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양념 반, 후라이드 반에는 어떤 와인을 마셔요?

어디서 봤던 글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신혼 때 혼수로 들인 쓰지 않는 와인잔 활용법이라는 글이었는데

활용 1. 아이의 주스잔으로.

활용 2. 남편과 특별한 야식을 위한 맥주잔으로.  이런 글 이었다.

사실 "둘 다 마음에 들지 않음." 인 바.

 

이유 1. 와인잔에 주스 담아서 아이에게 주는 건 cf 에서나 가능. 볼도 얇고, 가늘고 긴 스템을 가진 와인잔이 부산스러운 아이들 손에서 작살이 날 가능성은 100%.

이유 2. 맥주는 거품이 날릴 듯 콸콸콸 따라서 잘생긴 오빠님이 이야기 하듯 엔젤링을 확인하며 벌컥벌컥 마시고, 입가를 손등으로 쓰윽~ 닦아줘야 제 맛이지 않은가?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에서 올바른 와인잔 활용법이란 다음과 같다.

 

데일리 와인을 마셔라!

밥상에서 반주로도 마시고, 디저트 와인도 마시고, 야식 때 맥주 대신으로도 마시고, 소주와 맥주를 번갈아 마시기 이제 지겨워졌다면 주종을 바꿔 볼 때도 이젠 되지 않았는가? 심지어 와인은 품종과 지역에 따라 그 개성도 각각 다르며 제대로 즐기겠다 싶은 마음이 생기면 종류별 잔도 구비해야 하니 쓰지 않는 와인잔이 생길 일이 없더라..

여름도 지나고 점점 길어지는 밤. 출출한 뱃속을 달래기 위해 야식 전단지를 뒤적이는 분들께 드리는 시원한 한 잔.

전화 한 통이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30분 내로 달려와 안겨 주시는 아주 평범한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카스 아니면 하이트로 도돌이표 했던 기억은 잠시 접어 두셔도 좋겠습니다.

 

 

방쌤의 선택! 프라이드 치킨에는 로제.

어떤 이유보다도 튀긴 치킨에서 나는 기름 냄새를 붉은 과일의 향이 잡아 준다. 마시기 전 칠링하고, 마시는 중에도 아이스 버킷 속에 두고 온도를 유지해서 마시면 살랑거리는 로제의 과실향에 치킨은 이미 어제의 치킨이 아닌 새로운 메뉴로 변신 완료!

튀긴 음식의 기름기를 씻어 줄 산뜻한 산도와 과하지 않은 당도는 이미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고, 으깨진 꽆잎으로 물들어버린 듯한 투명한 붉은 액체와 아른한 기포는 이미 이벤트.

엄쏘의 선택, 치킨에는 쇼비뇽 블랑!

프라이드 치킨의 바삭한 식감과 쇼비뇽 블랑의 톡 쏘는 산도가 경쾌하게 잘 맞는다. 올림픽은 끝났어도 여전히 파이팅 중인 당신이라며 파삭하게 부숴지는 크리스피한 튀김 옷과 대항할 짜릿한 산도가 매력적인 쇼비뇽 블랑을!

 

조쏘의 선택은 모스카텔.

조쏘의 경우 퍽퍽한 닭가슴살에는 산뜻한 느낌과 함께 깔끔한 목넘김이 좋은 모스카텔이 탁원한 선택이라 판단. 퍽퍽살에는 혹시 사레가 들릴 수도 있으니 목구멍에 기름칠 하듯 복숭아향, 살구향이 사랑스러운 모스카텔로 목을 적셔 주세요.

닭님 여러분이 몸 담그고 나오신 기름으로 함께 목욕하신, 당신이 선택한 기름 쩐내가 진동하는 싸구려 치킨도 사랑스러운 모스카텔의 향을 입고 귀요미로 변신 가능.

 

이어 등장하는 양념 치킨.

맵고, 단 양념이 칠갑이 된 이 씨뻘건 치킨은 과연 무엇과 먹어야 한단 말입니끄아?

양념 치킨과의 선택은 엠 샤프티에 꼬뜨 뒤 론 빌라쥬 라스토.

양념 치킨의 경우 라스토와 잘 어울리다는 의견은 이견없이 모두 일치. 음식 없이 마셨을 때 느껴졌던 강한 탄닌은 강한 양념과 만나 순화되는 모습을 보였고, 과한 단맛을 내는 양념도 라스토와 함께 했을 때 기분 좋은 정도의 단맛으로 중화되는 모습이 좋았다는 평. 서로 과한 부분이 함께 어울려서 완충이 된 아름다운 하모니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좋은 조합을 보인 와인이 있었으니

마르셀 다이스 리슬링.

라스토가 서로 과함을 상쇄시키며 완충되는 어울림을 보였다면 리슬링과 양념치킨은 서로 상승 효과를 주더라는 의견. 양념치킨에 있는 복잡한 향들과 리슬링의 페트롤 향이 섞여서 두서없이 복잡한 향들을 정돈된 느낌으로 즐길 수 있더라는 공동된 의견이 있었다. 단, 양념이 입 안에서 텁텁하게 느껴지므로 리슬링과 양념치킨을 즐길 경우에는 과한 양념은 좀 덜어내고 즐기기를 권유하는 바.

 

나는 더이상 치.맥.은 지겨워서 못 살겠다 하시는 분, 와인잔이 놀고 있어서 색다르게 주스와 맥주를 따라 마셔요 하시는 분,

월동준비로 피하지방을 축척하고자 오늘 밤 좀 달려줘야하겠다는 분들은 3GO의 선택을 믿어 봐도 될 듯.

프로필이미지백경화 기고가

기자 페이지 바로가기

작성 2012.09.27 16:08수정 2012.09.28 12:50

Copyrights © 와인21닷컴 & 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 이벤트 전체보기

최신 뉴스 전체보기

  • 와인업계종사자

이전

다음

뉴스레터
신청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