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꽃보다 와인, 로제 와인으로 완성하는 로즈데이


5월 14일, '로즈데이'가 다가온다.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비공식적 기념일임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이날이면 많은 연인들이 장미꽃을 선물하며 사랑을 표현한다. 누군가는 상술일 뿐이라고 치부할지언정,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못지않게 사랑하는 이가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날이다. 이번 로즈데이에는 장미꽃을 대신해 로제 와인을 선물해 보면 어떨까?


로제 와인은 장미처럼 아름다운 컬러와 산뜻한 향, 그리고 가벼운 맛으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와인이다.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로제 와인이 생산되고 있으며, 저마다 지역적 특성을 담고 있다.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은 전체 와인 생산량의 약 90%가 로제 와인일 정도로 대중화되어 있고 이탈리아, 스페인 등 여러 나라에서도 일상에서 로제 와인을 흔하게 즐긴다. 특히 최근 10년간 미국에서 로제 와인의 성장이 눈에 띄는데, 여름철 파티와 브런치, 바비큐 시즌 필수 아이템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때 로제 와인은 국내에서 달콤한 와인 혹은 여성용 와인이라는 인식 때문에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국내에도 다양한 스타일의 로제 와인이 소개되면서 점차 수요가 증가했다. 물론 아직 한국의 로제 와인 수요는 다른 나라에 비해 미미하다. 하지만 한반도의 기후가 점점 아열대화 되어가면서 화이트 와인 못지 않게 로제 와인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로제 와인이 맵고 기름진 음식이 많은 한식과 무척 잘 어울려 한국 시장에서 로제 와인의 미래가 기대된다.


여기, 와인21이 엄선한 로제 와인을 소개한다. 장미꽃 선물이 식상하게 느껴진다면, 혹은 둘만의 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고 싶다면 로제 와인은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설사 로즈데이에 함께할 사람이 없더라도 너무 슬퍼하지 말기를. 여름의 문턱에서 레드 와인을 마시기엔 후덥지근하고 화이트 와인을 마시자니 레드 와인이 아쉬워지는 요즘 같은 시기에, 차갑게 칠링한 로제 와인은 혼자 보내는 로즈데이마저 외롭지 않게 해줄 것이다.



꼬르베쪼 오가닉 프로세코 DOC 로제 엑스트라 드라이 Corvezzo Organic Prosecco DOC Rose Extra Dry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에서 글레라 85%, 피노 네로 15%를 블렌딩해 만든 프로세코 로제 와인이다. 우아하면서 옅은 컬러에 딸기와 체리의 섬세한 향과 꽃의 아로마가 조화롭고 스파이스 향도 미세하게 올라온다. 입안에서는 신선한 과일 향이 아주 섬세한 레이어를 이룬다. 버블과 함께 크리스피한 산도가 느껴지고 밸런스가 뛰어나며 기분 좋은 여운이 남는다. 보석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실루엣의 병은 로맨틱한 저녁에 잘 어울리며, 기분 좋은 한 잔을 즐기기에도 좋고 식사, 특히 생선 튀김류 같은 요리와 아주 훌륭한 페어링을 이룬다.



무따르, 펫 무 페티앙 나튀렐 로제 Moutard, Pet Mout Petillant Naturel Rose

350년 전통의 샴페인 하우스 무따르에서 스파클링 와인 생산법 중 가장 오래된 '안세스트랄 메소드(Ancestrale Methode)' 방식으로 만든 내추럴 스타일의 스파클링 로제 와인이다. 옅은 핑크색의 이 와인은 피노 누아 100%로 만들었으며 라즈베리, 딸기, 레드 체리 등의 붉은 베리류의 신선한 과일 향이 가득하다. 무더운 날 기분 전환용으로 가볍게 마시기 편한 스타일로, 은은한 탄산감과 딸기 요거트를 연상시키는 풍미가 사랑스럽다.



판티니 깔라렌따 로자토 메를로 Fantini Calalenta Rosato Merlot

이탈리아 중부 아브루쪼(Abruzzo)에서 만들었으며 로제 와인의 풍미와 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메를로 품종을 선택했다. '나이트 하비스트(Night Harvest)'라는 의미의 깔라렌따(Calalenta)라는 와인명처럼 포도는 기온이 서늘한 밤에 손 수확한다. 해발 3,000미터 가까이에 있는 마이엘라(Maiella) 산기슭에서 생산된 덕분에 아로마의 구조감과 우아함이 특징이다. 프로방스 스타일의 매우 옅은 핑크색을 띠며 딸기, 갓 자른 수박, 장미 등의 신선한 향이 느껴진다. 과일과 조화를 이루는 상쾌한 산도와 밸런스가 탁월하며 기분 좋은 미네랄이 느껴진다.



