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이탈리아 해외무역공사 서울 무역관장 굴리엘모 갈리(Guglielmo Galli) 내외의 이탈리아 토스카나로 떠난 여름 휴가 중 방문하였던 이탈리아 와인산지 몬탈치노(Montalcino)에 대한 여행기를 기고해 주셨습니다. 게재된 사진들은 모두 갈리씨의 부인 이레나 소빈스카 (Irena Sovinska) 의 작품들로 현재 아마추어 사진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팔리오 축제 (이탈리아 전역에 TV중계되는 유명한 전통 축제로 시에나 도시의 시내 한 광장에서 여러 마을 사람들이 대항하는 말 경주)가 열리는 시에나에 가기 위해 로마-피렌체 구간 고속도로를 빠져 나오니 시에나까지 몇 킬로미터 밖에 남지 않았다는 표지판 바로 뒤로 몬탈치노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이탈리아 품질 와인의 대지를 밟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우리는 과감히 핸들을 돌렸다.
저 멀리 몬탈치노 성이 포도밭과 갖가지 곡물이 심겨진 밭들을 지긋이 내려다 보고 있는 듯 했다. 구불구불한 좁은 길을 달려 몬탈치노 시내에 도착했다.
반 나절만 돌아도 넉넉하리만큼 아담한 몬탈치노 골목 곳곳에 자리잡은 와인샵들과 와인 액세서리 용품점을 보니 과연 유명산지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중세시대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몬탈치노 성 내부에는 지역에서 운영하는 제법 넓은 에노테카(이탈리아어로 와인샵 혹은 와인하우스 라는 의미)가 운영되고 있다. 토스카나 와인 중에서도 손꼽히는 훌륭한 몬탈치노의 와인들을 이곳에서 시음하고 있노라면 마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성 위로 올라가 보니 콜도르치아 능선을 따라 포도밭의 녹색과 밀밭의 노란색이 어우러진 황홀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몬탈치노 시내를 뒤로하고 원래 목적지인 시에나로 향한지 몇 분 되지 않아 Borgo Scopeto e Caparzo 라는 표지판이 보였고, 우리는 또 본능적으로 핸들을 돌렸다.


사이프러스 나무 사이를 몇 킬로미터 달리자 와이너리 하나가 보였다. 주위가 너무 조용해서 다들 휴가를 떠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왕 도착 했으니 시도라도 해볼 심산으로 노크를 하자, 한 젋은이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반갑게 우리를 맞아 주었다.
무턱대고 찾아와 와이너리를 볼 수 있겠냐고 했는데 와이너리며 산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에 양조가까지 소개해 주며 완벽한 와이너리 투어를 시켜 주었다.

죠베(제우스)의 피에서 유래된 산지오베제 품종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브루넬로 와인이 생산되는 곳이다. 수천 통의 바릭에 담긴 제우스의 피는 몇 년 후 더 우아한 와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한창 단장 중이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와이너리의 또 다른 농장인 화려한 중세성이 있는 보르고 스코페토까지 둘러 보고 있자니 해가 벌써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여기서 더 지체하다가는 시에나에 도착 하기도 전에 금번 여행의 목적인 팔리오 축제가 끝나버릴 것 같았다.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며 시에나로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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