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린 포도를 가지고 만드는 와인 아마로네(Amarone)
이탈리아 와인 중 3대 명품을 꼽으라면 피에몬테(Piemonte) 지역의 바롤로(Barolo), 토스카나(Toscana) 지역의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 그리고 베로나(Verona) 지역의 아마로네(Amarone)를 이야기한다.
이 중 우리에겐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와인이 바로 베로나 지방에서 생산되는 아마로네다. 이 와인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본고장인 베로나에서 말린 포도로 만든다.
아마로네를 좀 더 정확하게 표기한다면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Amarone della Valpolicella)’라고 한다. 이를 풀어보면 ‘발폴리첼라 마을에서 나온 아마로네’란 뜻이다. 발폴리첼라(Valpolicella)란 라틴어로 ‘포도주저장고가 많은 계곡(Valley of many cellars)’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포도가 완전히 익은 11월 중순경에 최고의 포도만을 직접 손으로 선별하여 수확한 후 바람이 잘 통하는 볏짚 위에 올려 놓고 4~5개월 정도 제대로 말린다. 아파시멘토(Appassimento)라 불리는 이 방식은 세심한 손질이 필요하며 꽤 까다로운 편이다. 4세기경부터 소개된 아주 오래된 양조 방식이다. 규정상 알코올 도수가 최하 14% 이상 되어야 한다. 통상 15% 정도이며 17%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높은 알코올 도수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것 같지만 실제로 맛을 보면 의외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 맛을 보면 코냑과 같은 브랜디의 향기가 살짝 느껴질 것이다.
아마로네는 매우 적은 양만 생산된다. 최고의 포도만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재배 면적에 비해 생산량이 적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을 때에만 제대로 된 아마로네가 만들어지기에 더욱 그러하다. 일단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라는 말이 들어가면 프랑스 보르도의 특급와인에 버금갈 만큼 가격이 높다.
아마로네 와인은 진한 풍미로 인해 음식을 곁들이지 않고 그라나 파다노와 같은 딱딱한 파마산 치즈를 안주 삼아 즐겨도 충분히 즐겁다. 이 와인을 제대로 즐기려면 마시기 2시간 전에 미리 열어 두거나 디켄팅을 해두는 것이 좋으며 온도는 일반 레드 와인보다는 1~2도 정도 높은 19~20도에 마셨을 때 더욱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글쓴이: 최성순 와인21닷컴 대표, 책 '와인공감'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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