돈나푸가타 로사 Donnafugata, Rosa

시칠리아(Sicilia)의 대표 와이너리 돈나푸가타에서 선보이는 세련된 로제 와인이다. 에트나(Etna)의 대표 품종이자 좋은 산도와 프레시한 허브향, 섬세한 미네랄리티를 가진 네렐로 마스칼레제(Nerello Mascalese)와 풍부한 타닌과 구조감이 있는 노세라(Nocera)를 블랜딩했다. 재스민, 산딸기, 복숭아의 부드러운 과일 향이 펼쳐지고 입안에서는 베르가못의 허브향과 풍부한 미네랄리티, 가벼운 타닌이 훌륭한 밸런스를 선사한다. 이탈리아의 럭셔리 패션 브랜드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가 레이블과 보틀 디자인을 담당했으며 첫 빈티지(2019) 출시 직후 뜨거운 화제를 모아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일으킨 와인이다.



노떼 로사, 프리미티보 로사토 Notte Rossa, Primitivo Rosato IGP

풀리아 살렌토(Puglia Salento) 지역에서 가장 주목 받는 생산자 중 하나인 노떼 로사는 가장 잘 알려진 프리미티보 품종 생산자다. '장밋빛 밤'을 의미하는 이름처럼, 깊이 있는 컬러와 풍부한 맛이 매력적이라 진한 사랑의 감정을 담아내기에 제격이다. 프리미티보 100%로 만들어졌으며 약 2~3 시간 스킨 컨택을 통해 색을 추출했다. 신선한 산미와 함께 느낄 수 있는 체리와 라즈베리의 상큼한 뉘앙스가 특징이며 해산물, 치즈 등과 잘 어울린다.



네르비 일 로사토 Nervi, Il Rosato

네비올로(Nebbiolo) 90%, 우바 라라(Uva Rara) 10%를 블렌딩한 피에몬테(Piemonte) 지방의 고급 로제 와인이다. 해발 290~420m의 포도원에서 자란 포도를 수확해 온도를 제한한 스테인리스 통에서 발효한다. 이후 시멘트 통에서 말로락틱 발효 후 오크통에서 4개월 숙성시키고 병입 후 최소 1개월 이상 추가 숙성한다. 산딸기, 석류, 멜론, 건포도, 미네랄을 느낄 수 있으며 톡 쏘는 산미와 실키한 타닌의 밸런스가 조화롭다. 로즈데이에 와인 애호가를 위한 선물로 좋은 선택지다.



아도라 모스카토 로제 Adora Moscato Rose

보데가스 베르두게즈(Bodegas Verduguez) 와이너리는 스페인 중부 지역인 라만차(La Mancha)에 위치한 가족경영 와이너리다.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와인을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즐거운 감성을 전달하겠다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다. 아도라 모스카토 로제는 매력적인 딸기 빛깔을 띠며 향에서도 딸기, 멜론, 라임, 복숭아, 크림 소다 등 달콤한 향이 주를 이룬다. 가벼운 단맛과 미세한 탄산이 입안에서 발랄하고 기분 좋게 어울리며, 생선, 해산물, 디저트, 샐러드 등과 잘 어울린다. 와인 입문자나 달콤한 분위기를 원하는 커플에게 추천한다.



끌로 루슬리, 땅 당스 로제 Clos Roussely, Temps Danse Rose

끌로 루슬리는 프랑스 루아르(Loire)의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2007년 모든 포도밭에 대해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내믹 인증을 받았다. 땅 당스 로제는 루아르의 희귀 레드 품종인 피노 도니스(Pineau d'Aunis)와 가메이(Gamay)를 블렌딩한 특별한 유기농 로제 와인으로 진흙과 석회 토양의 포도밭에서 자란 평균 수령 40년의 나무에서 손 수확한 포도를 양조장에서 즉시 압착해 16도에서 천천히 발효한다. 연한 분홍빛의 이 와인은 가메이의 상큼한 붉은 과일 향에 피노 도니스의 특징인 백후추 등의 향신료 향이 어우러진다. 특별한 와인을 맛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와인이다.

프로필이미지정선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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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05.09 15:25수정 2025.05.1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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