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돌체타]
스페인 요리는 한국인의 입맛에 정말 잘 맞는다. 덕분에 이제 한국에서 스페인 식재료와 음식들을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양질의 올리브유, 하몽(Jamon), 빠에야(Paella), 작은 접시에 나오는 각종 타파스(Tapas)와 꼬치에 꾀어 나오는 핀초스(Pinchos)는 와인애호가의 좋은 안주가 된 지 오래다. 바르셀로나 예이다 여행에서 만난 스페인 느낌이 더욱 물씬 나는 전통 음식 칼솟츠(Calçots)와 까르골(Cargols)를 소개한다.
[좌: 레스토랑 돌체타 주인과 우:돌체타 매니저]
돌체타(Dolceta) 레스토랑은 바르셀로나에서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예이다(Lleida)에 본점, 바르셀로나 시내에 분점을 경영하고 있다. 예이다에 위치한 본점은 50석 정도 규모, 관광객은 찾을 수 없고 현지인들로 북적거려 분위기는 사뭇 우리의 곰탕집과 유사했다. 식재료를 근거리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본점이 좀 더 맛있다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때맞춰 열린 모바일 기기 전시회 영향으로 삼성 관계자 70명이 바로 전날 바르셀로나 분점에서 식사를 하고 갔다며, 일행은 큰 환영을 받았다.
[돌체타의 화덕과 칼솟을 굽는 숯불 모습]
주방엔 오래된 화덕과 장작이 세월과 내공을 열기와 함께 내뿜고 있었고, 직원들은 하나같이 아시아에서 온 기자가 신기한 눈치였다. ‘어떤 음식이든 전통의 맛을 골고루 맛보고 싶다’고 하자 양을 줄여 이것 저것 맛을 볼 수 있게 배려해주셨다.
[싱싱한 앤쵸비를 곁들여 먹는 토마토]
전채 음식으로는 통통한 그린올리브, 신선한 앤쵸비, 소금이 뿌려진 토마토가 차려졌다. 화덕 불에 그을려 구운 빵에 앤쵸비를 올려 먹거나, 토마토 위에 앤쵸비를 조금 올려 먹는단다. 앤쵸비는 물론 전혀 비리지 않았다. 품종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다 보니 이곳의 토마토는 육질이 단단하고 단맛이 풍부해 앤쵸비를 올려먹으니 단맛과 짠맛이 만나 정말 상큼하고 맛있었다.
[숯불에 구운 아트초크]
계절 메뉴인 숯불에 구운 아티초크와 칼솟을 주문했다. 아티초크는 ‘먹는 꽃봉오리’로 숯불에 타듯이 구워져 나왔다. 가장 자리부터 한 잎씩 떼어내, 끝에 붙은 아티초크 살을 먹다 보면, 아티초크 꽃봉오리의 심장부가 나오는데, 뜨거운 김과 함께 고소함이 절정을 이룬다. 데지 않게 잘 쥐고 아티초크 하트를 베어 물면, 뜨거운 국물과 함께 단맛이 입안에 퍼지며, 그 질감은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과 비슷하다. 한번에 아티초크 하트를 먹는 것이 중요하다.
[칼솟과 로메스코소스]
칼솟은 매년 10월~4월까지 즐길 수 있는 메뉴로 2월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마늘대 혹은 대파와 닮은 칼솟은 매운 맛이 없고 줄기가 단단하며 살집이 많다. 이를 숯불에서 구운 뒤 로메스코(Romesco)소스에 찍어먹는다. 로메스코 소스는 아몬드와 헤이즐넛 등의 견과류와 붉은 파프리카를 기본으로 만든 소스로 고소하다. 칼솟은 먹는 법이 매우 재밌다. 간이 앞치마와 장갑을 끼고 뜨거운 칼솟을 들어올린 뒤 검게 그을린 부분을 손으로 벗겨 내고, 소스를 찍어 목을 뒤로 젖히고 먹는다. 이 때 손이 데일 수 있고, 구워진 칼솟에서 뜨거운 육즙이 뚝뚝 떨어지기에 호호 불어 식혀가며 먹어야 한다. 채소 구이의 일종이지만, 산미 좋은 가르나차 품종의 레드 와인과 환상적인 궁합을 보여줬다. 우리도 가을이면 대파 구이를 해먹곤 하는데, 로메스코 소스를 만들어 한번 즐겨봐야겠다.
[달팽이 요리 축제 아플렉 델 까라골 축제 모습]
메인 요리로는 달팽이볶음 까라골(Caragols)이 먼저 나왔다. 바르셀로나와 예이다는 달팽이요리 축제가 열릴 정도로 달팽이를 많이 먹는다. 아플렉 델 까라골(aplec del caragol)이라는 축제는 매년 5월에 열리며, 바르셀로나 110개 지역 약12,000명의 사람들이 알록달록한 셔츠를 단체별로 입고 달팽이 요리를 즐기는 행사다.
[스페인 전통 달팽이 요리 까라골]
다갈색이 약간의 줄무늬가 있는 달팽이는 올리브 오일에 튀기듯 볶아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췄다. 우리의 생골뱅이 혹은 소라와 맛이 비슷하고 정말 맛있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마늘을 넣은 아이올리 소스 혹은 토마토, 마늘 그리고 식초를 넣은 비냐그레타(Vinagreta)소스에 찍으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뾰족한 꼬치로 달팽이를 돌려가며 살을 빼내 먹는데, 한국인의 빠른 손놀림에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
[숯불에 구운 메추리, 소시지, 소고기 등심 구이]
이어 다양한 고기 구이가 구운 가지 속살과 붉은 파프리카를 곁들여 나왔다. 구이는 메추리 다리, 후추맛 지역 전통 소시지와 소고기 등심으로 구성됐다. 메추리는 제법 크고 살집이 있으며, 육질의 감칠맛이 상당히 진해 정말 맛있었다. 후추맛 전통 소시지는 우리의 백암 순대와 맛이 비슷해 즐기기에 부담이 없었다. 소고기 등심은 숯불에 익혀 그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고, 우리가 자주 접하는 소고기와는 달리 씹는 맛이 있고, 구수한 육즙이 많이 나왔다.
[구이에 곁들이는 구운 가지와 파프리카]
숯불의 열기 때문인지 아님 대파의 뜨거운 육즙 때문인지 배가 너무 불러 도저히 디저트를 먹을 수 없었다. 스페인 음식은 우리 입맛에 매우 잘 맞았지만, 식사 시간은 여행을 마칠 때까지 도저히 적응하기 힘들었다. 보통 아침은 7시반 정도, 점심은 다소 늦은 2~4시, 저녁은 9~11시에 먹는다. 지중해의 더운 오후에 낮잠을 자는 시에스타(Siesta)때문인데, 아침과 점심 사이, 점심과 저녁 사이 간격이 길어 간단한 간식을 먹는 게 중요했다. 레스토랑은 대부분 오후 2시나 3시에 점심을 마친 뒤 5~6시경 다시 열고 있으니 이용에 주의가 필요했다.
레스토랑 돌체타(Restaurant Dolceta)
주소: Lleida Cami de Montcada 42
홈페이지: www.restaurantdolceta.com