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달콤한 와인이라면 흔히 프랑스의 소테른(Sauternes), 독일의 아이스와인(Eiswein), 이탈리아의 빈산토(Vin Santo)를 떠올린다. 그리고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포르투갈의 포트와인(Port Wine)이 있다. 다른 와인들과 사뭇 다른 매력을 지닌 포트와인은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한 주정강화와인(Fortified Wine)으로 디저트와 함께 즐기거나 프랑스에서는 간혹 식전주로 사용되기도 한다. 물론 와인만 마셔도 좋다.
샴페인이 축배를 위한 와인이라면 포트와인은 높은 알코올과 달콤한 맛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와인이 아닐까 싶다. 포트와인은 초콜릿과도 좋은 궁합을 보이는데 특히 ‘다우 너바나 리저브 포트(Dow’s Nirvana Reserve Port)’는 소믈리에, 쇼콜라티에, 음식전문가 그리고 와인메이커가 의견을 모아 만든 초콜릿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이 와인은 검붉은 과일향과 흑장미, 바이올렛 등의 깊고 진한 향기가 느껴지고, 달콤하면서 우아한 맛이 은은하게 지속되며, 60~75% 정도의 카카오가 함유된 다크 초콜릿과 가장 잘 어울린다. 며칠 뒤면 다가올 밸런타인 데이나 화이트 데이에 초콜릿과 함께 선물할 와인을 찾는다면 다우 너바나 리저브 포트를 적극 추천한다.
[다크 & 트러플 초콜릿과 잘 어울리는 다우 너바나 리저브 포트]
포트와인의 탄생 배경은 14세기부터 15세기까지 이어진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 전쟁으로부터 시작된다. 백년 전쟁 이후 유럽 국가들간의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 때문에 영국과 프랑스의 갈등은 계속되었다. 영국에서 프랑스 와인 수입이 전면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지자 영국의 상인들은 17세기 후반, 해상무역이 용이했던 포르투를 통해 포르투갈 와인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18세기 초에 들어와서는 메수엔 조약(영국이 포르투갈에 직물을 수출하고 대신 포르투갈 수입와인의 관세를 1/3로 낮춤)을 통해 양국간의 와인 무역은 전성기를 맞이한다. 하지만 운송 중 와인이 산화되거나 변질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자 와인의 장기보관을 위해 상인들은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했고, 오늘날 우리가 마시고 있는 달콤한 포트와인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프리미엄 포트와인, 다우 포트(Dow’s Port)

지난 1월 21일, 공덕에 위치한 탑 클라우드23에서는 포트와인의 새로운 왕으로 불리는 ‘다우 포트(Dow’s Port)’의 아시아 총괄 담당자인 조지 누네스(Jorge Nunes) 씨가 방한한 가운데 프레스 디너가 개최되었다.
포트와인의 역사가 시작된 지 200년이 지난 오늘날 전 세계 프리미엄 포트와인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포트와인의 최고 명가 시밍튼 패밀리(Symington Family)가 소유하는 다우 포트는 1798년 설립되었다. 이후 1882년 스코틀랜드에서 포르투로 건너온 앤드류 제임스 시밍튼(Andrew James Symington)이 매입하며 시밍튼 패밀리의 소유가 되었고 현재 5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시밍튼 패밀리는 다우 포트 외에도 W. & J. 그라함(W. & J. Graham’s), 콕번(Cockburn’s), 와레스(Warre’s)의 포트하우스와 퀸타 두 베수비오(Quinta do Vesuvio), 알타뇨(Altano) 등 일반 와이너리도 운영하고 있다. 여러 브랜드의 포트하우스를 매입하면서도 합병하여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개별적인 관리를 통해 각 포트하우스가 가진 저마다의 개성을 존중하며 지켜오고 있다.
현재 시밍튼 패밀리가 소유한 포트하우스 중 규모로는 그라함이 가장 크고, 프리미엄 포트와인으로는 다우가 가장 인정받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작년 말 발표된 2014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TOP 100 와인에서는 ‘다우 빈티지 포트(Dow’s Vintage Port) 2011’이 99점을 받으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4년 와인 스펙테이터 TOP 100 와인 중 1위를 차지한 ‘다우 빈티지 포트 2011’]
1988년부터 매년 올해의 TOP 100 와인을 발표해오고 있는 와인 스펙테이터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와인전문지로, 와인전문 패널들이 모여 매년 약 2만여 가지 와인에 대한 품질(quality; based on score), 가성비(value; based on price), 생산량(availability; based on the volume of cases either made or imported) 그리고 흥미로움(excitement)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1위부터 100위까지 순위를 발표해 왔다. 이번에 다우 빈티지 포트 2011이 1위를 차지한 것은 1997년 폰세카 빈티지 포트(Fonseca Vintage Port) 1994가 1위를 차지한 이후 포트와인으로는 17년만이다. 특히 2014년에는 다우 빈티지 포트 외에도 포르투갈 와인 2종류(테이블 와인)가 5위 안에 들며 주목을 받았다.
