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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또 꼬스 데스투르넬, 샤또 꼬스 라보리로 마지막 조각을 채우다!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Château Cos d'Estournel)의 소유주인 미셸 레이비에르(Michel Reybier)가 최근 샤또 꼬스 라보리(Château Cos Labory)를 인수했다. 이로써 창립자인 루이 가스파드 데스투르넬(Louis Gaspard d'Estournel)이 과거 확장했던 영지들을 모두 되찾았다. 샤또 꼬스 라보리는 1855년 보르도 그랑 크뤼 클라쎄 5등급으로 지정됐으며, 이번 인수로 인해 더욱 발전된 품질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의 아시아 디렉터인 알렉시스 티에라즈(Alexis Thierraz)에게 두 와이너리의 오랜 역사에 대해 들으며 함께 와인을 시음해 보았다.


[한국을 찾은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의 아시아 디렉터, 알렉시스 티에라즈]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의 서막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Château Cos d'Estournel)은 프랑스 보르도에서도 좌안인 메독(Médoc)의 북쪽 마을 생테스테프(Saint-Estèphe) 언덕에 위치한 와이너리다. 1791년 이곳의 땅을 상속받은 루이 가스파드 데스투르넬에 의해 설립됐으며 당시 이름은 샤또 꼬스(Château Cos)였다. 꼬스(Cos)는 '자갈 언덕'을 의미하는 단어로, 그는 이 지역의 테루아가 뛰어나다는 확신을 가지고 공격적으로 영지를 확장해 나갔다.


그 결과 14헥타르였던 포도밭은 45헥타르로 넓어졌고 생테스테프(Saint-Estephe) 최고의 포도밭을 다수 소유하게 되었다. 주변의 유수 와이너리들을 사들이다가 1847년에는 샤또 꼬스 라보리(Château Cos Labory)를 인수했는데, 꼬스(Cos)를 이름에 사용하는 것만 보더라도 매우 밀접한 관계임이 짐작되듯 이 와이너리는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의 포도밭 중심을 관통할 정도로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루이 가스파드 데스투르넬은 단순히 포도밭을 확장해 좋은 포도를 기르는 데 그치지 않았다. 다양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고 새로운 포도 품종을 실험했다. 이토록 자신의 와이너리를 일류로 만들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와인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수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였지만 후손이 없었던 이유로 1853년 그가 사망하자 샤또 꼬스는 프랑스 정부에 넘겨졌고 와이너리는 다시 여러 개로 분리됐다. 루이 가스파드 데스투르넬이 세상을 떠난 지 2년 뒤인 1855년, 보르도 그랑크뤼 등급이 분류되면서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은 2등급을 받았고 결코 1등급에 뒤지지 않는 맛과 명성으로 지금까지 슈퍼 세컨드 와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은 이후 여러 소유주를 거치다 2000년 현 소유주인 미셸 레이비에르를 만나게 되는데, 최고만을 추구하는 창립자 루이 가스파드 데스투르넬 못지 않은 열정과 아낌없는 투자로 지금까지 와이너리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미셸 레이비에르는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을 시작으로 보르도와 상파뉴, 그리고 헝가리에 여러 개의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스위스 지역의 6성급 팰리스 호텔과 헬스 케어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의 현 소유주, 미셸 레이비에르 (제공: 국순당)]


독특한 지형과 기후 활용

생테스테프는 지롱드(Gironde) 강과 대서양 사이에 위치해 다른 지역보다 해양성 기후가 더욱 두드러진다. 겨울은 덜 혹독하고 한여름 더위도 덜해 극한의 기상 조건을 완화한다. 바람도 자주 불어 습기가 과도해지는 것을 막고 공기를 정화해 포도 열매가 나무에서 완벽하게 건강한 상태로 익을 수 있다. 덕분에 포도는 부드럽게 숙성되며 복합미와 신선함이 살아 있다. 특히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은 행정구역상으로 뽀이약(Pauillac)의 경계와도 바로 인접해 있어 샤또 라피트 로칠드(Chateau Lafite-Rothschild)가 바로 이웃에 위치한다.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의 포도밭은 두 개의 경사면과 중앙 고원으로 이뤄지며 자갈과 점토가 깔린 완만한 언덕 지형이다. 깊은 자갈 고원이 부지의 핵심이며 자갈과 점토로 이루어진 이 지점에서 아래로 기울어진 두 언덕은 각각 동쪽과 남서쪽에서 햇빛을 받는다. 각각의 부지에서는 테루아에 맞게 가장 적합한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동쪽의 점토 석회암 토양에서 메를로를 키우고 자갈로 인해 배수가 탁월한 고원의 가장 높은 부분에서는 카베르네 소비뇽을 재배한다.


