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스토리

비오디나미 샴페인의 시작, 샴페인 플뢰리

 

특별한 인물이 한국을 찾았다. 바로 샹파뉴 지역에 비오디나미(biodynamie) 농법을 최초로 도입한 샴페인 플뢰리(Champagne Fleury)의 베누아 플뢰리(Benoît Fleury) 씨다. 플뢰리는 4대를 이어오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베누아 씨는 3대 장 피에르(Jean-Pierre)의 셋째 아들이다. 와인 양조를 맡고 있는 첫째 장-세바스티안(Jean-Sébastien), 세일즈를 담당하는 둘째 모간(Morgane)과 함께 포도밭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비오디나미에 대한 플뢰리의 열정과 자부심은 명함에서도 드러난다. 창립연도인 1895년과 나란히 비오디나미를 처음 적용한 년도인 1989년을 병기하고 있다. 이번 한국 방문 또한 베이징에서 열린 비오디나미 학회 참석차 이루어진 것이라니 비오디나미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겠다.

 

[다양한 형태의 잘토 글라스를 마주한 베누아 플뢰리 씨(좌)와 잘토 글라스에 제공된 플뢰리 샴페인(우)]

 

덕분에 한국의 애호가들은 비오디나미 샴페인과 함께 제대로 된 정찬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베누아 플뢰리 씨의 방문에 맞춰 수입사 크리스탈와인그룹에서 준비한 디너가 한남동‘42’레스토랑에서 열렸다. ‘42’에서 준비한  동양적인 요소 가미된 요리들은 플뢰리 샴페인의 풍미와 씨실과 날실처럼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베누아 씨 또한 요리의 독특한 스타일과 탁월한 마리아주에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샴페인이 제공된 잘토(Zalto) 글라스에 대한 열광적인 예찬 또한 빼놓지 않았다. 특히 샴페인의 스타일에 따라 일반 플룻(flute) 형태의 글라스가 아닌 보르도(Bordeaux)나 부르고뉴(Bourgogne) 타입 글라스를 사용하여 풍성한 향과 밀도 높은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돋보였다. 베누아씨가 직접 ‘일반 글라스로 마시는 것 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언급했을 정도. 모든 면에서 샴페인 플뢰리의 품격에 어울리는 격조 높은 디너였다.

 

베누아 씨는 포도나무 스스로 자생력을 가질 때 지속적으로 좋은 포도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오디나미 농법은 포도밭을 둘러싼 자연을 보존하고 포도나무의 잠재력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 포도의 자생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 화학 비료나 제초제 등의 사용을 완전히 배제하고 천체의 움직임을 반영한 캘린더에 맞추어 소뿔, 석영, 자연물로 구성된 퇴비 등을 사용하여 미생물이 살아 숨쉬는 토양을 유지하는 것이 그 비결이라는 것. 플뢰리 소유의 모든 포도밭은 1992년부터 비오디나미 농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렇게 건강하게 관리한 15ha의 포도밭에서 매년 20만병 정도의 샴페인을 생산한다. 60%는 25개국으로 수출되며 일부는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의 레스토랑 등 유명 레스토랑에 공급한다. 또한 플뢰리의 샴페인들은 바로 음용하기 적당할 정도로 충분한 숙성 기간을 거친 후 출시된다. 이날 제공된 빈티지 샴페인의 빈티지를 확인한다면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제공된 샴페인들을 간단히 소개한다.

 

 

Champagne Fleury, Notes Blanches Extra Brut NV

고혹적인 이스트 풍미와 함께 새콤한 레몬, 노랗고 흰 꽃과 은은한 스파이스 아로마가 곱게 드러난다. 가벼운 핵과 풍미는 산미를 타고 긴 여운을 선사한다. 섬세하고 우아한 샴페인으로 도자주(dosage)를 하지 않아 순수한 맛을 살렸다. 이날 제공된 노트 블랑슈는 2010년 생산된 포도로 양조하여 2011년 병입 후 4년간 숙성했다. 오래 전 베누아의 할아버지가 심었던 오래된 피노 블랑(Pinot Blanc)만 100% 사용한다. 샹파뉴에서 피노 블랑으로 샴페인을 만드는 생산자는 플뢰리를 포함해 여섯뿐이다.

