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까딸루냐 와인(Cataluña Wine) 독립선언

최근 5년 사이 스페인 와인 산업계는 큰 지각 변동을 겪고 있으며, 그 중심에 까딸루냐 와인(Cataluña Wine)이 서있다. 까딸루냐 와인은 그들의 정치적 독립 의지만큼 나머지 스페인 와인과 분리된 정체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의 리스트에 까딸루냐 와인 660종이 이름을 올렸고, 이 중 16개 와인은 96점 이상을 받았다. 이에 따라 현재 까딸루냐 와인은 수출 증가뿐 아니라 전세계 와인애호가들의 발길까지 끌어당기고 있다.
 

[까딸루냐 와인 지도]
 
까딸루냐(Cataluña)는 스페인 북동부에 위치하며, 바르셀로나(Barcelona), 타라고나(Tarragona), 예이다(Lleida), 지로나(Girona) 4개의 주로 구성된다. 까딸루냐에서 와인은 3번째로 중요한 농식품 산업이며, 그 규모는 10억 유로(우리 돈 약 1조 3천억 원)에 달한다. 까딸루냐에는 까바(Cava)를 포함 12개의 디오(DO, Denominación de Origen)지역과 디오씨(DOCa, Denominación de Origen Calificada)등급의 프리오랏(Priorat)이 존재한다.
 
예이다 상공회의소 주최 비즈니스 미팅으로 까딸루냐 및 스페인 와인을 만났다. 까딸루냐 와인은 가르나차(Garnacha, 프랑스어 그르나슈Grenache)와 까리네냐(Cariñena, 프랑스어 까리냥Carignan)품종의 레드 와인과 가르나차 블랑카(Garnacha Blanca)과 자렐로(Xarel-lo)품종의 화이트 와인이 주를 이뤘다. 또한 자렐로, 마카베오(Macabeo), 빠레야다(Parellada)가 주로 블렌딩된 스파클링 와인, 즉 까바가 생산된다. 이 외 뗌쁘라니요(Tempranillo), 트레팟(Trepat), 피카폴(Picapoll), 수모이(Sumoll) 등의 토착 품종 와인, 국제 품종 혹은 이를 블렌딩한 와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까딸루냐 화이트 와인의 경우, 잘 익은 열대 과실, 시트러스 풍미에 다소 중성적인 느낌이다. 레드 와인 기본급은 풀 바디에 검붉은 과실 향과 부드러운 타닌을 지녔고, 최상급은 서늘함 마저 느껴지는 미네랄 풍미와 놀라운 산미, 농축도와 긴 여운을 보여줬다. 까바의 경우, 규정상 기본급은 9개월, 레세르바(Reserva)는 15개월, 그란 레세르바(Gran Reserva)는 30개월 숙성을 권장하고 있으나, 대부분 추가 숙성하여 보다 부드러운 기포와 복합성을 더하고 있다. 까바의 당도는 브뤼(Brut)와 브뤼 나튀르(Brut Nature)가 시장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으며, 브뤼 나튀르는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예이다 대학 호세 마르티네즈 카사노바 교수]
 
토양에 대한 깊이 있는 내용은 예이다 대학(Universitat de Lleida) 호세 마르티네즈 카사노바(José A. Martinez Casanovas)교수가 담당했다. 예이다 대학은 농식품 분야 세계 1, 2위를 다투는 명문 대학이다. 호세 교수는 예이다 지역 내 가장 큰 규모 포도원의 토양 지도 작성(Soil Mapping) 및 정밀 농업(Precision Farming)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프리오랏 및 페네데스 지역 경험도 풍부하여 해당 지역 역사, 토양, 추가 고려 사항을 이야기 해주었다.
 

[프리오랏 포도원과 리코렐라 토양]
 
프리오랏(DOCa Priorat)
까딸루냐> 타라고나(Tarragona)> 프리오랏에 포도 재배가 전해진 시점은 1150년부터이나 이후 아랍의 영향으로 발전은 지연되었다. 19세기말 매우 척박하고 가난했던 지역 사람들은 민둥산에 얕은 테라스를 만들며 손으로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포도 재배가 성행하며 한 때 프리오랏의 포볼레다(Poboleda)마을만 인구가 2천명에 달했다. 20세기 전쟁 후 바르셀로나에서 산업이 발달하면서 인구가 유출됐고 포도원은 철저히 버려졌다. 근래 프리오랏 고품질 와인 붐이 일었음에도 현재 포볼레다 마을은 200여명이 거주하고 있을 뿐이다.
 
1979년 르네 바르비에(René Barbier), 호세 루이스 페레즈(José Luis Pérez), 알바로 팔라시오스(Alvaro Palacios), 다프네 글로리안(Daphne Glorian), 카를레스 파스트라나(Carles Pastrana)가 버려진 포도원을 되살리고 전통적인 방법을 계승 발전시켜, 프리오랏을 고품질 와인의 탄생지로 부활시켰다. 이후 1980년부터 1990년 유럽연합의 지원으로 기계를 사용한 테라스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 ‘프리오랏 와인 붐’에 편승해 프리오랏 이름으로 높은 값을 받던 많은 와인들은 현재 숨 고르기를 하는 중이다. 프리오랏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초기 인물들은 여전이 활발한 활동을 하며 최고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프리오랏은 까딸루냐 지역에서도 완전히 다른 리코렐라(Licorella)토양으로 이뤄졌다. 이는 편암(Schist)으로 반짝이는 운모가 함께 엉겨 붙어있다. 이 운모는 돌비늘이라고도 불리는데 햇빛을 반사시켜 포도를 잘 익게 한다. 리코렐라 토양은 토양산도가 높고, 배수력이 뛰어나며, 잘 쪼개지는 특성을 지녀, 포도 나무는 물을 찾기 위해 더 깊이 뿌리를 내린다.
 
