 아닌 스테인리스 숙성을 통해 깔끔한 풍미를 전한다. 노즈에서는 덜 익은 서양배와 같은 그린-옐로우 프루츠의 아로마와 파인애플이나 레몬의 상쾌하고 밝은 뉘앙스가 느껴진다. 입안에서는 충분한 완숙미와 산미가 전해져 탄탄한 기본기의 샤도네이 와인임을 알 수 있다.


  1. 칸티나 트라민 소비뇽 Cantina Tramin Sauvignon 2022

두 번째 와인의 품종은 소비뇽 블랑이라는 명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알토 아디제에서는 간단히 '소비뇽'이라 불린다. 첫 향은 갓 잘라낸 쐐기풀과 클레리 세이지를 닮았으며, 그 뒤로 상쾌한 그린 플로랄이 펼쳐진다. 이 와인은 노즈에서보다 팔레트에서 존재감이 더욱 부각된다. 입안에서 흐트러지지 않지만 너무 강하지도 않은 딱 필요한 정도의 바디감을 유지하며 기분 좋은 여운으로 연결된다.


  1. 칸티나 트라민 스토안 Cantina Tramin Stoan 2022

스토안은 칸티나 트라민의 주력 라인업 중 하나다. 스토안은 '돌'을 의미하는 알토 아디제 지역의 방언이다. 70% 가량 사용된 샤도네이를 필두로 소비뇽 블랑, 피노 비앙코, 게뷔르츠트라미너가 블렌딩됐으며, 450~600미터의 고도에서 재배된 포도만 사용했다. 노즈에서 우아하고 세련된 핵과류 과일과 자스민 노트가 전해진다. 여기에 시트러스의 뉘앙스가 곁들여지자 네롤리가 떠오르기도 한다. 특징 있는 미네랄리티와 함께 크리미한 질감이 입안에서 맴돈다. 볼프강 클로츠에 따르면 긴 생장 시간으로 풍부한 향 물질을 갖는 포도를 사용했으며 오크 숙성을 통해 풍미를 극대화시켰다고 한다.


  1. 칸티나 트라민 스토안 Cantina Tramin Stoan 2016

이번 행사에서는 미리 공지하지 않은 히든 카드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앞서 시음한 와인에서 6년이 흐른 2016년산 스토안이 바로 그것이다. 올드 빈티지라 부를 수는 없지만 숙성 잠재력을 가진 스토안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비교하기에 매우 적절한 테이스팅이었다. 2022년산에서는 노즈에서 그리너리한 아로마가 충분히 느껴졌다면 이번엔 잘 익은 열대과일과 넥타르, 꿀 등을 떠올리는 향기가 특징적이다. 훌륭한 복합미와 밸런스를 선보이며 입안을 부드럽게 채우는 초콜릿과 바닐라 노트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1. 칸티나 트라민 게뷔르츠트라미너 Cantina Tramin Gewürztraminer 2022

칸티나 트라민의 게뷔르츠트라미너는 함수성이 좋은 점토질 토양에서 재배되는데 이는 뜨거운 낮을 보낸 포도나무가 밤새 열을 식힐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와인은 칸티나 트라민 스타일의 정석을 보여주는 드라이한 게뷔르츠트라미너다. 본래 이 품종은 스위트 와인으로 만드는 경우도 많지만 칸티나 트라민은 떼루아 고유의 특성 덕분에 게뷔르츠트라미너로 수준 높은 드라이 화이트 와인을 빚어냈다. 주시한 리치와 상쾌한 자몽, 아로마틱한 제라늄의 아로마가 코끝을 스치고, 한 모금 마시면 마치 로즈 에센셜 오일을 머금은 듯한 황홀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1. [칸티나 트라민 누스바우머 게뷔르츠트라미너 2011]

    1. 칸티나 트라민 누스바우머 게뷔르츠트라미너 Cantina Tramin NUSSBAUMER Gewürztraminer 2022
  1.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게뷔르츠트라미너 와인인 누스바우머 라인업은 칸티나 트라민을 대표하는 와인이다. 장미 꽃잎의 뉘앙스 뿐아니라 일랑일랑과 같은 이국적인 꽃내음과 망고나 패션푸르츠의 열대과일향이 풍성하게 발향되며 더 깊은 아로마를 이룬다. 입안에서는 진저나 시나몬에서 느껴지는 스파이시 노트도 돋보인다. 기분 좋은 산미와 적절한 미네랄리티가 이어지며, 스테인리스 숙성을 통해 양조된 와인답게 깨끗한 여운을 남긴다.


  2. 칸티나 트라민 누스바우머 게뷔르츠트라미너 Cantina Tramin NUSSBAUMER Gewürztraminer 2011

두 번째 히든 카드는 누스바우머 2011년산이었다. 오로지 병 숙성 기간의 차이라고는 하지만 노즈에서부터 전혀 다른 와인인 듯한 인상을 준다. 농익은 자두와 살구, 말린 스파이스들을 떠올리는 첫 향은 오포파낙스의 따뜻하고 농축된 발사믹 노트로 연결된다. 매력적인 아로마가 길게 지속되며 볼드하고 풍성한 팔레트에 스며든다. 긴 숙성 기간을 거친 누스바우머는 생선이나 조개류와 같은 해산물은 물론이고 스파이시한 아시아 요리나 육류에도 좋은 페어링을 보여주는 화이트 와인이다.


  1. 칸티나 트라민 테르미눔 게뷔르츠트라미너 벤디미아 타르비아 Cantina Tramin TERMINUM Gewürztraminer V. Tardiva 2021

테르미눔은 알토 아디제 지역에서는 흔치 않은 귀부 와인 라인업이다. 가르다 호수의 바람이 닿지 않은 작은 습지대에 위치한 포도밭에서는 회색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짙은 황금빛을 띤 와인은 잘 익은 복숭아와 살구, 마멀레이드, 꿀, 바닐라의 강렬한 아로마를 펼쳐낸다. 입안에서는 견과류와 향신료, 건조한 나무향이 견고한 밸런스와 함께 느껴진다. 피날레를 장식하기에 제격인 와인이었다.


칸티나 트라민은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품질 관리를 시작한 시기가 80년대이기 때문에 현재 만나볼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와인은 4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칸티나 트라민은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 최초로 로버트 파커로부터 100점을 받는 등 최고의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로 빠르게 성장했다. 명확한 색깔과 뛰어난 품질을 가진 칸티나 트라민의 행보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프로필이미지김태형 객원기자

작성 2024.05.20 12:34수정 2024.05.20 12:50

향을 하는 김태형입니다. 꿈을 좇아 프랑스로 떠났습니다. 조향 대학교 대학원인 ESP를 거쳐 ISIPCA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향 창작과 문화 전파에 전념해 왔습니다. 프랑스 생활을 돌아보면 지난 10년 간 제게 스며든 것은 향기, 그리고 와인인 듯합니다. 사실 이 모든 게 향기로운 순간을 위한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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