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에 있는 가장 큰 섬, 이탈리아 최남단에 있는 시칠리아(Sicilia)의 와인 역사는 장대하다. 그렇지만 이곳은 오랜 시간 동안 주정 강화 와인인 마르살라(Marsala)의 생산지로만 알려졌었다. 20세기에 들어서야 독특한 떼루아를 알아본 와인메이커와 와이너리가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구세계에 속해있지만 새롭게 설립된 와이너리들이 많아 마치 신생 와인 산지처럼 느껴지는 것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지중해성 기후가 주는 특혜, 강렬한 태양과 낮은 강수량, 유럽에서 가장 높은 에트나(Etna) 산맥이 주는 천혜의 떼루아를 두고 많은 사람이 숨은 보석을 발견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는 늘 선구자가 존재하는 법. 이들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1830년대부터 꾸준히 와인을 만들어 온 곳이 있었으니, 바로 타스카 달메리타(Tasca D'Almerita) 와이너리이다. '토스카나에 슈퍼 투스칸이 있다면 시칠리아에는 슈퍼 타스카'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타스카 달메리타는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로 명성이 높다. 180년의 역사, 8대째 이어져 오는 가족 경영. 오랜 시간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담은 이 와인을 수입사 금양인터내셔날에서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지난 9월 초 와인21닷컴 사무실에 기자들이 모여 리런칭된 타스카 달메리타 와인을 시음하는 자리를 가졌다.
[시칠리아 자연환경]
레갈레알리 에스테이트(Regaleali Estate)
타스카 달메리타는 시칠리아에 약 600ha에 이르는 4개의 포도원을 소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레갈레알리 에스테이트는 타스카 달메리타 와인의 심장이자 근원지로 알려졌다. 1800년대에는 그 누구도 이 지역에서 고품질의 와인이 생산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타스카 달메리타는 벌크 와인이 남무하던 시기에도 이 지역만이 표현하는 떼루아의 특징을 알아보고 품질 혁신을 향한 노력을 기울였고 마침내 뜻을 이루었다. 레갈레알리 지역의 마이크로 떼루아와 미세 기후의 특성을 이해한 것이다. 1970년대에는 본격적으로 토착 품종 네로다볼라(Nero d'Avola)를 이용해서 레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오늘날에는 시칠리아의 다양성을 알리는 토착 품종은 물론이며 국제 품종까지 약 20여 가지의 품종이 경작된다. 와인21닷컴 기자단이 시음한 타스카 달메리타의 다채로운 와인을 소개한다.
[레갈레알리 포도원의 위치]
타스카 달메티타 그릴로 2014 Tasca d'Almerita Grillo
시칠리아 토착품종인 그릴로 100%로 만들었다. 그릴로는 모스카토(moscato)와 카타라토(cataratto)의 교배로 탄생했으며 아로마와 복합미를 두루 갖춘 품종이다. 타스카 달메리타 그릴로는 단일 품종으로 만들었지만 여러 번 나누어 수확했다. 이는 완성품에 더 극명한 특징을 부여하기 위함인데 처음 수확을 한 포도에서는 와인에 청량함과 미네널러티를 주는 특징을 보다 나중에 수확한 포도는 와인에 구조감과 바디감을 잡아준다고 한다. 스테인레스 스틸통에서 4개월간 숙성한 후 출시된 와인인데도 마치 오크 터치가 있는 화이트 와인인 것처럼 미감이 부드럽다. 시트러스 계열을 비롯해 서양배 등의 아로마가 느껴지며 바디감이 있으면서도 끝맛은 청량하게 느껴지는 반전 매력이 있는 와인이다.
타스카 달메리타 라무리 2013 Tasca d'Almerita Lamuri
라무리는 이탈리아어로 사랑을 뜻한다.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품종인 네로다볼라 100%로 만들었다. 약 12일간의 침용과정을 거쳤으며 20%는 225L의 뉴프렌치 오크통에서 80%는 두 번 이상 사용한 225L 프렌치 오크통에서 숙성됐다. 검붉은 과실의 향미는 물론이며 피망, 무, 후추 등 향신료의 알싸한 아로마가 느껴졌다. 잔 속의 와인은 20여 분이 지나자 더욱더 폭발적인 과실향이 피어올랐다. 촘촘하게 느껴지는 고운 탄닌의 질감이 와인 이름처럼 사랑스럽다.
