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탄닌(TANNIN)의 역할

탄닌을 향한 와인메이커 들의 발걸음

By Daniel Sogg - wine spectator


훌륭한 와인은 밸런스가 맞추어있어야 한다?잘 숙성된 과일의 집중적인 맛과 단단한 구조의 어우러짐이 그것이다. 레드 와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골조는 탄닌에서 온다. 탄닌은 포도 껍질이나 씨, 포도 줄기에서 추출되는 씁쓸하고 떫은 맛의 성분이다. 레드 와인을 만드는 과정의 가장 큰 부분은, 발효 과정이나 발효 후에 추출되는 탄닌의 양과 품질을 잘 조절하는 데 있다.(탄닌 성분은 포도 자체에서 뿐만 아니라, 레드 와인을 숙성 시킬 때 쓰이는 오크 통에서도 추출된다)

하지만, 가끔 와인 생산자들은 오크 통이나, 포도 자체에서 충분한 양의 탄닌을 축출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대부분의 와인메이커 들은 그 점에 대해서까지 꼭 들추어내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그들은 밸런스가 잡힌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서 가루화 된 탄닌 성분을 발효 전, 발효 중, 발효 후에 첨가해왔다. 인공적인 탄닌을 첨가하는 이유는 와인 생산 지역, 빈티지 컨디션, 와인메이킹 철학에 따라 다르다.


프랑스 Beaune의 Maison Louis Jadot 의 와인 메이커 Jacques Lardiere씨는, 버건디 지방의 몇몇 생산지에서는 인공탄닌을 이미 오래 전부터 첨가해왔다고 말한다. “탄닌 성분이 부족한 품종이 생산되는 해에는 인공적으로 탄닌을 첨가하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그는 말한다. 레드 와인을 만드는 데 있어서, 탄닌은 산소 성분이 주 지배하면서 생기는 포도의 아로마 파괴와 맛의 변질을 막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탄닌 분자가 산화되면서 분자들은 서로 뭉치게 (또는 중합하게) 되는데, 이 작용으로 인하여 너무 떫은 맛이 과하게 생기는 것을 막는 것이다. 탄닌성분이 충분히 있는 한, 와인이 숙성될수록 이 작용은 자연스레 이루어진다. 오크통에서 나오는 탄닌 성분은 산소를 흡수하는 작용을 하여, 포도에서 자연스레 생성되는 탄닌 성분이 산화되는 것을 방지한다. 포도의 탄닌은 점차 중합하면서, 와인이 숙성될수록 부드러움을 더하게 되는 것이다. Lardiere씨는 Marsannay 나 Santenay 같은 라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데, 인공적으로 탄닌을 첨가한다고 말한다. “인공적으로 탄닌을 첨가한다는 사실은 전혀 놀랄 일도 문제가 되는 일도 아니다. 탄닌은 무언가를 감추는 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포도의 자연스러운 맛과 품질을 발견해내는 데 쓰이는 도구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힌다.


Lardiere씨만이 버건디 지방의 유명한 와인메이커 중 인공탄닌을 첨가하는 것은 아니다. Hospices de Beaune 와 Domaine Leroy 에서 와인 메이커로 활동했던 Andre Porcheret 씨는 일을 시작한 1955년부터 와인의 조밀도와 아름다운 빛깔을 위해 탄닌을 인공적으로 첨가해왔다. 프랑스에서는 예전부터 행해져 왔던 일이라 하더라도, 캘리포니아 지방에서는 최근 많은 와인메이커들 사이에서 실행이 시작되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Petaluma 의 한 연구소이자 가장 큰 발효 성분 공급소인 ‘Scott Laboratories’ 의 세일즈 매니저 Steve Doherty씨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 등 많은 지방의 와인메이커 들에게 매 년 많은 양의 탄닌을 공급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Scott Laboratories에서 가장 유명하고 선호되는 성분은 VR Supra라는 탄닌인데, 나무와 포도 자체에서 축출해 낸 성분이다. 1kg(2.2 파운드)의 VR Supra는 미 25불에 팔리고 있다. 값이 나가는 종류는 1kg당 미 261불까지 달하기도 한다. 와인메이커들은 적은 양으로 나누어, 약 천갤런(gallon)의 와인 당 최고 3파운드의 탄닌을 첨가한다. Scott Laboratories의 발효 전문가 Diana Burnett은 “탄닌 첨가는 수치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맛의 감각으로 결정해야 하는 일입니다.”라고 말한다.


