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스토리

대중적 럭셔리 와인 '보테가', 최현석 셰프의 요리와 만나다


흑백 요리사. 아마 최근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최현석 셰프는 가장 주목받는 출연자 중 한 명이다. 최현석 셰프가 서울 청담동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 쵸이닷에서 이탈리아 와인 생산자 보테가 그룹(Bottega Group)의 와인 디너가 열렸다. 


보테가 그룹은 이탈리아 전역에서 3대를 이어 와인을 생산하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프로세코(Prosecco) 등 스파클링 와인을 비롯해 발폴리첼라(Valpolicella)와 아마로네(Amarone), 키안티(Chianti),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다양한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다. 와인 외에도 빼어난 그라파(Grappa)와 리큐르도 생산하는 등 취급하는 주류의 범위가 넓다. 


보테가 그룹의 연간 생산량은 2,200만 병에 이르며, 85%는 전 세계 165개 국으로 수출된다. 특히 보테가 와인은 면세점에서 인기가 높다. 해외 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국내외 공항 면세점에서 보테가 와인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특히 반짝이는 금빛 보틀이 인상적인 보테가 골드 브뤼(Bottega Gold Brut) 스파클링 와인은 IWSR(International Wine&Spirit Research)의 2022년 조사 결과 면세채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파클링 와인으로 밝혀졌다. 2위가 바로 모엣 샹동 샴페인이니 보테가 골드의 인기를 쉽게 알 수 있다.


 

이날 디너에는 보테가 골드를 비롯해 보테가 화이트 골드 브뤼(Bottega White Gold Brut) 등 2종의 스파클링 와인과 보테가 리파쏘 발폴리첼라 수페리오레(Bottega Ripasso Valpolicella Superiore), 보테가 일 비노 델리 데이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Bottega Il Vino degli dei Amarone della Valpolicella) 등 네 종의 와인이 최현석 셰프의 코스 요리에 맞춰 서빙됐다. 명성과 품격을 갖춘 와인과 요리의 만남이라서인지 디너 참석자들은 모두 상기된 표정이었다. 



식전주를 마시는 동안 아뮤즈 부쉬로 치즈 도넛과 비프 타르타르가 나왔다. 귀여운 모양 속에 숨은 재료 본연의 맛이 요리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여 주었다. 



첫 와인 보테가 골드 브뤼(Bottega Gold Brut)는 글레라(Glera) 품종으로 만드는 프로세코다. 손 수확한 포도를 부드럽게 압착해 저온에서 발효한 후 효모 잔여물(lees)와 함께 일정 기간 숙성해 부드러운 질감과 복합적인 풍미를 더한다. 흰 꽃 향기와 다양한 과일 풍미가 매력적인 스파클링 와인이다. 당도 수준은 브뤼(Brut)로 적당히 드라이해 와인만 즐기기도, 다양한 음식과 함께 마시기도 좋다. 


보테가 골드에 이어 등장한 요리는 간장게장. 이름이 간장 게장이라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는데, 직접 만든 두부 안에 간장게장의 속을 발라 넣었다. 간장게장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가미한 요리였다. 다소 비릴 수 있는 간장게장이 와인과 잘 어울릴지 살짝 걱정했지만, 담백한 두부에 감싸인 간장게장의 바다내음이 보테가 골드의 청사과 향과 신선한 라임 같은 신맛, 은은한 미네랄 뉘앙스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간장게장과 와인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게 놀랍기까지 했다.



이어서 나온 관자 요리는 보테가 골드와 클래식 페어링이라고 해도 될 만큼 편안하고 친근한 궁합을 보여주었다. 부드럽게 익은 관자의 맛과 쫄깃한 질감은 보테가 골드의 싱그러운 과일 맛과 찰떡궁합일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와인은 보테가 화이트 골드 브뤼(Bottega White Gold Brut). 글레라와 함께 샤르도네(Chardonnay), 피노 누아(Pinot Nero) 등 국제 품종을 함께 사용해 만든 베네치아(Venezia) DOC의 스파클링 와인이다. 섬세한 꽃향기와 함께 서양배, 후지 사과, 백도 등 신선한 과일 풍미가 우아하게 드러난다. 당도는 역시 브뤼로 깔끔한 피니시가 인상적이다. 



