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일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신의 물방울’, 코슈(甲州)

‘레미제라블’의 작가 빅토르 위고는 “신은 물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와인을 만들었다”라고 할 정도로 와인을 가장 완벽한 음료로 극찬했다. 와인의 불모지와 같았던 우리나라에서 일반인들이 와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가장 큰 이슈를 꼽자면 아마 많은 이들이 만화 ‘신의 물방울’을 이야기 할 것이다. ‘신의 물방울’은 와인애호가들뿐 아니라 이제 막 와인을 배우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필독서라 불리며 책에 등장한 와인 따라잡기를 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한때는 단지 신의 물방울에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와인 가격이 올라가는 기현상이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모든 것에 양과 음이 있듯 와인을 즐기는 기쁨을 전해줬던 이 책은,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소화하기 힘든 많은 지식과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와인들을 소개하며 절망(?)을 동시에 안겨주기도 했다.

 

책에 등장했던 구하기 힘든(따라잡을 수 없는) 많은 와인들 중 특히 애호가들의 관심을 끄는 와인이 있다면, 프랑스 와인도 미국 와인도 아닌 일본 고유 포도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 ‘코슈 (Koshu)’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와인’에 고개를 갸우뚱할 이들도 있겠지만, 사실 일본은 쌀로 만든 전통주인 ‘사케’뿐만 아니라 와인 생산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일본의 야마나시 현(차량을 이용하면 도쿄에서 서쪽으로 2시간 거리, 후지산 북쪽에 위치)은 약 80여 개의 와이너리가 집중되어 있는 일본 최대의 포도 및 와인 산지이자 대표적인 일본 와인 발상지이다. 이 지역은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좋은 물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긴 일조시간, 그리고 밤낮의 높은 기온차로 인해 화이트 와인 생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야마나시 현 와인은 1300년 전 실크로드를 따라 일본에 전파된 품종인 코슈로 생산한 화이트 와인을 중심으로 유럽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2010년 8월에는 일본 고유 품종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와인기구(OIV) 리스트에 등재되는 등 국내외에서 그 가치와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일본의 와인메이커

 

향과 맛이 부드러운 코슈 와인은 드라이한 와인부터 스위트한 와인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이 생산된다. 대부분 연한 밀짚 색으로 감귤류나 백도 같은 과실의 부드러운 향기를 느낄 수 있으며 저 알코올로 맛이 가볍지만 적당한 산미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 또한 코슈 와인의 가장 큰 특징은 일식과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음식은 같은 지역의 술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하듯 코슈 역시 된장, 간장, 쌀로 만든 식초와 잘 어울리고 어패류와 야채 등의 재료로 만든 요리와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아직은 코슈 와인을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기나긴 역사를 통해 발전해온 코슈 와인의 매력은 상당하다. 곧 한국에 정식으로 소개되어 많은 와인 애호가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보다 친근한 ‘신의 물방울’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코슈 와인 몇 가지를 소개한다.

 


 

로리앙 코슈 오크발효 2012 (L’orient Koshu Barrel Fermentation 2012)
75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최적의 포도 생산 환경 조성에 힘 쏟고 있는 시라유리 주조에서 생산한 코슈 화이트 와인. 프렌치 오크통에서 6개월간 숙성시켰으며 복숭아와 같은 흰색 과일 향과 꽃 향이 기분 좋게 올라오며 입안에서 느껴지는 유질감이 좋다.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의 끝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스위트함이 특징이다.

 

로리앙 카츠누마 코슈 (L’orient Katsunuma Koshu 2012)
역시 시라유리 주조에서 생산된 로리앙 카츠누마 코슈는 부르고뉴 스타일로, 신의 물방울에서 ‘동화에 나오는 사람이 품고 있는 하얀 토끼처럼 부드럽고 따뜻해 꿈의 세계에서나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와인’으로 묘사되었다.

 

샤토 메르시안 까츠누마 코슈 2012 (Chateau Mercian Katsunuma Koshu 2012)
카츠누마 산 코슈로 만든 화이트 와인. 기분 좋은 꽃 향, 감귤과 같은 새콤한 향이 우아한 모습을 보여주며, 입안에서 레몬과 같은 높은 산미와 풋풋한 풀의 느낌이 미네랄과 함께 느껴지는 상큼한 와인이다.

프로필이미지김수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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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3.11.28 16:18수정 2013.11.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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