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와인 한 잔으로 음악의 여운을 이어가는 시간,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예년보다 일찍 폭염의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더위를 피해 힐링할 수 있는 자신만의 피서 방법이 필요한 시기다. 무더위를 잠시 잊게 해줄 음악회나 음악 페스티벌에 참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탁월한 선곡에 뛰어난 연주가 어우러지면 음표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청량감을 안겨주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클래식 음악팬이라면 멀리 가지 않아도, 서울에서, 그리고 몇몇 지방에서 7월 한 달 동안 즐길 수 있는 음악 페스티벌이 있다.


현재 더하우스콘서트가 개최하는 줄라이 페스티벌은 7월 한 달간 한 작곡가의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음악 페스티벌이다. 더하우스콘서트는 2012년부터 매년 7월마다 페스티벌을 진행해 왔는데, 최근 몇 년을 살펴보면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베토벤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구성했고, 2021년 브람스, 2022년 바르톡, 2023년 슈베르트, 2024년은 슈만이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올해는 <여름의 제전>이라는 타이틀로 '스트라빈스키와 20세기 러시아 작곡가들'의 세계를 조명한다.


[줄라이 페스티벌 공연 현장, 제공: 더하우스콘서트]


더하우스콘서트의 줄라이 페스티벌이 개최되는 장소는 대학로 '예술가의집'. 그리고 올해는 지역으로 확장해 부산, 대전, 경주, 청주, 서산, 함안 등에서도 개최한다. 7월 1일부터 31일까지, 31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알찬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스트라빈스키 렉처 콘서트와 스트라빈스키를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부터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예프, 메트너 등 20세기 작곡가들의 음악 향연이 펼쳐진다. 7월 31일 피날레에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약 40인의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함께하는 편곡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다 보면 우리나라에 이토록 좋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한 달 동안 줄라이 페스티벌 무대 위에 오르는 연주자들은 총 237명이다. 평소 자주 공연장을 찾는 클래식 음악팬에게도 낯선 이름이 종종 보이지만 모두 음악성과 연주력을 인정받은 실력파 연주자들이다.


무엇보다 특별한 것은 더하우스콘서트의 공간이다. 객석과 무대가 분리되지 않은 공간에서 관객들은 하우스콘서트라는 이름 그대로 집에서 감상하는 것처럼 마룻바닥에 앉아서 연주자의 호흡을 가까이 느끼고 소리의 울림을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 2002년 7월 박창수 음악감독의 자택에서 처음 시작한 이 콘서트는 그동안 몇 번 이전을 하며 공간을 바꿨지만 연주자와 관객이 특별한 소통과 교감을 나누는 하우스콘서트의 형식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음악의 여운은 와인으로 이어진다. 2002년부터 시작된 공연 후 와인 파티는 줄라이 페스티벌은 물론 평소의 정기 공연에서도 계속된다.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같은 공간에서 와인을 즐기며 음악의 여운을 이어갈 수 있다. 연주자들도 함께 참여해 와인을 마시며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때론 즉석 연주가 펼쳐지기도 한다.


[두글라제 라니나 카후리]


요즘 더하우스콘서트에서 제공하는 와인은 조지아 와인이다. 줄라이 페스티벌에 가면 와인 파티에서 두글라제 라니나 카후리(Dugladze, Ranina Kakhuri)를 맛볼 수 있다. 조지아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인 카헤티(Kakheti) 지역에서 토착 화이트 품종 르카치텔리(Rkatsiteli)로 만들었다. 크베브리에서 발효하고 껍질과 함께 6개월간 숙성한 와인으로 앰버 컬러에 말린 살구, 오렌지 껍질, 허브 등의 아로마가 느껴진다. 조지아의 전통적인 와인 양조 토기인 크베브리에서 숙성하면 와인에 깊은 풍미와 구조감이 더해지는데, 이런 와인은 음악의 여운을 이어가는 자리에도 더없이 잘 어울린다.


사실 조지아 와인은 가장 클래식한 와인이라 할 수 있다. 인류 최초의 와인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가 있는 만큼, 고전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 더운 여름날, 새로운 경험으로 감각을 깨우고 싶다면 매일 다채로운 음악회가 이어지는 줄라이 페스티벌을 찾아 특별한 하우스콘서트를 관람하고 조지아 와인 한 잔으로 여운을 더해보는 건 어떨까. 만약 공연장을 직접 찾기 어렵다면 더하우스콘서트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집에서도 라이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시원하게 칠링한 화이트 와인과 함께, 음악과 와인이 어우러진 여름밤의 낭만을 온전히 즐겨보기를.

프로필이미지안미영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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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07.10 14:15수정 2025.07.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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