2014 와인 스펙테이터 TOP 100에서 1위를 차지한 다우 빈티지 포트 2011은 전통적인 스타일의 포트와인이다. 2011년 빈티지는 매우 덥고 건조했지만 적절한 시기에 비가 내렸고, 평균적인 시기에 포도 수확이 이루어졌다. 강건하면서도 집중도와 밸런스가 돋보이고 검은 자두, 카시스, 초콜릿 그리고 약간의 스파이시함이 느껴지며, 완숙한 과일의 풍미와 파워를 갖춘 좋은 와인이 탄생했다. 토우리가 프랑카(Touriga Franca 40%)는 부드럽고 집중도 높은 과일 맛을, 토우리가 나시오날(Touriga Nacional 36%)은 파워풀함과 구조감을, 그리고 소우자옹(Sousão 10%)은 진하고 깊은 색을 내고자 사용되었고 이외에도 올드 바인(Old Vine)인 틴타 바로카(Tinta Barroca)와 소량의 혼합품종들이 블렌딩 되었다. 이 와인은 총 5,000케이스 정도 생산되었으며, 전문가들은 2030년부터 2060년까지가 가장 이상적인 맛을 보여주겠지만 숙성 잠재력은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다우의 빈티지 포트는 오래 전부터 이미 그 품질을 인정받아 왔다. 와인 스펙테이터로부터 매년 95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획득했고, 2007년에는 100점 만점을 받으며 “현존하는 최고의 포트와인”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다우 빈티지 포트 2007’은 모던한 스타일로 2011년 빈티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서늘한 날씨로 포도의 성숙 과정이 길어져 수확 시기가 조금은 늦은 편이였지만, 우아하고 신선함을 갖춘 아로마틱한 와인이 만들어졌다. 이처럼 빈티지 포트는 그 해의 특징을 잘 표현해 빈티지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포트와인들을 생산한다. 또한 빈티지 포트는 최고의 품질일 때에만 생산되며, 평균적으로 10년에 3번 정도만 만들어진다.
다우 빈티지 포트의 출시 여부는 보통 포도수확일로부터 18개월 후쯤에 결정되는데, 이때 시밍튼 패밀리의 주요 멤버들과 와인메이커 및 담당자들이 테이스팅을 통해 산도, 타닌, 집중도 등을 평가하여 전년도보다 우수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생산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평균적으로 포르투갈의 빈티지 포트는 1945, 1970 그리고 1994년이 전설적인 빈티지로 알려져 있으며, 그 외에도 1963, 1977, 1983, 1991, 1997, 2000, 2003, 2007, 2009, 2011년 등이 뛰어난 해로 기록되고 있다. 다우 빈티지 포트의 경우에는 1896년을 시작으로 1900, 1908, 1927, 1945, 1955, 1966, 1980, 2003년 그리고 2007년과 2011년 빈티지를 꼽을 수 있다.
[다우에서 생산되는 포트와인 종류]
다우 포트는 빈티지 포트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포트와인들을 생산한다. ‘너바나 리저브 포트’는 초콜릿과 잘 어울리는 와인이며, ‘화이트 포트(White Port)’는 도우루의 전통 화이트 품종만으로 만들어 3년 정도 통에서 숙성시킨 후 병입한 와인이다. ‘루비 포트(Ruby Port)’는 큰 오크통에서 3년 숙성한 후 병입한 와인으로 바로 오픈해 마시기 좋으며, ‘토니 포트(Tawny port)’는 작은 오크통에서 3년 동안 숙성해 루비 포트보다 부드럽고 가벼운 스타일이다. 또 ‘레이트 보틀드 빈티지(LBV; Late Bottled Vintage)’는 단일 빈티지로 만든 와인을 4~6년간 병입 숙성 후 출시하지만 빈티지 포트보다는 가볍게 마실 수 있고 디캔팅이 필요 없다. ‘콜레이타 포트(Colheita Port)’는 단일 빈티지로 만들며 큰 오크통에서 최소 7년간 숙성을 통해 섬세함과 맛의 깊이를 보여주며, ‘에이지드 토니(Aged Tawny)’는 오랫동안 오크통에서 숙성한 후 블렌딩을 통해 각각 10, 20, 30, 40년의 숙성기간을 표기해 출시된다. ‘크러스티드 포트(Crusted Port)’는 비교적 괜찮은 2~3개의 빈티지 포트를 블렌딩하여 12~18개월 정도 큰 통에서 숙성시킨 후 병입해 3년을 더 숙성시킨 와인이다. 그리고 단일 포도원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킨타 두 봉핑 빈티지 포트(Quinta do Bomfim Vintage Port)’와 ‘킨타 세뇨라 다 리베이라 빈티지 포트(Quinta Senhora da Ribeira Vintage Port)’등이 있다.