캘리포니아의 늘어가는 탄닌 첨가비율에도 불구하고, 많은 와인 메이커들은 ‘인공적이다’라는 인식이 두려워 그 사실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꺼려 한다. St. Helena의 Joseph Phelps Vineyard의 와인메이커 Craig Williams는 “사람들이 ‘한다’라고 말하는 의미와 ‘무엇인가를 한다’라고 말하는 의미는 확연히 다릅니다. 모든 와인메이커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가끔은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상태로 두는 것이 편안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한다. Williams는 Syrah와인에 탄닌을 첨가하는 것을 시도해보았으나, 시중으로 판매되는 와인에는 탄닌 첨가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탄닌 첨가의 미덕은 과학적인 면보다는 일화적인 면에서 오는 것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대학의 양조학과 교수이며 가장 선두적인 와인 리서치 기관을 운영하는 Andrew Waterhouse의 의견에 따르면, 인공적인 탄닌 첨가는 뚜렷한 과학적인 골조가 뒷받침한다고 주장한다. “와인을 보관하는 데 첨가물이 도움을 준다는 개념은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자연 발생된 탄닌이 모두 산소화되 버리면, 와인의 구조는 완전히 파괴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와인의 맛과 향 모두를 좋은 상태로 유지시키려면 첨가물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탄닌이 와인의 색깔을 좌지우지 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일치된 의견이 존재하지 않는다. Waterhouse와 다른 몇몇 와인메이커들은 탄닌이 “착색 효과”(즉, young red wine에게 깊고 풍부한 색과 깊이를 주는 역할)를 증진시키는 화학적인 작용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확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드 와인이 점차 숙성될수록, 계속 그 색을 유지하지는 못할 뿐더러, 인공적인 탄닌 첨가로 색깔이 다시 깊이 있는 색으로 돌아간다는 증거는 없다.


고문 와인메이커 중 가장 촉망 받고 있는 Michel Rolland(프랑스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그리스, 아르헨티나 등, 여러 국가의 고객을 보유, 관리)씨는 인공적인 탄닌첨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탄닌은 색깔을 고정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품질의 포도를 재배하지 못하는, 기술이 부족한 메이커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매번 새로운 탄닌 성분이 소개될 때마다 주의 깊게 보아왔지만, 한번도 확신이 선 적은 없습니다. 그 성분은 와인에게 쓰고 딱딱한 맛을 주는 것이라는 게 제 의견입니다.”

배럴(barrel)에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산화 작용과 중합 작용은, 인공적으로 탄닌을 첨가하는 효과와는 좀 틀리다고 그는 덧붙힌다. 하지만, 이러한 작용에 대한 실험을 단정적인 의견으로 무시하지는 않는다. “호주는 제가 알고있는 것과는 아주 다른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피노누와를 만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르도에서는 인공적인 탄닌 첨가는 이단으로 여겨집니다. 탄닌을 첨가하는 메이커는 좋은 와인을 만들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르도에서는 탄닌을 인공첨가한다. Bordeaux|s Institut d|Oenologie의 양조학 전문가 Yves Glories는 “탄닌은 원래 와인의 색깔을 안정시키고 과한 효소작용을 억제하는 데 쓰입니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가장 유명한 와인 중 몇몇을 만드는 데 꼭 쓰이고 있습니다. Penfolds사의 최고 와인메이커 Max Schubert 는, 전설적인 Grange Hermitage 제조 시 발효 후에 탄닌을 첨가한다. “와인의 구조를 안정시키죠. 그렇다고, 인공적인 탄닌 첨가를 Grange를 만드는 데 신조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남부 호주 애들레이드에 위치한 Australian Wine Research Institute 의 Peter Godden 은 “몇몇은 인공탄닌 첨가를 별로 중요하지 않은 와인 제조에 쓰인다고 생각하지만, 또 다른 이들은 탄탄하고 구조 있는 와인 제조에 쓰인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모두 동의하는 부분은 ‘탄닌은 레드 와인에 있어서 그 맛의 윤곽을 그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와인은 촉지할 수 있는 느낌을 전달한다. 무게와 구조를 맛으로 느끼는 것이다. 탄닌은 건축물의 대들보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대들보 없이는 건축물은 붕괴를 맞기 마련이다. 하지만, 신중할 필요가 있는 부분인 것은 확실하다. 무리하게 발달시킨 억센 근육이 발레리나에게는 전혀 감응이 없는 것처럼, 갈고 닦아 광을 낸 와인은 그만큼, 그 와인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잃게 되는 것이다.


탄닌 첨가는 ‘순수함’과 ‘만들어지긴 했지만 안정된 품질’간의 논쟁이다. 순수주의자는 “좋은 품질의 와인은 실험실이 아닌 vineyard에서 만들어진다”라고 주장하고, 간섭론자는 “좋은 기술을 가진 와인메이커는, 자연에서 발생되지 못하는 부분은 수정하여 더 안정된 와인을 만들어낸다” 라고 주장한다. 사실, 둘로 나뉜 공론자들은 보통 모든 문제에 함께 같은 의견을 제시하곤 한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이 출시될 때만은 공방이 펼쳐진다. 과용 시 나타날 수 있는 위험도 따르기는 하지만, 자연이 만들어내는 작품에 조금이나마 나은 발전이 있기를 바라는 몇몇 와인메이커 들은, 실험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각기 다른 종류의 와인에 각기 다른 종류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어떤 것은 도움이 되었고, 어떤 것은 그렇지 못했죠. 너무 많은 양을 첨가하면 도리어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도 점을 찾기 위해서는 어떠한 첨가물이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 실험하여 답을 찾는 것이지요" 라고 Peter Godden 은 말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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