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스토리

칠레의 자존심 ‘무소의 뿔’, 코노수르와 만나다 실렌시오(Silencio) 런칭 디너

새롭게 선보인 코노수르의 특급 와인, 실렌시오
코노수르(Cono Sur, ‘남미의 뿔’이라는 뜻). 이 와이너리의 이름을 접할 때면 늘 생각나는 문구가 있다. '숫타니파타'라는 불교초기경전에 마치 후렴구처럼 되풀이되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라는 말 자체가 뿔을 하나만 가진다는 의미란다. 단단히 솟아난 뿔, 거죽을 굳히고 굳혀 뿔을 만드는 동물. 그 속에는 숱한 마름의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세월의 마름질에 부단한 자기 노력으로 완성된 와인, 칠레라는 가능성의 땅에서 오롯한 ‘뿔’ 하나를 자랑스럽게 뻗어 올렸다. 그것이 코노수르를 호기심과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보게 한 이유다. 
 
칠레산 대표 와인 코노수르가 야심차게 내놓은 프리미엄 와인, 실렌시오(Silencio)를 소개한다기에 내심 기대와 궁금증으로 기다리던 터였다. 그러나 ‘강남’을 너무도 모르는 경기도 부천댁은 역시, 압구정을 만만히 보았다. 그리고 여유 있게 왔다고 자신했건만 늦어버렸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시계 보는 토끼마냥 종종거렸지만 말이다. 
 
지난 10월 13일, 동원와인플러스가 신규와인 론칭 간담회를 위해 마련한 저녁식탁. 벌써 불빛은 사분사분 뒷굽소리도 숨죽이게 하고, 향긋하게 피어 오르는 꽃향기처럼, 개봉한 와인들에서 풍요로움이 피어 오른다. 스토브는 따뜻한 공기를 내뿜고, 마치 정원의 만찬처럼 길게 이어진 식탁 위에 즐거움이 챙챙거린다. 반갑다. 와인도 사람도….
 
[실렌시오 론칭 디너]
 
칠레의 단단한 뿔, 깊은 울림으로 퍼지다
지구본 위에 띠를 만들 듯 이어지는 와인의 나라들, 그 속에서 생산되는 수 천 수 만병의 와인.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꼭 하나를 집어야만 하는 그 얄궂은 운명(?) 앞에서 우리는 늘 망설인다. ‘점수’ 또는 ‘어디어디에 나왔더라’, ‘누군가가 마셨더라’를 쫓아서 가는 물증도 심증도 불투명하지만 그 실낱 같은 기대감이 때로는 최고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 ‘믿고 마시는 와인’, 그 버킷리스트에 꼭 들어있다면 바로 ‘코노수르’가 아닐까?
 
‘와인’을 만나러 가는 것이지만 거기에는 반가운 ‘만남’이 있기에 ‘와인 시음회’는 늘 기다려진다. 코노수르의 와인메이커이자 경영총괄을 담당하고 있는 아돌프 오르타도(Adolf Hurtado) 씨가 함께해 그가 가꾸는 포도밭 이야기며, 그가 빚어내는 와인 이야기로 간간히 유쾌함과 진지함을 섞어 풀어낸다. 1997년 26살의 나이, 젊은 와인메이커는 ‘코노수르’라는 신세계에 발을 디디고 그의 꿈을 하나하나 풀어가기 시작했다. 신선하면서도 혁신적인 그의 양조법이 코노수르에도 시너지 효과를 주었고, 세계가 주목하는 칠레 와인으로 우뚝 솟아올랐다. 
 
여인의 미소, 코노 수르 20 배럴즈
 
[20배럴즈 샤르도네 2010]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길게 늘어선 디너 테이블 위에는 이날 론칭한 실렌시오를 비롯한 코노수르가 자랑하는 와인들이 음식과 함께 매칭되었다. 와인과 음식은 ‘보완’과 ‘균형’이다. 도드라진 것을 둥글게 만져주고, 부족한 것은 채워서 북돋워주는 것이다. 전 세계 다양한 포도품종을 재배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품종의 특성을 잘 표현해 내는 것 또한 코노수르 와인들의 장점이 아닐까? 
 
마치 반가운 친구를 만난 것 같은 코노수르의 아이콘 와인 ‘20 배럴즈(20 Barrels)’. 영국 황실에 납품하기 위해 피노 누아 품종을 20배럴즈(225리터 기준으로 20통, 약 6000병)만 엄선해 생산하면서 시작된 20배럴즈의 신화. 이후 다양한 품종에도 해마다 20배럴즈 만큼만 한정 생산해 브랜드 이름으로 자리잡았다. 디너에서는 전채요리를 20배럴즈 샤르도네 2011과, 오리 콩피는 20배럴즈 시라 2010과 함께 했다. ‘역시’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은 와인들. 뒤따라 오는 특급 와인들에 뒤지지 않는 맛과 향, 그 풍미는 내 앞자리에 앉은 우아한 여인들의 미소와 너무도 잘 어울렸다. 익숙하지만 반가운 그들은 다정다감하게 식탁을 풍요롭게 채워주었다. 
 