[왼쪽은 10년 숙성된 올드 토니 포트, 오른쪽은 빈티지 포트]
빈티지 포트와 에이지드 포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병입 후 숙성의 지속 여부이다. 빈티지 포트는 테이블 와인과 같은 코르크 마개를 사용해 병입 후에도 계속해서 숙성이 되는 반면, 10년, 20년, 30년, 40년 숙성된 에이지드 포트의 경우에는 병입 후 더 이상 숙성되지 않아 바로 마시거나 오랫동안 보관 후 마셔도 일정한 맛을 낸다.
최고의 와인은 최고의 포도밭에서
포르투갈 제2의 도시인 포르투(Porto)에 위치한 빌라 노바 데 가이아(Vila Nova de Gaia)에는 도우루(Douro) 강 주변에 여러 브랜드의 포트하우스들이 밀집되어 있다. 발효가 끝난 대부분의 포트와인들은 도우루 강을 따라 이곳으로 이동해 숙성을 거친 후 판매된다. 포르투를 찾는 관광객들은 여러 브랜드의 포트하우스들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포트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실제 포트와인이 만들어지는 곳은 포르투에서 약 80km 정도 떨어진 도우루 강 상류지역에 위치한 아름다운 도우루 밸리(Douro Valley)다. 거대한 협곡 사이에 조성된 계단식 포도밭에는 토우리가 나시오날, 토우리가 프랑카, 틴타 로리즈(Tinta Roriz), 틴타 바로카, 틴토 카웅(Tinto Cão), 틴타 아마렐라(Tinta Amarela) 등 다양한 포도들이 재배되며, 와이너리도 이곳에 터를 잡고 있다.
[다우 포트가 소유하고 있는 4곳의 포도밭]
다우 포트 역시 이곳에 4곳의 자가 포도밭 183ha를 소유하고 있다. 그 중 1890년에 사들인 세뇨라 다 리베이라(Senhora da Ribeira)와 1896년에 매입한 봉핑(Bomfim)은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포도밭이다. 봉핑 빈야드에서 수확된 포도로 만들어진 와인은 강건하고 장기 숙성능력을 지니며, 세뇨라 다 리베이라 빈야드에서 만들어진 와인은 영(young)할 때 마셔도 좋은 스타일이다. 다우 포트는 무엇보다도 떼루아를 중시하는 와이너리다. 떼루아야말로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조건이기 때문이다.
포트와인 즐기기
포트와인은 다른 와인들과 비교해 아직 소비층이 얇은 편이다. 국내 사정은 더욱 그렇다. 일부 와인애호가들 외에는 포트와인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또 안다고 해도 사람들은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 어떤 음식과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한다. 이 부분은 앞으로 포트와인 생산자와 판매자들이 교육과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포트와인은 달콤한 맛 때문에 디저트 와인으로 인식되지만 다우 포트는 일반 음식과의 매칭도 좋다. 아마도 다른 포트와인에 비해 잔당이 90g(평균 120g)으로 낮고 드라이한 여운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평균적인 발효시간은 36~38시간이지만 다우 포트는 38~40시간 정도로, 발효 시간이 늘어난 만큼 당도는 낮아지고 맛은 깊어진다. 이날 디너에 준비된 음식들 중 푸아그라처럼 고소하고 기름진 음식과 새콤달콤한 야생딸기 소스를 사용한 음식은 10년 숙성된 올드 토니 포트와 잘 어울렸고, 포트와인 소스를 이용한 안심이나 양고기의 메인 음식에는 빈티지 포트가 좋은 매칭을 이뤘다.
[다우 포트와인과 함께한 음식들]
포트와인 시장이 가장 큰 나라는 현재까지도 영국이다. 영국인들은 루비나 빈티지 포트를 즐겨 마신다. 반면 프랑스나 포르투갈 사람들은 에이지드 올드 토니 포트를 선호하며 아시아 시장에서도 평균적으로 에이지드 올드 토니 포트의 판매량이 높다.
이날 디너에서 다우 포트의 아시아 총괄 매니저 조지 누네스 씨는 “일부 영국인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그 해에 생산된 빈티지 포트를 구입해 성인이 될 때 오픈하기도 한다.”며 앞으로 포트와인이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포트 와인을 마실 때에는 가급적 넓은 잔에 따라 마시면 좋다. 그리고 포트와인은 오픈 후 2~3개월 뒤에 마셔도 맛이 좋기 때문에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조금씩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와인이다.”라고 덧붙였다. 포트와인의 시음 온도는 빈티지 포트의 경우 레드 와인과 비슷한 16~18도, 에이지드 토니 포트는 14~16도, 기본급의 루비 또는 토니 포트는 달콤한 스위트 와인들처럼 차갑게 칠링해 마시길 권했다. 차갑게 마시면 일부 아로마를 잃을 수는 있지만 높은 알코올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더 편하게 마실 수 있을 거라는 유용한 팁을 알려주었다.
이번 디너는 포트와인의 전반적인 매력을 소개한 조지 누네스 씨의 설명 덕분에 포트와인을 한층 가깝게 느끼고 즐기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다우 포트의 다양한 매력과 진가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자료제공: [수입사] 나라셀라_02.405.4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