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1일 젤델리 와인샵에서 열린 개고기와 와인과 조화로 독특한 시식회가 있었다.
약 20-30여명이 모인 이 행사에는 주최측인 경향신문사와 주요 와인업계 관련자 및 와인 애호가들이 함께하였다.
준비된 요리는 개고기 수육이었다. 개고기는 평생 처음 맛을 보는지라 기분이 묘한 것은 사실이었다. 아마도 이 행사는 최근에 프랑스에서 내 걸었던 한국인의 개고기 음식문화에 대한 또 다른 측면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한다.
어쨋거나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개고기 수육을 맛 보았다. 개고기를 처음 맛보는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수육이라고 이날 특별히 개고기 수육을 준비하였던 “강남집” 박정숙 사장은 이야기 한다. 커다란 전골냄비에 부추와 파를 잔뜩 깔고 그 위에는 개고기 수육이 김을 모락모락 내며 먹음직스럽게 놓여 있다. 고추가루와 같은 매운 맛의 조미료가 가미되지 않고 담백하게 나온 이 음식에는 개고기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특별한 향신료를 쓴다고 한다. 맛을 보았다… 그래도 여전히 한번도 맡아본 적이 없는 특유의 냄새가 나는 것을 좀 느낄 수는 있었으나 나쁘지는 않았다. 개고기를 가지고 도 다양한 요리법이 있는데 주로 탕이나 전골들이 있다. 개고기는 돼지나 소고기와 같은 기름이 별로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맛은 담백했으며 질감이 느껴졌으나 소고기에 비해 꽤 부드러웠다.
이런 개고기와 함께 어울릴 만한 와인은 무엇이 있을까 ?
한번도 개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는 젤델리 사장님은 막연하게 9가지 각기 다른 맛의 다양한 범주의 와인들을 준비하였다.
1) Barolo – 이태리산 이 와인의 일반적인 특징을 본다면 힘이 있는듯 하지만 섬세하지 않은 와인이다. 이에 좋은 와인일수록 깊이가 있다. (한마디로 착한 경상도 사나이 같은 와인이다) – 개고기와는 크게 남는 인상이 없었음
2) Chianti - 이태리의 토스카나 지방에서 나오는 와인인데 와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가볍고 fruity 한 와인이다. 파스타와 즐겨먹는 와인인데… - 개고기와는 별로…
3) Cote du Rhone – 프랑스의 와인들중 가격이 싸면 묵직한 느낌이 별로 없이 가볍고 거칠기만 한데 론 지방의 와인은 가격도 저렴하면서 진한 맛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와인…
4) Beaune 지방의 와인인데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개고기와 무척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은 기억이 난다.
5) Medoc – 불고기와는 꽤 괜찮은 와인이며 일반적인 메독의 와인들은 가벼운 편이다. 고급등급의 메독지방 와인들은 환상적이지만 말이다. – 개고기와는 별 반응이 없었던 와인.
6) 남아공산 Shiraz –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와인이다. 단순한 와인이었는데 개고기와의 조화에서 꽤 좋은 반응을 얻었던 와인이다.
7) 캘리포니아산 Cabernet Sauvignon – 잘 기억이 나지 않은데 그렇게 좋은 반응은 없었다.
8) 칠레산 Merlot – 일반적으로 멜로 포도품종은 미국의 것이 좋은편인데 칠레산은 피망과 같은 매운향이 좀 느껴지는 다른 특성을 보유하고있는 경우가 많다. 개고기와 그런데로 잘 어울린 것 같았으나 잘 모르겠다.
9) 이태리산 Zinfandel Primitivo - 개고기와 반응이 좋았던 와인이다. 이 와인도 농도가 어느정도 있는 와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개고기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강한 냄새 때문인지 가벼운 레드 와인들은 개고기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느껴져서 오히려 좋치 않았으나 진한 느낌이나 강한 향기가 있는 와인은 좋은 맛의 조화를 보여주었다.
음식평론가 고형욱 씨 또한 개고기를 즐기는 미식가 인데 주로 즐기는 와인은 부르고뉴 지방의 Corton 와인이라 한다. 세브도로 주류 백화점의 김기재 이사 또한 개고기를 즐기는 것 같았다. 김 이사는 보신탕을 즐기는 편인데 주로 Chateauneuf du Pape (프랑스 론 지방의 와인)와 함께 하는 편이란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개고기가 가지고 독특하고 강렬한 향을 이길 수 있는 묵직하고 진한 와인들이 꽤 좋은 조화를 준다는 소견이다.
**함께 하였던 와인리스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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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SIMONSIG, SHIRAZ, 1999
캘리포니아
ESTATE CELLARS, CARBERNET SAUVINGNON, 2000
칠레
SANTA HELENA, MERLOT, 2000
이태리
CHIANTI CLASSICO, 1998
BAROLO, 1996
PRIMITVO, ZINFANDEL, 2000
프랑스
CHATEAU LE MENHIR, 1999 (BORDEAUX)
CHATUEAU HAUT-MARTIGNAN, 1999 (MEDOC)
COTE-DU-RHONE, 1998
SAVINGNY-LES-BEAUNE, 1998
LYNCH BAGES, 1990 (PAUILL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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