함께 나온 요리는 미역국. 아직 흑백요리사를 보지 못한 나로서는 와인에 미역국을 어떻게 페어링할 지 정말 궁금했다. 그런데 유기에 담겨 나온 것은 국물이 없는, 생선이 메인으로 보이는 네모난 음식이었다. 그리고 최현석 셰프가 직접 국물이 되는 소스를 가지고 나와 유기에 부어 주었다. 국물이라기보다는 소스에 가까운 걸죽한 액체였는데, 맛을 보니 미역의 맛이 명확히 느껴지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무엇이었다. 건더기와 함께 맛을 보니, 전통적인 미역국과는 완전이 다른 식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미역국의 새로운 해석이랄까. 덕분에 보테가 화이트 골드와도 완벽한 페어링을 선사했다. 맑은 국물이라면 섬세한 스파클링 와인의 맛을 희석해 다소 밋밋할 수도 있었을 텐데, 진한 국물과 생선 베이스의 건더기가 와인과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다음 요리는 수제비. 이 또한 흑백요리사에 등장한 레시피를 적용한 것이었다. “마늘을 빼 먹은 나는 미친 X”이라는 발언을 하게 만든 봉골레 파스타를 수제비 스타일로 재현한 것. 단 이번에는 마늘을 넣어 제맛을 살렸다. 조개와 마늘의 풍미가 버터에 녹아 진한 풍미가 조화롭게 드러나며, 수제비의 쫀득한 식감으로 씹는 맛이 있다. 보테가 화이트 골드와는 천상궁합. 조금 남았던 보테가 골드와도 함께 마셔 봤는데 역시 잘 어울렸다. 



세 번째 와인은 보테가 리파쏘 발폴리첼라 수페리오레. 코르비나(Corvina), 코르비노네(Corvinone), 론디넬라(Rondinella) 품종을 손 수확해 전통적인 발폴리첼라 방식으로 양조한 후 아마로네 혹은 레치오토(Recioto)를 양조하고 남은 포도 잔여물과 함께 침용 및 재발효해서 만든다. 이후 프렌치 오크통에서 숙성해 진하고 복합적인 풍미를 완성한다. 때문에 자두, 검붉은 베리와 체리 등 다양한 과일 풍미가 밀도 높게 드러나며 독특한 스파이스와 허브 뉘앙스가 더해진다. 풀바디 와인이지만 풍성한 맛과 부드러운 질감 덕분에 편하게 마실 수 있다.



곁들인 음식은 삼계탕. 이미 미역국의 창의적인 해석을 경험한 터라, 삼계탕은 어떻게 나올 지 정말 궁금했다. 등장한 비주얼을 보니 역시나 인상적이었다. 동그란 형태 안에 전통적인 재료인 닭과 인삼, 대추와 찰밥 등을 채웠는데, 겉을 덮은 닭껍질을 구워 바삭한 식감을 더했다. 뽀얀 국물은 삼계의 맛이 명확한데 좀 더 진하고 풍부한 바디감이 돋보였다. 요리를 먹고 와인을 한 모금 마시니 와인과 음식, 내가 물아일체가 되는 기분. 인삼과 대추 풍미가 리파쏘의 스파이스 풍미, 쌉쌀한 여운과 환상적으로 어우러졌다. 이 자리에 동석한 양윤주 소믈리에는 “이날 최고의 페어링”이라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나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연신 요리와 와인을 먹고 마셨다. 



뒤이어 등장한 이날의 메인 와인, 보테가 일 비노 델리 데이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손 수확한 코르비나, 코르비노네, 론디넬라를 엄격히 선별해 이듬해 2월까지 무게의 절반 이상이 줄어들 정도로 건조한 포도로 양조한다. 이렇게 건조한 포도는 산미가 낮아지는 동시에 당도는 올라가고 각종 폴리페놀과 글리세린 농도 또한 증가하기 때문에 진하고 부드러우며 농축미 있는 와인을 만들 수 있다. 발효 후 프렌치 오크에서 24~30개월 숙성한다. 와인은 말린 검은 베리, 검은 체리, 프룬, 건포도 등 진한 과일 풍미가 진하게 드러나며 바닐라, 초콜릿 뉘앙스가 긴 여운을 선사한다. 완벽한 풍미의 밸런스와 부드러운 미감이 강한 인상을 남기는 와인이다.



메인 디시는 양갈비. 다소 평범해 보이는 비주얼인데, 함께 나온 머랭 위에 양갈비를 잘라 올리고 토마토와 소스를 얹으면 작은 양고기 오픈 버거가 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그렇게 먹어 보니 과연 햄버거와 식감이 다르지만 왠지 모르게 햄버거가 연상되는 맛이었다. 겉은 쫄깃하고 안은 부드럽게 구워진 양고기는 진한 풍미의 아마로네와 클래식한 조화를 보여주었다. 


시소로 맛을 낸 소르베로 입을 씻은 후 나온 디저트는 몽블랑이었다. 밤 아래 몇 개의 층이 켜켜이 쌓여 있고 그중 하나는 카시스(cassis)를 사용한 것이었는데, 특히 이게 아마로네와 절묘한 조화를 만들어 주었다. 아이스크림 아래 깔린 크런치 또한 좋은 식감을 만드는 동시에 아마로네의 초콜릿 같은 뉘앙스와 풍미의 상승 효과를 이뤘다. 역시, 아마로네는 육류 등의 메인 요리는 물론 다양한 디저트와도 잘 어울린다.


와인도, 요리도 너무나 아름다웠던 디너였다. 대중적으로 친근한 브랜드지만 이탈리아 각 지역의 개성을 확실히 담고 있는 보테가와 유명한 스타 셰프지만 요리에 본질을 담아내는 최현석 셰프의 만남. 이날의 만남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프로필이미지김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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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4.10.23 10:10수정 2024.10.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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