칠레 피노 누아의 아이콘이 되다. 오시오(Ocio)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을 막기 위해서 자전거만을 이용하는 와이너리. 자전거 바퀴 모양의 심볼을 기억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문득 코노수르 포도밭 사이로 달려가는 자전거가 그려진다. 바람도 햇살도 풍요로운 그곳. 자전거는 ‘꿈’처럼 달콤하다. 낭만적인 이름 카사블랑카 포도밭에서, 태평양의 해풍이 불어와 감싸주는 피노 누아는 더욱 짙고 풍부한 향과 맛을 가진다. 
 
칠레 피노 누아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오시오. 생산부터 양조까지 엄선된 이 와인은 부르고뉴의 전통 양조방식으로 프랑스산 오크통에 18개월 숙성된 후, 신선하면서도 우아하고 강렬한 풍미를 지닌 피노 누아의 맛을 선사해 준다. ‘오시오(Ocio 여행자, 여가라는 뜻)’라는 이름이 썩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침묵의 가치, 실렌시오(Silencio)
마케팅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로 ‘한정생산’이 있다. 무작정 많이 찍어내는 공산품이 아니라, 엄선하고 골라내어 스스로 ‘제한’을 두는 것으로 품질을 완성한다는 이야기. 이미 20배럴즈가 스스로를 단련하면서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면, 코노수르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1996년 설립 이래, 코노수르는 그들의 대표 포도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최고 와인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계속해 왔다. 그리고 그들은 최고의 양조비법을 한데 모아, 가장 자신 있는 포도품종으로 명작(名作)을 완성했다. 그것이 바로 실렌시오다. 2010년 수확한 포도로 섬세하고도 체계적인 발효과정과 새로운 프랑스 오크통에서 26개월간의 숙성을 거쳤고, 수백 회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최고의 배럴을 선택했다. 그리고 다시 2년의 병숙성 기간을 거쳐 탄생한 실렌시오는 그들의 말로 ‘침묵’이라는 뜻이다. 첫 생산한 와인을 시음할 당시, 시음한 모든 이들이 그 자리에서 한동안 말을 잊고 그 맛과 향을 음미했던 것을 떠올려 지은 이름이다. 때로는 침묵이 가장 가치 있는 표현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실렌시오 탄생을 축하하는 축배]
 
실렌시오 2010년 빈티지의 첫 와인을 탄생시킨 친구, 코노수르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한 동원와인플러스. 아돌포 씨 앞에 촛불 하나 발갛게 꽂힌 예쁜 케이크가 등장했다. 그리고 모두 다 함께 ‘생일 축하합니다’를 부른다. 실렌시오의 론칭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기약하는 동원와인플러스와 코노수르. 비즈니스를 넘는 그들의 남다른 우정이, 마지막 파티를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자의든 타의든 우리는 마치 속도제어기 없는 차처럼 앞만 보고 달리게 된다. 그러다 덜컥 돌부리에 걸리고서야 ‘허무’를 맛보는 것이다. 좀 걸리더라도 천천히 걸을 것을, 그리워지기 전에 만날 것을, 그리고 잊고 지낸 것을 추억할 것을, 많이 지나쳐 와서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잠시 자전거를 타고 걷는 꿈을 꾼다. 드넓은 포도밭에서 무르익는 포도알갱이, 코노수르 그들의 꿈이 자라는 그곳을 떠올리며, 침묵(silencio)의 여유(ocio)를 음미한다.  
 
아돌포 씨가 건넨 명함 뒤, 바다색 위에 새겨진 문구가 문득 눈에 띄었다. 
No Family Trees 대대로 이어온 가문의 명성은 없어도
No dusty bottles 오랜 세월 저장된 병들을 자랑하지는 못해도
Just quality wine 그들에게는 최고의 와인이 있다. 
 
코노수르, 무쇠의 뿔처럼 당당하게 우뚝 설 그들의 미래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 실렌시오 런칭 디너의 음식과 와인 매칭
 
사과 소스의 새우 샐러드와 20 배럴즈, 샤르도네 2011 (20 Barrels, Chardonnay 2011)
버섯 리조토와 참치구이와 오시오, 피노 누아 2012 (Ocio, Pinot Noir 2012)
로즈마리향의 프랑스산 오리다리 콩피와 20 배럴즈, 시라 2010 (20 Barrels, Syrah 2010)
미국산 로시니 스테이브와 실렌시오, 카베르네 소비뇽 2010 (Silencio, Cabernet Sauvignon 2010)
라즈베리 얼그레이 케이크와 코세챠 노블 2010 (Cosecha Noble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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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4.10.24 09:34수정 2014.10.2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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