프리오랏 최상품 와인은 서늘한 해발600미터 언덕 포도원 오랜 수령의 가르나차 혹은 까리냥으로 만든다. 와인은 잘 익은 검은 과실 향과 중심을 잘 잡고 있는 미네랄 풍미를 특징으로 하며, 알코올이 15%정도로 높으나 대부분 산미와의 균형으로 알코올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프리오랏 와인은 힘이 있으며 복합적이고 동시에 균형과 우아함을 갖추고 있어 와인애호가들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 같은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미 한국에 수입된 알바로 팔라시오스(Alvaro Palacios)와 더불어 끌로 모가도르(Clos Mogador)와 마스 도이쉬(Mas Doix)를 추천한다.
 

[페네데스 토양]
 
페네데스(DO Penedès)
까딸루냐> 바르셀로나> 페네데스는 까바 및 뛰어난 레드 및 화이트 와인 산지다. 중심에 평야가 있고 양쪽으로 산맥이 자리하여, 크게 위쪽, 중심 그리고 아래쪽 페네데스로 나뉜다. 기후는 지중해성에 해양의 영향을 받기에 화이트 품종으로는 자렐로와 마카베오, 레드 품종으로는 뗌쁘라니요, 가르나차, 까리네냐와 모나스트렐이 잘 된다.
 
기후와 달리 토양은 석회암 토양 위 두꺼운 모래와 점토로 구성돼 배수력과 동시에 적절한 함수력을 지닌다. 다소 붉은 빛을 내는 토양이 많다. 가을에 지중해의 더운 공기와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가 만나 큰 비를 내리는 데, 페네데스 위쪽 포도원은 토양 침식 문제를 지녀, 테라스 끝에 담을 쌓거나 흘러내린 물질들을 되돌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최상품 까바인 까바 레카레도(Cava Recaredo), 까바 그라모나(Cava Gramona), 까바 아구스티 토렐로 마타(Cava Agustí Torelló Mata)를 추천한다.
 

[꼬스테르 델 세그레 오래된 가르나차 포도원과 토양]
 
꼬스테르 델 세그레(DO Costers del Segre)
까딸루냐> 예이다의 유일한 디오(DO)지역이다. 대서양에서 시작되어 지중해로 빠져나가는 에브로(Ebro)강의 한 계곡에 위치하며, 과거 바다 밑에 있던 지역이다. 서서히 육지로 상승한 지역은 염분이 빠지고, 배수력이 점차 좋아지며, 포도원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페네데스 지역과 매우 비슷하며 석회암이 주를 이룬다. 지중해성 기후에 연500~600mm의 강수량, 큰 연교차를 지녀 고품질 포도가 재배된다. 전통적으로 마카베오, 빠레야다의 화이트 품종이 우세하며 와인들은 산미가 높고, 과실향이 뚜렷하다.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시라, 그리고 피노누아 및 토착 품종의 레드 와인은 강렬한 향과 균형 잡힌 풍미, 즐기기에 편안한 타닌을 지닌다.
 

[지속 가능한 농법 프로그램 표시]
 
꼬스테르 델 세그레 조직의 올가 코디나(Olga Codina)에 따르면, 지역이 지닌 환경 조건이 친환경 농법 적용에 유리하여 지역 40여 생산자 중 28개 와이너리, 515개 포도재배자가 지역 자체 지속 가능한 농법 생산 프로그램에 가입했으며, 조만간 100% 가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까딸루냐 외 다른 스페인 지역을 비롯 다른 국가에 표본으로 사용되고 있다.
 
추천 와인으로 투마스 쿠지네(Thomas Cusiné), 라그라베라(Lagravera), 꼬스테르 델 시오(Costers del Sió), 세르볼레스(Cérvoles)를 들 수 있다.
 

[비니시아 오너와 그레고리 소믈리에(우)]
 
까딸루냐 와인 붐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시내에 위치한 와인가게 비니시아(Vinicia)를 방문했다. 비니시아 소믈리에 그레고리 알바레다 보스크(Gregori Albareda Bosch)를 만나 도움을 받았다. 비니시아 와인 진열을 살펴보니, 화이트, 로제, 레드, 스파클링 와인으로 크게 분류하고, 이를 다시 까딸루냐, 나머지 스페인 와인과 타국 와인으로 나눠 진열했다. 까딸루냐 지역 와인가게여서 그런지 문의하자 5년 전부터 두드러진 까딸루냐 와인의 인기 때문이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25년 전부터 급성장한 프리오랏과 더불어 2000년대부터 까딸루냐 와인 품질이 급상승한 점이 인기 비결이라고 한다. 내츄럴 와인(Natural Wine)에 있어 스페인은 리더 중의 리더. 현지인들의 소비 경향을 물으니, 레드 보다는 화이트 와인의 경우가 보다 시장 접근성이 좋으며, 암포라 와인을 포함 아주 탁월한 와인들만 일반 소비자들이 찾고 있다고 한다.
 

[비니시아 와인 진열 모습]
 
까딸루냐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와인을 맛보니 과연 까딸루냐 와인은 일반적인 스페인 와인과 산도와 미네랄 풍미에서 많이 달랐고 특별했다. 그 누구보다 열렬히 까딸루냐 와인 독립선언에 큰 지지를 보내며, Cheers!

 

프로필이미지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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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6.03.13 20:45수정 2016.03.1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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