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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와인 여행, 비케이트레이딩 & 바쿠스 그랜드 테이스팅 및 세미나의 열기 속으로

지난 6월 4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글래드호텔에서 비케이트레이딩과 바쿠스를 운영하는 GP 그룹의 그랜드 테이스팅이 열렸다. 시음회에서는 전 세계 11개국 86개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500여 종의 와인들을 맛볼 수 있었고, 약 20여 명의 와이너리 현지 담당자들이 방한해 와인을 소개하며 별도로 세미나도 진행했다. 시음회장은 여러 나라에서 온 다양한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진 와인들이 각자의 매력을 발산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뜨거운 열기를 만들어냈다.


[아우렐리오 세티모 세미나]


이탈리아의 보석 피에몬테 와인 세미나, 아우렐리오 & 몬타리발디 와이너리

그랜드 테이스팅에 앞서, 피에몬테 와인세미나에서는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바롤로에 위치한 와이너리 아우렐리오 세티모(Aurelio Settimo)와 바르바레스코에 위치한 와이너리 몬타리발디(Montaribaldi)에서 와인메이커가 내한해 자신들의 철학과 비전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우렐리오 세티모 Aurelio Settimo 

아우렐리오 세티모의 3세대 와인메이커가 먼저 운을 떼며 와이너리 역사를 들려주었다. 그들의 여정은 1962년 아우렐리오 세티모가 와인을 만들기 시작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지난 2017년부터 3세대 와인메이커가 퀄리티와 전통을 지킨다는 정신을 이어받아, 빈야드 관리와 와인 테이스팅 전체에 관여하며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4명 정도가 함께 일하는 소규모 가족경영 와이너리로 6.64헥타르에서 레드 와인만을 생산하며, 총생산량은 3만 8천 병 정도다. 이 중 80%는 바롤로 와인으로, 바롤로 아눈치아타(Annunziata)의 진흙과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에서 구조감이 뛰어난 바롤로 와인이 생산된다. 2017년부터는 '그린 익스피어리언스(The Green Experience)' 레이블이 와인병에 붙어있는데, 이는 피에몬테의 와인메이커들이 만든 인증서로 살충제를 비롯한 화학제품의 사용을 줄이는 등 자연을 지키며 와인 양조를 이어 나간다는 실질적인 철학을 담고 있다.


랑게 네비올로 Langhe Nebbiolo DOC 2019

와인메이커는 이 와인을 가리켜, 와이너리의 스타일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와인이라고 전했다. 2019년 빈티지는 지난 10여 년을 통틀어, 바롤로에서 가장 뛰어난 빈티지였다. 네비올로는 천천히 익어야 하는 포도인데, 날씨가 완벽하게 작용한 덕분에 구조감이 매우 뛰어난 와인이 만들어졌다. 타닌의 밸런스가 좋아서 네비올로 자체의 우아함을 즐길 수 있으며, 10년 정도의 숙성력을 가지고 있기에 좀 더 숙성한 후 마셔도 좋을 것이다. 레드 베리류의 과실향, 제비꽃, 스파이스 노트의 복합적인 아로마가 인상적이며, 부드럽고 둥근 타닌의 질감이 탁월하다.


바롤로 클라시코 Barolo Classico DOCG 2017

2017년은 매우 어려운 빈티지였다. 생장기간 동안 밤에도 더웠기 때문에 10월 중순이 아닌, 9월 중순에 수확했다. 그 덕분에 산도를 잘 유지할 수 있었다. 어려운 빈티지였음에도 뛰어난 와인이 완성될 수 있었던 것에 자부심과 기쁨을 느낀다고 와인메이커는 설명했다. 23일 동안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한 후, 1년 동안 콘크리트 탱크에서 젖산 발효한다. 그 후, 6개월간 오스트리안 오크통에서 숙성하고, 12개월 동안은 프렌치 오크통에서 숙성한다. 그 후 콘크리트 탱크와 스테인리스 스틸탱크를 다시 거쳐 병입한 후, 6개월이 지나야 정식으로 출시할 수 있다. 모든 과정에 충실한 와인으로, 미네랄리티가 좋고, 구조감이 뛰어나다.