[테이스팅 와인 라무리]
타스카 달메리타 레오네 2014 Tasca d'Almerita Leone
와인의 구조감을 담당하는 카타라토 47%와 피노비앙코 22%, 와인에 활기를 불어넣는 소비뇽블랑 20%, 아로마를 책임지는 게부르츠트라미너 11%가 블랜딩 된 와인이다. 국제 품종과 토착 품종이 잘 어울어져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이 그룹의 센터는 이탈리아 토착 품종 카타라토가 맡았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품종이지만 시칠리아의 포도원에서는 널리 재배가 되고 있으며 시트러스 계열의 아로마와 가벼운 바디감이 특징이다. 스테인레스 스틸통에서 이스트와 함께 4개월 동안 숙성했다. 파인애플을 필두로 하는 열대 과일, 복숭아, 살구와 같은 핵과가 선사하는 감미로운 아로마, 고수와 같은 허브의 느낌까지 다채로운 향미를 자랑한다. 농축미가 돋보이며 후미에서 느껴지는 미네널러티도 매력적이다.
타스카 달메리타 시그너스 2012 Tasca d'Almerita Cygnus
네로 다볼라는 폭발하는 과실의 풍미가 큰 장점인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품종이다. 그렇지만 바디감에서는 다소 가벼움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품종이 지닌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기 위해 까베르네 소비뇽을 블랜딩 한 와인 시그너스가 탄생했다. 시그너스는 백조를 의미한다. 타스카 달메리타는 와이너리 뿐 아니라 시칠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리조트 빌라타스카를 소유하고 있다. 이곳에 독일의 작곡가 바그너가 종종 방문했고 호수위의 백조를 보고 영감을 받아 곡을 만들곤 했다. 시그너스는 빌라타스카 주변의 백조들과 바그너의 아름다운 선율을 생각하며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자두와 검붉은 과실향을 비롯해 잔잔한 흙내음이 친근하다. 시간이 지나면 점점 타임과 로즈마리 등의 허브 아로마가 피어올라 다채로운 아로마를 통한 깊이감을 선사한다. 튀지 않는 산도가 편안하게 느껴지며 포근하다.
타스카 달메리타 샤르도네 2013 Tasca d'Almerita Chardonnay
국제품종인 샤르도네 100%로 만들어졌다. 70%는 350L 크기의 뉴프렌치 오크통에서, 30%는 두 번 이상 사용한 350L 프렌치 오크통에서 8개월간 숙성했다. 오크터치는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떼루아가 전하는 메시지와 포도 본연의 특징을 잘 살렸다. 복숭아, 열대과일을 비롯해 모과와 같은 과실의 아로마가 향긋하다. 미네널러티가 잘 살아있으며 감칠맛이 좋아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이라고 생각된다.
타스까 달메리타 까베르네 소비뇽 2011 Tasca d'Almerita Cabernet Sauvignon
역시나 국제 품종인 까베르네 소비뇽 100%로 만들어진 와인이다. 레갈레알리 포도원의 싱글 버라이어티 레인지는 1985년에 조성되었다. 스테인레스 스틸통에서 약 20일간의 긴 발효과정을 거쳐 225L의 프렌치 오크통에서 약 18개월간의 숙성 되었으며 그중 70%는 뉴오크통이 사용되었다. 2010년 빈티지의 경우 감베로 로쏘 트레 비끼에리(Gambero Rosso Tre Bicchieri, 감베로 로쏘 평가 중 최우수)를 획득했다. 농익은 베리류의 아로마와 함께 첫인상에서부터 다채로운 향신료의 향연이 펼쳐진다. 파프리카 파우더, 후추 등을 비롯해 각종 말린 허브의 아로마가 인상적이다. 지금 막 구운 따끈따끈한 군밤을 손안에 받아 들고 껍질을 벗겨내는 것처럼 구수하면서도 쌉쌀하고 달큰한 아로마에 입가에 웃음이 지어진다. 실키한 탄닌감으로 애호가들은 물론이며 평소에 시칠리아 와인을 접해 보지 않았던 초보 와인 애호가도 홀딱 반해버릴 만한 와인이다.
타스카 달메리타 로쏘 델 꼰떼 2011 Tasca D'Almerita, Rosso del Conte
1970년대에 처음으로 출시된 로쏘 데 꼰떼는 슈퍼 투스칸이 아닌 "슈퍼 타스카"로 불리며 시칠리아 와인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공헌한 타스카 달메리타의 아이콘 와인이다. 레갈레알리 포도원에서 생산된 네로다볼라가 63% 사용되었으며 토착 품종들이 37% 블랜딩 됐다. 오늘날에는 225L의 뉴 프렌치 오크통에서 18개월간 숙성을 한 후 출시되지만 1970~1987년까지는 밤나무 통에, 이후 1991년까지는 슬로바키안 오크통에서 생산이 됐던 와인이다. 신선한 레드 베리를 짓이긴 듯한 아로마와 정향, 아니스와 같은 향신료의 노트가 이국적이다. 아직은 어린 와인이지만 섬세한 탄닌감과 기품있는 피니쉬가 주는 여운은 그대로 전해진다. 2011년 빈티지는 이미 RP 90점, WS 91점을 받아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
사진출처_금양인터내셔날
자료제공: 금양인터내셔날(Keumyang International) 02-2109-9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