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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을 바꾼 와인, '샤또 몬텔레나' 한국에 전 라인업 선보인다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 오래도록 회자되는 사건들이 있다. 세계 와인 역사에서 기존 질서를 깨뜨리고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으로 꼽을 수 있는 대표적 사건이 1976년 '파리의 심판'이다. 그 이전이라면 유럽을 강타한 필록세라나 미국의 금주법 시대 등을 꼽을 수 있겠지만 1976년 이후로는 지금까지 파리의 심판을 넘어서는 큰 사건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리미엄 와인이라면 보르도와 부르고뉴 와인만 최고로 여겨지던 시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캘리포니아 와인이 프랑스 명품 와인들을 제치며 미국 와인의 품질을 세계에 알린 일이다. 이후 나파 밸리를 중심으로 미국 고급 와인 산업은 급성장했다. 현재 미국 최고급 와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여러 이름들도 이 사건 이후에 탄생했다. 당시 파리의 심판에서 1위를 차지한 화이트 와인은 샤또 몬텔레나(Chateau Montelena)의 샤도네이 1973년산이었다.


[제공: 신세계L&B]


파리의 심판의 역사적인 테이스팅은 내년이면 50주년을 맞는다. 이 시점에 샤또 몬텔레나는 한국에서 새로운 행보를 시작했다. 신세계L&B 와 새롭게 파트너십을 맺고 기존에 잘 알려진 샤도네이와 카베르네 소비뇽 외에도 소비뇽 블랑, 진판델, 리슬링까지 모든 와인들을 한국에 선보인 것이다. 미국 외에는 오직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와인도 있다. 지난 7월 9일,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서 샤또 몬텔레나의 헤드 와인메이커 맷 크래프턴(Matt Crafton)과 에스테이트 디렉터 조지 블랭켄지(George Blanckensee)이 기자들을 만나 샤또 몬텔레나의 와인들을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다.  


[한국을 찾은 샤또 몬텔레나의 헤드 와인메이커 맷 크래프턴, 제공: 신세계L&B]


“샤또 몬텔레나가 가족 소유 와이너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뛰어난 장소에서 변함없는 철학으로 아름다운 와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출발을 기념해 첫 방한한 맷 크래프턴은 2008년 와이너리에 합류해 현재까지 18년째 샤또 몬텔레나의 와인 양조를 맡고 있다. 그는 샤또 몬텔레나가 나파 밸리 초창기 와이너리 중 하나이고 반세기 이상 가족 경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1882년 나파 밸리 북부 칼리스토가(Calistoga)에 설립된 샤또 몬텔레나는 금주령 시기에 생산이 중단된 역사가 있지만, 1972년 짐 배럿(Jim Barret)이 인수해 와이너리를 재건했고 현재까지 배럿 가문이 소유하고 있다.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일찌감치 선점한 좋은 포도밭에서 소량의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한다는 점이 파리의 심판 이후로도 변함없는 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와인메이커는 각 와인을 소개하며 샤또 몬텔레나의 와인이 탄생하는 '특수한 장소'에 대해 이야기했다.


“노력으로 완성되는 와인이 있는 반면, 특정한 장소가 만들어내는 와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와인은 노력으로 가능하지만 극소수는 장소가 만들어낸 와인에 속하죠. 저희는 나파 밸리에서도 아주 특별한 곳에서 와인을 만들기 때문에 그 테루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샤또 몬텔레나의 양조팀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장소와 빈티지의 특징을 드러내도록 하는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장소에 가장 적합한 품종을 재배하며, 와인에서 우리 스스로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고 사라지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샤또 몬텔레나가 추구하는 것은 일관성이 아니라 그 해의 조건을 온전히 담아내는 것이다. 그러니 같은 이름으로 나오는 와인이라도 결코 같을 수가 없다. 자연이 주는 조건이 매년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와이너리의 오너인 보 배럿(Bo Barret)은 양조팀에게 오직 '오래 숙성할 수 있는 좋은 와인을 만들 것'을 이야기할 뿐이다. 정해진 매뉴얼이 없기에 현장에서 끊임없는 연구가 필요하고, 양조팀의 예술적 재량 또한 발휘된다. 하지만 그 재량 역시 해당 빈티지를 충실히 담아내고 양조자의 존재를 지우려는 방향성을 따른다.



와인메이커와 함께 샤또 몬텔레나 나파 밸리 샤도네이(Chateau Montelena, Napa Valley Chardonnay) 2022년과 2018년 빈티지를 비교 시음했다. 파리의 심판의 주인공인 1973년산 와인은 현재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링컨의 모자, 암스트롱의 우주복과 함께 '미국을 만든 101가지 물건' 중 하나로 선정돼 영구 전시돼 있다. 보 배럿이 추구하는 것처럼 50년 정도의 장기 숙성이 가능한 와인을 생산하기에 4년이라는 시간차는 숙성의 차이보다 빈티지 그 자체의 특징을 보여준다. 2022년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해였던 만큼 잘 익은 과실미가 순수하게 다가오고, 온화했던 2018년산은 섬세한 꽃 향기와 과일, 미네랄이 조화롭다. 정교한 구조감과 토스트 풍미, 뛰어난 균형감은 두 빈티지 모두 공통적이며, 오크나 버터 향, 과일 풍미, 알코올 등이 어느 하나 두드러지지 않고 우아하다. 신대륙에서 탄생한 구대륙 스타일의 와인답게,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한다면 50년 전과 마찬가지로 샤블리 그랑 크뤼나 뫼르소를 언급할 만하다.