바롤로 로케 델라눈치아타 Barolo Rocche Dell'annunziata DOCG 2017

먼저 시음한 바롤로 클라시코와 같은 양조 방식으로 만들어진 와인이다. 다른 점은 좀 더 좋은 품질의 선별된 포도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체리향과 검붉은 장미, 삼나무, 가죽 등 네비올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좋은 아로마를 복합적으로 지닌 와인이다. 입안에서도 과실과 삼나무 등의 풍미가 풍성하게 퍼지며, 여운 또한 길다. 프리미엄급의 풀바디 와인으로 지금 마셔도 좋고, 2년 여 정도 더 숙성한 후 마셔도 좋을 것이다.


[몬타리발디 세미나]


몬타리발디 Montaribaldi

몬타리발디 와이너리는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바르바레스코에 위치한다. 1994년 루치아노 형제가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받으며 시작된 몬타리발디는 피에몬테 지역에서 최고의 바르바레스코, 바롤로 그리고 바르베라 달바를 생산하는 유명한 와이너리로 성장했다. 그들은 피에몬테의 토착 품종만 사용하여 몬타리발디만의 유니크한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포도밭은 30헥타르 정도를 소유하고 있으며, 매년 18만 병 정도 생산한다. 몬타리발디의 중요한 철학은 싱글 빈야드에서 생산한 포도로만 와인을 만든다는 점이다. 포도밭이 건강해야 밸런스가 좋은 와인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는 철학 아래, 와인메이킹의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노력을 매우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몬타리발디 랑게 로쏘 테르누스 Montaribaldi Langhe DOC Ternus 2020

네비올로, 바르베라, 돌체토를 블렌딩한 와인이다. 돌체토와 바르베라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숙성하고 네비올로는 오크통에서 숙성한다. 마시기 쉬운 스타일의 와인이며, 돌체토에서 프루티함을 느낄 수 있고 바르베라에서 부드러우면서도 프레시한 산도를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네비올로의 높은 타닌과 파워풀함이 전체적으로 잘 어우러진다. 붉은 과실류의 풍미가 뛰어나고 약간의 잔당감이 여운을 남겨, 음식이 따로 필요 없을 만큼 와인만으로도 충분히 좋다.


몬탈리발디 바르바레스코 팔라치나 Montaribaldi Barbaresco Palazzina DOCG 2018

바르바레스코는 엄격한 규제 속에서 만들어진다. 특정한 구역에서 네비올로 100%로 만들어진 바르바레스코 팔라치나는 타나로 강이 구불구불하게 북쪽으로 이어져 있는 덕분에 일교차가 큰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는 타닌이 완벽하게 익을 수 있는 기후적 조건이 된다. 가넷 색상을 띠며 오크 숙성으로 인한 제비꽃, 코코아, 바닐라와 담배 등의 풍부한 향을 지닌 와인이다. 입안에서 꾸밈없는 소박한 타닌의 질감이 오래 이어진다.

 

몬타리발디 바롤로 보르조니 Montaribaldi Barolo DOCG 2017

강인하면서도 젠틀한 와인으로 지금 마셔도 좋지만 15년 정도의 숙성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에 좀 더 시간을 두고 마셔도 좋다. 가넷 색상을 띠며 강렬한 삼나무 향과 잘 익은 과실 및 향신료의 아로마가 피어오른다. 긴 여운의 풀바디 와인이며 섬세한 타닌이 균형을 잡고 있어 목 넘김이 부드럽다.


몬타리발디 모스카토 다스티 리게이 Montaribaldi Moscato d'Asti Righey DOCG 2021

세미나의 마무리는 모스카토 다스티였다. 타닌이 강한 네비올로로 긴장한 입 안을 달콤하게 녹여주는 기분 좋은 와인이었다. 고품질의 모스카토 다스티에서 맛볼 수 있는 당도와 산도의 생동감 있는 조화가 매우 인상적이다. 약발포성 와인으로 골드색을 띠고 강렬한 제비꽃과 로즈마리, 꿀의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500종 넘는 와인들의 대향연