루이 가스파드 데스투르넬은 포도밭의 다양성을 잘 활용할 줄 알았다. 서로 다른 토양에 맞춰 재배하는 기술을 적용했는데, 당시로는 매우 혁신적인 시도였고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약 스무 가지에 달하는 토양 유형을 구별한 정밀한 전체 부지 지도가 있을 정도로 포도밭에 대한 철저한 이해로 각 구획의 특성을 파악하고 포도나무를 심어 최상의 품질을 끌어낸다. 샤또의 직원들은 구획별 관리는 물론 각 구획 내에서도 미세한 관리를 하고 있는데, 각각 일정량의 포도나무를 책임지며 계절에 따라 일년 내내 세심하게 돌본다. 이들의 꼼꼼한 관리 덕분에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의 와인은 테루아의 뛰어난 특징을 드러내고 독특하면서도 복합적인 향을 지닌다.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은 긴 시간 동안 여러 구획으로 확장돼 현재는 약 100헥타르에 이르는 모자이크 같은 구성을 이루고 있다. 각각의 구획에는 와이너리의 역사와 더불어 포도밭을 일궈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구획으로는 제1차 세계대전 동안 남자들이 모두 전쟁에 동원되고 여성들만 남아 포도나무를 심고 가꾼 '레이디스 플롯(Ladies' Plot, Parcelle des Femmes)'이 있는데, 이곳에는 당시 식재한 메를로(Melrot)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약 110년가량의 수령으로 굉장한 농축미를 지닌다. 이곳의 포도는 지금도 꼬스 데스투르넬 와인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큰 양조 비법이다.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의 양조 시설 (제공: 국순당)]


혁신적 양조 기술의 도입

꼬스 데스투르넬은 설립 이래로 항상 당대의 가장 혁신적인 기술을 사용해 왔다. 이곳의 양조자들은 최첨단 도구를 활용하면서도 오랜 전통 기술을 이어가고 있다. 루이 가스파드 데스투르넬이 샤토를 위해 재정적,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처럼 지금의 소유주인 미셸 레이비에르 역시 와이너리와 저장고에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03년에는 최적의 포도즙 추출을 위해 단열 처리된 원뿔형 발효탱크를 설치했다. 일반 와인 발효탱크가 1도 기준으로 조절이 되는 반면 이 발효조는 0.1도 단위로 미세한 온도 조절이 가능해 보다 섬세한 발효를 진행할 수 있으며 와인 산업에는 처음으로 사용됐다. 또한 탱크를 엘리베이터 형식으로 만들어 발효 시 풍미와 타닌 추출을 위해 사용하는 펌핑 오버(Pumping Over) 방식을 완전히 중력만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발효탱크에서 중력으로 인해 내려온 포도즙이 다른 탱크에 가득 차면 이 탱크를 올려 보내 포도즙을 중력에 의해 처음 발효탱크로 다시 흘러 들어가게 하여 포도 과육과 껍질로 층을 이룬 캡(Cap)을 적시는 방법이다. 이 과정을 반복해 펌핑 오버를 하면 산소와의 접촉은 물론이고 와인이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 (제공: 국순당)]


이국적인 양식의 샤또, 그리고 와이너리의 상징 코끼리

꼬스 데스투르넬의 샤또는 굉장히 인상적인 양식의 건물로 창립자의 동양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루이 가스파드 데스투르넬은 주변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개방성이 넘치는 사람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자신의 와인을 오픈 마켓에 내놓기보다 직접 세계를 돌아다니며 판매했다. 특히 새로운 시장인 아시아에 집중했는데 그 중 가장 큰 시장이 인도 및 마카오 등의 중국이었고 인도에 주둔하고 있던 영국 장교들은 1838년 초부터 그의 와인을 맛보기 시작했다.


그는 아시아에 머물면서 이국적인 풍경과 건축, 그리고 코끼리에 매료되었다.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의 라벨 등을 보면 이 와이너리의 상징인 코끼리를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샤또 또한 아시아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하였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프랑스로 돌아와 샤또를 만들면서 프랑스 건축가에게 의뢰했는데 인도풍 건축물을 본 경험이 없는 건축가가 루이 가스파드 데스투르넬의 말에만 의지해 프랑스 건축 방식으로 만들어 지금과 같이 동서양이 오묘하게 결합된 형태의 건축물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샤또는 2008년 미셸 레이비에르에 의해 완전한 보수를 거쳐 창립자의 동양적 유산과 탁월한 안목을 보존하면서도 최첨단 기술 설비를 갖추게 되었다. 포도밭이 내려다보이는 웅장한 파고다 양식의 탑뿐 아니라 모든 건축 디테일이 이국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이곳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욱 강조한다. 힘과 지혜를 상징하는 코끼리 역시 샤또의 여러 장식 요소에서 발견된다. 아시아 디렉터인 알렉시스 티에라즈는 “그래서인지 인도, 태국 등 코끼리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지역 사람들이 이 와인을 특히 선호한다”고 했다.