샤또 몬텔레나의 소비뇽 블랑과 리슬링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도 아주 반가운 일이다. 샤또 몬텔레나 나파 밸리 소비뇽 블랑(Chateau Montelena, Napa Valley Sauvignon Blanc)은 약 1.5헥타르의 작고 역사적인 구획에서 생산한다. 초창기에 투 칼론(To Kalon)에서 명성을 얻었던 소비뇽 블랑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그 최초의 소비뇽 블랑을 접목한 포도나무에서 생산되는 와인이 샤또 몬텔레나의 소비뇽 블랑이다. 약간의 세미용을 블렌딩해 보르도 스타일로 양조하는데 2023 빈티지는 소비뇽 블랑 86%, 세미용 13%, 그리고 1%의 소비뇽 그리를 사용했다. 2023년은 서늘했던 해로 신선하고 아주 섬세하다. 시트러스, 청사과, 허브 등의 아로마가 어우러지며, 밝은 산미와 미네랄이 인상적이다. 영한 상태인 지금 마시기도 좋지만 숙성된 이후의 모습도 기대되는 소비뇽 블랑이다.



샤또 몬텔레나의 리슬링은 지금까지 한국에 한 번도 수입된 적이 없었다. 1년에 3천 병 미만으로 생산하는 와인이지만 이번에 한국에 소량 수입됐다. 샤또 몬텔레나 포터 밸리 리슬링(Chateau Montelena, Potter Valley Riesling)은 와이너리 측에서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생산하는 와인이다. 1970년대 초반에는 나파 밸리에서 샤도네이보다 리슬링이 더 널리 재배됐다. 1972년 배럿 가문이 샤또 몬텔레나를 재건했을 당시 처음 생산했던 와인 역시 리슬링이었으며, 지금은 나파 밸리에서 흔히 만나기 어려운 만큼 생산자의 애정이 깃든 특별한 와인이다. 2023 빈티지는 신선하고 균형잡힌 구조감으로 세련된 드라이 리슬링의 전형을 보여준다.


와인메이커는 화이트 와인을 모두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숙성했다고 설명했는데, 오크가 전혀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새 오크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빈티지를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모든 와인에 오크를 절제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분명히 와인을 지탱하지만, 결코 압도하지는 않는 것”이 이상적인 오크의 역할이다.


리슬링과 마찬가지로 진판델도 극소량 생산하는 와인으로, 샤또 몬텔레나 에스테이트 진판델(Chateau Montelena Estate Zinfandel) 2021 빈티지가 이번에 한국에 첫선을 보였다. 프리미티보와 유전적으로 같은 품종이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샤또 몬텔레나에서는 진판델을 더 섬세한 품종으로 해석해 피노 누아처럼 접근했다고 한다. 오래 전 바다였던 퇴적층과 화산 활동의 흔적이 있는 칼리스토가의 토양에서 자란 진판델로 만들었고, 붉은 과일 아로마에 스파이스, 흙내음이 어우러지며 부드러운 질감에 생생한 산미가 느껴진다.



2021 빈티지는 나파 밸리에서 클래식하면서 아름다운 빈티지로 손꼽힌다. 주어진 자연 조건이 너무도 좋은 해였기에 와인메이커에게는 수월했던 빈티지라고 한다. 샤또 몬텔레나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Chateau Montelena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과 샤또 몬텔레나 에스테이트 카베르네 소비뇽(Chateau Montelena Estate Cabernet Sauvignon) 모두 2021 빈티지를 소개했다. 나파 카베르네 소비뇽은 메를로 10%와 카베르네 프랑 1%를 블렌딩했다. 잘 익은 붉은 과일과 검은 과실의 풍성한 아로마가 인상적인 와인으로, 부드러운 질감과 달콤한 과실미 덕분에 지금 마시기에 충분히 즐겁고, 숙성 잠재력 역시 기대할 만하다.


칼리스토가의 경사면에 위치한 특별한 포도원에서 탄생하는 에스테이트 카베르네 소비뇽은 손 수확만 가능한 환경에 수확량이 적어 생산량도 한정적이다. 개간 이후 약 10여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이 와인을 생산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적인 프리미엄 와인들에 견줄 만한 뛰어난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인 만큼, 기다림의 가치는 충분했다. 카베르네 소비뇽 94%에 카베르네 프랑 5%와 쁘띠 베르도를 1%를 블렌딩했고 프렌치 오크에서 22개월간 숙성했다. 새 오크의 비율은 45%다. 검은 과일향과 삼나무, 초콜릿 등의 풍미가 우아하게 드러난다. 좋은 포도밭이 좋은 빈티지를 만났으니 구조감과 집중도가 뛰어나 오래 두고 즐기기 좋은 와인이다.


[샤또 몬텔레나의 헤드 와인메이커 맷 크래프턴과 에스테이트 디렉터 조지 블랭켄지, 제공: 신세계L&B]


신세계L&B 측은 샤또 몬텔레나가 수십 년의 숙성 잠재력을 자랑하는 와인인 만큼, 앞으로 와이너리에서 보관하고 있는 올드 빈티지 와인도 수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생산량이 적지만 한국 시장에 샤또 몬텔레나의 모든 와인을 선보이기로 한 결정에 대해 조지 블랭켄지 디렉터는 “한국에는 프리미엄 와인을 이해하고 즐길 줄 아는 애호가들이 많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무대에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등장한 50년 전의 샤또 몬텔레나와 현재를 비교하며, 와인메이커는 “오래 숙성 가능한 아름답고 순수한 와인을 만드는 것은 변함없는 철학”이라며 “같은 장소를 더 깊이 알아가고 있으니, 샤또 몬텔레나의 아름다움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 시장에 새롭게 론칭하는 샤또 몬텔레나의 와인들은 주로 호텔과 레스토랑 등 온트레이드 채널을 중심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프로필이미지안미영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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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07.15 13:14수정 2025.07.1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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