세미나를 마친 후, 테이스팅 장소에 들어서니 수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이번 그랜드 테이스팅을 향한 많은 이들의 관심을 여실히 느낄 만큼 활기로 가득한 시음회였다. 스페인의 롤랑 갈라레타(Rolland Galarreta)와 프로메사(Promesa), 남아공의 보쉔달(Boschendal), 뉴질랜드의 대시우드(Dashwood), 미국의 제이로어(J.Lohr), 포르투갈의 실크&스파이스(Silk & Spice), 이탈리아의 아르지올라스(Argiolas)와 페마르(Femar), 파리나(Farina), 호주의 펜리(Penley), 프랑스의 레미 페부라스(Remy Ferbras)와 샤를 미뇽(Charles Mignon), 파니에(Pannier), 칠레의 까사 델 토키(Casas del Toqui)와 인비나(Invina) 등 한국에서 이미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와이너리를 포함해, 7개의 신규 브랜드 테 파 패밀리(Te Pa Family), 파우스티노 리베로(Faustino Rivero), 발데리베로(Valderivero), 가비아노(Gabbiano), 위라 위라(Wirra Wirra), 프랑크 패밀리(Frank Family), 칼바도스 제안 푸카르(Calvados Jehan Foucart)도 새롭게 소개됐다.


[샤를 미뇽 밀레짐 그랑 크뤼 2015]


처음으로 시음한 와인은 대한항공 샴페인으로도 유명한 RM(Recoltant Manipulant) 생산자 샤를 미뇽(Charles Mignon)의 샴페인이었다. 그중에서도 '샤를 미뇽 밀레짐 그랑 크뤼(Charles Mignon Millesime Grand Cru 2015)'의 경우 세밀한 기포와 생동감 있는 배, 헤이즐넛 향과 입 안에서 느껴지는 아몬드와 꿀, 너티함이 인상적인 와인이다. 현지에서 온 담당자는 이 와인을 가리켜 “2015 빈티지는 무척 더워서 생산량 자체는 적었지만, 건강하게 수확한 포도들은 다른 빈티지보다 뛰어난 풍미를 가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정 시음으로 마셨던 '폴 라토 란슬롯 피노 누아(Paul Lato Lancelot Pinot Noir 2019)'의 경우, 풍성한 아로만 뿐 아니라 균형 잡힌 산미와 타닌의 조화가 매우 좋았다. 또 다른 한정시음 와인이었던 '클리프 레이디 포이트리 카베르네 소비뇽(Cliff Lede Poetry Cabernet Sauvignon 2019)'은 북미 지역 외에는 최초로 비케이트레이딩에서 국내 단독 론칭한 와인으로 최상위급 와인에서 느껴지는 품위와 복합미를 갖춘 탁월한 와인이었다.


[카스텔로 디 가비아노의 와인들]


이외에도 한동안 국내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카스텔로 디 가비아노(Castello di Gabbiano) 와인들도 반갑게 맛볼 수 있었다. 이번 시음회에서는 가비아노의 다양한 레인지 중, 아시아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인 '다크 나이트 토스카나 레드(Dark Knight Toscana Red)'도 만나볼 수 있었다. 카베르네 소비뇽을 기반으로 한 와인이라, 산지오베제(Sangiovese) 품종으로 익숙했던 가비아노 키안티 와인들과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호주 맥라렌 베일(McLaren Vale) 쉬라즈의 좋은 구조감을 보여주는 와이너리, 위라 위라(Wira Wira) 역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위라 위라 우드헨지 쉬라즈(Wirra Wirra, Woodhenge Shiraz 2021)의 경우, 언제 마셔도 검붉은 과실 풍미와 힘 있는 타닌이 섬세한 질감과 어우러진다. 오래 전 호주 쉬라즈에 푹 빠지게 된 계기가 되어준, 우드헨지의 탁월함은 여전했다. 카베르네 소비뇽을 베이스로 쉬라즈와 소량의 메를로를 블렌딩 한 '위라 위라 처치 블록(Wira Wira Church Block 2021)' 역시 건재함을 자랑했다. 스파이시하면서도 부드러운 텍스처가 집중도 높은 과실 풍미와 균형을 이뤘다.