[샤또의 장식 요소로 활용된 와이너리의 상징, 코끼리 (제공: 국순당)]


샤또 꼬스의 마지막 퍼즐, 샤또 꼬스 라보리

2022년 미셸 레이비에르는 샤또 꼬스 라보리를 인수함으로써 과거 루이 가스파드 데스투르넬이 소유했다가 분리됐던 나머지 와이너리 인수의 마침표를 찍었다. 흩어졌던 총 세 곳의 와이너리 중 먼저 인수한 두 곳 중 하나는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의 세컨드 와인인 파고드 드 꼬스(Pagodes de Cos)에 사용되는 포도를 재배하고 있으며 다른 한 곳은 호텔로 쓰이고 있다.


꼬스 라보리의 포도밭은 점토와 석회암을 기반으로 한 꼬스 언덕의 깊은 자갈 고원에 위치하며 지롱드 강 어귀에 가깝고 과도한 기후를 조절하는 대서양의 영향을 받는다. 35헥타르 규모의 포도밭은 여러 개의 구획으로 구성돼 있으며, 그 중 3개 구획은 고원 꼭대기에 중심부를 형성하고 있고 그랑 뱅(Grand Vin)인 샤또 꼬스 라보리를 만드는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가 있다. 전체적으로 평균 수령이 약 40년인 이 포도밭의 절반은 카베르네 소비뇽, 그리고 메를로, 소량의 카베르네 프랑과 쁘띠 베르도가 심어져 있다.


2022년 인수 후 포도밭에서부터 생산 설비까지 많은 투자를 통해 더 좋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샤또 꼬스 데스투르넬에서 화이트 와인 양조에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던 여성 양조자 안젤리크 비고우(Angelique Vigouroux)를 샤또 꼬스 라보리의 와인메이커로 임명해 품질을 더욱 높이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 데스뚜르넬(G d'Estournel) 2020

메를로 90%, 카베르네 소비뇽 10%가 블렌딩 된 메독 AOC의 와인이다. 2003년부터 생산된 이 와인은 2017년까지 굴레 바이 꼬스 데스투르넬(Goulée by Cos d'Estournel)이란 이름이었으나 2018년 지 데스투르넬로 이름을 바꾸며 레이블도 변경했다. 메독 북부 지롱드 강 하구에 포도밭이 위치하며, 인근 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미세 기후의 영향으로 빈티지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어 품질과 가격의 변화가 거의 없는 와인이다. 유칼립투스와 민트 등 허브에서 느껴지는 상쾌함이 먼저 올라오고, 라즈베리와 체리 등 잘 익은 붉은 베리 향과 카카오의 향이 뒤따른다. 타닌은 촘촘하고 부드러워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도 즐길 수 있으며, 미네랄이 긴 여운을 남긴다.


샤또 꼬스 라보리(Château Cos Labory) 2017

56%의 카베르네 소비뇽, 39% 메를로, 5% 쁘띠 베르도 블렌딩으로 중간 바디의 와인이다. 말린 꽃, 붉은 체리, 허브, 향신료, 담배 등의 향이 잘 어우러진다. 지금 마셔도 좋지만 중기 숙성용으로 즐기기에도 적당하다. 2017년 빈티지는 좋은 균형감을 가지고 있으며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과 디캔터(Decanter)에서 모두 91점을 받았다.


샤또 꼬스 데스뚜르넬(Château Cos d'Estournel) 2012

카베르네 소비뇽 76%, 메를로 23%, 카베르네 프랑 1%로 블렌딩됐다. 보르도 좌안의 와인 치고는 메를로 비율이 높은 편인데, 이곳의 포도밭에서 자라는 메를로의 품질이 유독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와인에서 메를로는 신선한 과실 캐릭터의 느낌을 강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카베르네 소비뇽에서 기인한 스파이시한 노트는 이 와인을 상징하는 향이라 할 수 있다. 신선함과 깊은 바디감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섬세한 균형감을 보여준다. 시작은 실키한 타닌으로 우아하고 부드러우며 풍부하고 달콤한 검붉은 과실 향의 미디움의 팔레트는 뛰어난 복합미와 완벽한 구조감을 드러낸다. 미네랄과 긴장감이 느껴지는 긴 피니시는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오랜 기간 숙성이 가능한 와인이며, 충분한 브리딩을 해야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2009년과 2016년에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 100점을 받았으며 매년 평론가들 사이에서 좋은 점수를 얻고 있다.

프로필이미지정선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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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4.11.21 11:03수정 2024.11.2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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