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스페인 북부의 와인 산지 리오하(Rioja)는 스페인 최초의 원산지 명칭(Denominación de Origen, DO) 제도를 도입하며 와인 산업의 새 장을 열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100년이 지난 2025년, 리오하는 '비베테 운 리오하(Vivete Un Rioja)'라는 슬로건 아래, 과거의 유산과 미래의 비전을 아우르는 대규모 캠페인을 시작했다.

100년의 길, 리오하가 걸어온 시간
리오하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스페인 와인의 품질, 규정,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25년 DO제도 도입에 이어, 1928년에는 해당 명칭을 보호하는 공식 규정이 제정됐고, 1974년에는 숙성 기준인 '크리안자(Crianza)'제도가 마련됐다. 1980년대에는 빈티지 관리 및 등급 평가 시스템이 도입되었고, 1991년에는 스페인 최초로 '고급 원산지 명칭(DOCa)이라는 지위를 획득하며 국가적 품질 인증을 받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병입 원산지 표시 의무화, 새로운 품종 승인, 단일 포도밭(Viñedos Singulares) 제도 등 보다 정교한 테루아 표현 방식이 자리잡았으며, 최근에는 균형 회복과 지속 가능한 와인 생산을 위한 전략들이 이어지고 있다.

비베테 운 리오하, 브랜드를 넘어 삶의 방식으로
2025년, 리오하 원산지 명칭 100주년을 기념해 론칭된 '비베테 운 리오하(Vivete Un Rioja)'는 단순한 마케팅 캠페인을 넘어선다. '리오하를 경험하다', '리오하처럼 살다'라는 의미의 이 캠페인은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혁신을 아우르는 리오하의 정체성을 감성적으로 재해석했다.
캠페인을 위한 광고 영상도 제작됐다. AI 기술을 적용해 감각적 영상미로 연출한 이 광고 영상은 스페인의 국민 가수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히트곡 '메 바(Me Va)'를 현대적으로 편곡해 배경 음악으로 사용했다. 이 광고는 유튜브,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방영 중이며, 약 3억 회 노출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에서 재생될 예정이다.
더불어 리오하 DOCa는 스페인뿐 아니라 영국, 독일, 미국, 중국, 멕시코 등 주요 수출국에서 약 30여 개의 기념 행사를 열어,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를 강화하는 중이다.

숫자로 보는 오늘의 리오하
100년의 전통 위에 선 리오하는 스페인 와인 산업의 중심으로서 강력한 존재다. 2023년 기준, 리오하 DOCa는 다음과 같은 수치를 기록하며 그 위상을 증명한다.(출처: DOCa Rioja 공식 연례 요약 보고서, 2024년 발행)
•등록 포도밭 면적: 총 66,902헥타르
•인증 와인 생산자: 13,874명
•등록 와이너리: 748개(이 중 578개는 병입 등록 허가 보유)
•인증 포도 품종: 14종
•생산 지역 구성: 라 리오하(La Rioja) 118개 지자체, 알라바(Álava) 18개, 나바라(Navarra) 8개
•공식 인증 포도 수확량: 약 3억 7,707만 kg
•인증 와인 생산량: 약 2억 5,953만 L
•출하량: 약 2억 3,826만 L
•병 기준 판매량: 약 3억 2,500만 병
이 수치는 리오하가 단지 역사적 산지에 머물지 않고, 스페인 와인 산업의 현재이자 미래임을 보여준다. 기술과 감성, 테루아와 전략이 어우러지는 오늘의 리오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생동감이 넘친다.

현재와 미래의 리오하, 변화를 수용한 전통
100주년을 맞은 리오하는 과거를 기념하는 동시에, 새로운 세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고전적인 레세르바와 그란 레세르바가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미세 테루아와 생산자의 철학을 반영한 싱글 빈야드(Single Vineyard) 와인이 주목받고 있다.
화이트 와인에서는 비우라(Viura) 외에도 가르나차 블랑카, 말바시아 같은 토착 품종이 다양한 해석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에스푸모소 데 칼리다드(Espumoso de Calidad)'라는 새 인증을 받은 리오하 스파클링 와인들도 프리미엄 와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또한 리오하 오리엔탈(Rioja Oriental)과 같은 따뜻한 지역에서는 저간섭 내추럴 와인, 생동감 있는 레드 와인이 활발하게 생산되며, 새로운 세대의 소비자들은 오크 사용, 생산자 스타일, 지속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와인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100년 전 스페인 최초로 원산지 명칭 제도를 도입한 리오하는 다시 한번 미래를 향해 달리고 있다. 리오하 와인을 마신다는 건 리오하의 삶을 경험하는 일이다. 비베테 운 리오하(Vivete Un Rio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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