칼바도스 제안 푸카르(Calvados Jehan Foucart)는 이번 그랜드 테이스팅에서 유일한 증류주로 특별한 인상을 남겼다. '칼바도스(Calvados)'는 프랑스의 노르망디 지방에서 유래한 술이며, 사과를 원료로 하여 제조한 브랜디를 일컫는다. 12년 동안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숙성한 '칼바도스 제안 푸카르 12년산(Calvados Jehan Foucart Age 12 Ans)'을 시음해 보니 사과향을 비롯해 바닐라향, 구운 아몬드 향 등의 매력적인 풍미가 일품이었고, 40도가 넘는 알코올 도수를 의식하지 못할 만큼 목 넘김이 부드럽고 우아했다.


[보쉔달의 와인들]


남아공의 유서 깊은 와이너리 보쉔달(Boschendal) 역시, 오랜 전통만큼이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보쉔달 1685 슈냉 블랑(Boschendal 1685 Chenin Blanc 2023)'은 망고, 파인애플과 같은 열대과일 아로마와 시트러스, 견과류의 풍미가 탄탄한 복합미를 이루고 있어 남아공을 대표하는 품종, 슈냉 블랑의 매력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보쉔달, 니콜라스(Boschendal, Nicolas 2019)'는 쉬라즈를 기반으로 쁘띠 베르도, 까베르네 소비뇽, 말벡, 메를로, 까베르네 프랑이 블렌딩 된 와인으로 농익은 과실 캐릭터를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보쉔달의 현지 담당자는 “남아공의 2019 빈티지를 추천한다”며, “무더운 날씨로 인해 포도가 충분히 익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산도와의 밸런스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데, 2019년 빈티지가 특히 밸러스 측면에서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와인을 설명 중인 롤랑 갈라레타의 담당자]


스페인을 대표하는 와이너리, 롤랑 갈라레타(Rolland Galarreta)의 와인들도 역시 지나칠 수 없었다. 프랑스 와인의 전설인 미셸 롤랑(Michel Rolland)과 스페인 와인의 선구자인 하비에르 갈라레타(Javier Galarreta)의 만남으로 이뤄진 롤랑 갈라레타의 와인들은 테루아만큼이나 와인 양조자의 오랜 노하우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해 주었다. 베르데호(Verdejo) 100%로 생산되는 '롤랑 갈라레타 루에다(Rolland Galarreta Rueda 2018)'는 힘 있는 산도와 열대 과실 풍미가 인상적인 와인이었으며, '롤랑 갈라레타 리오하(Rolland Galarreta Rioja 2016)'의 경우, 잘 만든 템프라니요를 마셨을 때 느낄 수 있는 생생한 붉은 과실 풍미와 향신료 캐릭터가 입안 가득 여운을 남기는 와인이었다. 


캘리포니아 파소 로블스(Paso Robles)와 몬테레이(Monterrey)를 대표하는 브랜드, 제이 로어(J.Lohr) 역시 자리를 빛냈다. '제이 로어, 베이 미스트 화이트 리슬링(J.Lohr Bat Mist White Riesling 2021)'은 언제 마셔도 시트러스 계열의 기분 좋은 산도와 살구, 리치 등의 열대과일 풍미가 약간의 잔당감과 부드럽게 매칭됐다. '제이 로어, 이스테이트 세븐 오크 카베르네 소비뇽(J.Lohr, Estate Seven Oaks Cabernet Sauvignon 2021)'은 캘리포니아 파소 로블스의 카베르네 소비뇽이 점점 더 주목받고 있는 이유를 충분히 납득하게 만들어주었다. 품질과 가성비 측면에서 소비자들에게 깊은 만족감을 선사하는 제이 로어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내한한 생산자와 함께 진행한 경품 행사]


이번 GP그룹 그랜드 테이스팅은 비케이트레이딩과 바쿠스가 갖춘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을 보여줬다. 한국 와인 소비자들의 일상 속에 와인이 더욱 스며들어 즐거운 와인 소비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기대할 만큼, 깊고도 다채로운 와인 여행의 시간이었다.  

프로필이미지박예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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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4.06.13 11:00수정 2024.06.1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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