 

Champagne Fleury, Fleur de l’Europe Brut NV

잔에 따르는 순간 오렌지 꽃이 화사하게 피어난 듯 하다. 밝게 피어나는 향긋한 꽃과 시트러스 아로마가 조화를 이루는 첫 향. 피니시에서는 이스트 풍미를 동반한 농밀한 핵과 풍미가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유럽의 꽃’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풍미. 2010년과 2011년 빈티지를 중심으로 리저브 와인(reserve wine)을 첨가했다. 피노 누아(Pinot Noir) 85%, 샤르도네(Chardonnay) 15% 블렌딩.

 

Champagne Fleury, Robert Fleury Brut 2004

향긋한 흰 꽃의 탑 노트와 신선한 산미는 이 샴페인이 10년 이상 숙성됐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게 만든다. 드라이한 터치, 은은한 핵과 풍미와 고혹적인 이스트 향, 구수한 견과 뉘앙스. 편안하면서도 높은 품격이 느껴지는 와인이다. 인자한 할아버지의 거대한 등을 올려다보는 손자가 된 기분. 처음 자체 병입을 시작한 할아버지 로베르 플뢰리에게 헌정하는 샴페인으로 작년 크룩(Krug), 동페리뇽(Dom Pérignon) 등 유수의 샴페인들과 겨룬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2위를 한 와인이다. 50년 넘은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피노 누아, 샤르도네, 피노 블랑, 피노 뫼니에(Pinot Meunier)를 올드 배럴에서 숙성하여 블렌딩했다. 2006년 병입 후 2014년 데고르주망(dégorgement)을 시행했다. 도자주 3.5g/l.

 

Champagne Fleury, Sonate No. 9 Opus 10 Extra Brut NV

밝고 우아한 꽃향과 함께 자두 등 농밀한 핵과 풍미가 매력적으로 어우러진다.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아로마들이 섬세한 라인을 타고 드러나는 순수하고 격조 높은 샴페인. 작년 플뢰리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대망의 1위를 차지한 설명이 필요 없는 와인이다. 플뢰리에서 처음 비오디나미 농법을 적용한 상징적인 포도밭 발 브륀(Val Brune)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 100%로 양조했다. 양조과정에서 이산화황(SO2)을 전혀 첨가하지 않는다.

 

Champagne Fleury, Siècle d’Or Brut 1990

마치 로제 와인 같은 로맨틱한 페일 체리 컬러에 잔잔한 기포가 인상적이다. 향에서도 체리와 붉은 베리, 오미자, 톡 쏘는 스파이스가 느껴지는 듯 하다. 밀도 높은 이스트 풍미, 오래된 목재 가구의 향과 함께 잘 익힌 묵은지처럼 기분 좋은 군내가 느껴진다. 풍미의 스펙트럼에는 차이가 있지만 마치 오래 숙성한 위스키를 마시는 기분이랄까. 평균수령 45년의 올드 바인에서 수확한 포도로 양조했으며 병입 후 20년 이상 숙성하여 2013년 데고르주망을 시행했다. 피노 누아 60%, 샤르도네 40% 블렌딩.

 

Champagne Fleury, Symphony d’Europe Extra Brut 1993 (더블매그넘)

어리다고 표현할 만한 생생한 꽃과 과일 풍미가 샴페인 플뢰리와 더블매그넘 보틀의 시너지 효과를 그대로 보여준다. 말린 허브, 오렌지, 시간이 지날수록 풍성해지는 이스트, 로스팅한 견과 풍미와 스모키 힌트. 단단한 구조감 또한 일품이다. 현재 환갑을 맞으신 분이라면 칠순 잔치를 위해 준비해 둘 만 하겠다.

 

 

프로필이미지김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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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5.11.30 22:39수정 2015.12.0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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